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망명편(완결)

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48 화. 최악의 예상

추리닝백작 2015. 2. 13. 16:45


우주력 795년 1월 25일. 하이네센, 우주함대사령부. 에리히 발렌슈타인.


  “그럼 크라젠 원수는 빠른 시기에 출정하리란 건가.”

  “아마도.”

  시틀레와 바그다슈가 대화하고 있다. 시틀레는 양손을 깍지 끼고 턱을 올리고 있다. 자주 보이는 포즈다. 얼굴에는 인간성 나빠 보이는 웃음이 보인다. 역시 이 녀석은 싫다. 악질적인 성격이 얼굴에 드러나고 있다.


  “호기라고 봐야 할까?”

  시틀레의 낮고 굵은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하지만 무시했다. 여기는 양과 와이드본에게 맡기자. 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오늘 저녁을 어떻게 해야 할지다.


  여기 식당의 생선요리는 역시 그저 그랬다. 고기도 안 되고, 생선도 안 되면, 남은 건 면류밖에 없다. 중화로 할까? 양식으로 할까? 중화에 팥을 곁들이는 것도 좋군……. 아니면 스파게티? 여기가 중요한 지점이군……. 팥이라든가 있었나?


  “……크라젠 원수는 자신의 지위를 안정시키기 위해 전과를 올리고 싶어 할 거라고 우리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어느 의미로선 초조해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죠. 거길 제대로 찌르면 큰 전과를 얻을 수 있다.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아. 와이드본. 과연 사관하교 수석이다. 높으신 분들은 그런 낭비가 없는 우등생적인 대답을 좋아한다. 내가 대답하면 애교가 없다든가 너무 노골적이라든가 말하니까 말이야……. 여기 식당에 일식이 있었던가? 초밥이라든가 있으면 그쪽도 괜찮나……. 메밀국수나 우동도 좋다. 어쨌든 고기와 생선은 안 된다.


  “과연.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지. 그 외의 염려할 사항은 없나?”

  염려할 사항은 있다. 고기와 생선의 경향을 봤을 때 면류도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는 거다. 초밥도 마찬가지다. 영문도 모를 재료가 나왔다간 끝장이다.


  하이네센 특산, 심해어 주먹밥……. 구토가 나오는군. 하지만 일단 시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 식당은 면류가 맛있다. 일식이 맛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처음부터 부정해선 안 된다.


  “발렌슈타인 준장은 뮈젤 소장의 동향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 점에 대해선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부는 발렌슈타인 준장의 요청을 받아 뮈젤 소장의 동향을 예의 조사중입니다. 또 제국군 총사령부의 요원, 원정군 함대편제, 장성 이상의 지위에 있는 인물들의 리스트도 판명하는 대로 가져오겠습니다.”


  와이드본과 바그다슈가 시틀레에게 설명하고 있다. 그건 좋지만 말이지. 내 이름을 내놓지 마라. 그리고 양. 뭔가 발언하라고. 자지만 말고. 이 회의실에는 시틀레, 마리네스크, 와이드본, 양, 바그다슈, 나 여섯 사람밖에 없다. 눈에 띄잖아. 사무처리를 하라곤 하지 않으니까, 이런 때만이라도 존재감을 어필하라고.


  트류니히트가 또 나를 불러주지 않을까? 놈의 얼굴 따윈 보고 싶지 않지만, 그 샌드위치는 먹고 싶다. 그걸 먹을 수 있다면 트류니히트, 레벨로, 시틀레 세트라도 충분히 참을 수 있다. 호안이 덤으로 붙어도 문제없다. 게다가 놈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배가 고파진다. 샌드위치가 맛있어진다.


  “발렌슈타인 준장. 뮈젤 소장이 원정군에 참가했을 경우, 어느 정도 위험한가?”

  내게 물어보지 말라고. 난 눈을 뜨고 테이블을 노려보고 있는 중이다. 눈을 감고 배를 젓고 있는 녀석에게 질문해.


  식당은 그만뒀다. 매점으로 가서 샌드위치를 사오자. 그러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료수는 오렌지 주스다. 그건 그렇고 시틀레 녀석, 양에겐 무르다니까. 놈이 자고 있어도 꾸짖질 않는다. 내게 밤새도록 일을 시키는 것과는 큰 차이다.


  역시 빨리 승진시켜서 1개 함대를 맡겨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양은 계속 이대로 비상근 참모일 것이 틀림없다. 덧붙여 프레데리카를 붙여줘서 공사에 걸쳐 충실하게 만든다. 자고 있을 틈이 없을 정도로 충실해지겠지. 행복이 마음 한 가득일 거다. 마지막엔 라인하르트와 직접 대결하게 만들어 용병가로서 최고의 행복을 맛보게 한다. 힘내라!


  “뮈젤 소장의 의견이 원정군에 있어 얼마나 중요시되는 가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겠죠. 그가 단순한 실전지휘관이라면 성가시긴 하겠지만 동맹군이 제국군에게 이길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그의 의견이 전면적으로 받아들어진다면, 동맹군에게 승산은 거의 없습니다. 손해를 최대한 줄이고 철수할 것을 권합니다.”

  내 말에 시틀레가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은 표정을 찡그린다. 그리고 양 혼자서 낮잠이다.


  라인하르트는 소장으로 승진했다. 아마 3천 척 정도의 함대를 이끌겠지. 성가신 존재이긴 하지만 치명적인 존재는 아니다. 취급에 주의하면 충분히 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라인하르트가 실전지휘관으로 머물러 준다면 제국군에게 이기는 건 불가능하지 않다.


  “노골적인 말이군. 다른 수는 없는가?”

  “거기 낮잠중인 양 준장이 의욕을 내준다면 다소 승산이 있습니다. 일으킬까요?”


  시틀레가 떫은 표정으로 양을 봤다. 와이드본이 양의 옆구리를 찌른다. 양이 “뭐야?”하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머리가 아프다. 이래서야 진짜 기적이 일어날까? 그게 더 기적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빨리 양에게 1개 함대를 지휘하게 만들자. 그러지 않으면 나까지 양을 비상근 참모라며 매도할 것 같다.


  문제는 원정군 사령부가, 크라젠이 라인하르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어떨지다. 아마 라인하르트의 의견을 받아들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라인하르트는 엘리트가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덧붙여 군 사령부도 마찬가지다. 그가 고립되면 문제는 없다…….


  오프레서의 원수부가 라인하르트를 받아들었다는 것은 신경 쓰인다. 라인하르트를 무시할 순 있어도 오프레서는 무시할 수 없다. 크라젠이 그렇게 생각하면 다소는 크라젠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소지만. 전면적인 건 아니다.


  그 외에 우주함대에서 라인하르트를 받아들일 만한 인물이 있다고 한다면 메르카츠겠지. 그러하면 메르카츠가 원정군 안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가다. 크라젠이 메르카츠를 협력자로서 쓸 것인가, 언젠가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 라이벌로 볼 것인가. 그에 따라 메르카츠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다.


  결국 원정군 총사령부에서 누가 힘을 가지는가다. 크라젠이 누구를 의지할 것인가. 누구의 영향을 받을 것인가. 그에 따라 원정군 격파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시틀레가 탄식을 뱉었다.

  “이런이런. 그렇다면 제국군 총사령부가 어떤 편성이 되는가. 그걸 기다릴 수밖에 없는가…….”

  “절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그걸로 조금은 보일 겁니다.”


  아군의 강함이 아니라 적의 약함을 찔러 이긴다. 뭐, 전쟁이란 그런 거니까 인간 불신이 되는 거겠지. 이런 일을 150년이나 하면 적에 대한 증오심밖에 남지 않는다. 탄식이 나왔다.


  결국 회의는 그걸 결론으로 종료했다. 제국군의 섬멸을 노리는 이상,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손 쓸 도리가 없다. 바그다슈는 조사과의 엉덩이를 때리겠다고 했지만, 농담이 아니라 철저하게 때려줬으면 한다.


  이번 싸움에선 가능한 한 섬멸전을 시도한다. 제국 사이에 화평을 맺기 위해선 그것밖에 없다는 것도 있지만, 라인하르트의 패업을 돕는 녀석들을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봐도 동맹은 인재 면에서 제국에게 열등하다. 그걸 해소하기 위해선 전쟁터에서 박살낼 수밖에 없다.


  다들 전술능력이 높은 놈들이다. 정면에서 격파해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그럼 어떻게든 포위하든가 두 방면에서 협격할 필요가 있겠지. 몇 사람 나올 것인가. 몇 사람 죽일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따라 다음 싸움이 변한다. 죽이고, 죽이고, 마구 죽이는가……. 지긋지긋하군.


  내가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려 하자 바그다슈가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그다지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런고로 우주함대 사령부 안에 있는 살롱으로 가기로 했다. 아이아스에 있던 살롱도 넓었지만, 여기는 그보다 더욱 높다. 아무도 없는 장소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바그다슈가 주변을 신경 쓰는 듯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하마 소령에 대한 겁니다만…….”

  “…….”

  사아야에 대해서? 뭐야. 또 뭔가 요상한 보고서라도 썼어? 난 모른다고.


  “그녀는 지금까지 정보부에 소속하고 있었습니다. 우주함대 사령부의 작전참모이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소속은 정보부라는 취급이었습니다.”

  “…….”

  뭐, 그렇겠지. 신분을 숨기고 정보를 입수한다. 그야말로 스파이 활동이다. 그 임무는 아마도, 내 감시겠지.


  “하지만 본인은 납득하지 못한 걸테죠. 정보부의 일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 사람을 의심하는 건 그만두고 싶다고 몇 번이나 이동소원을 제출했었습니다. 와이드본 준장에게 각하를 의심하지 말라고 들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


  와이드본인가. 뭐, 무슨 일이 있었을 진 상상이 간다. 게다가 예의 페잔에서의 도청 사건도 있었다. 젊은 여성에겐 힘든 일이었겠지. 아군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거니…….


  “그녀는 이번에 정식으로 우주함대 사령부의 작전참모가 됩니다. 정보부는 이후 그녀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


  정말일까? 장기 말은 많은 편이 좋다. 본인은 끊었다고 생각해도 실제론 끊기지 않았다. 그런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녀가 협력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도 협력하게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걸 제게 말하는 이유는?”

  “그녀를 사령부 요원으로서 키워주셨으면 합니다.”

  “…….”


  과연. 그렇게 왔나. 관계는 끊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이쪽의 내부로 파고들게 할 생각인가. 하지만 조금 졸렬하지 않은가. 빤히 보인다고. 바그다슈.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의심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떤 속셈도 없습니다. 믿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나? 내 쓴웃음은 더욱 강해질 뿐이다.


  “그녀를 카젤느 준장에게 보내는 것도 생각했습니다. 그녀에게서 그런 소원도 들어왔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선 각하 주변에 각하를 잘 아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이번엔 날 위해선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뭐합니다만, 각하는 고독합니다. 저희들이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다고 하셔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러니 그녀를 곁에 두라고?”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은 각하를 두려워하겠죠. 그녀라면 그러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불쾌한 현실이군. 내가 그렇게 무서운가? 뭐, 겁을 준 일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미하마 소령은 계급에 비해 사령부 요원으로서 경험을 쌓지 않았습니다. 본인도 거기에 대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녀를 후방지원참모로서, 작전참모로서 키워주지 않겠습니까?”


  “키워서 어떻게 합니까?”

  “언젠가 각하를 이해하고 지탱할 사관이 탄생하게 되겠죠. 앞으로 제국과의 싸움에 있어, 뮈젤 소장과의 싸움에 있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


...


우주력 795년 2월 5일. 하이네센, 우주함대 사령부. 미ㅏ마 사아야.


  요즘 최근 발렌슈타인 준장은 성계도를 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밴플리트, 티아매트, 아레스하임, 팔란티아……. 다음 전쟁은 그 중 어딘가에서 벌어지리라 생각하는 거겠죠. 준장이 지금 무엇보다도 알고 싶어하는 것은 제국군의 총사령부가 어떤 사람들로 편제되어 있는가입니다.


  “전쟁이라는 건 어느 의미에서 심리전이란 부분도 있으니까요.”

  준장의 말입니다만, 확실히 준장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적확하게 집어내어 작전을 세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건 밴플리트에서, 이제르론에서의 일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바쁩니다. 굉장히 바쁜 나날입니다. 정보부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한 것도 순식간이고, 나와 그린힐 소위는 발렌슈타인 준장 직속 부하로서 매일 일에 쫓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고 있던 보급 관련 서류를 확인하는 외에도, 우주함대의 공지문서 작성, 연락, 회의자료 작성 등의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발렌슈타인 준장은 저희들을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바그다슈 대령의 조언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준장도 바쁘실 텐데 거절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저희들을 위해 시간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린힐 소위와도 이야기했었습니다만, 힘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최근엔 발렌슈타인 준장의 소개로 양 준장과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발렌슈타인 준장이 말하길 “저는 바쁘니까 거기에 있는 한가한 사람에게 단련 받으세요.” 저와 소위도 처참한 결과였습니다만,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새삼 양 준장의 대단함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3일 전에는 밴플리트에 기지를 만들 때 썼던 수송계획을 설명 받았습니다. 저나 그린힐 소위나 그 복잡함에 단지 감탄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감탄만 하지 말고 조금은 배우세요.”라면서 혼났습니다. 하기야 준장은 목소리가 뒤집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차갑게 응시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엔 저절로 몸이 움츠러듭니다.


  지금도 저와 그린힐 소위는 몸을 움츠리고 있습니다. 아까 전에 바그다슈 대령에게서 연락이 있었습니다. 제국군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알았다고 합니다. 이제 곧 바그다슈 대령이 정보를 가져올 겁니다만, 연락이 있고 나서 명백히 발렌슈타인 준장은 긴장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문을 열고 바그다슈 대령이 들어왔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발렌슈타인 준장에게 다가옵니다. 준장이 의자에서 일어났습니다. 와이드본 준장, 양 준장도 자리에 서서 다가갔습니다. 역시 관심이 있는 거겠죠. 바그다슈 대령이 겨드랑이에 끼우고 있던 파일을 발렌슈타인 준장에게 건냈습니다.

  “제국군의 사령부 편제가 밝혀졌습니다.”


  준장이 파일을 받아 내용을 확인합니다. 다들 준장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슈타덴 소장이 중심인 것 같습니다. 크라젠 원수도 그를 의지하고 있다던가.”


  “슈타덴 소장……. 알고 있나?”

  와이드본 준장이 살피는 듯한 어조로 질문했습니다.

  “알고 있어요. 사관학교에선 교관이었으니까요. 넌 전술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실컨 싫은 소리를 들었죠.”


  준장은 파일을 읽는 걸 멈추고 쓴웃음을 짓고 있습니다만, 조금 놀랐습니다. 준장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도저히 저로선 생각하기 힘든 일입니다. 제국에도 대단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야. 꽤 하나?”

  와이드본 준장의 반복되는 질문에 준장의 쓴웃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유연성은 없지요. 상식적인 발상이 대부분이고, 임기응변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주의는 필요하겠지만 두려워할 일은 없을 겁니다. 제국군이 그의 작전으로 움직인다면 그 움직임을 읽는 건 어렵지 않아요.”


  준장의 그 말에 다들 서로 돌아봤습니다. 와이드본 준장도 양 준장도 바그다슈 대령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발렌슈타인 준장의 인물평가가 틀린 적은 지금까지 없습니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겠죠.


  “원정군의 함대 편제, 장성 이상의 지위에 있는 인물들의 리스트도 밝혀지는 대로 가져오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발렌슈타인 준장은 끄덕이고 다시 파일에 시선을 향했습니다만, 바로 파일을 바그다슈 대령에게 내밀고 의심쩍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바그다슈 대령. 이 리스트는? 원정군 참가자는 아닙니까?”

  “눈치 채셨습니까? 그들은 오프레서 원수부에 새로이 참가한 인물들입니다. 조금 신경 쓰이는 이름이 있습니다. 확인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발렌슈타인 준장의 표정이 변했습니다. 파일을 노려보며 엄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왜 그러나? 발렌슈타인.”

  발렌슈타인 준장의 상태에 와이드본 준장이 말을 걸었습니다. 발렌슈타인 준장이 난폭하게 파일을 내밀었습니다.


  와이드본 준장은 말없이 파일을 받아 들고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알베르트 클레멘트, 에르네스트 메크링거,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 에르네스트 폰 아이제나흐, 나이트하르트 뮐러, 울리히 케슬러……. 어이, 이 이름은!”


  발렌슈타인 준장만이 아닙니다. 와이드본 준장과 양 준장도, 바그다슈 대령도 엄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나도 같은 표정일 겁니다.


  이전에 준장이 말한 제국의 진정한 실력자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뮈젤 소장 밑에 모이기 시작했다……. 원수부에 모이고 있다는 건 오프레서 원수의 승인 아래에 모이고 있다는 거겠죠. 그게 뭘 의미하는가?


  아마도 오프레서 원수는 언젠가 자신이 우주함대를 이끌 때가 오리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발렌슈타인 준장이 말한 최악의 예상이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