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조류 ~아름다운 꿈~ 제 9 화. 베네뮌데 후작부인(3)
제국력 486년 7월 26일. 오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저택. 안톤 페르너.
응접실에는 코르프트 자작과 슈트라이트 준장이 있었다. 코르프트 자작은 소파에 앉아있고 슈트라이트 준장은 방 한켠에 대기하고 있다. 우리들이 방에 들어가자 두 사람이 시선을 향했다.
“기다리게 했습니다. 코르프트 자작.”
에리히는 응접실에 들어가고 이미 방에 안내받아 와있던 코르프트 자작은 일어나서 인사했다.
“아뇨. 그리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그렇게 기다리던 것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5분 정도겠지. 하지만 코르프트 자작이 어떻게 생각했을지……. 벼락출세한 신 공작이 시건방지게도 자신을 기다리게 하다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자작의 표정이 조금 딱딱하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니겠지.
에리히는 코르프트 자작에게 자리에 앉도록 권하고 자신도 자리에 앉았다. 나와 안스바하 준장은 에리히와 코르프트 자작이 보이는 위치에 서있다. 에리히에게 불렸을 때 바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진짜 이유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호위역이다.
에리히는 리메스 남작가의 피를 잇고 있지만 평민 출신이다. 그리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에 들어오기 전까진 귀족들과 적대관계에 있었다. 당연하지만 귀족들 중엔 에리히에 대해 멸시에 가까운 반감을 가진 자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에리히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며 황손의 약혼자이기도 하다. 어떤 귀족도 에리히에겐 경의를 표해야만 한다. 거기에 딜레마가 생긴다. 딜레마가 심해지면 폭발하는 자도 나오겠지. 에리히는 사관학교에서 백병전 기술을 배웠지만 결코 강하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들은 에리히의 안전을 항상 주의해야만 한다…….
대공이 당주였을 때엔 이런 일은 없었다. 우리들은 호위라는 명목으로 우둔한 귀족들에 대한 대응에 온갖 고생하는 대공을 보며 익살스러움에 은밀이 웃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우리들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한 대공을 보며 더욱 웃을 수 있었다. 커피 타임에 어울리는 담소거리였으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할 이야기라니 대체 무엇인지요?”
코르프트 자작이 꽤나 긴장한 느낌으로 말했다. 어딘지 모르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라는 목소리가 떨리게 들린 것은 기분 탓인가? 에리히는 빙그레 웃음을 띠웠다.
“이걸 보시겠습니까?”
에리히가 코르프트 자작에게 편지를 건냈다. 예의 그레이저가 적은 것이다. 편지를 읽은 코르프트 자작의 표정이 굳었다.
“곤란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말과는 달리 에리히의 어조에도 표정에도 웃음기가 있다. 코르프트 자작은 에리히에게 말없이 편지를 돌려줬다.
“황제의 총희가 총애를 다투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부채질하는 사람도 있지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나에겐…….”
“소용 없습니다. 그레이저 의사가 모든 걸 말했습니다.”
“…….”
온화한 표정의 에리히. 그리고 대조적으로 굳은 표정의 코르프트 자작…….
“당신의 동생인 코르프트 대위는 미터마이어 소장에게 사살 당했지요. 군율을 어긴 코르프트 대위에게 죄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겠죠. 미터마이어 소장에게 복수하려고 했지만, 그는 지금 뮈젤 대장의 부하지요.”
“…….”
“미터마이어 소장에게 복수하는 데에 뮈젤 대장이 방해입니다. 아니, 그 이전에 그를 감싸려 드는 뮈젤 대장을 용서할 수 없었던 거죠. 거기서 당신은 뮈젤 대장에게 적의를 가진 베네뮌데 후작부인에게 눈을 돌렸습니다……. 아닙니까?”
“…….”
“말해둡니다만, 미터마이어 소장을 뮈젤 대장에게 보낸 건 접니다.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이 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주셨으면 합니다.”
긴장한 표정으로 코르프트 자작이 에리히의 말을 끊었다. 눈이 혈안이 되어 있다. 괜찮은가? 이 녀석.
“복수는 고귀한 피가 바라는 것, 고귀한 자가 가진 의무인 겁니다. 각하는 리메스 남작가의 피를 잇고 계십니다. 그 몸에는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고귀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각하는 평민으로서 자라셨지요. 그 때문일 겁니다. 아무래도 각하는 그런 부분을 모르는 것 같군요.”
어처구니 없는 녀석이군. 에리히를 상대로 귀족에 대한 설교라니. 덧붙여 고귀한 자의 의무가 복수? 나도 슬슬 귀족이란 바보들의 집단이라고 생각하게 됐지만, 이 녀석은 극도의 바보로군. 아니, 이런 바보니까 베네뮌데 후작부인이라는 머리 나사가 느슨한 여자를 이용하려고 생각했나. 나라면 도저히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안스바하 준장에게 시선을 향했다. 무표정하게 에리히를 보고 있지만, 내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저도 모르게 탄식이 나올 것 같았지만 참았다. 이런 곳에서 탄식을 뱉었다간 에리히가 어떻게 생각할지……. 다른 사람 일인 것처럼 탄식하지마! 누구 때문에 이런 바보를 상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마구 화내겠지.
“몰라도 됩니다. 내가 이해하는 것은 코르프트 대위가 군율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군율을 바로 세우라는 것은 폐하의 의지이기도 했습니다. 미터마이어 소장이 코르프트 대위를 사살한 것은 군율을 바로 세웠던 일. 폐하의 의지를 따랐을 뿐입니다. 그걸 복수?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겁니까?”
아아, 화내고 있구만. 입가에는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다. 덧붙여 어조는 정중하지만 희미하게 경멸하는 느낌이 있다……. 부탁한다. 분노는 그 녀석에게만 쏟아 달라고. 우리들에겐 실수로라도 향하지마. 불똥은 딱 질색이다.
“물론 알고 있지요. 군율이 뭐라는 겁니까? 우리들은 귀족, 우리들이야말로 황제를 지키고 제국을 지키는 선택된 자들입니다. 우리들의 의지야말로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
대단하다. 이 근원을 알 수 없는 자부심은 어디서 오는 거지? 귀족이라는 것만이 아니군. 이 녀석은 어딘가 이상하다. 에리히도 독기가 빠져서 아연해졌고 나도 눈이 점이다. 안스바하 준장도 묘한 눈으로 코르프트 자작을 보고 있다. 뭔가 새로운 종류의 생물, 아니 희귀동물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다.
“코르프트 자작가의 동생이 비천한 평민에게 살해당한 겁니다. 저 천민을 죽이지 않으면 우리 가문에 붙은 불명예는 씻을 수 없습니다. 저 자만이 아닙니다. 저 애송이, 폐하의 총애를 좋을 대로 이용하고 있는 저 애송이에게도 대가를 치루 게 해야…….”
코르프트 자작은 에리히를 보고 있지 않다. 허공을 보고 어딘가 들뜬 표정을 짓고 있다. 이 녀석, 틀림없이 위험한 녀석이로군.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은 타입인데다 친구도 적겠지. 어째서 이런 바보가 코르프트 자작인거지?
“폐하도 겨우 눈을 뜨신 것 같습니다. 저 애송이에게 작위라니 미치광이 행위나 마찬가지. 세상 말세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거둬주셨으니 말입니다.”
에리히는 고개를 젓고, 한 번 숨을 내뱉고 내게 시선을 향했다. 표정에서 분노는 사라졌다. 어이없어하는 거겠지.
“그럼 복수를 그만 둘 생각은 없다고.”
“당연하겠죠. 이건 저희들 귀족의 고귀한 의무입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별 수 없군요. 좋을 대로 하시지요.”
에리히가 그렇게 말하자 코르프트 자작이 만면의 웃음을 띠웠다. 벼락출세한 신 공작에게 귀족의 의무를 가르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겨우 이해하신 것 같군요. 기쁜 일입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의 당주라면 우리들의 의무를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지 우리들의 맹주,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입니다.”
“…….”
정곡인가……. 태평한 일이다.
“그럼 저는 이걸로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코르프트 자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례하고 걷기 시작했다. 에리히는 배웅하려 하지 않는다. 말없이 정면을 보고 있다. 보통 손님이 퇴출할 때, 주인은 손님을 배웅하는 것이 예의다. 그걸 하지 않는다……. 코르프트 자작은 그 의미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어리석은 놈이. 네가 신 공작을 화나게 만든 거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방을 나가기 직전이었다. 에리히가 코르프트 자작을 불러 세웠다.
“코르프트 자작.”
차가운 목소리였다. 에리히는 정면을 향한 채다. 그의 시선은 코르프트 자작을 무시하고 있다.
“무슨 일입니까?”
“지금부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는 코르프트 자작가와의 관계를 끊지요. 이후 본 저택에 출입을 금지합니다.”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하지 못한 거겠지. 코르프트 자작은 아연해하고 있다.
“총희 다툼을 부채질하는, 군율을 바로 세운 사관을 죽이려고 하는, 폐하의 의지를 배반하는 행위를 하는, 말하자면 반역자를 이 저택에 들일 수 없습니다.”
“무, 무슨 말을 하시는지.”
“슈트라이트 준장. 저 어리석은 놈을 내쫓으세요.”
“예.”
슈트라이트 준장이 코르프트 자작의 팔을 잡는다. 반항하는 코르프트 자작에게 에리히가 추가타를 가한다.
“안스바하 준장. 리텐하임 후작에게 전하세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는 코르프트 자작가와의 관계를 끊는다고.”
“알겠습니다.”
코르프트 자작이 끌려가는 것을 배웅하고 나서 안스바하 준장이 에리히에게 질문했다.
“리텐하임 후작에게 코르프트 자작가에 대하여 당가와 같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합니까?”
에리히가 안스바하 준장을 봤다. 차가운 시선이다. 어지간히 분노하고 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에리히의 시선이 강해졌다.
“제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에 들어간 것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가, 리텐하임 후작가, 정부, 군부의 타협에 의한 것입니다. 리텐하임 후작이 그걸 잊고 나보다도 저런 어리석은 것을 택한다면 그것도 좋겠죠.”
말을 끝낼 때엔 웃음을 띠고 있었다. 안스바하 준장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일례하고 방을 나간다.
위험하군. 방에는 나와 에리히 둘뿐이다. 에리히가 분노하고 있는 건 싫어도 알 수 있다. 안스바하 준장도 괜한 일을 말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는 편이 훨씬 좋았다. 나중에 불만 한 마디라도 하지 않으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방의 분위기가 찌릿찌릿하고 있다. 나중에 크림이라도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거칠어지겠군. 난 이래 뵈도 피부가 건조한 편이다.
“안톤, 앉지 않겠어?”
“아니, 나는.”
“사양하지 않아도 좋아. 손님은 돌아갔으니까.”
거절할 수 없다. 단념하고 에리히 앞에 앉았다. 전기의자라도 앉은 기분이다.
“안톤. 경들은 저런 바보를 상대하게 만들기 위해서 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으로 한 건가?”
“…….”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야. 저건 조금 심각한 편이고, 다른 녀석들은 조금 낫다. 그러니 부탁이니까 그 팔을 툭툭 두드리는 건 그만두지 않겠어? 우리들은 친구지? 친우가 아닌가.
“어째서 잠자코 있어?”
“아, 아니. 그.”
그것도 그럴 것이 ‘저건 좀 심한 놈일 뿐’이라고 말할 순 없잖아? 게다가 저런 바보 상대를 하는 것이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일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으니까. 그럼 침묵하고 있는 편이 피곤하지 않고 끝난다. 경도 기분 나쁜 일 없이 끝나겠지.
“저런 녀석들의 맹주라고? 마치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맞은 듯한 기분이다.”
“그러면, 기, 기분전환으로 코코아라도 어때?”
“필요 없어.”
쌀쌀맞은 대답이었다. 코코아는 기분전환에는 좋지만 말이야. 달콤한 것을 마시면 기분이 침착해진다. 앞으로는 응접실엔 반드시 케이크를 준비하게 하자. 그리고 사탕도. 필수품이로군.
방문이 열리고 안스바하 준장과 슈트라이트 준장이 들어왔다. 우물쭈물하는 느낌이다. 이걸로 다소 분노를 분산할 수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때에 에리히가 손으로 제지했다. 별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 모두 앉으세요.”
에리히의 정면에는 앉고 싶지 않다.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을 때였다. 두 사람이 날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는다. 잠깐, 이거 너무하지 않아? 두 사람을 돌아봤지만 두 사람 모두 모르는 척하고 있다.
아마도 두 사람 모두 적당하게 시간을 보내고 온 것이 틀림없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검토하고 온 거겠지. 내게 꽝을 뽑게 만들 생각이다.
“코르프트 자작은 돌아갔습니다. 꽤나 당황하더군요. 아마도 리텐하임 후작에게로 향했겠죠.”
“리텐하임 후작에게 연결을 취했습니다.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슈트라이트, 안스바하 두 준장의 보고에도 에리히는 말없이 끄덕일 뿐이다. 준장들도 이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 두 준장이 날 사이에 두고 서로를 돌아봤다. 무슨 생각인가. 부탁이니까 괜한 짓은 하지 말라고.
“그나저나, 각하. 상급대장으로 승진하셨기에 폐하께서 각하께 전함을 하사하시게 됩니다. 전함에 대해서 희망이 있는가하고 궁중에서 연락이 있었습니다만…….”
“뮈젤 제독은 브륀힐트라는 전함을 하사받는다고 합니다. 실험함입니다만, 꽤나 좋은 전함이라고 들었습니다. 각하가 바라신다면 동형함을 준비하겠다고…….”
슈트라이트 준장도 안스바하 준장도 마지막까지 말하지 못한다. 마음이 급한 것이 뻔히 보인다. 어린애가 아니니까 전함을 받는다고 기분이 좋아질 리가 없잖아? 오히려 기분을 망칠뿐이다. 부탁이니까 애 취급은 하지 말라고. 에리히는 그 부분에서 민감하다.
“필요 없습니다.”
거 봐라. 화내고 있잖아. 입가에는 웃음이 보이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다. 식인 호랑이 같은 웃음이다.
“브륀힐트라면 알고 있습니다. 비용을 도외시하여 만든 실험함입니다. 저건. 실험함은 한 척이면 충분합니다. 두 척이나 필요 없습니다.”
그 말대로입니다. 공작 각하. 바보 같은 두 준장에겐 나중에 철저하게 말해둘테니 슬슬 용서해주세요.
“적당한 전함으로 고르셔도 괜찮습니다. 고속전함일 것, 통신설비가 충실할 것. 이 두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어떤 전함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싸울 수 있는 전함을 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장식은 필요 없다고. 빌헬미나급은 그만 두는 편이 좋겠지. 저걸로 좋다면 처음부터 지명했을 것이다. 적당한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들이 해방된 것은 그로부터 바로였다. 대공 부인이 나타나 에리히를 티타임에 초대한 것이다. 우리들도 초대 받았지만, 당연히 사양했다. 가신 주제에 주군과 동석이라니 황송하기 그지없다. 분수를 알아야지.
“너무합니다. 두 사람. 소관을 표적으로 세우다니.”
“경은 공작 각하의 친구인 거다. 당연하겠지.”
에리히가 사라진 응접실에서 태연하게 안스바하 준장이 말하고 또 한 명의 준장이 당연하다는 듯이 끄덕였다. 성격이 나쁘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렇게 분노하고 나면 어떻게도 하지 못한다고요.”
“코르프트 자작인가. 뭐, 저건 심각했지. 슈트라이트 준장.”
“음. 확실히 처참했다.”
두 사람 모두 마치 다른 사람 이야기처럼 말한다.
“게다가 에리히를 애 취급하는 건 그만두세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이상하군. 보통 전함을 받는다고 하면 남자아이라면 기뻐할 테지만.”
“음. 확실히 이상하다.”
남자아이는 아니겠지. 일단 20세는 지났다고.
“뭐, 대공 부인에게 부탁해 둔 것이 정답이었군.”
“정말이다. 여기에 있는 친구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으니.”
“……저건 두 분이 부탁했던 것입니까?”
내 질문에 안스바하 준장이 씨익 웃었다.
“보험을 들어두는 건 당연하겠지.”
“당연하지. 아직 미숙하구만. 페르너 대령.”
한숨이 흘러나왔다. 무서운 주군과 만만찮은 동료. 나는 은하에서 가장 불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