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본편(연중)

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제 171 화. 내란의 시작

추리닝백작 2015. 2. 12. 14:17


우주력 796년 11월 29일. 하이네센, 최고평의회 빌딩. 죠안 레벨로.


  최고평의회의장 집무실에 6명의 남자가 모여있다. 트류니히트 최고평의회의장, 네그로폰테 국방위원장, 호안 루이 인적자원위원장, 보로딘 통합작전본부장, 그린힐 우주함대 총참모장, 그리고 나, 재무위원장 죠안 레벨로.


  표면적으로는 포로교환에 대한 회의라는 것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문제를 나누게 되어 있다. 며칠 전에 페잔에서 행해진 공동선언 후, 제국의 렘샤이트 백작에게서 동맹측에 미묘한 문제 통지가 있었다.


  “제국정부는 현재 페잔, 오딘 간의 통상로를 4개 함대, 4만 척을 이용하여 지키려고 함. 혹시 루빈스키가 제국에 불이익을 가져올 행동을 할 경우엔 그 4개 함대를 가지고 루빈스키에게 반제국활동을 막게 할 생각임.”


  “그 경우, 루빈스키는 당연하게도 동맹정부에게서 지원을 요청할 것임. 루빈스키의 말대로 행동하는 건 그만두길 바람. 그건 동맹과 제국을 싸우게 만들려는 루빈스키의 모략임.”


  “제국은 루빈스키의 반제국활동을 허락할 생각이 없음. 하지만 페잔의 중립을 범할 생각도 없음. 제국의 행동을 의심할 필요는 없음.”


  당연하긴 하지만 그 장소에서 회답할 수 없었다. 경위를 군부에도 설명하여 오늘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 정하게 된다. 공동선언에서 하루가 지난 건, 각각에게 검토시간이 필요했고, 포로교환에 대한 매스컴의 취재대응, 의회 내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바보 녀석들이 들은 적 없다. 상담이 없었다고 소란피우는 걸 잠재우느라 시간이 걸렸다. 소란피우는 일밖에 능력이 없는 녀석들인 만큼 큰 소리로 떠들어댄다. 무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금후 진짜 화평문제가 올라왔을 때, 감정 때문에 반대되면 곤란하다. 설득을 소홀히 하는 일은 할 수 없다.


  “그럼 시작하도록 할까.”

  트류니히트의 말에 모두가 끄덕였다.

  “일단 제국측의 의도를 어떻게 볼까에 대해서로군.”


  트류니히트가 날 본다. 다음을 말해라. 그런 거겠지.

  “제국과 페잔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겠지. 렘샤이트 백작이 우리들에게 직접 접촉하고 있는 걸 보면 명확하다. 당연하지만 이 내란을 틈타 페잔이 제국의 약체화를 노릴 거라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네. 제국 측의 의심은 근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어.”


  집무실에 있는 자들이 모두 끄덕였다. 군부도 이 점에 대해선 동의견인 것 같다.

  “렘샤이트 백작의 말에 의하면, 이번 내란에도 페잔의 관여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평소의 행실이 나쁘니 뭘 해도 의심스러운 것 같아. 트류니히트 의장. 짐작 가는 데가 있지는 않나?”

  집무실에 웃음이 터졌다. 트류니히트도 쓴웃음 짓고 있다.


  내 발언 뒤를 호안이 이었다.

  “농담은 냅두고. 어차피 반란은 일어났을 테지만, 페잔이 뒤를 밀었을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지. 제국이 신경질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문제는 제국이 어디까지 발을 들어놓을까에 대한 거겠죠. 페잔의 중립을 존중한다고는 했습니다만, 4개 함대, 4만 척이나 되면 페잔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병력입니다.”

  네그로폰테의 말에 집무실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아까 전까지 있었던 웃음은 벌써 사라졌다.


  “제국군의 지휘관은 어떤 인물일까. 폭발하기 쉬운 인물일까……. 군부에선 조사했는가?”

  트류니히트의 말에 그린힐 총참모장과 보로딘 본부장이 서로를 돌아봤다. 그린힐 총참모장이 어렴풋이 끄덕이고 말하기 시작했다.

  “제국군의 지휘관은 슈무데 제독, 루크너 제독, 린텔렌 제독, 루데케 제독, 네 사람입니다. 모두 18개 있는 우주함대의 정규함대사령관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능력적으로는 뒤떨어진다는 건가? 총참모장.”

  “그렇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의장. 그들은 발렌슈타인 사령장관 밑에서 부사령관, 분함대사령관을 맡았던 사람들입니다. 무능해서야 맡을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인간적인 연결은 정규함대사령관들보다도 강할지도 모릅니다.”


  “이런이런. 간단하게 폭발할 듯한 사람들은 아닌 듯 하지만, 가볍게 볼 수도 없다는 거로군.”

  호안이 한숨 섞어 중얼거렸다.


  “방금 네그로폰테 국방위원장이 말했듯이 제국 측에 그런 의지가 없어도 루빈스키가 고집을 부리면 제국군이 기세를 타고 돌진한다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

  트류니히트의 말에 몇 사람이 동의하는 말을 냈다.


  “그게 제국의 노림수라는 것도 있을 수 있지 않은가?”

  “호안. 그 가능성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지. 전선을 늘리는 일은 제국에게 있어서도 위험이 커.”


  그렇다. 시트레와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나도 호안과 같은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페잔 점령과 보급선 확보를 4개 함대로 행하는 건 아무리 봐도 어려울 거라는 것이 시트레의 의견이었다.


  만일의 경우엔 동맹과의 일전도 각오해야만 한다. 그걸 생각하면 보급선 확보 한 점에 집중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페잔은 외교로 해결한다. 그러기 위해서 동맹에 접촉한 것은 아닌가……. 시트레의 의견은 충분히 근거가 있겠지. 그를 스텝으로 초빙한 건 틀리지 않았다…….


  시트레의 의견을 말하니 모두가 끄덕이고 있다. 보로딘, 그린힐도 끄덕이고 있다. 아마도 시트레는 그들과 의견 조율을 마친 상태겠지. 하지만 그래도 좋다. 자신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내놓아 준다면 문제는 없다.


  “과연. 그렇다면 동맹이 취해야할 길도 보이는군. 일단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건 페잔을 제국에게 점령당하지 않는 일이겠지.”

  “트류니히트 의장의 말씀대로입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니까?”


  트류니히트는 네그로폰테의 말에 가볍게 끄덕였다.

  “일단 루빈스키에게서 원조 요청을 받아도 거기에 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함대를 페잔 방면으로 보낸다. 규모는 3개 함대로군.”

  “!”


  호안, 네그로폰테는 놀라고 있다. 지금 이 때에 함대를 보낸다. 그것도 3개 함대. 본국은 거의 텅 비게 된다. 남은 건 편제도중인 1개 함대가 있을 뿐이다.


  “나도 의장의 의견에 찬성이다. 동맹이 뒤에 있으면 루빈스키는 강고해지겠지. 그래선 제국군이 페잔을 점령할 가능성이 나온다. 일단 루빈스키를 고립하게 만든다.”

  “…….”


  “함대를 파견하는 것은 제국의 페잔 점령을 막기 위해서다. 페잔 회랑의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함대 파견은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


  “레벨로가 말한 대로야. 만일 제국에게 페잔을 넘겨주게 되면 큰 문제가 되고 말아. 안전보장의 문제도 있지만, 포로를 돌려받기 위해 페잔이 점령되게 보고만 있었다는 소리를 듣게 되겠지. 그건 정권의 치명상이 된다.”


  그 말대로다. 나는, 트류니히트의 말에 끄덕였다. 네그로폰테, 호안도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있다. 한 편 군인들은 끄덕이고 있지만 그렇게 심각한 표정은 짓고 있지 않다. 협력은 하지만 반드시 트류니히트 정권에 대해 호의를 품고 있다는 건 아닌가…….


  “의장. 한가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뭔가? 보로딘 본부장.”

  “3개 함대는 어디까지나 외교교섭의 도구로서 쓰는 거지요?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론이다. 제국과 전쟁이라도 나면 포로교환도 날라가 버려. 그런 일은 논외다.”

  “그걸 듣고 안심했습니다. 만일 제국과의 전투가 일어나 대패라도 하면 동맹은 빼도 박도 못하게 됩니다. 그것만은 잊지 말아주세요.”


  보로딘 본부장의 말에 트류니히트는 잠자코 끄덕였다.

  “그쪽도 함대사령관들에게 잘 주의하게나. 전쟁이 아니라 교섭으로 페잔 회랑을 지키는 거라고 말이지.”


...


제국력 487년 11월 30일. 오딘, 우주함대사령부. 에리히 발렌슈타인.


  “미안하군. 에리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일단 여섯 명 안에 있는 거야. 여차 하면 여섯 명 전부 붙잡으면 돼.”

  “엉망진창이로군. 또 뭔가 있으면 연락하겠어.”

  “아아. 기대하고 있을게.”


  컴컴해진 TV전화 스크린을 보면서 키슬링에 대해서 생각했다. 요즘 최근, 빈번하게 키슬링의 연락이 오고 있다. 예의 3년 전 사건에서부터 궁내성의 얼굴 모를 남자를 찾아내려고 하고 있지만, 좀처럼 조사가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


  3년 전 사건을 새삼 조사하는 거다. 덧붙여 가장 중요한 벨레펠트 백작은 이미 죽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얼굴 모를 남자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궁내성 국장 이상의 인물, 상서, 차관, 그리고 8명의 국장. 합쳐서 13인 중에서 얼굴 모를 남자가 있다. 지금 시점에서 열외 할 수 있는 건 4명. 그 중 두 명은 작년에 국장에 취임한 사람이다.


  나머지 두 명은 빌레펠트 백작과 어떤 접점도 없었다. 내무성과도 접점이 없고, 재산도 특히 눈에 띠는 부분이 없다. 트라운슈타인 산 버팔로 모피 사건과는 무관하겠지…….


  드디어 내일, 내란 진압을 위해서 군대가 출격한다. 사령부 안에서는 출진식과 같은 것을 행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비텐펠트와 파렌하이트 두 사람의 의견이었지만, 순식간에 사령부 전체의 의견이 되었다.


  딱히 말릴 이유도 없다. 괜찮겠다고 답하니까, 내게 인사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귀찮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오면 할 수밖에 없겠지. 내일이 우울하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의 반란세력은 묘한 말이지만 순조롭게 참가자를 늘리고 있다. 상대는 예상대로라고 해야하나, 원작대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 틀어박힐 생각인 것 같다.


  메르카츠가 없으니 군의 지휘관은 어떻게 될까. 슈타덴에게 맡기는 건가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묘한 녀석들이 모였다. 오프레서는 어쨌든, 전 이제르론 요새사령관 클라이스트 대장, 주류함대사령관 바르텐베르크 대장이다. 거기에 크라이머 대장과 그라이프스 대장, 라겔 대장, 노르덴 소장, 프펜더 소장…….


  모두 내게 원한이 있다고 한다. 클라이스트와 바르텐베르크는 제 5차 이제르론 요새 공방전에서 아군 사격을 한 녀석들이지만, 내 전투보고 때문에 파면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뭐, 저런 바보 같은 짓을 했으니 내 전투보고가 없어도 파면되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원작에선 그 부분이 애매해서 확실하게 알 수 없다. 의외로 영전이라도 했을지도 모른다. 뭐라 해도 적의 대군을 쫓은 건 맞으니까.


  어차피 귀족연합에 들어가도 얼굴만 마주치면 매일 싸울 테니 제대로 된 전력은 못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오딘에 짱박혀 있을 때, 나에 대한 악담으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지금은 사이좋은 동료라고.


  어째서 이제르론에서 사이좋게 지내지 않은 거냐. 바보 아냐? 라고 중얼거리니 두 사람도 거기에 대해서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알려준 건 슈마허 준장이었다. 바보에게 드는 약은 없으니 말이지.


  크라이머와 라겔은 예의 프리드리히 4세가 중태에 빠졌을 때 내게 보기 좋게 당해서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크라이머는 내가 직접 목을 날렸고, 라겔은 제도방위사령관이었지만, 요양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파면이었다. 확실히 원한 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녀석들, 기본적으로 지상전 담당이잖아? 우주에서 함대전 같은 거 할 수 있는 거야? 굉장히 의문이다.


  잘 모르겠는 것이 그라이프스, 노르덴, 프펜더였다. 그라이프스는 밴플리트 때의 총참모장이었지만, 내겐 무슨 트러블이 있었던 기억이 없다. 노르덴과 프펜더와는 만난 적도 없다.


  원작에선 노르덴은 제 3차 티아매트 회전에서 라인하르트의 참모장이었다. 프펜더는 그림멜스하우젠의 참모장이었을 거다. 이 세계에선 노르덴 대신 케슬러가 참모장이었고, 프펜더는 남작가를 이어서 전쟁에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내가 참모장이 되었다.


  나는 전혀 원한을 받을만한 이유를 생각할 수 없었다. 물음표 상태였지만, 그런 내게 알려준 것이 이것 또한 슈마허 준장이었다.


  그라이프스가 날 원망하는 건 밴플리트에서 무훈을 내가 혼자 독차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 싸움에서 뮈켄베르거가 이끄는 우주함대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그건 뮈켄베르거를 보좌한 그라이프스의 책임이라고 주변이 몰아붙였다고 한다.


  물론 뮈켄베르거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고, 생각하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뮈켄베르거는 날 우주함대 작전참모로 임명했다. 곁에 두고 감시할 생각이었겠지만, 그라이프스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이 부정당했다고 느끼고 총참모장을 사임했다고 한다. 어쩐지 내가 작전참모가 되었을 때 묘한 불편함을 느꼈다 했다. 발레리가 망명자라는 것만이 이유가 아니었다.


  노르덴과 프펜더는 더 심했다. 노르덴은 제 6차 이제르론 요새공방전 전후에 누군가의 참모장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희망은 통하지 않았다. 내가 케슬러를 라인하르트에게 추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케슬러는 출세하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노르덴은 불만스럽게 생각했다. 그 뒤, 내가 우주함대 부사령장관이 되었을 때, 각 함대에 막료를 추천했지만, 당연히 노르덴은 그 속에 없었다. 그런 일로 노르덴은 나에 대한 원한이 골수에 사무쳤다고 한다. 나 같은 우수한 참모를 고르지 않는 건 무능하기 때문이라던가.


  프펜더는 형이 사이옥신 마약으로 체포되었기에 프펜더 남작가를 재건하기 위해 퇴역할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내가 그림멜스하우젠 함대의 참모장이 되어 무훈을 올렸다.


  불만이었겠지. 덧붙여 사이옥신 마약 적발의 계기도 나였다. 그렇기에 노르덴에 이어 프펜더도 내게 원한이 골수에 사무쳤다고 한다.


  슈마허의 말을 들은 후, 나는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혔다. 그런 내게 뤼네부르크가 “그야말로 질투의 대상이군요. 뭐, 좋은 남자가 질투의 대상이 되는 건 세상 속의 상식입니다.”라고 기쁘게 지껄였다. 괜한 참견이다. 빌어먹을.


  뭐, 누가 지휘를 잡는 가가 문제겠지. 계급으로 보자면 슈타덴, 클라이스트, 바르텐베르크, 그라이프스 네 사람 중에서 고르게 되겠지만. 크라이머와 라겔은 지상전이다. 선발될 일은 없겠지.


  경우에 따라선 지휘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가. 이 부분은 잘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 지휘권이 분할되면 작전이 엉망진창이 될 가능성도 있겠지. 그렇게 되면 적의 움직임을 읽기 힘들어진다. 주의가 필요하겠지…….


...


제국력 487년 12월 1일. 오딘, 우주함대사령부. 나이트하르트 뮐러.


  회랑에 각 함대사령관들이 모여 있다. 이제부터 출진식을 시작한다. 출진식이라고 해도 에리히의 격려와 와인의 전승축배다. 에리히는 꺼려하고 있겠지. 이런 거 싫어하니까. 우리들 뒤에는 여성부사관들이 준비하고 있다. 와인과 잔을 들고.


  시간대로 에리히가 나타나 우리들의 정면에 섰다. 우리들의 경례에 답례한다. 희미하게 망토가 흔들렸다.

  “황제 폐하의 명에 의해, 이제부터 반란을 진압합니다.”

  “…….”


  “적은 많습니다만, 오합지졸입니다. 침착하게 싸우면 반드시 이기겠죠. 예정대로의 계획에 따라, 총력을 가지고 반란을 진압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시대. 그 말이 날 뜨겁게 만든다. 나만이 아니겠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리고 에리히가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여성부사관들에게 끄덕인다. 그걸 본 여성부사관들이 와인을 돌리기 시작했다. 에리히는 전원에게 와인이 쥐어진 걸 확인하고 희미하게 끄덕였다. 에리히 자신의 잔에는 아주 조금 밖에 와인이 따라져있지 않다.


  “저는 경들의 활약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경들이 누구 하나 빠짐없이 여기에 돌아올 것을 바랍니다. 경들에게 대신 오딘의 은총이 있기를. 프로지트!”


  “프로지트!”

  와인을 마시고 관습에 따라 잔을 바닥에 내리쳤다. 에리히가 조금 떫은 얼굴로 와인을 마시는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