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제 15 화. 카이저링 함대(1)
"신고합니다. 제 359 유격함대 작전참모를 명 받은 에리히 발렌슈타인 대위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제 359 유격함대 사령관 미하엘 지그문트 폰 카이저링 중장이다. 잘부탁하네.'
"옛."
우리들이 혹성 류겐에 도착하고나서 카이저링 함대가 오기까지 32일 간의 사이가 있었다. 그 사이, 캐슬러를 중심으로 한 헌병들은 은밀히 혹성 류겐, 보르소른, 레이싱, 반스테르드, 드벨그, 빌로스트 성계 등 변경령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알게 된 것은 군의 보급기지가 엮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라는 점이다. 어디를 찾아봐도 사이옥신 마약의 제조자는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찾을 수 있던 것은 판매 조직 뿐이었다. 변경 유역엔 소비자는 있었지만 제공자는 없었다는 게 된다.
하지만 카이저링 함대가 들렀던 후에는 반드시 사이옥신 마약의 피해자가 늘어났다. 누군가가 제공하고 있다. 생산자가 있을 것이다. 그럼 신경쓰이는 건 카이저링 함대의 부자연스러운 보급이 된다. 보급 기지에서 은밀히 사이옥신 마약을 제조하고 있는 건 아닌가?
당초 나는 카이저링 함대의 물자 소비량이 많다는 것에서 물자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사이옥신 마약의 구입 대금으로 사용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보급기지에서 사이옥신 마약이 만들어지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보급기지에서 보내온 물자는 본래 카이저링 함대가 필요로 하는 물자+사이옥신 마약인건 아닌가. 그래서 보급량이 많은 걸로 보인다. 그리고 보급기지에서 받은 후 기항지에서 사이옥신 마약을 판다. 다시 말해, 사이옥신 마약의 제조자가 보급기지로 판매자가 카이저링 함대다.
사이옥신 마약의 제조에서 가장 힘든 것은 제작 장소의 확보다. 주변에서 발견되면 당연히 범죄니까 잡히고 만다. 그렇다고 발견되기 어렵게 소규모로 해서는 이득이 나오지 않는다. 그 점에서 말하자면 변경유역의 보급기지는 이상적이었다. 보르소른에는 보급기지가 있지만, 무인혹성의 궤도상에 있기 때문에 사람도 그다지 오지 않는다. 캐슬러들은 카이저링 함대의 보급 현장을 제압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함대 안에 들어가 물자의 소모 상황과 운송일을 확인하기로 했다. 고맙게도 나는 가장 아래다. 잡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며 상태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다행히 나는 의심받지 않은 듯 하다.
내가 보는 한 함대의 보급 상황에 한해선 거의 보통이 아닌가 생각한다. 적어도 데이터에서 본 과거의 소모량과 비교했을때 이번엔 적다. 충분히 잔량이 남는다. 그게 아니면 이번엔 다른건가? 몇번이나 자문자답을 되풀이했지만, 그래도 보급선에서의 연락으로 판명됐다. 운송 컨테이너 숫자가 많은 것이다. 역시 사이옥신 마약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나는 캐슬러들에게 연락해 결과를 기다렸다.
크리스토퍼 폰 바젤 소장이 체포된 것은 3일 후였다. 예정대로 보급부대를 포함한 체포였다.
"제독. 바젤 소장을 헌병에서 되찾아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소장을 체포하다니. 횡포입니다."
"참모장이 말하는 대로입니다. 헌병의 횡포입니다. 우리들은 이젤론 회랑의 초계임무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사이옥신 마약은 헌병에게 넘겨주지요. 하지만 바젤 소장은 함으로 돌아와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준장이 말하는 대로입니다. 바젤 소장을 버릴 순 없습니다."
말하고 있는 것은 참모장인 리할트 파펜 소장, 부참모장인 루돌프 베케너 준장이다. 카이저링 함대 기함 아켄의 함교에선 제독석에 앉은 카이저링 중장을 둘러싸는 것처럼 사령부 막료가 모여있다. 그들은 입입마다 헌병의 횡포를 말하며 바젤을 돌려 받아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나도 사령부 막료의 한 사람으로서 그 안에 있지만 석방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저 카이저링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보지 않으면 안된다.
"음. 경들이 말하는 것도 맞다. 사이옥신 마약은 헌병에 넘겨주지만 바젤 소장에겐 "기다려주십시오." ……대위?"
"소관은 바젤 소장의 석방은 요구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나", "말을 삼가라" 등등의 질책이 날라오지만 난 신경쓰지 않고 계속했다.
"이걸 봐 주십시오."
나는 주머니에서 꺼낸 3장의 사진을 카이저링에게 넘겼다.
"뭔가. 이건."
1장에는 젊은 남녀와 어린 소녀가 찍혀있다. 나머지 2장에는 제각기 남녀가 한명씩 찍혀있다.
"이 별에 있는 사이옥신 마약치료 센터에 구감되어 있는 환자의 사진입니다."
"뭐라고!"
"그 가족 3명이서 찍은 사진입니다만, 그것도 사이옥신 마약에 오염되기 전의 사진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장은 사이옥신 마약에 오염된 후의 사진입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가족 3명이 찍은 사진의 5년 뒤의 모습이 그 2장의 사진입니다."
"바보같은. 그럴리가. 얼굴도 다르……"
"잘 보시면 동일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아이는 어떻게 됐나?"
"살해됐습니다. 아버지에게."
어째서 그렇게 됐나? 계기는 남자가 군에서 사이옥신 마약을 알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죽음의 공포에서 도망가기 위해 사용한 듯 하다. 본인도 사이옥신 마약의 공포는 알고 있었다. 일시적으로 이용할 생각이었겠지. 하지만 결국 사이옥신 마약에 취해 군을 퇴역했다. 아니 방출당했다. 남자는 집에 돌아가서도 사이옥신 마약을 계속 사용했고, 그리고 비극이 일어났다. 사이옥신 마약의 사용을 막으려고 한 딸을 금단증상에 떨어진 남자가 죽인 것이다. 남자는 바로 사이옥신 마약 치료 센터로 보내졌다.
"어머니는 어떻게 된건가?"
카이저링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다.
"딸을 잃은 어머니는 마음이 있을 자리를 잃은 거겠죠. 그때까지 계속해 온 일을 그만두고 손이 되는 대로 돈을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손님 중에 사이옥신 마약의 상습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손님에게서 사이옥신 마약을 받았고, 그리고 지금은 사이옥신 마약 치료 센터에 있습니다. 중증환자로서. 행복했던 가족은 5년이 지나지도 않아 붕괴했습니다."
카이저링은 창백해졌다. 주변도 침묵한 상태다.
"각하. 각하가 바젤 소장을, 동료를 지키고자 하는 기분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바젤 소장을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세상속에 멈추지않고 불행한 가족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바젤 소장을 돌려받겠다고 하시는 겁니까?"
요한나 폰 바젤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희생자를 내겠다는 것인가?
희생자를 내는 것이 크리스토퍼 폰 바젤이라면, 그걸 막으려 하지 않는 넌 뭔가? 카이저링?
너도 어차피 타인의 아픔, 고통을 이해하지 않는 귀족의 한명에 불과한가?
"……아니, 석방은 바라지 않는다……. 바라지 않는다. 그건 용서받을만한 일이 아니야……."
내뱉는 듯한 작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놓친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경은 어째서 그 사진을?"
"이 함대에서 부정이 일어나고 있다. 사이옥신 마약의 밀매가 일어나고 있다고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던 것이 소관입니다."
"경이?"
"예. 그리고 헌병대에 상담하고 이번의 체포에 도달했습니다. 그 사진은 이 땅에서 사이옥신 마약의 피해가 어느정도인지 스스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사이옥신 마약은 있어선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단순하게도 크리스토퍼 폰 바젤 소장이 체포된 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은 보급기지의 사이옥신 공장을 조사해 관계자를 처분하면 끝이라고.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인간이 있다면 나의 바보스러움에 질렸겠지. 나중에 생각해보면 이 사건은 제 1막이 끝났을 뿐이었다. 제 2막은 아직 곁자락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