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38 화. 군법회의
우주력 794년 12월 5일. 하이네센, 통합작전본부. 미하마 사아야.
원정군이 하이네센으로 돌아온 건 1월 15일이었습니다만, 그 쯤엔 이미 하이네센에선 로보스 원수 해임 사건 때문에 큰 소란이 일고 있었습니다. 로보스 원수는 원정군 총사령관입니다만, 우주함대 사령장관이기도 합니다. 행동부대의 최고책임자가 해임당한 겁니다. 그에 비하면 이제르론 요새 공략 실패 따윈 사소한 일로 보이겠죠.
하이네센에선 무책임한 소문이 떠돌고 있었습니다.
“로보스 원수가 해임 당한 건 시틀레 원수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 로보스 원수가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면 좋지 않으니까 발렌슈타인 대령을 이용하여 해임했다.”
“로보스 원수 해임은 그린힐 대장과 발렌슈타인 대령의 음모다. 그린힐 대장은 자신이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되고 싶었기에 로보스 원수를 충분히 보좌하지 않고 그 결점을 주위에 보인 다음 발렌슈타인 대령을 이용하여 해임했다.”
그밖에도 포크 중령과 와이드본 대령의 출세분쟁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무책임합니다. 그 사건은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요새 안에서 복병을 만나 전멸 위기에 처한 육전대를 지키기 위해선 로보스 원수를 해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출세분쟁 따위가 아닙니다.
매스컴은 센세이셔널하게 야단하며 다큐멘터리 풍의 방송도 만들고 있습니다. 장성회의 모습이나 해임 때의 모습, 그리고 이제르론 요새에서 철퇴……. 거기엔 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굉장히 멋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부끄러워지고, 사관학교 동기생들에게도 놀림 받고 있습니다.
무책임한 방송이긴 합니다만, 여느 방송도 그린힐 대장과 발렌슈타인 대령에게 호의적입니다. 일부에선 철퇴를 결심하는 것이 너무 일러서 소극적이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전참모가 스스로 최전선에서 철퇴작전을 지휘했다. 그 점에 대해선 모두가 상찬을 보내고 있습니다.
원정군이 하이네센으로 귀환하고 바로 조사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조사위원회는 군법회의를 열기 전에 행해지는 겁니다만, 증거수집이나 조서 작성 따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위원회에서 군법회의를 열 정도로 중대한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제 214조에선 그럴 일이 없습니다.
군법회의는 크게 나눠 고등, 특별, 간략 세 종류의 회의가 있습니다. 고등군법회의는 장성 이상의 계급을 가진 자가 피고일 경우입니다. 특별군법회의는 최전선 따위에서 간략하게 처벌을 행하기 위해 설치됩니다. 그 대상으로 되는 행위는 적전도망이나 항명 같은 중죄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이외의 것이 간략군법회의가 됩니다. 이번엔 고등군법회의입니다.
심판은 다섯 명의 판사에 의해 결심됩니다. 그 중에 네 사람은 법조자격을 가진 사관이 선출됩니다만, 재판장에는 통합작전본부장, 다시 말해 시틀레 원수가 맡을 것이 정해져있습니다. 말하자면 군부의 최고책임자가 판결을 내린다. 그런 형태를 취하는 겁니다.
이번 원고는 로보스 원수, 피고는 그린힐 대장, 발렌슈타인 대령이 됩니다. 용의는 항명죄입니다. 저는 그린힐 대장과 발렌슈타인 대령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합니다.
이제 곧 지하 대회의실에서 군법회의가 열립니다. 오늘로 7번째입니다만, 이번엔 발렌슈타인 대령에게 증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제 3회에선 저도 증언하기 위해 출석했었습니다.
나머진 그린힐 대장과 로보스 원수뿐입니다. 군법회의도 끝이 가깝습니다. 저는 이번에 방청석에서 재판 모습을 보기로 했습니다. 발렌슈타인 대령이 선서를 시작합니다. 긴장하고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표정은 무척 온화합니다.
“양심에 따라 진실을 진술하며, 어떤 일도 숨기지 않고, 거짓을 진술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목소리는 떨리지 않습니다. 대단하기도 합니다. 제 때엔 긴장 때문에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저 이외의 증언자도 이 선서를 할 때엔 긴장했다고 했습니다.
“거짓을 진술하면 위증죄로 벌을 받습니다. 무엇이든 거짓 없이 진술하도록.”
판사장인 시틀레 원수가 낮고 굵직한 목소리로 충고하고, 발렌슈타인 대령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 때에도 그랬습니다만, 몸이 경직되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선서가 끝나자 바로 검찰관이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안경을 쓰고 마른 몸의 소령입니다. 조금 신경질적일 것 같아서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당연합니다만 대령을 보는 눈도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어딘가 파충류 같은 눈으로 대령을 보고 있습니다.
무리도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열렸던 여섯 번의 심리에서 원고 측은 전혀 이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누구든지 로보스 원수 해임은 지당했다고 증언한 겁니다. 특히 “로젠리터 따위 전멸해도 상관없다! 재돌입하라!” 그 말은 다들 심하게 비판했습니다. 검찰관이 할 말을 잃은 것도 흔치 않습니다.
“발렌슈타인 대령. 당신과 양 대령, 와이드본 대령, 그리고 미하마 대위는 총사령부 작전참모로서 당초 일이 없었다. 그렇지요?”
“그렇습니다.”
“지루했다. 불만스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아뇨.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령의 말에 검찰관이 눈썹을 곤두세웠습니다. 불만스럽게 생각했다는 대답을 기대한 거겠죠. 그런 마음이 214조 행사로 이어졌다는 식으로 연결하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하군요. 발렌슈타인 대령은 극히 유능한 참모입니다. 그게 완전히 무시당했다. 불만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건 부자연스럽지 않습니까?”
발렌슈타인 대령이 희미하게 쓴웃음을 띠웠습니다.
“일을 하지 않고 급료를 받는 것은 내키지 않습니다만,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급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나쁜 기분은 들지 않습니다. 일이 없다? 대환영입니다. 소관은 전혀 불만 없습니다.”
그 말에 방청석에서 웃음소리가 일었습니다. 검찰관이 떫은 표정으로 방청석을 노려봅니다.
“정숙하도록.”
시틀레 원수가 방청석을 향해 조용하라고 주의했습니다. 검찰관이 꽤나 만족스럽게 끄덕이면서 방청석에서 시선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표정을 고치고 발렌슈타인 대령을 봤습니다.
“조금 발언에 주의해주십시오. 경우에 따라선 법정모욕죄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소관은 선서에 따라 진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발렌슈타인 대령의 대답에 검찰관이 또 떫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헛기침을 하고 질문을 계속합니다.
“대령은 그린힐 대장에 의해 총기함 아이아스 함교에 자리를 받았다. 그렇지요?”
“그렇습니다.”
“당연합니다만, 그린힐 대장에게 감사했다. 그렇겠지요.”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
“괜한 일을 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소관은 공짜밥을 먹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대령이 쿡쿡 웃음소리를 냈습니다.
방청석에서도 또 웃음소리가 올랐습니다. 가장 크게 소리 내며 웃고 있는 건 제 옆에 있는 쇤코프 대령입니다. 이 사람, 발렌슈타인 대령과 친합니다만, 성격도 어딘가 닮은 것 같습니다. 악질에 불건전, 대령은 발렌슈타인 대령을 걱정하기보다 재밌어하고 있습니다.
쇤코프 대령도 제 3회 군법회의에서 증인으로서 출정했었습니다만, 그 증언은 꽤나 심했습니다. 누가 봐도 로보스 원수와 검찰관을 바보 취급하는 것이어서 몇 번이나 심리가 멈췄을 정돕니다.
검찰관이 방청석을, 쇤코프 대령을 노려보기 전에 시틀레 원수의 굵은 목소리가 법정에 흘렀습니다.
“정숙하도록.”
검찰관은 쇤코프 대령을 한 순간 노려본 뒤, 시선을 발렌슈타인 대령에게 돌렸습니다. 엄격한 눈입니다. 한편 대령은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내숭입니다.
“진중함이 부족하지 않은지? 작전참모이면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즐겁다니. 그 직무를 다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만?”
약간 달라붙는 듯한 어조입니다. 겨우 돌파구를 찾았다. 그렇게 생각한 걸지도 모릅니다.
“소관이 일을 하면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소관은 타인이 싫어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가 총사령관이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소관이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총사령관이 정신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기쁘게 일하지 않겠습니다. 그것도 직무겠죠.”
그렇게 말하고 대령은 슬그머니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모습에 또 방청석에서 웃음소리가 일었습니다.
거짓말입니다. 분명 거짓말입니다. 필요하다면 대령은 주변 의사 따윈 무시하고 움직입니다. 대령이 일을 하지 않은 건 로보스 원수를 의식해서가 아닙니다. 일을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바보 같아서 해먹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저희들이 대령을 진실 된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염증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대령이 말을 계속합니다.
“게다가 총사령부의 작전에 대해선, 그 문제점을 7월 말에 지적했었습니다. 그걸 수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 아닙니까?”
검찰관의 표정이 일그러졌습니다. 그리고 방청석에선 또 웃음소리가 일었습니다.
지금까지 심리에서 작전 수정을 거부한 건 포크 중령과 로보스 원수라는 것이 판명 됐습니다. 검찰관 입장에서 보자면 모처럼 찾아낸 돌파구가 자신의 실점이 되어 돌아온 겁니다. 표정도 떫어질만합니다. 검찰관이 표정을 고쳤습니다.
“10월에 행해진 장성회의에 대해서 듣겠습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그린힐 대장과 사전에 상담이 있었습니까?”
“아뇨. 없었습니다.”
그 말에 검찰관의 눈이 희미하게 가늘어졌습니다.
“거짓말을 하시면 안 되죠. 대령. 그린힐 대장이 대령에게 기탄 없는 의견을 내놓으라고 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만, 그건 상담 같은 게 아닙니다. 소관이 평소 로보스 원수에게 사양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 걸 걱정한 주의입니다. 아니, 주의도 아니군요. 회의에서 의견을 말하라는 건 극히 당연한 일이니까요.”
검찰관이 또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검찰관도 안됐습니다. 듣자하니 그는 이 군법회의에서 검찰관이 될 것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봐도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달리 사람도 없어, 별 수 없이 받아들었다고 들었습니다.
“대령은 어떻게 받아들었습니까?”
“문맥 그대로 받아들었습니다. 장성회의는 작전회의입니다. 의문이 있으면 그걸 바로 세우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불필요한 희생이 나옵니다.”
검찰관이 발렌슈타인 대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발렌슈타인 대령, 대령은 장성회의에서 포크 중령을 고의로 모욕하고, 회의를 종료하게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대답과 다릅니다만.”
낮은 목소리고 검찰관이 질문했습니다. 승부처라고 생각한 걸지도 모릅니다.
방청석에서 웅성거림이 일었습니다. 이 원정에서 대령이 행한 행동 중에서 유일하게 비난이 나올만한 것이 이 장성회의에서의 행동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확실히 조금 심하고, 무섭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령은 방청석이 웅성거려도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검찰관이 낮은 목소리로 말한 것도 눈치 채지 못했겠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확실히 소관은 포크 중령을 고의로 모욕했습니다. 하지만 장성회의를 모욕한 건 아닙니다. 포크 중령과 로보스 원수는 장성행위 그 자체를 모욕했습니다.”
“발언에 주의하십시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 있습니다!”
검찰관이 발렌슈타인 대령을 강한 목소리로 질책했습니다. 하지만 대령은 아까 전과 달리 희미하게 웃음을 띠고 검찰관을 보고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습니다. 대령이 이 웃음을 띠울 때가 위험합니다.
“장성회의에선 작전 준비에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그걸 수정하여 작전 성공 가능성을 높입니다. 그 작전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건 이미 7월에 지적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크 중령은 어떤 수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소관이 그걸 지적해도 얼버무릴 뿐이고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았죠.”
“…….”
“포크 중령은 작전을 보다 완성도 높은 것으로 하길 바란 게 아닙니다. 그는 작전을 그대로 실시할 것을 바랬습니다. 그리고 로보스 원수는 그걸 인정하고 옹호했고…….”
“…….”
“그들은 장성회의를 열었었다는 사실만을 바란 겁니다. 그런 회의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그들은 장성회의를 모욕했습니다. 그래서 소관은 포크 중령을 도발하여 모욕하는 것으로 회의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장성회의 따위 어떤 의미도 없다고 모두에게 보인 겁니다. 그게 명예훼손이 된다면, 모쪼록 그러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군요. 고소하셔도 됩니다.”
검찰관이 떫은 표정으로 침묵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라는 말에 발렌슈타인 대령이 겁먹는 것을 기대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허술합니다. 대령은 그런 얄팍한 사람이 아닙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아픈 꼴을 당합니다. 겉모습은 사탕과자라도 속은 극약입니다.
“포크 중령은 건강을 해쳐 입원했습니다만…….”
“포크 중령 개인에게 있어선 불행일지도 모릅니다만, 군부에 있어선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령의 말에 방청석에서 웅성거림이 일었습니다. 심한 말을 한다기 보단, 너무 솔직하게 말한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검찰관은 포크 중령의 병명을 알고 있습니까?”
“전환성 히스테리에 의한 신경성 맹목입니다…….”
“고집이 심한 유아에게 때때로 보이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치료법은 그에게 거역하지 않는 것……. 그가 작전을 입안하면 아무도 거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할 수 없습니다. 작전이 실패해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겠죠.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장병을 필요 이상으로 사지에 몰아갈 테고.”
법정이 조용해졌습니다. 곁에 있는 쇤코프 대령도 표정을 고쳤습니다.
“포크 중령에게 작전참모는 무리입니다. 그에게 다른 사람의 목숨을 맡기는 건 너무 위험합니다.”
“…….”
“그리고 그건 로보스 원수에게도 말할 수 있겠죠. 자신의 야심을 위해 부적절한 작전을 실시하여 장병을 의미 없이 전사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더욱 희생을 늘리려고 했죠…….”
“발렌슈타인 대령!”
검찰관이 대령을 멈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령은 오른손을 검찰관 쪽으로 내밀고 막았습니다.
“조금 더 말하게 해주세요. 검찰관.”
“…….”
“로보스 원수에게 군을 이끌 자격 따위 없습니다. 그걸 인정하면 로보스 원수는 앞으로도 자신의 야심을 위해서 희생자를 늘리겠죠. 제 214조를 진언한 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발언으로 모든 게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검찰관은 이 이후에도 질문을 했습니다만, 명백히 말에 색이 부족했습니다. 아마 패배를 각오한 거겠죠.
...
군법회의가 모든 심리를 끝내고 판결을 내놓은 건 그로부터 10일 후였습니다. 그린힐 참모장과 발렌슈타인 대령은 무죄. 그리고 로보스 원수에겐 엄격한 판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휘관은 어떠한 의미로도 장병을 개인의 야심을 위해 위험에 노출해선 안 된다. 이번 건은 지휘관의 능력 이전의 문제다. 거기에 정상참작의 여지는 없다.”
보통 제 214조 사건에선 판결 최후에 원고에 대해서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다는 문구가 붙습니다. 이건 원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섭니다. 제 214조의 대상이 된 이상, 원고는 지휘관으로선 복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휘관 이외에선 군무에 임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지휘관으로선 불운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겁니다. 또한 어떤 사정에 의해 지휘관으로서 복귀할 때엔 이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다는 말이 그 근거가 됩니다.
이번 판결에선 그 말이 없었습니다. 또 지휘관의 능력 이전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로보스 원수는 지휘관으로서, 군인으로서 복귀가 완전히 막혔습니다. 시틀레 원수가 읽어 내린 판결을 듣는 로보스 원수의 얼굴은 굴욕으로 뒤틀렸습니다. 로보스 원수가 퇴역한 건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제 6차 이제르론 요새 공략전은 이렇게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