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80 화. 페잔 모략전(2)
우주력 795년 9월 16일. 페잔. 에리히 발렌슈타인.
페잔은 제국과 동맹을 연결하는 페잔 회랑 안에 있는 페잔 성계의 제2행성에 만들어진 상업과 교역의 행성국가다. 페잔 성계에서 인류가 거주 가능한 행성은 제2행성밖에 없다. 그렇기에 통상 페잔이라고 하면 페잔 성계가 아니라 제2행성 그 자체를 가리킨다.
이 페잔은 지구 출신의 대상인, 레오폴트 라프가 뇌물과 탄원에 의해 제국을 설득하여 우주력 682년(제국력373년)에 제국의 자치령으로서 성립했다. 다시 말해 건국한지 아직 100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야 할지…….
국가원수는 자치령주라 불리며, 초대 레오폴트 라프 이래 5대째 영지를 통치하고 있다. 당대의 자치령주가 아드리안 루빈스키. 검은여우라는 별명을 가지는 자다. 우주력 791년, 4년 전부터 자치령주 지위에 있다. 전임자, 제4대 자치령주인 바렌코프는 급사했다.
페잔은 제국의 자치령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론 독립국이다. 이제르론 회랑이 군사용으로서 쓰이고 있는 와중, 또 하나의 통로인 페잔 회랑을 이용하여 제국과 동맹 사이에 중계무역을 실시해왔다. 그 이득은 막대하다. 불과 하나의 행성밖에 영토를 가지지 않는, 인구비로도 약 5%정도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은하계 전체의 1할 이상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큰 것은 그 금융, 수송력이겠지. 돈의 흐름, 물자의 흐름에 있어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하기야 경제력은 크지만 군사력은 미미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제국도 동맹도 페잔을 위협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그 경제력을 선망하는 일은 있어도 페잔에 공포감을 느끼는 일은 없다……. 어제까지는…….
페잔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으니 귀에 넣은 통신기 이어폰에서 비오라 대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발렌슈타인 제독, 이제 곧 자치령주부에 도착합니다.”
“알겠습니다.”
이제 곧 인가……. 곁에 있는 쇤코프에게 시선을 보낸다. 그가 씩하고 웃는 것이 보였다. 이런 때엔 믿음직하지. 사아야는 표정이 딱딱하다. 역시 불안한 거겠지. 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눈앞에 커다란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치령주부다. 선도하는 비오라 대령의 차가 부지내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주차장은 지상에도 있을 테지만, 사람 눈이 닿는 걸 꺼리는 거겠지. 내가 타고 있는 차도 그 뒤를 따랐다. 지하 주차장은 3층까지 있을 것이다. 탈출을 생각하면 주차장은 지하1층이 가장 좋겠지.
지하1층 주차장은 결코 크지는 않았다. 차가 40대 정도밖에 머물지 못하겠지. 군데군데 장소가 비어있다. 5대 모두 모여서 주차하는 건 무리인가. 그렇게 생각하자 구석에 뭉쳐서 주차하고 있던 차가 차례대로 출발했다. 비오라 대령의 선도차가 빈 공간으로 향한다.
“비오라 대령, 지금 나간 차는?”
“이쪽에서 준비한 차입니다. 그들은 이후 지상에서 우리들의 백업을 합니다.”
“알겠습니다.”
자리를 맡아둔 건가. 꽤 하는군. 뚱뚱보 비오라. 그 배는 폼이 아니라는 건가. 지방 대신 지모가 들어있다! 믿음직하지! 점점 기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차를 빈 공간에 멈추고 눈치 챘다. 멈춘 장소는 청사로 향하는 출입구 바로 옆이었다. 빈틈없는 녀석이다. 점점 돼지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쇤코프도 “비오라 대령 수완이 좋군요.”라고 말하고 있다.
차에서 내리고 전원의 시계 시간을 맞췄다. 9시 40분. 그리고 비오라 대령을 뺀 전원이 선글라스를 쓴다. 본래라면 나 혼자라도 좋았겠지만, 그래서야 반대로 눈에 띄고 마니까. 이러는 편이 눈에 띄지 않고 끝난다. 나, 사아야, 비오라 대령, 그리고 쇤코프를 포함한 로젠리터가 10명……. 합쳐서 13명. 재수가 좋은 숫자다. 틀림없이 잘 된다. 그렇게 바라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페잔 자치령주부, 1층에서 3층까지는 일반시민에 대해 공개되어있다. 주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인원 출입은 비교적 자유로워 내가 걷고 있어도 눈치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발렌슈타인이라는 것만 눈치 채지 못한다면…….
4층부터 위는 3층까지와는 다르다. 여기부턴 입퇴출용의 보안카드를 가진 직원이나, 접수처에서 카드를 받은 방문자 이외는 들어갈 수 없다. 그리고 4층 보다 위로 가기 위해선 1층 접수처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 밖에 갈 수 없는 것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2층, 3층에선 멈추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입구는 1층 접수처 옆밖에 없다. 그리고 루빈스키의 집무실은 7층에 있다…….
비상계단도 있지만 이것도 1층에서 3층까지완 다른 식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1층에서 3층의 인간은 비상계단을 써서 위로 갈 수 없다. 그리고 비상계단의 최종적인 출구는 1층 경비실 옆이다. 경비실의 눈을 피하고 멋대로 들어갈 순 없다.
비오라 대령이 접수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약속은 이미 잡아뒀다. 문제는 없겠지. 있다고 한다면 인원수가 많다는 점이겠지만, 무슨 말로 설득하든 비오라 대령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 전원 무기는 서류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있다. 로젠리터는 엠블렘을 떼고 있으니까 판별할 순 없다. 여기를 통과하느냐 아니냐가 제1관문이다. 괜찮다. 잘 될 것이다.
비오라 대령이 돌아왔다. 얼굴에 웃음이 있다.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잘 되었습니다. 뭐, 강도나 유괴범이 여기에 올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지요.”
이제르론 요새와 마찬가지인가. ID카드를 위조했지만 조사하는 일은 없었다. 여기에 적이 올 리가 없다. 그런 고정관념이 경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제국의 고등변무관 사무소에 연락을 넣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밖에 있는 자들에게 시키지요.”
내 말에 비오라 대령이 끄덕였다. 시간은 9시 46분. 비오라 대령이 “흰여우를 끌어내라”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헌데, 나올 것인지. 흰여우. 빠르면 여기에 10분 정도면 도착할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2번에 걸쳐서 타기로 했다. 비오라 대령이 첫 번째로, 나는 쇤코프와 함께 2번째로 7층으로 올랐다. 내가 7층에 도착하자 비오라 대령이 다가왔다. 이미 7층의 경비병이 2명, 바닥에 쓰러져 있다. 린츠와 블룸하르트가 엄지손가락을 추키고 있다. 쇤코프가 마찬가지로 엄지손가락을 추키며 답한다. 일이 빠르네.
“우리들 전의 면회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합니까?”
“면회자는?”
“두 명, 어느 재단의 이사와 비서입니다.”
시간을 확인했다. 9시 52분. 약속 면회시간까지 앞으로 10분. 렘샤이트 백작이 오기까지 앞으로 5분이면 되겠지. 쇤코프를 돌아봤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죠. 그다지 시간이 없습니다.”
내 말에 비오라 대령이 끄덕였다. 무장을 갖추고 집무실 안으로 들어간 것은 9시 55분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세 사람의 남성이 소파에 앉아있었다. 루빈스키와 초로의 남성, 그리고 젊은 남자였다. 무장한 우리들의 모습을 봐도 루빈스키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노인은 눈썹을 찌푸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꽤나 침착하구만. 침착함이 없는 건 젊은 남자뿐이다. 아마도 비서겠지만,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대체 뭔가? 실례지 않은가.”
대단한 일이다. 노인의 목소리는 뚜렷해서 패닉의 파편도 보이지 않는다. 비서의 시선이 우왕좌왕하며 안정되지 못하는 걸 생각해보면 박수라도 치고 싶을 정도다. 젊을 적엔 상선을 타고 위험한 다리를 건넜을지도 모른다. 산전수전 다 거친 자겠지. 나는 그런 자가 싫지 않다. 솔직하게 호감을 가졌다.
“실례했습니다. 그쪽 자치령주 각하께 긴급한 용건이 있어서…….”
“기다릴 수 없다는 건가?”
“그 말대로입니다. 당신을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으니 퇴실해주십시오. 부탁합니다.”
내 말에 노인은 지긋이 날 봤다. 그리고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자치령주 각하. 나중에 다시 찾아뵙지요. ……도련님. 돌아갑시다.”
???였다. 다들 여우에 홀린 듯한 표정이다. 아무래도 애송이 도련님과 착실한 지배인이었던 것 같다. 페잔에도 시대극 같은 설정이 있구나하고 솔직히 감동했다.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서 문으로 향하여 걸어가자 젊은 주인이 그 뒤를 따랐다. 미안하구만, 노인. 하지만 당신을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건 사실이다. 얌전히 나가준 거에 대해 감사한다고. 댁의 소중한 도련님을 잘 돌보길…….
노인들이 나갔지만 루빈스키는 소파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재미없단 표정으로 우리들을 보고 있다. 이런 부분이 애교가 없다니까.
“무슨 용무인가? 발렌슈타인 중장. 훈련이 아니었던가?”
“근처까지 왔기에 인사차 방문한 겁니다. 자치령주 각하.”
내 동향은 이미 조사가 끝났다는 건가. 뭐, 당연하겠지. 그렇다면 이쪽의 목적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페잔의 독립. 대충 그런 건가……. 그럼, 어떻게 될까나. 일단은 나도 자리에 앉도록 하자. 루빈스키 혼자서 편하게 있을 필요는 없다. 루빈스키 정면의 의자에 앉는 것과 이어폰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렘샤이트 백작이 도착했습니다. 호위는 10명. 지금 건물로 들어갑니다.”
“알겠다.”
비오라 대령이 답하면서 시선을 다른 이들에게 향했다. 다들 각자의 표정으로 끄덕인다. 사아야가 다소 긴장하고 있지만 로젠리터는 대담한 미소를 띄우고 있다.
“소관이 마중하지요.”
쇤코프가 문 밖으로 향한다. 루빈스키가 희미하게 눈썹을 모았다. 아무래도 렘샤이트 백작이 온 것을 눈치 챈 것 같다. 백작이 여기에 오기까지 앞으로 30분 정도인가. 렘샤이트 백작. 아마도 급하게 온 것 같지만, 불에 달려드는 날벌레인가. 여우는 좀 더 신중한 동물일 텐데…….
“그럼 재차 인사를. 자유행성동맹군 중장, 에리히 발렌슈타인입니다.”
“페잔 자치령주, 아드리안 루빈스키다. 그래서, 무슨 용건인가? 발렌슈타인 중장.”
낮고 침착한 목소리다. 목소리 만이라면 호감을 가질 수 있겠군. 어딘지 모르게 시틀레가 생각났다.
“꽤나 여유로우시군요. 놀라는 모습도 당황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절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까?”
“생각하지 않네. 난 자네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내게 위해를 가할 일은 없을 테고, 죽이는 일도 없겠지. 무슨 용건인가?”
저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 루빈스키의 나에 대한 위험도 평가는 제로인 것 같다. 꽤나 얕보고 있구만.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제플 입자 발생장치의 차가운 감촉이 기분 좋았다.
“확실히 자치령주 각하를 죽이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죽일 의사가 없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다곤 할 수 없어요.”
“과연. 확실히 그렇다.”
루빈스키는 침착하고 즐기는 것처럼도 보인다. 나도 재미있어졌다. 이 녀석의 얼굴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복근이 찢어질 정도로 웃을 수 있겠지.
“조금만 더 기다리지요. 이야기는 한 번으로 끝내고 싶습니다.”
“렘샤이트 백작인가. 좋겠지. 그를 기다릴까.”
서로 싱글벙글 웃으며 렘샤이트 백작을 기다렸다. 다들 어이없단 표정을 짓고 있다. 그게 또 재미있었다. 너도 즐겁지? 루빈스키.
그렇게 기다릴 일도 없이 문이 열리고 쇤코프가 양손을 들고 들어왔다. 그 뒤에서 제국군 군복을 입은 자들이 각기 10명 정도 들어왔다. 다들 총을 들고 있다. “손을 들어라”, “저항해도 소용없다”라고 말하면서 총을 향하고 있다. 쇤코프가 날 보며 한쪽 눈을 감았다. 마중하러 간다더니, 이거냐……. 곤란한 놈.
로젠리터는 어이없단 표정으로 얌전히 양손을 들었다. 사아야도 비오라 대령도 그렇다. 별 수 없다. 나도 놀란 표정을 짓도록 했다. 속아줄까? 조금 자신이 없다. 렘샤이트 백작이 가장 나중에 들어왔다. 잘 와줬군. 렘샤이트 백작……. 이걸로 배우가 모두 모였다.
제국 군인들을 밀치며 가르듯이 렘샤이트 백작이 앞으로 나왔다.
“여기서 뭘 하는 건가? 자치령주 각하, 발렌슈타인.”
어조는 온화하지만 시선은 날카롭다. 루빈스키가 어깨를 움츠렸다. 그리고 내게 시선을 향한다.
“발렌슈타인 중장이 갑자기 방문한 겁니다. 아무래도 저희들 세 사람이서 이야기가 하고 싶은가봅니다.”
이번엔 렘샤이트 백작이 내게로 시선을 향했다. 호의의 조각도 보이지 않는 시선이다. 불편하다? 말도 안 된다. 기뻐서 오싹오싹하다.
“그럴 필요는 없군요. 발렌슈타인. 경의 패배다. 제국으로 와줄까?”
“여기는 중립국입니다. 꽤나 무모한 짓을…….”
약한 모습을 보였다.
“착각하지 마라. 발렌슈타인. 페잔은 제국의 자치령이다. 반란군과의 교역은 인정해도 중립 따위 인정하지 않았어.”
렘샤이트 백작은 나와 루빈스키를 교대로 봤다. 이런이런. 절반 이상은 루빈스키에 대한 경고인가. 제국에게 숨기고 동맹에 접근하지 마라. 독립 따위 용서할 수 없다. 동맹에 붙는 것도 용서할 수 없다. 그런 거겠지. 잘 되면 제일 공로자, 페잔의 흰여우라는 별명은 더더욱 높아지겠지. 잠깐 동안 꿈을 꾸도록 해줄까…….
일부러 성대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애원하듯 간청한다.
“여기까지인가……. 저 혼자만으로 해주십시오. 그들은 돌아가게 해주길 바랍니다.”
“……좋겠지. 경에 비하면 쓰레기 같은 것들이다. 취할 필요도 없지.”
나왔네요. 문벌귀족의 오만함이. 쓰레기 취급을 받은 쇤코프를 봤다. 입가가 씰룩거리고 있다.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겠지. 날 보고 또 한쪽 눈을 찡긋했다. 안 된다. 참을 수 없다. 웃음 소리가 나와 버렸다. 홍소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웃음이다.
“뭐가 웃긴가! 정신을 잃었나! 발렌슈타인!”
렘샤이트 백작이 거친 목소리로 외쳤다. 문벌귀족이구만. 웃는 일엔 익숙하지만, 타인의 웃음을 보는 데엔 익숙하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웃음소리가 커졌다. 정신을 차리자 쇤코프도 린츠도 블룸하이트도 다들 웃고 있다. 사아야도 뚱뚱보 비오라도 그렇다. 그리고 루빈스키도 웃고 있다. 별 수 없는 녀석들이다.
“제정신을 잃은 겁니다. 공포 때문에 말이죠. 이게 뭔지 아십니까?”
주머니에서 제플 입자 발생장치를 꺼냈다. 제국군 병사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다. 다들 서로를 돌아보고 있다. 대체적으로 상상은 가겠지.
“여기에 스위치가 있습니다. 이걸 누르면…….”
“…….”
스위치를 눌렀다. 딱하는 소리가 방에 울렸다.
“제플 입자가 나오는 겁니다. 총을 쏘면 펑!”
“……네놈…….”
렘샤이트 백작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신음했다.
“전원 총을 버리세요.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
병사들은 서로를 돌아보고 있다. 판단을 할 수 없나……. 성가신 놈들이다.
“그들은 로젠리터입니다. 그리고 나이프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을 버리지 않으면 죽을 겁니다. 그들은 당신들을 발라버리고 싶어 참을 수 없을 테니까.”
“…….”
내 말에 제국군 병사들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쇤코프들을 봤다. 시선을 받은 이들은 씩하고 웃음을 보낸다. 제국군 병사들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귀엽지 않구만, 쇤코프……. 좋은 장면을 전부 가져간다.
“쇤코프 준장. 총을 버리지 않는 자들은 발라버리세요. 특기일 테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겠죠.”
“즐거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군요.”
쇤코프가 쓴웃음을 지으며 나이프를 뽑는다. 린츠, 블룸하르트들이 뒤를 이었다. 제국군 병사들이 당황하며 총을 버리기 시작했다.
로젠리터의 평가가 정해졌다. 오늘 이 날부터 가학 취미의 변태 나이프 애호가 동호회다. 내가 그렇게 정했다. 반론은 용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