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제 159 화. 제국내무성
제국력 487년 11월 10일. 오딘. 울리히 케슬러.
“늦어서 죄송합니다. 각하.”
“신경 쓰지 말게. 키슬링 준장. 헌병대 일이 바빠 보이는군.”
“뭐, 불평할 틈도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케슬러 각하는 어떠십니까?”
“나머진 일이 일어나길 기다릴 뿐. 그 정도겠지.”
“과연.”
방에 들어온 키슬링 준장은, 코트를 벗고 4인용 테이블의 내 정면에 앉았다. 그리고 코트를 옆에 있는 의자에 두었다. 얼굴색이 그다지 좋지 않다. 눈 밑에 거뭇한 것이 있다.
“커피, 마시겠나?”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종이컵을 꺼내 테이블 위에 있는 포트에서 커피를 따랐다. 키슬링이 종이컵을 받아들어 한 모금 마셨다.
여기는 황제의 어둠의 왼손이 가지고 있는 시설 중 하나다. 1층에는 풀 바(pool bar), 2층에는 싱글스 바(singles bar), 지하 1층에는 창고, 그리고 그 밑이 여기다. 1층의 풀 바, 2층의 싱글스 바, 모두 회원제로 신원이 수상한 사람이 여기에 들어오는 일은 없다.
“지쳐있는 것 같군. 준장.”
“지쳤습니다. 저런 이야기를 들어서야. 이쪽은 오베르슈타인의 움직임도 사회질서유지국의 움직임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위쪽에선 착착 손을 쓰고 있다니. 자신의 무력함이, 아니 무능함이 싫어질 정도입니다.”
“…….”
“각하는 알고 계셨습니까?”
“묘한 소문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령장관이 스스로 꺼뜨렸으니 말이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키슬링이 의심쩍은 표정으로 질문했다. 아무래도 저 사건은 모르는 것 같다.
“사령장관이 뮐러 제독과 시뮬레이션을 행하여,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승했다.”
“그 자식, 한 마디도 그런 말은 하지 않더니.”
그렇게 말하고 키슬링은 오른손 주먹으로 왼손바닥을 때렸다.
“어이어이. 사령장관에 대해서 그 자식이라니.”
“물론, 뮐러 제독에게 한 말입니다.”
“정말인가? 의심스러운데.”
“저도 참 신뢰가 없네요.”
키슬링이 익살스럽게 어깨를 으쓱했다. 별 수 없는 녀석이다. 뭐, 내게도 전하지 않았다는 죄가 있지만…….
“뮐러 제독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사전에 앞서서 회의가 있었다고 한다.”
“패배하라는?”
키슬링은 조금 납득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래. 하지만 손을 쓸 틈도 없이 졌다고 했지. 어디까지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서 이렇게, 내 주변엔 거짓말쟁이들이 많은 걸까요?”
“그 거짓말쟁이엔 나도 포함되는 건가?”
내 말에 키슬링은 손을 저어 부정했다.
“말도 안 됩니다. 각하를 믿을 수 없게 되다면 세상살이 끝장이죠.”
“어째서 이렇게, 내 주변에는 거짓말쟁이들이 많은 걸까? 준장.”
“소관은 거짓말 한 적 없습니다.”
가슴을 펴고 말할 일인가? 괴롭히는 건 이쯤 해둘까…….
“헌데 사회질서유지국은 어떤가? 뭔가 움직임은 있었나?”
“안 되겠네요. 사령장관과 만나고 나서 다시 한 번 그들의 움직임을 추적했습니다. 하지만…….”
“수확은 없나.”
키슬링이 힘 없이 끄덕인다. 그리고 곤란한 어조로 물었다.
“각하. 사회질서유지국은 정말 움직이고 있는 걸까요?”
“정보부와 헌병대는 사령장관의 곁에 서 있어. 로엔그람 백작, 아니 오베르슈타인이 정보수집, 파괴공작을 건다면 군 외부에서 협력자를 만들 수밖에 없지. 내무성이다.”
“그건 소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각하가 말씀하시는 건 오베르슈타인 준장에서 봤을 경우잖습니까? 사회유지질서국이 로엔그람 백작에게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손을 뺏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어딘지 모르게 자신없어하는 표정이다. 키슬링은 의심하고 있다. 너무나도 움직임이 없기에 자신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고 있는 거다. 그게 그를 불필요할 정도로 지치게 만들고 있다…….
“일리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지. 키슬링 준장. 사회질서유지국에 고집하지 마라. 상대는 내무성이라고 보는 편이 좋아.”
“무슨 의미입니까?”
키슬링은 곤혹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안 되겠군. 조금 오베르슈타인에 대한 집중이 과한 걸지도 모른다. 본래라면 좀 더 날카로운 남자일 텐데. 아니면 노인들의 독기에 물들었나…….
“내무성은 지금 강한 위기감에 빠져있을 거다.”
“…….”
“작년, 폐하께서 쓰러지셨을 때를 기억하고 있나?”
“예. 사령장관이 제도방위사령관 대리가 됐을 때 말이죠. 물론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였으니까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내무성이 전혀 관계하지 않았다는 데에.”
“그건…….”
키슬링은 말을 계속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눈썹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있다.
“내무성은 경찰을 쥐고 있어. 오딘의 경비라면 당연히 경찰을 사용해도 좋았지. 하지만 사령장관은 그때 전혀 경찰을 쓰지 않았다. 쓴 건 헌병대, 그리고 장갑척탄병 제 21사단이다. 어째서라고 생각하나?”
“……각하는 과거의 인연이 원인이 아닌가하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사령장관이 내무성에 품고 있는 불신감이 진짜 원인이다. 사령장관은 내무성이 귀족에 의한 조직이기에 의지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 자신의 양친이 죽은 사건에서 범인을 찾지 못한 것. 그 건으로 싫을 정도로 인식했던 거다.”
“과연.”
“경이 눈치 채지 못한 것도 무리가 아니야. 나도 처음엔 의문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령장관은 오딘을 완전히 제압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거겠지. 하지만 내무성은 자신들이 신용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챘을 거다.”
“…….”
“키슬링 준장. 루돌프 대제가 은하제국을 창건했을 당시, 제국 내부에 존재하는 공화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반 제국세력을 탄압한 건 군부가 아니야. 내무성 예하의 경찰, 사회질서유지국이다.”
“…….”
“당시의 제국신민은 모두, 은하연방이라는 공화주의국가에서 자랐다. 경찰, 그리고 사회질서유지국이 보자면 언제 반 제국세력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겠지. 그들에게 있어서 평민은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니야. 감시하고 탄압해야 할 존재였다. 그들이 지키는 건 제정이며, 귀족체제였던 것이다. 내무성엔 그런 풍토가 있어.”
“과연. 그들에게 있어서 평민은 반란예비군입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에 귀족에 대해서 약하다. 아니, 무르다는 것도 알겠습니다. ……과연. 그런가. 그런 건가!”
“이제 알았나?”
“예. 에리히는 문벌귀족을 부수고 평민의 권리를 확대하려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내무성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해온 일을 부정하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 개혁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평민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내무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겠지. 그리고 존재의의 자체를 묻게 될 거야. 그들은 위기감을 품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그들은 반드시 움직이겠군요. 에리히, 아니 사령장관의 아래에선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로엔그람 백작을 아군으로 하여, 은혜를 입혀두는 것이 앞으로 살아남는 길이 된다……. 전 아직 무릅니다.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힘을 되찾은 것 같다. 이걸로 자신을 가지고 조사에 임할 수 있겠지. 신경 쓰게 만드는 녀석이다.
“키슬링 준장. 상대를 가볍게 보지 마라. 헌병대는 군 내부의 조직이지만, 그들은 제국 전토에 조직을 가진, 규모가 넓은 조직이다. 의외의 곳에서 협력자가 있겠지. 조심하라고.”
...
제국력 487년 11월 13일. 오딘, 신무우궁. 슈타인호프 원수.
“조금 늦었는가.”
“아뇨. 저희들도 지금 모인 참이었습니다.”
“그런가. 그럼 시작하도록 할까.”
늦게 온 리히텐라데 후작이 에렌베르크 원수와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부터 제국군 3장관회의를 시작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매번 회의 뒤에 리히텐라데 후작에게 보고하게 되었다.
그 뒤, 어차피 그럴 거면 회의에도 참가하겠다는 일이 되어서, 그것과 동반하여 회의 장소도 군무성에서 신무우궁으로 바뀌었다. 여기는 신무우궁 남관 끝에 있는 일실, 리히텐라데 후작이 몇 번인가 밀담에 썼던 방이다. 마음에 들어하는 방이라고 한다.
“어제, 페르너 준장. 감리히 중령에게서 연락이 있었습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의 영지 변경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페르너 준장, 감리히 중령은 오딘에 남아 우리들, 그리고 각기 부인, 영애들과 연락 역을 맡고 있다. 표면적으론 우리와 대립하고 있는 듯이 보이게 만들고 내통하고 있다. 주변 귀족들의 눈을 속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지.
“순조롭나……. 사령장관. 준비가 끝나는 건 언제쯤인가?”
“올해 말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2주는 있다. 발렌슈타인과 국무상서의 대화를 들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국무상서와 에렌베르크 원수도 제각기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다. 앞으로 2주인가. 긴지 짧은지, 미묘한 부분이다.
“때에 맞출 수 있을까? 발렌슈타인.”
이번엔 에렌베르크 원수가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예의 금융기관의 첫 번째 변제는 이번 달 말입니다. 귀족들이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을지.”
“이 이상, 빨리 할 순 없는가.”
“그건 무리다. 군무상서. 그들은 지금도 최저한의 물자 준비밖에 하지 않았어. 일단 출발한다. 본격적인 영지변경 준비는 그 뒤. 그런 각오까지 하고 겨우 이번 달 말까지 시간을 단축한 거다.”
에렌베르크 원수는 이쪽을 봤지만 반론은 하지 않았다. 묘한 일이다. 제국군 3장관 회의라고 한다면 옛날엔 비아냥과 악담의 응수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의견 대립은 있어도 감정 대립은 없다.
이 장소에 있는 최연소의 원수를 봤다. 에리히 발렌슈타인. 이 남자가 3장관의 일각을 점하게 되고나서 변했다. 눈에 거슬리는 젊은이였다.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배제해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겐 야심이 없었다. 그 때문에 배제할 수 없었다. 아니, 배제해서 좋을지 아닐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다. 묘한 일이다. 한 번 더 그렇게 생각했다.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발렌슈타인의 말에 모두가 그에게 시선을 향했다.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귀족들 중에 영지 변경을 눈치챈 사람이 있습니다. 반신반의겠습니다만, 끈질기게 찾아와서 질문했다고 합니다. 페르너 준장이 얼버무리는 데에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모두가 서로를 돌아봤다. 국무상서, 에렌베르크 원수, 발렌슈타인, 모두 떫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역시 정보가 흘러나간 것 같군.”
“로엔그람 백작, 이군요…….”
국무상서와 에렌베르크 원수가 말하고 있다. 확실히, 흘린다고 한다면 저 남자와 그 주변밖에 없다. 저 남자는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되고 싶은 거다. 그리고 힘을 배경으로 이 제국의 패권을 쥐려하고 있다.
발렌슈타인을 모살하여 그 혼란 속에서 군의 실권을 쥐든가, 혹은 승진이라는 형태로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되든가. 그 어느 쪽이든 대규모의 소란이 필요하다. 영지 변경 등은 가장 바라마지 않던 일이겠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야심과 패기에 넘치는 사내다. 그리고 그걸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숨기자고 생각한 적조차 없겠지. 거기에 어울리는 능력과 용모도 가지고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사내다. 하지만 그게 그의 주변에서 사람을 멀어지게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모두 멀리서 보고 있을 뿐이다. 고독하겠지. 그에게 있어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이 적발의 젊은이 이외에 있을까? 아니 애초에 그건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남은 2주인가. 어려울지도 모르겠구먼.”
툭하고 중얼거린 리히텐라데 후작의 말이 방을 울렸다.
“어떻게 할 수 없겠습니까?”
“그건 무리다. 발렌슈타인.”
“슈타인호프 원수…….”
발렌슈타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브라운슈바이크, 리텐하임이 다른 귀족들을 뿌리치고 도망칠 수 있을지 없을지. 거기에 대해선 일절 손대지 않는다. 스스로의 힘으로 뿌리치지 못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게 그들에 대한 결정사항이다.
“그들에게 정이라도 들었는가? 발렌슈타인.”
“그런 건 아닙니다. 단지…….”
“단지?”
발렌슈타인은 국무상서의 질문에 잠시 입을 다물었지만
“부인들을 생각하면…….”
하고 중얼거리듯이 토했다.
방에 침묵이 떨어졌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부인, 리텐하임 후작부인, 그리고 그 영애들은 종종 발렌슈타인을 부르고 있다. 그리고 남편들을 도와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 사내는 냉철하긴 해도 냉혹하진 않다. 괴롭겠지.
이윽고 발렌슈타인은 고개를 한 번 젓고, 내게 질문했다.
“슈타인호프 원수. 부탁드렸던 반란군에 대한 침공작전 말입니다만. 어떻습니까?”
“흠. 딱히 좋지는 않군.”
모두의 시선이 내게 모인다. 무심코 눈썹을 찡그렸다.
“성계정보, 항로정보는 모이고 있네. 하지만 문제는 이번 내란으로 페잔 그 자체가 반란군의 점령하에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과연. 그 경우 페잔 회랑을 쓰려고 한다면 회랑 입구를 반란군이 먼저 막는가…….”
“그 말이 맞다. 군무상서. 병력으로는 이쪽이 압도적으로 우위일 것이다. 돌파할 수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손해도 무시할 수 없겠지. 하물며 우리들은 페잔 회랑을 쓴 적이 없어. 딱히 좋지 않다는 말로는 조금 부족할지 모르겠군.”
나와 군무상서의 대화를 듣고 있던 리히텐라데 후작이 눈썹을 찡그렸다.
“재밌지 않구먼.”
“페잔은 어떻게든 중립인 채로 둘 수 없겠습니까?”
내 질문에 답한 건 에렌베르크 원수였다.
“어렵겠지. 루빈스키를 방치할 순 없어. 그렇게 되면 어떻게 봐도 군대를 페잔으로 보내야만 하겠지. 그걸 반란군이 잠자코 보고 있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어. 페잔 방면군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건 15일이었지? 발렌슈타인.”
“예.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작전행동에 들어갑니다.”
“멈출 수 없겠는가? 발렌슈타인.”
내 질문에 발렌슈타인은 느긋한 어조로 답했다.
“전 오히려 적극적으로 페잔에 반란군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생각지도 못한 말에 모두의 시선이 발렌슈타인에게 모였다.
“반란군의 전력은 지금 상황에서 약 5개 함대, 내란이 끝나고 포로교환을 행해도 6개 함대가 최선이겠죠.”
“…….”
“반란군이 제국군의 침공에서 페잔을 지키려고 한다면 최소한 4개 함대는 페잔 방면에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량만큼 이제르론 방면은 얇아집니다.”
희미하게 발렌슈타인의 웃음이 보였다.
“페잔을 양동으로 하자는 건가? 하지만 이제르론 요새가 떨어질까? 저걸 떨어뜨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닐세. 최악의 경우, 제국군은 양쪽 회랑에서 큰 손해를 입게 돼.”
내 질문에 발렌슈타인은 웃음을 띠며 답했다. 아까 전까지의 우울한 표정은 없다.
“이제르론 요새를 떨어뜨리는 건 가능합니다.”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발렌슈타인에게 집중했다.
“어떻게 해서 말인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씁니다.”
“?”
모두 의심쩍인 표정을 지었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저걸 쓴다는 건 이제르론 회랑으로 가져가 공격거점으로 쓰자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떨굴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저걸 이제르론으로 가져가서, 요새에 부딪칩니다.”
“! 부딪치다니. 요새에 요새를 말인가?”
리히텐라데 후작이 놀라며 목소리를 높혔다. 무심코 에렌베르크 원수와 서로를 돌아봤다.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겠지.
“예. 물리적으로 이제르론 요새를 파괴하는 겁니다. 요새 내부의 함대도 함께 파괴할 수 있겠죠. 뭐, 실제로 부딪치지 않더라도, 그렇게 말해서 반란군을 위협하면 조건에 따라선 성문을 열게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과연. 이제르론 요새가 떨어지면 반란군은 페잔에서 철퇴할 수밖에 없어지지. 그걸 추격하면 큰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거다.”
“음. 제국은 이제르론, 페잔 양 회랑에서 반란군의 수도, 하이네센을 공격할 수 있겠지.”
“제국군의 승리는 틀림없구먼.”
국무상서, 에렌베르크 원수와 말하며, 담담히 미소 짓고 있는 발렌슈타인을 봤다. 변함없이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는 사내다. 하지만 이걸로 페잔 방면에서의 공격 작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나머진 얼마나 빨리 내란을 종결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빠르면 내후년엔 반란군을 항복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