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본편(연중)

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제 29 화. 반플리트 4=2(4)

추리닝백작 2015. 2. 12. 09:48

  "총사령부로부터 연락. 적 기동부대. 반플리트 4로 침입."


  총사령부로부터의 연락에 함교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적 기동부대와의 개전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1시간 입니다."


  바보같은. 너무 짧아.


  "적 기동부대의 규모를 확인해주세요! 사령관 각하. 전 함대에 발진 준비 명령을!"

  "음. 전 함대. 발진준비."


  "에리히. 무슨 일이야?"

  "어찌된 겁니까? 참모장."

  "난 개전까지 3시간, 적어도 2시간은 있으리라 생각했어. 그것이 1시간이라니……너무 짧아……."

  "?"


  반플리트 4는 가스대나 그 영향으로 통신파가 닿기 힘들다. 색적도 힘들다. 그 영향이 나왔나…….


  "우리들이 대기권을 나가기까지 최저한 1시간 반. 함대 진영을 가다듬는다면 2시간이 걸린다. 아닌가?"

  "아니. 그 말대로다."


  아니면, 총사령부로부터의 연락이 늦어졌나?


  "지금 이대로는 대기권을 나가기 전에 적의 공격을 받게 되어버려.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게 되겠지."

  "하지만 뮤켄베르거 함대가……."


  나는 뮬러의 발언을 끊었다.


  "반플리트 4는 대군을 움직이기에 적절하지 않아. 그건 피아를 막론하고 마찬가지야. 내가 적의 사령관이라면, 1개 함대는 뮤켄베르거 원수를 막고, 나머지 1개 함대로 우리들을 공격한다."

  "!"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적의 기동부대를 발견하고 나서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지. 방심했어."

  "적 기동부대의 규모를 확인했습니다. 1개 함대, 제 5함대입니다."

  "그런가. 바로 상공으로 나가 제 5함대의 배후를 찌르지."

  "적 기지의 공격은 어떻게 할건가? 중지할건가?"

  "그럴 순 없지. 보급기지가 여기에 있는 한, 적은 물러나지 않는다. 한시라도 빨리 부숴야해."

  "그럼 당초의 예정대로 3천척을 여기에 남기고, 나머지 1만척으로 상공의 적을 공격할 수 밖에 없군."

  "제 12함대가 오기 전에 제 5함대의 배후를 찌른다."

  "……가능할까?"

  "……."


  침묵이 내려왔다. 지금까지 압도적으로 유리한 정세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이 한 순간에 지옥으로 떨어지려고 하고 있다.


  "위보로 교란하지."

  "위보. 대체 뭘 하려는 거냐? 에리히."

  "'적 기지를 공략했다. 이제부터 상공으로 나가 적 배후를 찌른다.'라고 평문으로 총사령부에 연락한다."

  "적에게 감청시킬 생각인가?"

  "그래. 기지가 공략되었다면, 적도 무리하게 반플리트 4=2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진다. 잘 된다면 철퇴할지도 몰라. 제 12함대도 무리하게 여기로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다.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


  벌 수 있을까?


  "하지만, 총사령부를 속이게 됩니다만."

  "적의 전의를 꺽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 되겠죠. 게다가 이제 곧 적 기지 공략도 끝납니다. 끽해야 1시간 정도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그 1시간이 우리들의 목숨을 좌우하게 되겠지. 참모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해보지요."


  잘 될 것인가. 시간을 벌 수 있을까. 남은 2시간. 긴 2시간이 될 것 같다…….



...



  제국원정군이 이젤론 요새을 거쳐 수도 오딘으로 귀환한 것은 5월 15일이었다.


  반플리트 4=2 회전에선 그린멜스하우젠 함대는 위보를 발신한 뒤, 3천척을 남기고 1만척으로 동맹군의 배후로 나왔다. 반플리트 4=2로 왔던 뷰콕크 함대는 협공 당하는 것을 두려워한 거겠지. 이쪽이 배후로 나오기 전에 철퇴했다. 뮤켄베르거는 후퇴하는 적에게 추격을 가했지만, 결정적인 타격을 주진 못했다. 찰과상 정도겠지. 덤으로 그린멜스하우젠 함대는 한 발도 쏘지 않고 끝났다. 제 5함대로부터 제 12함대로 철퇴하라는 연락이 들어간 듯 하다. 제 12함대는 그 때문에 반플리트 4=2로 진격을 멈췄다.


  이 싸움이 회전에서 양군이 무기를 나눈 마지막 싸움이었다. 동맹군은 보급기지를 잃었기에 이 이상 반플리트 성역에 집착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또한 제국군 쪽이 병력이 더 많고, 그 때문에 적극적인 교전을 바라지 않았다. 뮤켄베르거는 소화불량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후퇴할 때는 알고 있다. 애초에 전과를 보자면 대승리인 것이다. 양군 모두 자연스럽게 반플리트 성역에서 철퇴하게 되었다.


  기지공략 전과는 대체로 원작대로였다. 기지 사령관인 싱클레어 세레브렛제 중장을 포로로 잡았다. 포획자는 라인하르트였다. 류네부르크는 역시 백병전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로젠리터와 싸웠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것보다 곤란한 점은 묘한 포로를 잡아왔다는 것이다. 발레리 린 피츠시몬즈 중위. 쉔코프의 애인 중 한 명이다. 아무래도 기지 내에서 딱하고 만난 듯 하다. 류네부르크는 무기를 뺏어 바로 발레리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여기는 여자가 있을 곳이 아니다. 어디라도 좋으니 도망쳐라."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발레리가 다리를 삐었던 것이다. 그녀는 울먹거리며 "움직일 수 없어. 이 멍청이. 어떻게 할거야!"라고 고함친 것 같다. 진퇴양난에 빠진 건 류네부르크였다. 여자를 울린데다가 상처를 입히고, 매도까지 당하니, 정신을 차리고보니 제국군 함 안까지 데리고 와 버렸다. 뭘 하고 있는거야? 너. 반플리트 4=2에 내버려두면 동맹군이 주워갔을텐데. 난 단언한다. 월터 폰 쉔코프와 헤르만 폰 류네부르크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다. 여운이다. 쉔코프는 아이를 만들어도 양육비조차 들지 않는데, 류네부르크는 원작에서 엘리자베스 같은 머리에 나사가 빠진 여자와 결혼해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질 않나, 이번엔 쉔코프의 여자를 주워오질 않나. 어디 가서 액땜이나 하고 와라!


  그녀에 대한 취급을 곤혹스러워 한 류네부르크는 내게 상담하러 왔다.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다. 여성 포로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귀족들 중에 노리는 자들이 있을 가능성도 높고, 제국에선 포로에겐 인권이 없으니까 어떤 심한 취급을 받을지 모른다. 결국 선택지는 2가지 밖에 없다. 포로가 될지, 망명자가 될지다. 그녀도 그 부분은 알고 있어서 망명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번에 장관이 될터인 나의 부관이 될 것이 결정되었다. 류네부르크도 발레리도 싱글벙글하고 있었지만, 저건 대체 어찌된 일일까? 혹시 속은 건 아닐까? 어차피 이제 곧 포로교환이 있을 테니, 그 때 돌아가게 하면 된다. 아니, 잠깐 포로교환이 정말 있을까?


  그린멜스하우젠 함대의 취급은 여전히 심하다. 원래라면 최대의 무훈을 올린 함대니까 나름대로 취급해 줘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함대행동의 대열은 최후미인 데다가, 이젤론에서 휴식, 보급도 마지막이었다. 이건 오딘에 도착해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분개하고 있었지만, 그린멜스하우젠 제독만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오딘에선 원정군이 올린 전과에 흥분했다. 적 1개 함대를 격멸. 사령관을 포로로 잡고, 적 보급기지를 파괴, 기지사령관을 포로로 잡았다. 반란군은 반플리트 성계로부터 철퇴……. 대승리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내가 기뻤던 것은 게르하르트 비트맨을 무사히 데리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뿐이었다. 반플리트 4=2의 전투에선 한 순간 이제 끝났다라고 생각했으니까. 사령부 전원이서 사진을 찍었던 때는 나도 그 안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을 가지고 싶다고 하길래, 가지고 있떤 시계를 줬다. 그다지 좋은 물건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기뻐했다. 그에겐 군인이 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원정의 총괄과 상벌이 끝났다. 그린멜스하우젠 중장은 대장이 되었다. 원장에선 동정(황제의 명령) 이었지만, 이번엔 문제 없이 대장으로 승진했다. 그대로 현역을 계속하겠다고 하진 않을지 식은땀을 흘렸다. 뮤켄베르거도 같은 생각이었겠지. 그 외에도 모두 각자 승진했다. 난 2계급 승진으로 소장의 지위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뮬러가 1계급으로 내가 2계급이어선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이번 원정은 뮬러의 힘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 어차피 그럴 바에야 뮬러도 2계급 승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하우프트 인사국장이 납득하지 않아서, 날 준장으로, 그리고 나 대신에 지크프리드 키르히아이스를 소령으로 승진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우프트 인사국장은 조금 의표를 찔린 듯 했지만, 군무상서에게 상담해 보겠다고 했다. 아마도 괜찮겠지. 잘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아마 그린멜스하우젠이 승진시켜 줄 것이다. 그에겐 꽤나 심한 말도 했으니까. 거기에 잘 해준 건 사실이고. 기뻐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