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8 화. Point of no return
■ 우주력 794년 1월 30일. 하이네센, 후방근무본부. 미하마 사아야.
저와 대위가 페잔에서 돌아온 건 우주력 792년 끝무렵이었습니다. 792년이 끝나 793년이 시작되었지만, 우주력 793년, 이 해는 잘 모르는 사이에 끝났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전쟁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바쁜 한 해였습니다.
전쟁이 없었던 이유는 동맹도 제국도 전쟁을 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국은 사이옥신 마약 근절과 우주함대 재편, 동맹은 사이옥신 마약 밀매 조직의 근절, 그리고 동맹 내부에 있을 터인 정보누설자의 추적……. 두 국가 모두 국내에 지뢰를 품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지뢰의 제거를 우선했다는 것인 듯 합니다. 덕분에 이 해는 전사자 제로라는 희한한 해가 되었습니다.
정보누설자의 추적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정보누설자에 관해 최고기밀로서 일반시민은커녕, 경찰, 아니 정부에게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경찰은 마약 밀매 조직 수사는 경찰의 일이라면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국내의 수사 체제가 통일되지 않은 겁니다. 처음부터 사정을 설명했다면 협력체제를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군이 정부에 알리지 않았던 것은 정부 내부에 그 정보누설자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어쩔 도리 없이 시트레 본부장이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법질서위원장에게로, 법질서위원장에게서 경찰에게로 사정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예상외, 혹은 예상대로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이 정보누설자의 수사도 자신들이 하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법질서위원장도 그것을 지지했기에 국방위원장과 법질서위원장 사이에서 군, 경찰 어느 쪽이 수사하는 가로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서로 고집과 체면을 걸고 부딪쳤습니다. 국방위원장은 군에 대하여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법질서위원장은 경찰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양쪽 모두 정보누설자를 밝혀 공적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습니다.
양쪽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사이 매스컴에 정보누설자에 대하여 흘러가버렸습니다. 순식간에 큰 소란이 되었지만 국방위원장과 법질서위원장의 주도권 다툼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매스컴은 두 사람의 싸움을 인의 없는 싸움이라고 말하며 재밌게 우스꽝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수습의 기색도 없는 다툼을 잦아들게 한 것은 페잔에서 돌아온 발렌슈타인 대위였습니다. 회견을 열어 매스컴 앞에서 정보누설자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여 제 4함대 사령부에 경찰에 알리도록 진언한 건 자신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희미하게 눈물을 띠웠습니다.
“이런 일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국과 동맹은 다릅니다. 저는 경찰이 군에 협력해 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4함대 사령부도 그렇게 여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감입니다.”
예. 이 회견으로 승부가 났습니다. 경찰의 패배입니다. 순간 시청률 89%. 회견 직후에 경찰 통신회선은 마비되었습니다.
“병신 자식들, 웃기지 말라고.”
“너희들은 정말 나라를 사랑하는 거냐.”
“세금 돌려내라. 이 세금 도둑놈들이.”
한 시간 뒤에는 법질서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결코 군의, 발렌슈타인 대위의 배려를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겠다.”
사실상의 패배 선언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경찰은 반대했다고 합니다만, 법질서위원장은 “내가 선거에서 낙선한다면 어떻할거냐. 네 놈들이 책임 져줄거냐.”하고 노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군의 대응도 신속했습니다. 법질서위원장의 기자회견 후, 시트레 본부장이 발렌슈타인 대위를 본부장실로 불러
“군을 대표하여 귀관의 행동에 감사하네. 귀관의 용기 있는 행동이 우리들을 궁지에서, 그리고 동맹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렇게 말하고 대위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리고 포옹했습니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도 지지 않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망명자일지도 모릅니다만, 훌륭한 애국자다. 사람은 출생, 신분이 아니라 행동으로서 스스로를 주장한다. 그 행동이야말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발렌슈타인 대위는 그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주었다.”
“나는 그가 망명자라고 해서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도록 주의할 생각이다. 그건 그 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망명자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동맹은 제국과 다르다. 출생이나 신분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설령 제국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동맹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훌륭한 동맹시민이다.”
훌륭합니다. 대위. 저는 그 일건이 바그다슈 대위와 카젤느 대령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동맹을 혼란의 궁지에 빠뜨리고, 2진도, 3진도 갈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울트라C의 필살기로 대역전한다. 마계의 대마왕도 맨발로 도망칠 정도의 악마술입니다. 당신에겐 누구도 이길 수 없습니다.
시트레 본부장을 시작하여 동맹군의 상층부는 대위의 진ㅉㆍ 모습을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대위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트레 본부장이 대위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린 것은 절반 정도 “이런 젠장”이라는 마음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바그다슈 대위도 “잘한다 잘해”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독을 먹으려면 접시까지. 군 상층부는 그렇게 생각한 거겠죠. 발렌슈타인 대위를 정보부에 출장이라는 형태로 수사에 더했습니다. 저도 그에 동행했습니다. 마침 그 쯤 페잔 파티에 출석했던 것이 매스컴에 방송되어 주변의 시선이 아팠으니까.
매스컴은 호의적으로 받아들었습니다.
“발렌슈타인 대위, 제국에 선전포고. 그 건재함을 어필.”
“단 혼자만의 싸움. 에리히 발렌슈타인. 그 모습.”
그런 제목으로 매스컴은 재밌을 정도로 이상한 기사를 썼습니다. 거기에 의하면 대위는 외견은 화려하지만 내면은 강직한 비극의 영웅으로 저느 그를 공사에 따라 헌신적으로 지지하는 활기찬 여성이라는 듯 합니다. 이미지란 참 무서워.
체제가 갖춰지니 수사 그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정보누설자는 국방위원회에 있었습니다. 당초, 국방위원회가 정보 누설원이라고 알았을 때, 수사본부는 긴장에 빠졌습니다만, 정보누설자는 정치가도 군인도 아니었습니다. 민간에서 채용된 여성 사무원으로, 그녀에겐 연인이 있었습니다만, 그 연인이 마약 밀매 조직과 연결되어 있었던 겁니다.
정치적인 배경은 없었고, 그녀는 스파이도 아니었습니다.
“나쁜 일이라곤 생각했지만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체포된 직후 그녀의 말입니다. 그녀는 이미 30세가 지난 독신이었습니다. 연인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을 이용 당한 거겠죠.
어리석다곤 생각하지만 그녀를 경멸할 순 없었습니다. 한 번 싸움으로 적어도 20만, 많으면 100만 단위로 젊은 남성이 전사하는 겁니다. 긴 싸움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어졌습니다. 결혼할 수 없는 여성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정부의 일부에선 중혼, 일부다처제를 인정해야 된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만, 여성을 바보로 삼는 일이라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 상태를 어떻게 하겠냐고 묻는다면 좀처럼 대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은 현재 사회모순이 만들어낸 거겠죠. 단지 어리석다는 말로 끝날 일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정보누설자는 채포, 마약 밀매 조직은 주요 간부를 체포하여 조직은 괴멸……. 수사가 끝나고 후방근무본부에 돌아가니 발렌슈타인 대위는 발렌슈타인 소령이 되었습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큰 행동을 보였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의 강한 추천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중위인 상태입니다만, 불만은 없습니다. 그리 큰일은 하지 않았고, 여기에서 승진이라도 한다면 더더욱 주변의 시선이 엄해집니다.
발렌슈타인 소령은 제 곁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빙그레 웃음을 띠우면서 코코아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 극악 사디스트! 이번 사건은 소령의 일인 승리였습니다. 페잔에선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번 한 건으로 저의 소령에 대한 평가는 최강, 최흉, 최악에 극악비도, 만악의 근원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소령, 슬슬 시간입니다.”
“알겠습니다. 가보도록 하죠.”
저와 소령은 카젤느 대령의 방으로 불렸습니다. 그다지 좋은 예감은 들지 않습니다. 거기에 불리면 꼭 마땅치도 않은 일을 맡게 됩니다. 제 4함대, 페잔…….
방에 들어가니 카젤느 대령이 의자에 앉도록 권했습니다. 오늘은 양 중령은 없습니다. 어쩐지 안심했습니다. 발렌슈타인 소령과 양 중령은 어딘지 모르게 서로 견제하는 느낌이 있기에 함께 있으면 굉장히 피곤해집니다.
“발렌슈타인 소령. 미하마 중위. 귀관들은 반플리트 4=2에 있는 후방기지에 가게 되었네.”
그 순간 발렌슈타인 소령의 표정이 굳었습니다. 역시 소령은 전선에 나가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언젠가 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겠죠.
“최근 제국군이 반플리트 성역 근처에 초계부대를 빈번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아. 후방기지를 만든 이래로 우리 군 함정도 반플리트 성계를 자주 드나들고 있지. 기지가 있다는 건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들이 반플리트 성계를 기점으로 뭔가 군사행동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제국군이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아.”
소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카젤느 대령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표정은 굳은 채입니다.
“기지사령관은 싱클레어 세레브레제 중장이지만. 중장은 후방지원에 관해선 다른 이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지만 실전 경험은 거의 없어. 따라서 전투가 일어났을 때를 대비하여 유능한 작전참모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다시 말해 그 작전참모가 소령과 저?
“기지에는 달리 믿음직한 방위지휘관들이 있지 않습니까?”
발렌슈타인 소령의 질문에 카젤느 대령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분명 그렇지만 그들은 실전경험이 없는 세레브레제 중장에게 완전히 승복하고 있지 않아. 중장 자신이 그것을 느끼고 있어.”
다시 말해 중장을 도와 방위사령관들을 명령에 따르도록 하는 것이 일? 그걸 소령에게? 조금 계급이 낮지 않아?
“소관은 아직 소령입니다. 그런 조율하는 역할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만?”
“귀관은 동맹의 영웅이다. 방위사령관들이 귀관을 무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긴 힘들군.”
소령은 잠자코 입술을 깨물고 있습니다. 조금 지나서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소관은 몸이 건강하지 않습니다. 전투가 벌어지면 육체적으로 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될 때도 있겠죠. 그걸 할 수 없다. 반대로 주변에 민폐를 끼치게 된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보급담당 사관이 된 겁니다.”
발렌슈타인 소령이 말한 대로, 소령은 결코 건강한 편이 아닙니다. 매달 한 번은 몸이 안 좋아서 일을 쉬고 있습니다.
“달리 사람이 없는 것이야. 소령. 후방지원의 능력, 그리고 작전참모로서의 능력. 그 양쪽을 높은 레벨로 갖춘 사관이라고 한다면……. 세레브레제 중장은 그런 인물을 바라고 있어. 게다가 이건 타진이 아니야. 결정이다. 시트레 본부장이 추천하여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도 찬성했다. 거부는 할 수 없어.”
“…….”
“소령. 귀관은 이걸 보복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오해다. 분명 그 때 우리들은 귀관의 행동에 분노했다. 하지만 화가 난 건 귀관도 마찬가지겠지. 그렇게나 스파이가 아니라고 말해도 우리들이 믿지 않았으니까.”
카젤느 대령의 말을 소령은 잠자코 듣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화가 나도 참고 견딜 뿐이겠지. 하지만 귀관에겐 반격할 수 있을 만한 힘이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론 우리들을 구해줬다. 분명 귀관은 우리들의 적이 아니야.”
“……소관의 실전지휘능력 따위 대단한 게 아닙니다.”
“그럴 리가. 귀관은 미하마 중위와 전술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지? 그녀의 능력은 결코 하찮은 게 아냐. 하지만 귀관은 그녀를 간단하게 격파하고 있어.”
소령은 저를 힐끔하고 봤습니다. 무심코 몸을 움츠릴 것 같은 시선이었습니다.
“군 상층부는 귀관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네. 그리고 그 능력을 동맹을 위해 적극적으로 써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
잠시동안 침묵이 있었습니다. 소령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있습니다. 자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조용하지만 양손은 뭔가를 참는 듯이 굳게 쥐고 있습니다.
“소관이 요구하는 것을 모두 준비해주실 수 있습니까?”
“모두?”
“물자, 무기, 사람……, 전부입니다.”
카젤느 대령은 끄덕이고 천천하게 소령에게 대답했습니다.
“알았다. 약속하지. 반드시 준비하겠어.”
“……반플리트 4=2로 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소령은 일어서서 카젤느 대령에게 경례했습니다. 저도 서둘로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했습니다. 저의 경례가 끝나기 전에 소령은 몸을 돌려 방 밖으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 우주력 794년 1월 30일. 하이네센, 후방근무본부. 에리히 발렌슈타인.
정말인가? 정말로 반플리트 4=2로 가는 건가? 가면 라인하르트와 싸우게 된다. 그래도 가는 건가? 미래의 은하제국 황제와 싸운다? 제정신이 아니군……. 그 남자에게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건가? 자만하지 마라. 너 따위 그 황금사자 앞에선 무력한 토끼나 마찬가지다…….
갈 수밖에 없겠지……. 아무리 바란다 할지라도 명령이라고 한다면 갈 수밖에 없다. 하물며 이 명령이 반드시 일리 없는 것도 아니다. 카젤느 대령은 이쪽의 요구를 전부 들어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반플리트 4=2인가……. 기지에는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라인하르트 폰 뮈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공격해 온다. 그들과 싸운다…….
원작대로 간다면 나는 전사던가 포로겠지. 포로가 되어도 망명자다. 제국에게 있어선 배신자. 그렇다면 장난감처럼 다뤄지다가 죽을 뿐이겠지. 그리고 사아야도 포로가 된다. 젊은 여성 포로에게 기다리고 있는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비참한 것이 되겠지…….
죽는 건가? 그걸로 괜찮은 건가? 내가 죽는다면 어떻게 되나? 카스트로프는 기뻐하겠지. 그리고 많은 제국인은 배신자가 죽었다고 기뻐할 것이 틀림 없다. 슬퍼하는 건 뮐러를 포함한 극히 일부겠지…….
시트레나 트류니히트는 표면상으로 슬퍼하겠지만, 나의 죽음을 이용할 방법을 생각하겠지. 살아있는 영웅보다 죽은 영웅 쪽이 훨씬 얌전하고 이용하기 편하다. 빌어먹을…….
……죽을 수 없지. 녀석들이 기뻐할 일을 하다니. 절대로 그럴 순 없다. 나는 이긴다. 절대로 이긴다. 라인하르트는 전쟁의 천재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준장이다. 200척 정도의 소함대를 이끄는 지휘관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꼭 상부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기에 따라서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면 역사를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건가? 황제는 우주에 한 명밖에 없다. 편하게 황제가 될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라인하르트도 알고 있겠지. 내게 짓밟힐 정도라면 라인하르트도 그 정도의 남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다. 황제 따위 삐에로의 허언에 불과하다…….
돌아갈 수 없게 되겠군. 아마도 나는 제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뮐러, 페르너, 키슬링. 미안해. 아무래도 너희들의 노력은 쓸모없어질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난 죽을 수 없어. 살아가지 않으면 안돼. 그러니, 전장에서 만난다면 날 죽이는 걸 망설이지마. 나는 망설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진짜 적이 되는 거다…….
■ 우주력 794년 1월 30일. 하이네센, 후방근무본부. 미하마 사아야.
카젤느 대령의 개인실에서 우리들의 책상으로 돌아온 후 발렌슈타인 수령은 양손을 꼬아 이마에 붙이고 눈을 감았습니다. 마치 기도하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어쩌면 정말로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국과 싸울 수밖에 없어진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설마 이런 곳에서 그 시뮬레이션 결과가 이용 될 줄은 몰랐습니다. 분명 소령은 저에 대해서 화내고 있을 겁니다. 기도를 계속하는 소령을 저는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미하마 중위, 지금부터 말하는 것을 리스트업해주세요. 그리고 카젤느 대령에게 전달해주세요. 발렌슈타인이 요구하고 있다고…….”
고개를 올리니 소령이 절 보고 있습니다. 안색이 창백합니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미소가 있습니다. 평소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가 아닙니다. 고통에 젖어 울 것 같은 미소입니다. 보고 있을 수 없어 고개를 숙입니다.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예…….”
소령이 필요한 것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무기질적인 말투로 막대한 양의 병기, 물자, 사람의 이름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소령은 진심으로 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다고 새삼스럽게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