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25 화. 장성회의
우주력 794년 10월 17일. 우주함대 총기함 아이아스. 에리히 발렌슈타인.
총기함 아이아스 회의실에 많은 이들이 모여 있다. 총사령부, 제 7, 제 8, 제 9함대의 자격 있는 자들이 모였다. 대략 100명 정도겠지. 보통 100명이나 있으면 회의실이 웅성거리기도 할 텐데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
“발렌슈타인 대령.”
곁에 있는 그린힐 참모장이 말을 걸었다. 참고로 내 반대편에는 와이드본이 있다.
“오늘 회의에선 기탄없는 의견을 말해주게.”
“예.”
기탄없는 의견인가……. 참모장인 자신은 정면에서 반대할 수 없다. 네가 대신 반대하라는 거로군. 일부러 다짐까지 받아두지 말라고. 아니면 적당히 수정안이라도 내놓으라는 건가? 잘 모르겠지만, 뭐 좋을 대로 해도 좋다는 걸로 해둘까……. 성가신 일이다.
회의실에 로보스 원수가 들어왔다. 모두가 기립하여 경례했다. 별 수 없다. 나도 기립해서 경례한다. 그 뒤를 포크 중령이 따라온다. 배를 내미는 듯이 걷는 로보스와 얼굴색이 나쁜 포크. 황소개구리와 청개구리 같은 조합이구만. 지금부터 개구리 콤비라고 부르기로 하자.
로보스 원수가 답례하고 자리에 앉았다. 우리들도 자리에 앉는다.
“지금부터 이제르론 요새 공략작전에 대해서 설명한다. 포크 중령. 시작하게.”
“예.”
황소개구리의 말에 청개구리가 일어섰다. 이 녀석 눈초리가 별로 좋지 않단 말이지. 뭐라고 해야 할까. 들어 올린 듯한 치뜬 눈으로 이쪽을 보며 입가를 일그러뜨리고 있다. 왠지 바보로 여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싫어하는 눈이다.
“과거에 이제르론 요새 공략법에 있어 요새주포, 토르 해머를 쓰지 못하게 한다. 혹은 무력화한다는 이 두 점에 달려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소관은 여기에 새로운 일안을 제출합니다.”
포크 중령이 한 순간이지만 날 봤다. 부탁이니까 그 이상한 눈초리는 그만 두라고. 기분이 나빠진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 안은 너 혼자서 만든 게 아니겠지. 홀랜드도 얽혀있을 것이다.
“함대 주력을 미끼로 합니다. 공격은 미사일 함이 주도합니다. 우리들이 침공하면 제국군은 병행추격작전을 두려워하여 이제르론 요새 정면에 배치된 이쪽의 주력함대의 동향을 주목합니다. 그런 만큼 미사일 함정에 대한 제국의 주의는 희박해지겠죠.”
역시 그 작전안을 꺼내는가……. 뭐, 작전 그 자체는 나쁘지 않으니까. 하기야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은 작전안이지만…….
“미사일 함정은 요새 주포, 토르 해머의 사각에서 이제르론 요새에 육박. 요새 각부에 미사일을 집중공격합니다. 화력의 폭풍에 의해 이제르론 요새의 철벽에 구멍을 뚫는 겁니다. 그 뒤에 육전대를 들여보내 이제르론 요새를 내부에서 제압합니다.”
작전 내용을 말하면서 포크는 점차 자화자찬하기 시작했다. 무인의 명예라든가 동맹 개전 이래의 장대한 계획이라고 하고 있다. 자화자찬하면 작전안도 세련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의미 없다고.
다른 이들도 어딘가 흥이 깨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만족하고 있는 건 로보스뿐이다. 포크의 연설에 만족스럽게 끄덕이고 있다. 그린힐 참모장이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
“포크 중령이 설명한 작전안에 대한 토의에 들어가도록 하지. 활발한 제안과 토론을 행해주게.”
왜인지 모두들 날 보고 있다. 그린힐 참모장도 와이드본도 마찬가지다. 어째서 이렇게 되는 걸까나. 난 모른다. 어떻게 되어도……. 난 로보스도 포크도 다 싫다. 엉망진창으로 만들게 될 테니까 말이야.
...
우주력 794년 10월 17일. 우주함대 총기함 아이아스. 말콤 와이드본.
포크 중령이 작전안을 설명하고 있는 사이, 발렌슈타인은 지루하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는 메모장에 낙서를 하고 있다. 개구리 그림이다. 커다란 배를 내밀고 있는 두꺼비와 궁상맞은 쬐끄만 개구리가 그려져 있다.
커다란 개구리에는 머리카락이 그려져 있다. 로보스인가? 그렇다면 작은 개구리는 포크인가. 저도 모르게 실소가 나올 뻔해서 당황하며 참았다. 그린힐 참모장을 보자 참모장도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것을 본 것 같다. 곁의 양이 날 이상하다는 듯이 봤다. 서둘러 얼굴 표정을 고쳤다.
참모장이 헛기침을 했다. 아무래도 시작하는 것 같다.
“포크 중령이 설명한 작전안에 대한 토의에 들어가도록 하지. 활발한 제안과 토론을 행해주게.”
모두가 발렌슈타인을 보고 있다. 발렌슈타인은 망설이는 표정으로 날, 그리고 그린힐 참모장을 본다. 참모장이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발렌슈타인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 오른손을 올렸다.
“발언권을 구합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로보스 원수도 그린힐 참모장도 침묵하고 있다. 이제부터 발렌슈타인이 포크와 논쟁을 시작한다. 말하자면 그린힐 참모장과 로보스 원수의 대리전쟁 같은 것이다. 모두 그걸 알고 있다.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발렌슈타인은 신경 쓰지도 않고 발언을 계속했다.
“그 작전안 말입니다만, 노리는 부분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이 드는 어조다. 포크의 얼굴이 희미하게 굳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저번에, 여기에 있는 와이드본 대령, 양 대령에게도 말했습니다만. 적이 이쪽의 생각을 간파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건 동맹군입니다. 포크 중령도 그걸 알고 있겠죠. 그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해주셨으면 합니다.”
“적이 이쪽의 작전을 간파하리라 정해진 게 아닙니다. 발렌슈타인 대령의 염려는 조금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바보취급 하는 듯한 표정이다. 진지하게 대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번 작전이 적에게 간파되리라 생각하고 있지 않는 거다. 대처법 따위 있을 리가 없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전을 실시하는 이상 만일 적이 함대를 배치했을 경우를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답해주세요.”
“……그럴 경우엔 고도의 유연성을 유지하며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게 됩니다.”
고도의 유연성? 임기응변? 뭐냐 그건? 그때그때 될 대로 되라는 건가?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 좀 더 제대로 된 답을 내놓으라고.
“그건 작전 실시를 보류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포크 중령.”
발렌슈타인이 어딘지 모르게 웃음을 머금고 말하자 포크의 입술이 일그러졌다. 로보스 원수도 떫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수단을 써서 작전을 실시한다는 겁니다.”
“어떤 수단이란?”
“그건…….”
포크의 입술이 더욱 일그러졌다. 바보가. 일시적인 변명으로 답하니까 구석에 몰리는 거다.
“그 정도로 해두게. 발렌슈타인 대령. 그 이상은 전투가 시작되지 않으면 알 수 없어.”
로보스 원수가 불쾌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구조선을 보냈다. 포크의 얼굴이 굴욕으로 더욱 일그러졌다. 살았다고 생각하기보다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 1라운드는 발렌슈타인의 승리로군. 그렇다 해도 전투가 시작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총사령관의 말이라곤 생각할 수 없군…….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이 없다. 잡담 하나 들리지 않는다. 제 7함대 사령관 호우드 중장, 제 8함대 사령관 애플턴 중장, 제 9함대 사령관 알 살렘 중장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 이야기에 관여해도 좋을 일 없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현명한 판단이다.
“그럼 하나 더 답해주셨으면 하는 점이 있습니다.”
발렌슈타인의 말에 로보스와 포크가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보였다. 이걸로 질문을 마칠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유감스럽지만 제 2라운드 개시다. 발렌슈타인이 종을 울렸다.
“육전대가 침투했을 경우입니다만, 적의 방어에 의해 요새 점령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경우, 육전대는 어떻게 철퇴할지 듣고 싶습니다. 요새 점거가 지체될 경우 함대전투는 혼전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철퇴하는 아군을 어떻게 원호할 것인지…….”
짓궂은 질문이지만 지극히 당연한 질문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번 작전에서 육전대를 요새로 들여보내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점령할 수 있을지 묻는다면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침투한 육전대가 어떻게 철퇴할 것인가. 양과 의논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함대 전투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 모른다. 불확정 요소가 너무 많다. 최악의 경우 죽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을 수도 있겠지.
“어째서 실패한다는 위험성만을 강조하는 겁니까? 미사일 공격이 성공하면 적은 혼란에 빠져 효과적인 방어 따위 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기우입니다.”
자신만만하게 포크가 단언했다. 곁에서 양이 어이없단 표정을 짓고 있다. 대단하다. 잘도 그렇게까지 낙관론을 전개할 수 있다. 포크 중령. 정말 네 앞에선 고개를 들 수가 없어.
“이제르론 요새에는 오프레서 상급대장, 뤼네부르크 준장이 있습니다. 그들이 간단하게 요새 점거를 허락하리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포크가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마치 어디의 연극에 출연하고 있는 듯한 태도로 주변을 둘러봤다.
“소관은 어째서 발렌슈타인 대령이 그렇게나 적을 두려워하는 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오프레서 따위 단순한 야만인. 뤼네부르크는 간사한 배신자에 불과하잖습니까?”
“…….”
“적을 과대평가하여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무인으로서 가장 수치스럽게 여겨야 할 일입니다. 하물며 그것이 아군의 사기를 깎고 그 결단과 행동을 둔하게 만든다면 의도하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이적행위에 해당하는 일이겠죠. 모쪼록 주의해주십시오.”
결정됐다는 듯한 말투였다. 포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로보스 원수를 봤다. 로보스 원수도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그리고 웃음소리가 들렸다. 발렌슈타인이다. 회의실 사람들이 모두 멍한 표정으로 발렌슈타인을 봤다.
“여긴 작전회의장이라구요? 포크 중령. 의문점이 있으면 묻고 작전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여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인 장소입니다. 그걸 이적행위라니…….”
발렌슈타인은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포크의 얼굴이 또 굴욕으로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소관은 주의해줬으면 한다고 했을 뿐입니다. 이적행위라고 단언…….”
“이적행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중령에게 알려드리지요.”
“…….”
발렌슈타인은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조소도 냉소도 아니다. 마음속 깊이 웃긴다는 듯이 웃고 있다.
“기지를 지킨다는 작전목적을 잊고, 함대결전에 혈안이 된다. 전장을 이해하지 않고 우회기동이라는 바보 같은 전술행동을 취한다. 게다가 미아가 되어 함대결전에 지각한다……. 총사령관이 미아? 전대미문의 이적행위군요.”
포크의 얼굴이 굳는다. 로보스 원수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그리고 회의실 사람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들리는 것은 발렌슈타인의 웃음소리뿐이다. 눈앞에서 이렇게나 우롱당한 총사령관이야말로 전대미문이겠지.
“포크 중령. 귀관은 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고 합니다만. 무슨 착오가 아닌지? 혹시 사실이라면 동맹군의 인재부족도 정말 심각하군요. 귀관이 수석이라니……. 제국이라면 낙제가 틀림 없습니다.”
“무, 무슨. 나는 정말로…….”
포크의 반론하려는 말을 발렌슈타인이 끊었다.
“포크 중령. 귀관이 지닌 군인으로서의 능력 따위 누구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어째서 로보스 원수에게 중용되는가. 소관이 알려드리지요. 귀관은 알지 못할 것 같으니까요.”
“…….”
포크가 작게 몸을 떨고 있다. 침착하지 못하게 로보스와 발렌슈타인을 교대로 보고 있다. 그리고 발렌슈타인은 명백히 즐기고 있다.
“편한 겁니다. 귀관이 있으면. 자신의 미스를 타인에게 떠밀어 주니까요.”
“…….”
“총사령부가 나쁜 게 아니다. 적을 쳐부수지 못하는 아군이 나쁜 거다. 미아가 된 것은 아군이 제대로 연락을 주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전장이 너무나도 혼란에 빠져 있었다…….”
“…….”
아까 전까지 새빨갛던 로보스의 얼굴이 이번엔 창백해졌다. 몸을 떨고 있다는 걸 내 자리에서도 알 수 있었다. 포크는 침착하지 못하게 두리번거리고 있다. 로보스의 의도가 신경 쓰이는 거겠지.
“이번 작전도 그렇겠지요. 육전대를 이제르론 요새로 들여보낸다. 설령 요새를 점령하지 못하더라도 그건 한심한 육전대 때문이다. 총사령부의 책임이 아니다. 총사령부는 최선을 다했다. 아닙니까?”
“그, 그렇지는.”
“그렇지는 않습니까? 반드시 작전은 성공한다는 겁니까?”
“무, 물론입니다. 요새는 틀림없이 점령할 수 있습니다.”
바보가. 도발에 응해서 어쩔 생각이냐? 곁에서 양이 한숨을 내쉬는 것이 들렸다.
“그럼 중령 스스로 육전대를 지휘하는 게 어떻습니까?”
“!”
“반드시 성공하는 작전입니다. 제 1무공자로군요.”
포크의 표정이 굳었다. 얼굴색은 창백하다. 그리고 이제 로보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불가능한 일을 말하지 마십시오.”
“불가능한 일을 말하고 있는 건 귀관입니다. 게다가 안전한 장소에서 움직이지도 않다니. 염치도 없게.”
“소관을 모욕할 생각입니까?”
“호언장담에 질렸을 뿐입니다. 귀관은 자신의 재능을 보이고 싶다면 타인을 멸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을 보이는 것으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타인을 명령할 수 있을 것인가. 해보는 게 어떤가 말하고 있는 겁니다.”
“…….”
“육전대를 지휘하세요. 오프레서 따위 단순한 야만인. 뤼네부르크는 간사한 배신자. 그렇지요? 포크 중령.”
갑자기 포크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웅크렸다. 회의실 사람들이 모두 서로를 돌아봤다.
“포크 중령. 왜 그러는가?”
로보스 원수의 말에도 포크는 답하지 않는다. 단지 “히잇”하는 비명이 들려올 뿐이다. 그제야 회의실에 웅성거림이 일었다.
“누가 군의관을 불러주세요.”
발렌슈타인의 말에 말석에 있던 참모가 서둘러 TV전화로 군의관을 불렀다.
“발렌슈타인. 귀관, 대체.”
“침착하세요. 원수. 지금 군의관이 옵니다. 우리들이 소란을 피워도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요.”
격분하는 로보스 원수를 발렌슈타인이 냉정하다고 해도 좋을 어조로 말렸다. 포크의 이상한 모습에도 발렌슈타인은 전혀 놀라지 않는다. 태연하게 있다. 그 모습에 회의실의 소란이 진정됐다. 모두 얼굴이 경직되어 있다.
군의관이 온 건 5분 정도 지나고 나서였다. 군의관은 전환성 히스테리에 의한 신경성 실명이라 진단했다. 버릇없게 자란 유아에게 때때로 보이는 증상이라고 한다. 그를 치료하기 위해선 그에게 거스르지 말라고 한다. 농담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말이었다. 모두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에 어떻게 판단해야 좋을지 모르며 서로를 돌아보고 있다.
곤혹하는 와중 웃음소리가 들렸다. 발렌슈타인이 웃기다는 듯이 웃고 있다.
“뭐가 웃긴 건가. 귀관은 타인의 불행이 그렇게 웃긴가!”
꾸짖는 듯한 어조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로보스 원수가 비난했다.
“초콜릿을 원하며 지랄하는 유아와 같은 수준의 멘탈 밖에 가지지 못한 인물이 총사령관의 신뢰 두터운 작전참모라니……. 농담이라면 웃을 수 없습니다만, 현실이라면 웃을 수밖에 없군요.”
노골적일 정도의 모욕이었다. 로보스 원수의 얼굴이 작게 떨리고 있다. 시선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발렌슈타인은 순식간에 죽었겠지.
“정말 웃음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그를 만족스럽게 만들기 위해 대체 얼마나 많은 인간이 죽어야 하는지 생각하면. 정말로 불행한 건 그 사람들이 아닙니까?”
발렌슈타인이 웃으면서 로보스 원수를 봤다. 로보스 원수는 진노하는 형상이고, 발렌슈타인은 명백히 모욕하는 표정을 띠우고 있다.
로보스 원수가 상을 때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는 이걸로 끝내겠네. 수고했다.”
내뱉는 듯이 말하고 로브스 원수는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나갔다. 모두가 곤혹해하는 와중 발렌슈타인의 웃음소리만이 회의실에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