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망명편(완결)

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59 화. 황제 서거

추리닝백작 2015. 2. 13. 17:31


제국력 486년 5월 14일 12:00. 오딘, 군무성 상서실. 오프레서.


  “뭐라고? 무슨 농담이냐. 그 카스트로프 이야기는!”

  “악질에도 정도가 있다. 그 애송이, 대체 어디까지 제국을 멸시할 생각인가!”

  눈앞에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두 원수가 격노하고 있다. 무리도 아니다. 나 또한 그 입장이라면 격노했을 것이다.


  이제르론 요새는 지킬 수 있었다. 원정군, 요새주류함대는 전멸했지만 이제르론 요새를 반란군 손에 넘기는 일은 없었다. 반란군은 철퇴했고 최악의 사태는 피한 걸로 보였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자면 이제르론 요새가 반란군의 손에 떨어지고 뮈젤 함대도 전멸하는 편이 더 좋았다.


  발렌슈타인. 그 애송이가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질렀다. 카스트로프의 비밀을 제국군 장병, 반란군 장병 앞에서 폭로했다. 게다가 반제국 감정을 부채질하는 언동까지 했다.


  뮈젤은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두 원수가 아니라 내게 연락을 취했다. 녀석도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 직접 두 원수에게 이야기를 가져갔다면 혼란을 불러 일으킬 뿐이라고 생각했겠지. 카스트로프의 비밀을 알고 있는 내게 이야기할 것을 우선했다. 그 판단은 칭찬하겠지만, 내게 있어선 기쁜 일이 아니다. 성가신 일을 떠맡은 기분이다.


  “유감스럽습니다만, 농담이 아닙니다.”

  내 말에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가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무슨 의미인가. 오프레서 원수.”

  “농담이 아니다. 그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군무상서.”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가 서로를 돌아봤다. 그리고 또 시선을 이쪽으로 향했다.

  “경, 뭘 알고 있나?”

  낮은 목소리로 에렌베르크 원수가 질문했다.


  “알고 있는 것 전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동안 잠자코 들어주십시오.”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가 또 서로를 돌아봤다.

  “좋겠지. 전부 말하게나.”


  모든 걸 이야기 하는데 약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도중에 몇 번인가 이야기가 중단될 뻔했지만 그 때마다 두 사람을 말리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카스트로프에 대한 것, 그리고 발렌슈타인의 독……. 두 원수 모두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말이 없어지고 지금은 그저 창백해져 침묵하고 있다.


  “이 건이 겉으로 드러나면 큰일 납니다. 극비로서 타인에게 말할 것을 금지했습니다. 알고 있는 건 제국에서도 극히 한줌의 인간뿐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제국에서만 500만 명 이상, 반란군을 합하면 1,500만 명의 인간이 알고 있습니다…….”


  신음소리가 들렸다. 에렌베르크 원수가 머리카락을 벅벅 휘젓고 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제국을 지키기 위한 산제물이라고? 그 산제물 때문에 발렌슈타인이 태어났다는 건가. 그 저주스러운 가름이! 그 때문에 제국군 장병 1,000만 명이 죽었다는 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리히텐라데 후작…….”


  “리히텐라데 후작은 이 사태를 알고 있는가? 오프레서 원수.”

  “여기에 오기 전에 알렸습니다. 후작은 폐하께 보고하겠다고.”

  “그런가.”

  슈타인호프도 생기가 없다. 하기야 생기가 있는 인간 따위 이 방에는 없다. 다들 전망이 보이지 않는 거다.


  발렌슈타인은 제국군 장벼으이 마음에 독을 심었다. 장병들은 제국 그 자체를, 뭘 위해서 싸우는지 의문을 가지겠지. 그리고 그 의문은 장병에서 제국신민 전체로 퍼진다……. 지금의 제국은 혁명이라는 거대한 폭약을 짊어지고 화산을 오르는 중이나 마찬가지다. 자칫 잘못하면 혁명이 폭발하여 제국은 날아가 버리겠지.


  TV전화가 호출음을 울렸다. 에렌베르크가 느릿느릿 수신 스위치를 누른다. 화면에 리히텐라데 후작의 얼굴이 나타났다.


  “리히텐라데 후작. 이게 대체 무슨 일입…….”

  “나중에 하게. 군무상서.”

  “무슨 말씀을…….”

  “나중에 말하라고 하는 걸세!”


  리히텐라데 후작의 강한 어조에 에렌베르크 원수가 입을 다물었다.

  “폐하께서 방금, 쓰러지셨다.”

  “무, 무슨.”

  “폐하께서 쓰러지셨다는 거다. 군무상서!”


  상서실이 얼어붙었다.

  “폐하께선 아직 후계를 정하지 않으셨다. 폐하께 만일의 일이 일어나면 황위를 둘러싸고 내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막아야만 하네. 군부의 힘을 믿어도 좋은가?”


  에렌베르크도 슈타인호프도 말을 잃었다. 우주함대는 사령부가 괴멸상태. 그리고 중핵인 정예부대도 전멸. 그 상태에서 내란을 막는 일도 간단하지 않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도 리히텐라데 후작도 사설군대를 가지고 있는 거다. 한 달 전이라면 두려워할 필요 따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국방위에 있어선 맡겨주십시오. 오딘에서 지상전이 일어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망설이지 마라. 지금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내 말에 에렌베르크가 끄덕였다.

  “군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예의 건에 있어선 납득이 가는 설명을 반드시 듣도록 하지요.”

  “알고 있네. 부탁하지.”


  화면에서 리히텐라데 후작의 모습이 사라졌다.

  “오프레서 원수. 제도방위는 경에게 맡기지. 우주함대 재편은 슈타인호프 원수, 수고스럽겠지만 경에게 부탁하고 싶네.”

  “알겠다. 헌데, 군무상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


  슈타인호프의 말에 에렌베르크는 저주스럽다는 듯이 내뱉었다.

  “예의 건. 설명은 어찌됐든 뒤처리를 서둘러야만 하네. 이 일은 군부만의 문제가 아니야. 국무상서와 함께 최선책을 검토해야만 하겠지. 자칫 잘못하면 이제르론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어. 반란군에라도 붙었다간 말도 안 되는 일이 되네.”

  슈타인호프 원수가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 보였다. 과연. 확실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주류함대가 전멸했다. 그런 때에 예의 진실을 들은 것이다. 요새수비병의 사기는 최악이겠지. 슈타인호프 원수가 날 봤다. 이쪽도 다른 의견은 없다. 잠자코 끄덕였다.


  “이제르론 주류함대 말이네만. 그쪽도 내가 재편해도 좋겠는가?”

  “그렇군. 그렇게 해주게. 재편이 끝나기까진 뮈젤 중장을 이제르론에 두고 싶네. 어떤가? 오프레서 원수.”

  “이의 없습니다.”


  지금은 이제르론 요새에 주류하게 하는 편이 좋겠지. 이쪽으로 되돌리는 건 예의 건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하게 정하고 나서라도 괜찮다. 괜히 되돌렸다간 새로운 불씨가 될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걱정스런 부분은 그 함대에서 반란이 일어나는 일이지만, 뭐. 그 녀석들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 잠시 저쪽에서 훈련에 전념하게 할까.


  “그렇다해도 앞으로, 제국은 어떻게 될 것인지…….”

  군무상서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정말 동감이다. 앞으로 제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도 할 수 없다…….


...


제국력 486년 5월 25일 10:00. 이제르론 회랑. 뮈젤 함대 기함, 탄호이저. 라인하르트 폰 뮈젤.


  “그래서 다음 황제폐하는 어느분께서.”

  “에르빈 요제프 전하가 즉위하신다. 에르빈 요제프 2세 폐하로서 말이지.”

  “그건…….”


  예상외의 말에 저도 모르게 말을 잃었다. 눈앞 화면은 오프레서를 비추고 있다. 오프레서도 복잡한 표정이다. 그에게 있어서도 예상외의 결과였겠지.


  황제 프리드리히 4세는 올해 14일, 제국군 대패의 보고를 듣고 충격에 쓰러졌다. 일설에는 예의 카스트로프의 건을 보고로 듣고 쓰러졌다고도 하지만, 진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자를 믿고 있다. 아니 믿고 싶어하고 있다.


  한 번은 기운을 차렸지만 그 3일 후, 17일 아침에 침대에서 차가워진 프리드리히 4세가 발견됐다. 사인은 심부전. 다행스러운 점은 황제가 누님의 곁에서 죽지 않았다는 거다. 혹시 그렇게 됐다간 어디의 바보 귀족이 누님이 죽였다고 소란을 피웠겠지.


  자연사이긴 하다. 하지만 많은 자들이 그렇게 믿지 않는다. 발렌슈타인의 저주가 황제를 죽였다고 믿고 있다. “악몽 안에서 신음하도록 해라.” 발렌슈타인이 웃으며 내뱉은 말이다.


  프리드리히 4세는 침대 안에서 악몽에 신음하면서 죽었다. “발렌슈타인의 저주, 최초의 희생자”. 그것이 병사들이 프리드리히 4세에 붙인 별칭이다. 그리고 다음 희생자는 누군지 수군거리고 있다.


  “발렌슈타인의 저주”. 실제로 제국은 그 저주 때문에 혼란에 빠지고 있다. 누구나 제국의 통치자에게 불신을 품고, 반란군과의 싸움에 의문을 품고 있다. 그리고 정치체제 그 자체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자칫 잘못하면 혁명이 일어나겠지. 이제르론 요새에서도, 그리고 내 함대에서도 불온하다고까진 말할 수 없지만, 미묘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 4세는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다. 그것이 혼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보자는 세 사람. 황태자 에르빈 요제프, 외손 엘리자베트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영애, 동일하게 외손 사비네 폰 리텐하임 후작 영애.


  외손 두 사람이 모두 대귀족의 딸인데 반해, 에르빈 요제프는 적손이긴 하지만 유력한 배경이 없다. 하물며 에르빈 요제프는 아직 5살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 반해 외손 두 사람은 10살은 넘었다. 5살도 되지 않은 아기 황제가 즉위하기엔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실제론 두 사람을 억누르고 에르빈 요제프가 황제로서 즉위한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양가를 억눌렀다는 걸까?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괴뢰의 황제를 옹립한다. 그에게 있어선 황제는 어리면 어릴수록 써먹기 좋겠지.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권력을 유지하고 싶은 건가. 지금은 비상시. 보신보다도 중요한 일이 있겠지. 이대로 가면 발렌슈타인의 생각대로 흘러갈 뿐이다. 리히텐라데 후작은 그 자의 무서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초조감이 일어났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브라운슈바이크, 리텐하임 두 가문을 억눌렀다는 겁니까? 사실은 두 가문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만…….”

  내 질문에 화면 너머 오프레서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그게 아니야. 리히텐라데 후작은 두 가문의 협력을 구했다. 보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다음 황제는 엘리자베트 폰 브라운슈바이크로, 그리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에게 제국재상, 부재상이 되어달라고 말이지.”


  하지만 현실적으론 에르빈 요제프가 황제가 된다……. 리텐하임 후작이 납득하지 않았다는 걸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은 제국재상, 부재상으로 취임하는 겁니까?”


  “유감스럽지만 그렇지도 않다.”

  어떻게 된 건가. 제위도 재상의 자리도 필요 없다? 뭔가가 이상하다. 화면 너머의 오프레서는 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난 뭔가를 놓치고 있나?


  내 마음을 읽은 걸까. 오프레서가 희미하게 입술을 구부리고 물었다.

  “두 가문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가?”

  “……모르겠습니다.”


  “두 가문 모두 제위를 바라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 거다. 혁명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두려워하고 있어.”

  “설마……, 그렇게까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다. 브라운슈바이크, 리텐하임, 두 가문 모두 제국 굴지의 실력자다. 그 두 가문이 혁명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두 가문의 딸들은 외손. 황위는 적손인 에르빈 요제프 전하께서 이어야만 한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 한 말이다. 정론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사사건건 황위를 둘러싸고 대립하던 두 가문이 말할 대사는 아니군.”


  오프레서가 비아냥 섞어 말하자 나도 끄덕였다. 두 가문이 차기 황제의 자리를 노리고 있던 건 삼척동자도 알던 일이다. 다시 말해 변명이지 본심이 아니다.


  “혁명이 일어나면 황제는 그 목숨이 위태로워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황제는 도망칠 수도 없다. 하지만 외손이라면 그렇지 않지. 경우에 따라선 혁명세력을 아군으로 삼는 것도 가능하고 망명이라는 수단도 있어. 살아남는다는 점에 있어선 황제가 되는 것보다도 훨씬 유리하단 거다…….”


  “다시 말해, 브라운슈바이크, 리텐하임 두 가문은…….”

  “신 황제를 버렸다. 그런 거다. 아니, 내버린 건 제국의 미래일지도 모르지.”

  “…….”


  제국 굴지의 대귀족이 제국의 미래에 절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유력귀족도 비슷하다는 걸까……. 이제르론에선 알 수 없지만, 오딘에선 이번 사건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일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리히텐라데 후작, 신 황제를 짊어지고 사태를 수습해봐라. 그런 마음도 있을지도 모르지. 예의 사건 주모자는 리히텐라데 후작이니까. 책임을 지라는 거겠지.”


  그 뒤에는 자신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지 말라는 마음이 있겠지. 동시에 예의 사건은 어디까지나 리히텐라데 후작의 독단이며 자신들은 관계없다고 주장하고 있을 거다. 여차하면 신 황제와 리히텐라데 후작을 불만분자에게 팔아넘겨 불만을 해소하게 한다. 그 뒤 자신들의 딸을 짊어지고 사태 수습을 꾀한다……, 대충 그런 건가.


  “그럼 리히텐라데 후작은 국무상서에 유임하는 겁니까.”

  “예의 사건은 어디까지나 발렌슈타인의 지레짐작이며 진실이 아니다. 그것이 제국의 공식견해다. 그런 이상, 리히텐라데 후작이 퇴임할 이유도 없지. 후작이 살아남기 위해선 신 황제 폐하를 짊어지고 이 난국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어.”


  신 황제와 리히텐라데 후작에게 있어선 지옥이겠지. 발렌슈타인의 저주, 그 희생자. 두 사람이 그렇게 불리는 것도 먼 날이 아닐지도 모른다.


  “전해야만 할 일이 있네.”

  “옛.”

  “요새 주류함대사령관이네만. 그라이프스 대장으로 정해졌다. 1주일 뒤에는 오딘을 출발할 테지.”

  “옛.”


  새로운 주류함대가 여기에 도착하기까지 대략 2달인가. 내가 오딘에 돌아가는 건 9월 중순에서 하순이겠군……. 새로운 사령관은그라이프스. 밴플리트 회전 때엔 참모장이었다. 이 시기에 이제르론 요새 주류함대사령관인가. 솔직히 기뻐할 인선은 아니겠지.


  “뮈젤. 알고 있겠지만 제국이 안정되기 위해선 군사적 승리가 필요하다. 적어도 리히텐라데 후작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이에 대해선 군무상서, 통수본부총장도 같은 생각이다. 제국의 안정만이 아니라 군내부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이지……. 경은 휘하 함대 훈련도를 올려두게. 경우에 따라선 오딘에 돌아오는 일 없이 출격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건.”

  이 상황에서 반란군과 전쟁한다? 너무나도 위험이 크다. 패배하기라도 하면 단숨에 제국 내에 혁명기운이 강해질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오프레서는 내 말을 마지막까지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말하는 걸 잊었네만. 신임 우주함대 사령장관은 나로 정해졌다. 경에게만 책임을 지게 하지 않아. 출격시엔 나도 동행한다. 믿고 있네.”

  “옛.”


  아무래도 다음 일전이 제국의 명운을 정하는 싸움이 될 것 같다. 패배하면 제국은 틀림없이 혁명의 태풍에 흔들리겠지. 나도 오프레서도 패전 책임을 지게 될 것이 틀림없다. 아마도 죽음……. 배수, 그런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제국도, 나도 뒤가 없는 상태에서 싸움을 강요 받는 일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