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적은 은하를 달린다. 제 5 화. 가능성을 찾는다
제국력 488년 2월 22일. 오딘, 에리히 발렌슈타인.
“처음 뵙겠습니다. 에리히 발렌슈타인입니다.”
“칼 브라케입니다.”
“오이겐 리히터입니다.”
으음, 안 되겠네. 인사는 했지만 그 뒤가 이어지질 않는다. 브라케도 리히터도 이쪽을 살피기만 하는 태도다. 어째서 우리를 만나러 왔는지 모르겠다. 그런 거겠지.
뭐, 별 수 없는 점도 있지만. 우리들은 오딘에 있는 어느 호텔의 로비에서 만나고 있지만, 주변을 우리쪽 사람들이 경계하고 있다. 너무나도 뻔한 경계. 다시 말해 주변을 향해 경고하고 있는 거다. 하기야 이들은 미끼다. 그 외에도 눈에 띄지 않게 나를 경호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필요 없다고 했는데 말이야. 안슐츠를 필두로 다들 안 된다는 거다. 로엔그람 원수부에서도 나에 대한 취급은 결코 좋지 않았다. 그 때문에 다들 꽤나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내무성의 경찰인지 혹은 사회질서유지국, 그리고 페잔의 변무관 사무소의 사람처럼 보이는 자들이 나를 마크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다들 미행당하고 있다고 한다.
브라케도 리히터도 진정할 수 없겠지. 두 사람 모두 소파 끝에 걸터 앉아서 어딘가 두려움에 떠는 듯한 표정을 가끔씩 보인다. 눈앞의 커피에 손을 대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나도 복잡한 기분이다. 여기까지 두려워할 줄이야……. 뭐, 이러고 있어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이야기를 시작할까.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브라케, 조금 더 마음을 열어 달라고. 리히터, 침묵하지 마.
“이제 곧 내란이 일어나겠네요.”
내 말에 두 사람이 서로를 돌아봤다. 이번엔 리히터가 답했다.
“그렇다는 군요.”
“어느쪽이 이기리라 생각합니까?”
또 서로 돌아본다. 이야기가 진행되질 않는군. 참자. 참는 거다.
“헌데, 저희들은 잘…….”
브라케가 어미를 흐린다. 안 되겠네. 언질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내가 그렇게 나쁜 녀석, 아니 무서운 녀석인가? 별 수 없네. 이야기의 방향을 좀 바꿀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들이 이기면 제국은 변하지 않겠죠. 딱히 무슨 준비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
“하지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들이 패배하면 문벌귀족은 힘을 잃습니다. 제국은 변할 수밖에 없겠죠. 아닙니까?”
“…….”
또 침묵이냐. 그럼 멋대로 말해버릴 거라고. 이 성가신 얼간이들이!
“문벌귀족이 힘을 잃으면 그를 대신하여 대두하는 자가 나옵니다. 그건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
“군인, 이겠죠.”
두 사람이 한 순간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바로 사라졌다. 군인이라고 말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거겠지. 멍청이. 그래서 너희들이 지금까지 개혁을 하지 못한 거다. 개혁에는 힘이 필요하다. 힘이 없이는 개혁 따위 불가능. 그걸 이 두 사람은 이해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 군인의 거의 대부분이 평민과 하급귀족 출신입니다. 다시 말해 문벌귀족이 힘을 잃으면 평민과 하급귀족 출신자가 권력을 휘두르게 됩니다.”
겨우 반응이 보였다.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군대라는 건 지휘관만으론 싸울 수 없는 겁니다. 병사들이 있고 나서야 겨우 싸울 수 있죠. 그들의 힘에 의해 내란에 이긴 경우, 당연하지만 병사들은 보답을 요구하겠죠. 자신들의 출신계급에 대한 대우개선을 말입니다. 혹은 지휘관이 승리의 보답을 표명하는 것으로 병사의 사기를 올리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과연. 그렇겠죠.”
브라케가 겨우 소리 내어 말했다. 이걸로 대화가 가능하겠군.
“문제는 변경입니다. 변경에선 많은 귀족들이 로엔그람 후작이 승리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작 편에 붙을 것을 결정했죠. 이 경우 변경에선 귀족의 권리를 지키면서 평민의 권리를 확대한다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여기까지 틀린 점이 있습니까?”
“아뇨. 그렇게 되겠군요.”
“확실히.”
브라케, 리히터가 내 생각에 동의했다. 좋아좋아. 좋은 느낌이 됐다. 애초에 이 두 사람은 지금까지 빛 뜰 날이 없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굶주려 있었을 것이다.
“귀족의 권리를 축소한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경은 비교적 빈궁했기에 귀족에 의한 착취가 어려웠죠. 중앙처럼 대귀족에 의한 착취는 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귀족, 아니 지방영주의 지휘 하에 영지 개발을 해왔다는 현실이 있습니다. 이걸 무시하면 변경은 혼란에 빠집니다.”
“확실히 그건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원래 루돌프 대제가 귀족에 의한 토지소유를 허락한 것은 비교적 개발이 안 된 토지에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사람을 배치함으로서 개발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히터가 대답했다. 겨우 대화가 되겠군.
“어떻게 해야 공존이 가능한가, 보다 효율적으로 변경 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가, 두 사람이서 생각해주지 않겠습니까? 중앙정부와의 관계, 행정, 사법, 세금 징수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내 말에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돌아봤다. 표정에 곤란함이 떠있다.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다. 곤란함이다.
“어째서 그걸 저희들에게?”
“언젠가 새로운 정부가 발족했을 때. 무리한 정책을 발표할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대해 이론무장을 해두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정책이 정부의 정책보다 훌륭하다. 그러니 받아들어주기 바란다고…….”
“과연. 재밌군요. 그렇지 않나? 브라케.”
“아아. 확실히 재밌어.”
“그럼 받아들어 주시는 겁니까?”
내 질문에 두 사람이 서로를 돌아보고 확인한 뒤, 승인했다. 보수는 한 사람 당 10만 제국 마르크. 선불이다. 그들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변경의 미래가 걸린 일이니까 보수를 지불하는 건 당연하다고 설득했다.
뭐, 이 두 사람은 이제 곧 라인하르트에게 불려가서 개혁안을 작성하게 된다. 그때, 당연하지만 오늘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변경의 현실을 고려한 정책안을 만들겠지. 뭐라 해도 말을 건 것은 이쪽이 먼저다. 이 두 사람에게 있어선 자신들을 평가한 것은 내가 먼저가 된다. 불우한 녀석일수록 어느 쪽이 먼저 말을 걸었는지가 꽤나 크니까 말이야. 게다가 얼굴을 익힌다는 의미도 있다.
두 사람이 떠난 뒤, 안슐츠를 불러서 곁에 앉혔다. 그는 몸을 움츠리고 있지만 그러는 편이 주변에 들리지 않는다.
“무슨 일입니까? 두목님.”
작은 목소리의 질문이다. 알고 있잖아. 그래. 이건 비밀 이야기다.
“오딘에 사무소를 열고자 생각합니다.”
“……거점을 만든다, 는 겁니까. 하지만 그건…….”
안슐츠가 말을 어무렸다. 눈썹을 모으고 있다. 그가 뭘 생각하는지는 안다. 오딘은 제국의 수도다. 거기에 사무소를 열면 이런저런 억측을 부를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덧붙여 오딘은 어느 조직의 지배하도 아니다. 제도라는 이유에 내무성이 시끄러운 거다. 어느 조직도 그걸 싫어하여 피하고 있다. 겨우 큰 몇몇 조직이 사무소를 열고 있는 정도다. 거기에 사무소를 연다……. 안슐츠도 고민이겠지.
“위험하리라 생각합니까?”
안슐츠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우리 정도의 조직 정도라면 오딘에 거점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 이상할 정돕니다. 하지만…….”
또 어물거리고 있다. 말하기 어렵나 보다. 재촉해보자.
“하지만?”
안슐츠가 힐끔 나를 봤다. 곤란한 표정이지만 눈이 웃고 있다.
“작년에 우리는 너무 많이 벌었으니까요…….”
“그렇지요. 조금 너무 했습니까…….”
“뭐…….”
두 사람이서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지금 오딘에 사무소를 열면 많은 조직이 경계하겠지. 내무성, 군부, 페잔, 귀족, 해적……. 특히 성기산 것이 내무성과 군부겠지. 라인하르트가, 그리고 오벨슈타인이 묘한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두목님.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
“두목님은 하찮은 명예나 체면 때문에 사무소를 열려고 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내란만을 노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으음, 그렇게 살펴보지 말라고. 나도 확실하게 뭐가 보이고 하는 일은 아니니까. 아니, 보이는 건 보이지만, 확실하게 형태가 있는 건 아니다. 굉장히 막연한 것들이다. 단지 방치해 두면 위험하겠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두목님. 변경에선 귀족, 평민의 구분 없이 꽤 많은 사람들이 로엔그람 후작에 불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했으면 기아지옥에 떨어졌을 뻔했으니 말입니다. 무리도 아니지요. 그렇다고 해서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필두로 한 문벌귀족도 믿을 수 없으니. 중립을 지키고자 하는 그들을 로엔그람 후작 지지로 뭉친 것은 두목님입니다. 그들이 믿는 것은 로엔그람 후작이 아닙니다. 두목님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 신뢰가 무겁다고. 그것 때문에 곤란하고 있다. 안슐츠에겐 말해두자. 혹시 그걸로 뭔가가 보인다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
“……내란이 일어나면 일단 100퍼센트 로엔그람 후작이 이기겠죠. 어떻게 이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가 제국의 패권을 쥐는 건 틀림없습니다.”
“…….”
“그를 상대로 중립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중간한 건 오히려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아군으로 붙을 수밖에요.”
“과연.”
안슐츠가 흠흠하는 느낌으로 끄덕인다.
“문제는 그가 승리를 거둔 뒤에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엔그람 후작은 정치를 쇄신할 겁니다. 그 와중에 변경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변경이 빈궁한 채였다면 문제는 없었겠죠. 혹 있다고 하더라도 작은 문제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부도 변경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테고, 변경도 정부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겠지요. 우리들이 오기까지 변경은 가난했습니다. 계속 방치됐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하지만 점점 그게 변하고 있습니다. 변경은 윤택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런 변경을 어떻게 생각할지…….”
“…….”
내가 한숨을 내쉬자 안슐츠도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 둘이서, 뭐하는 건지…….
문벌귀족이 몰락하면 그 재산을 몰수하여 국가재산을 건전하게 만드는 건 가능하겠지.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이다. 상시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제대로 된 원천이 필요하다. 문벌귀족의 사유지, 이건 당연하겠지. 그리고 점점 풍요로움을 보이기 시작한 변경……. 재무관료들의 검지가 움직이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변경 주민은 변경이 풍부해진 것은 자신들의 노력과 우리들의 협력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정부에게선 어떤 은혜도 받지 않았다고 생각하겠죠. 아니 오히려 무시당해 왔다는 원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곤란하게도 부두령이 말했듯이 변경 주민은 다소 차이는 있어도 로엔그람 후작에 대한 불신감을 가지고 있죠…….”
“……정부는 변경을 착취하려고 하고 변경은 거기에 반발한다, 입니까.”
“정부가 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금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남자 두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대귀족에게서 착취 당해온 토지는 많다. 다소 새로운 세금이 얹어져도 전체적으로 보자면 세금은 가벼워지겠지. 하지만 착취당하지 않은 토지는 어떨까. 과장을 포함하자면 통치자에 대한 불신감이 있으니 가혹한 정책이라고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과연. 그래서 아까 그 두 사람입니까?”
“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변경과 정부 사이에 알력이 생기겠군요.”
그렇게 눈썹을 모으고 복잡한 표정을 짓지 말라고. 침울해지잖아.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오딘에 사무소를 두고 싶은 겁니다. 정부의 생각을 빠르게, 그들이 말로 하기 전에 알고 싶습니다…….”
안슐츠가 나를 지긋이 봤다. 아플 정도로 강한 시선이다. 압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경우에 따라선 반란, 독립입니까?”
“설마…….”
이런, 생각보다 어미가 약했다. 안슐츠의 시선이 아프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 짓을 해도 변경이 황폐해질 뿐입니다. 의미가 없어요.”
정부에게 있어서도 변경에게 있어서도 전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문제는 이성보다도 감정으로 흘러가기 쉽다. “어째서 우리들을 따르지 않는가.”라는 생각과 “너희들의 말 따위 듣겠냐.”라는 생각……. 우리들은 그 양쪽의 감정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머리 아픈 문제다.
“반란군, 아니 자유행성동맹은 이용할 수 없습니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마음은 알겠다. 반년 전이라면 가능했겠지. 하지만 녀석들을 얼마나 신용할 수 있을지…….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 출병하는 놈들이다. 도저히 의지할 수 없다. 고개를 저었다.
“무리입니다. 난파선에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침몰하는 게 겨우겠죠. 게다가 변경 주민은 동맹을 믿고 있지 않습니다. 이 전의 싸움, 마지막엔 한 번 배포된 식량을 빼앗겼죠…….”
“그런 일이 있었죠. 거기엔 얼이 빠졌었습니다. 숨겨둔 식량이 무사했으니 다행입니다만. 그것까지 뺏겼다면 폭동이 일어났겠죠.”
“그렇지요…….”
사면초가인가……. 변경에는 아군이 없다. 내가 가진 병력 따위 정규함대에 비하면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전력이다. 도저히는 아니지만 독립도 반란도 무리겠지. 하지만 변경이 불만에 차있다. 그것 자체를 위험시, 혹은 이요하려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일단 오벨슈타인이겠지. 제국의 변경이 중앙에 대한 불만을 가진다. 그 자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것 자체가 용서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원수부에서 만났을 때에도 꽤나 이쪽을, 아니 변경과 나를 붙여놓고 경계하고 있었다. 할 법한 짓은, 어떠한 수단으로 나를 제거, 그리고 그것에 분기한 변경을 친다. 혹은 변경을 혼란에 빠뜨리고 분열하게 만들어 나를 도발한다. 그리고 격발하면 뭉갠다……. 로이엔탈과 같은 운명인가…….
그리고 양 웬리……. 이 세계에서도 양은 이제르론 요새에 있다. 제국군에 의한 동맹령 대침공이 있다고 한다면 양이 생각하는 건 페잔에서의 반제국 운동, 그리고 변경의 불만을 안다면 변경에서의 반란 유도를 생각하겠지. 변경이 혼란에 빠지고 페잔이 혼란에 빠지면 동맹령을 침공한 제국군은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제국군은 침공을 무르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귀환한 라인하르트가 제일 처음 할 일은 변경 토벌이겠지…….
오벨슈타인이 변경을 위험시하는 것은 그게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동맹을 정복하고자 한다면 국내의 불안정 요소는 재차 제거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오벨슈타인에게 있어선 변경과 나는 불안정요소라는 거다. 양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겠지…….
방해물이란 말이지. 오벨슈타인과 양 웬리. 변경에게 있어선 극히 위험한데다 방해물이다……. 그 두 사람.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수단을 고르지 않는 면이 있으니까. 한쪽은 적극적, 또 한쪽은 싫은 기색 만면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두목님. 왜 그러십니까? 괜찮습니까?”
정신을 차리니 누군가가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안슐츠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다. 아무래도 사고의 늪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전도다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리하게 웃음을 띠우자 안슐츠가 안심하는 듯이 숨을 내뱉었다.
“두목님의 생각은 알았습니다. 오딘에 사무소를 열도록 하죠. 장소를 물색해 보겠습니다.”
오딘과 이제르론인가……. 위험한 건 또 하나 있군.
“그리고 페잔에도 사무소를 열고 싶군요.”
“페잔입니까……. 과연, 좋은 생각입니다. 오딘만이라면 말이 많겠습니다만, 페잔도 함께 열면 주변에도 우리쪽은 사업확장 중이라고 말해둘 수 있습니다.”
안슐츠가 만족스럽게 끄덕이고 있다. 사업확장인가……. 겉으로는 그렇게 숨기고서 루빈스키의 움직임을 살펴야겠지.
4월이 되면 내란이 일어난다. 슬슬 변경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겠지. 돌아가기 전에 칼과 피아에게 선물을 사둬야……. 라인하르트는 동맹에도 내란이 일어나도록 공작했을 것이다. 4월이 되면 제국도 동맹도 상대방에 대한 건 잊고 국내 평정에 전력을 다하게 되겠지…….
……그런가. 내란이 시작 되면 라인하르트도 양도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겠군. 서로 자신의 일만으로 가득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라면 가능하겠지. 그리고 내란이기에 더더욱 가능한 일이다. 위험하긴 하다. 타이밍도 어렵다. 하지만 걸어볼 가치는 있다. ……해볼까…….
“……부두령.”
“예.”
안슐츠가 나를 봤다. 어떻게 할까? 멈출까. 위험이 크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군……. 크게 숨을 내쉬었다.
“……200명 정도 퇴역군인을 모아주세요. 비교적 젊고, 실전에 익숙한 퇴역군인을.”
“……퇴역군인 말입니까.”
“그리고 우리 쪽 사람을 2천 명 정도. 제대로 된 사람을 준비해주세요.”
“두목님. 그건…….”
아직 가능성이 보였을 뿐이다. 실행하고자 정한 것이 아니다. 일단은 준비다……. 의문스럽게 생각하는 안슐츠를 보면서 자신에게 말했다. 가능성이 보였을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