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타(연중)

[SEEDx역습의샤아]기동전사 건담 SEED - A

추리닝백작 2015. 2. 13. 18:15

3.


  붕괴한 헬리오폴리스에서 탈출한 아크엔젤은 달과 지구 양쪽을 향하는 루트 가운데 있었다.

  그 아크 엔젤의 안에서 나는 홀로 생각에 빠져 있었다.

  먼저번의 헬리오폴리스 붕괴는 우리들에게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대피하는 사람들을 두고 와버린 점이다.

  물론 이 아크엔젤은 군함인 이상, 동승 한다면 당연히 전투에 말려들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도망치듯이, 아니 완전히 도망친 것이 머리 속에서 걸렸다.

  분명 헬리오폴리스는 오브의 콜리니고 이미 오브 본국의 구원 부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 기밀유지를 이유로 구조활동도 하지 않고 출항한 것이 앙금이 되어 있다.

  물론 구조활동의 제안은 했지만 언제까지고 여기에 있다가는 자프트의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 일단은 출항하기로 했다.

  내 입장은 분명 함의 지휘 결정에 의견을 낼 수는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 명의 파일럿으로서 일 뿐이고, 지휘권 자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선임의 프라가, 라미아스 두 대위와 바지롤 소위의 결정에는 거스를 수 없다. 그것이 군대라는 것이다.


  "왜 그러시나요? 아무로 소위."

  "응? 아아.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 생각할게 있어서."


  내 손이 멈춘 것을 눈치챈 마독 중사가 말을 걸어왔다.

  지금 나는 스트라이크의 OS의 수정을 중사와 함께 하고 있지만, 새삼스레 OS를 해석해보니 이곳저곳에 버그나 나와 놀랐다.

  특히 놀란 것은 사격 모션을 취할 때 록온 보정을 위해 기체의 움직임이 멈추는 것과, 회피 패턴이 너무 적어서 랜덤이라곤 하지만, 어느 정도 회피 패턴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회피 패턴에 대해선 데이터 부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격 모션 중의 경직은 파일럿으로선 사활문제다.

  두 번의 전투 중 첫 번째엔 사격을 하지 않았고, 두 번째엔 요격에 사용했을 뿐이기에 다행이었다.

  애초에 기체 제어 자체가 완전 매뉴얼이라서 록온도 화기제어 프로그램도 아닌 자신의 손으로 했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한 것이지만.

  언제까지고 불완전한 OS를 사용할 수도 없기에 ν를 개발할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수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기본 프로그램의 조사부터 시작했기에 아직 끝이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기체의 움직임이 멈추는 것은 없어졌다.


  "다음은 사격계통을 만져볼까."

  "하지만 소위는 MS의 OS까지 만들 수 있는 겁니까? 대체 어디서 이런 지식을……."

  "그건 묻지 않기로 약속했잖은가. 내게도 여러가지 있다고. 그보다 스트라이크의 백팩 장치는 어떤가?"

  "말씀하신대로 에일을 최우선으로 끝냈습니다. 다음 런쳐에 FCS를 깔려면 이쪽이 끝난 다음이 되겠군요."

  "그걸로 좋아. 라이플의 조정은 이쪽과 동시에 진행하지."


...


   이 스트라이크에는 3 가지의 백팩이 준비되어 있어서 작전 내용에 따라 세 가지를 바꿔가며 쓸 수 있는 듯 하지만, 보인 것 중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에일 스트라이크와 런쳐 스트라이크 두 가지 뿐이라고 판단했다.

  에일은 빔 라이플과 빔 샤벨을 장비한 표준적인 기체로 기동력도 가장 높다. 솔직히 이거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런쳐는 대형 빔포인 아그니를 장비하고 있어서 원거리에서 저격할 때엔 적당하다. 이것도 이쪽부터 공격에 나설 때나 원호에는 충분한 성능을 발휘해주겠지.

  마지막 하나인 부메랑. 여기에 대해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대형 대함도와 어깨의 발칸에 엥커라는 무조건 근접특화의 무장이 장비되어 있다.

  엥커 만은 용도가 넓어서 매력적이지만, 그 외의 무장에 대해선 대함도는 빔 샤벨로 충분하고, 발칸은 MS 보다는 대인병기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어깨에 달려있어선 너무 노리기 어렵다. 빔의 위력이 감소하는 수중 이외에는 이건 쓸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

  우선 에일과 빔 라이플의 조정 작업을 우선해서 시작했던 시점에 함교에서 호출이 들어왔기에 나머지를 중사에게 맡기오 그쪽을 향하기로 했다.


  "아무로 소위. 출두했습니다."


  한 번 말을 걸고 함교 안으로 들어가니 프라가 대위가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맞이했다.


  "아무로.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아도 좋아. 네가 가장 연상이고, 실전 경험도 나보다 풍부한 것 같으니까 말야."


  두 번의 전투를 보고 그렇게 느꼇다고 한 프라가 대위에 바지롤 소위는 조금 불만스런 시선을 보냈지만 특별히 뭐라고 하진 않았다.

  라미아스 대위 쪽을 보니 가볍게 웃으며 끄덕였기에 그 말에 응하기로 했다.


  "그럼 조금 편하게 대하도록 하지. 그래서 날 부른 이유는?"

  "아아, 이걸 봐 줘."


  바지롤 소위가 정면 모니터에 비춘 것은 아크엔젤을 추격해 온 자프트의 전함이었다.


  "이건 헬리오폴리스에서부터 거리를 유지한 채 이쪽을 추격하고 있어. 가지고 있던 MS는 앞선 전투에서 꽤 소모했다고 생각하지만, 보급물자를 공급받았을 경우 한 번 더 전투를 각오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

  "그보다 쫓아오는 시점에서 이미 저쪽은 싸울 생각인 거겠죠."

  "아마도 그렇겠죠. 나스카급과 로러시아급이 한 척 씩 포위해서 칠 수 있는 위치에 온다면 공격해 오는 것이 아닐까요."

  "다시말해 어떻게 해서든 이 녀석들을 뿌리치고 도망쳐야 한다는 거지만, 뭔가 좋은 생각 없나?"


  갑자기 좋은 생각 없냐고 물어봐도 곤란하다. 여기선 일반적인 의견을 말할 수 밖에.


  "이쪽의 진로는 결정되어 있지 않겠지? 그렇다면 가까운 위치에 있는 아르테미스에 도망쳐야 한다. 이 쪽의 상황을 알려주면 원군을 보내줄 가능성도 있다."


  내 발언에 라미아스 대위와 바지롤 소위는 복잡한 얼굴을 한다. 이 두명의 임무는 이 아크엔젤과 스트라이크를 알라스카의 대서양연합 기지로 가져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르테미스는 유럽의 관리하에 있다. 잘못하면 둘 다 뺏기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결국 안전과 리스크를 저울에 달아서 어느 쪽을 잡을까 하는 것이다.

  그 결단을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함장인 라미아스 대위다.


...


  "알겠어요. 아르테미스에 연락하도록 하죠."

  "라미아스 함장 대리. 괜찮겠습니까?"

  "이대로 적의 손에 떨어질 바에야 같은 연합국가 쪽이 더 괜찮겠죠?"


  이 설명에 대해 바지롤 소위는 수긍했다. 이미 4기의 G를 플랜트에 뺏긴 이상 이 이상의 소실은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 싶다.

  본심을 말하자면 방위를 위해서라곤 해도 스트라이크를 전장에 내보내는 것 조차 하기 싫겠지. 물론 그건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다. 뭐, 이런 일은 항상 있는 것이지만.


  "그럼 결정됐군. 진로를 아르테미스로 잡아줘."

  "옛서─"


  프라가 대위가 조타수인 노이만을 향해 진로 변경을 고한다.

  이렇게 아크엔젤은 아르테미스 요새를 향하게 됐지만, 내 안에는 한 가지 경고음이 들리고 있었다.


  "늦었을지도 모르겠군."


  내 중얼거림에 맞춘 듯이 레이더사인 챤드라로부터 적습래의 경고가 울렸다.

  바로 격납고를 향해 달려가는 나와 프라가 대위. 뒤에선 라미아스 대위와 바지롤 소위가 요격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지금 이 배에는 사람이 부족하기에 화기관제와 발진관제를 바지롤 소위가, 통신사와 레이더수를 챤도라가 책임지고 있다.

  조타는 그 임무상 겸임은 할 수 없다. 다음은 라미아스 대위의 지휘를 기대할 뿐이다.


  스트라이크의 조종석에 올라탄 나는 당연히 에일 스트라이크를 장비하고 발진을 준비한다.

  캐터펄트에 기체를 이동시킬 때 적에 대한 정보가 들려왔다. 놀랍게도 탈취한 G 4기와 신형 1기의 5기 편성으로 향해오고 있다고 한다.

  상대는 탈취한 G까지 사용해서 이쪽의 다리를 막는 건가. 노획하고 싶다는 것이다. 원래라면 연구용으로 가져 갈 기체를 꺼낸다는 점에서 뭐라 할 수 없는 짜증을 느꼈다.


  "뭐지. 이 끈적한 프렛셔는?"


  기체의 장갑 너머에서도 느껴지는 악의와 증오를 섞은 듯한 독특한 중압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다가오는 기척을 신경쓰고 있으니 모니터에 바지롤 소위의 얼굴이 나왔다.


  "아무로 소위 진로 클리어. 발진준비 됐습니다."

  "라져. 아무로 레이. 스트라이크 건담. 나간다."


  캐터펄트를 사용해 단번에 가속하니 진공의 우주로 날아간다. 이 깊은 어둠이야말로 내가, 아니 우리들이 싸우며 살아온 장소다.

  아주 조금 두려움과 그리운 감정에 몸을 맡긴다. 자신의 의지가 주변으로 확산되는 듯한 독특한 감각은 몸이 전투상태에 들어간 증거다.

  거기서 프라가 대위로 부터 통신이 들어왔다.


  "아무로. 적 5기 중의 4기가 네 스트라이크의 형제기다. 남은 1기, 이것은 자프트의 신형인 듯 하다. 타고 있는 것은 틀림 없이 크루제일 테니까 이 녀석의 상대는 내가 한다."

  "그럼 나는 4기의 G를 어떻게든 하면 되겠군."

  "미안. 부탁할 수 있을까?"

  "알았다. 어떻게든 해보지."


...


  기본 성능에 차이가 없다면 나머지는 파일럿의 실력과 연계가 승부를 정한다. 솔직히 말해 두번 전투를 치루고 보니 내가 보기에 경계할 만한 실력을 가진 상대는 없었다.

  하지만 이 크루제 만은 상당한 실력의 파일럿이라고 밀려오는 중압이 말해주고 있다. 사실 프라가 대위의 간베럴에 의한 올레인지 공격을 피하는 이상 의문은 없다.

  프라가 대위도 동등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고, 어째선지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고 했었다. 혹시 두 사람은 NT적인 소질이 있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추력분사하며 날아가는 프라가 대위의 뫼비우스 제로를 곁눈으로 보면서 이쪽도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숫자상으로는 이쪽이 불리하다. 그렇다면 여기선,


  "먼저 쏘도록 하지."


  작은 프레셔가 느껴지는 장소로 두 발 정도 빔을 쏘아 넣는다. 물론 이걸로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열을 부수는 것으로 이쪽에 유리한 지점을 먼저 잡는 다는 심산이었지만, 하지만 이 일격은 예상외의 반응을 낳았다.

  4기가 엉망진창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뭐야, 교란할 심산인가?"


  가장 먼저 돌격해 온건 옅은 청색의 기체, 듀엘이었다. 무장도 라이플이과 샤벨을 기본 무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징이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기본이라는 것은 약점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시야에 들어온 것은 녹색의 버스터였다. 여기엔 조금 당황했다. 무엇보다 바스터는 포격전용의 기체인데, 거리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이쪽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아무래도 상당히 실력에 자신이 있는 듯 하다.

  계속해서 붉은 기체, 이지스와 검은 기체, 블릿츠가 공격해왔다. 이지스는 변형하여 스피드를 높이고, 대구경 빔으로 이쪽을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 블릿츠는 그 원호를 하고 있다.

  한눈에 기체의 움직임을 보고서 그 전투방식에 위화감이 들었다.


  "이 녀석들은 초보자인가? 전혀 연계가 되고 있지 않아."


  개개인이 멋대로 싸우고 있다. 블릿츠만은 다른 기체를 원호하고 있는 듯 하지만, 다른 3기는 협력하기는 커녕 이쪽을 떨어뜨리는 것을 경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력만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군. 그렇다면 자신과잉의 신병이나 엘리트 부대라는 건가?"


  그렇게 판단한 나는 사랑스런 애기(愛機)가 된 스트라이크와 함께 전장에 날아올랐다.


  "떨어뜨려 주도록 하지."


  먼저 기체 특성도 생각하지 않고 돌격해온 녀석부터다. 버스터를 노리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이쪽으로 격하게 돌격해오는 듀엘과 샤벨을 맞대며 버틴다. 버스터에게 등을 보여 노리기 쉽게 하니 살기가 등을 찌른다.

  상대방이 방아쇠를 당기는 감각을 느끼고, 버티고 있던 듀엘을 가볍게 끌어와 돌린다.

  갑자기 상대를 잃어버린 듀엘이 버스터의 포격에 맞는다. 그것에 동요하는 것을 놓칠 필요는 없다.

  듀엘을 팔에서 떨쳐내며 그 기세를 이용해 추력분사하여 버스터에게 돌격한다. 버스터는 당황하며 공격에 들어가지만 무작정 쏘는 것은 피하기 쉽다.


  "겨냥이 무르다. 떨어져!"


...


  버스터의 복부를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천정 방향에서 프레셔를 느끼고 피한다.

  거기에 MA형태의 이지스가 돌격해왔다. 그렇다면 표적을 이지스로 변경하고 추적한다.

  MS로 변형하는 순간 데굴하며 회전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빔을 박아 넣는다. 중심을 노렸지만 조금 빗나가 왼손을 파괴하는데에 그쳤다.


  "기체의 조정이 완전하지 않잖아."


  그러고보니 FSC의 조정을 도중에 내버려뒀던 것이 생각난다. 덕분에 이지스의 파일럿은 목숨을 구했지만, 이쪽으로선 아까운 일이다.

  아까전의 감각이라면 노렸던 곳보다 조금 왼쪽으로 겨냥해야 할 것 같다. 몇번이든 반복해보면 감도 잡히겠지만, 돌아가면 최우선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조금 움직임을 가다듬은 나를 향해 다시 듀엘이 빔 샤벨을 크게 들어올려 내려친다.


  "그런 뻔한 공격이 통하리라고 생각하나!"


  실드를 버리고 왼손으로 빔 샤벨을 뽑으며 스쳐지나가는 듯이 듀엘의 오른팔을 날린다.


  "끝이다."


  손을 회전시켜 조종석을 뒤에서 찌르려 하지만, 날아온 해머같은 것으로 저지됐다.

  그래도 떨어지는 사이에 라이플을 쏴 듀엘의 두부와 왼쪽 어깨를 파괴한다.


  "쳇, 귀찮군."


  탈출하는 듀엘을 원호하는 듯이 사이에 들어온 버스터. 아무래도 이쪽을 벅차다고 생각하고 겨우 협력할 생각이 든 것 같다.


  "이제와서 두고볼까보냐!"


  아까전 보다는 제대로 된 움직임이지만 아직 이쪽의 기동을 따라잡지 못하는 버스터. 화가 치밀었는지, 역전을 노리는 건지 두개의 포를 연결하여 이쪽을 노린다.

  하지만 그 행동은 G의 OS가 가진 버그인 록온시의 경직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틈을 놓칠 정도로 무르지 않다.


  "기체 성능에 기대니까 그렇게 되는거다."


  경직의 틈에 빔 라이플을 박아 넣으니 훌륭하게 맞았다. 폭발하는 버스터였지만, 유감스럽게도, 적에겐 다행스럽게도 날아간 것은 포신과 허리의 일부분으로 끝났다.

  그리고 버스터에게는 다른 무장은 없었을 것이다.


  "이걸로!"


  버스터에게 마지막 일격을 찌르기 위해 겨냥하니 그 사선에 블릿츠가 끼어들어왔다. 신경쓰지 않고 빔을 쏜다. 당연히 블릿츠에게 막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블릿츠가 막아준 덕분에 조준과 착탄의 어긋남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랄까, 이 파일럿들에게는 사악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렴풋이 퀘스를 상대했을 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증대한 자만심 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한 순간, 그녀에 대해서 생각해버려 움직임이 물렀던 곳에, 이지스가 라이플을 쏘면서 다가왔다. 그 대로 블릿츠와 함께 이쪽을 포위하기 시작한다.


  "이 녀석들, 동료를 도망치게 할 생각인가?"


  분명 버스터도 듀엘도 전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받았다. 그 사이 도망치기 시작하는 2기. 그것을 쫓으려고 해도 포위를 하고 있는 2기를 먼저 상대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이 2기는 시작할 때부터 나름대로 연계가 되어 있었다. 애초에 이지스의 움직임에 블릿츠가 어울려준 연계였지만.


...


  "우선, 아크엔젤이 도망칠 시간을 벌면 되나."


  첫 목표는 적에서 도망치는 것이다. 여기서 무리하게 적기를 격추하기 위해 쫓을 필요는 없다.

  사고를 바꿔서 눈 앞의 2기에 집중한다.

  이지스는 어쨋든 움직이면서 이쪽이 노리지 못하도록 하는 전법에 나선 모양이다. 나쁘진 않지만 단순한 고속이동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왜냐하면 고속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시 말해, 노려지지 않기 위해 속도를 높이면 높일 수록 그 궤도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거기다!"


  완벽하게 노린 빔이었지만, 이쪽의 예측보다 스피드가 빨랐던 듯 기체 후방의 슬라스터를 파괴한 것에 그쳤다.

  어쨋든 슬라스터를 파괴한 이상, 나머지는 표적에 불과하다. 휘청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뒤로 물러서려는 이지스에게 이번이야말로 조준하지만, 이것도 블릿츠에게 저지됐다. 이걸로 세번째다.

  하지만 블릿츠와 1 대 1이 된 이상 이쪽이 지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싸운 감각으로는 내 쪽이 파일럿으로서 강하겠지.

  물론 전장에서 방심도 봐주는 것도 없다.


  "이지스 그리고 블릿츠의 파일럿. 투항하라. 얌전히 투항한다면 목숨의 보장은 한다."


  이쪽의 실력은 보여줬다. 솔직히 투항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오픈 채널로 불러보지만 반응이 없다.

  그것 뿐인가 블릿츠는 지금까지 보지 못할 정도로 격한 공격을 해온다. 만족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고 보고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저항을 하고 있다.


  "싫지는 않지만, 이 이상 두고볼 수는 없군."


  설득은 포기하고 블릿츠를 파괴하기 위해 겨냥한 순간, 블릿츠가 녹듯이 우주에 사라져버렸다.


  "뭣이, 사라졌어!?"


  그러고보니 블릿츠에게는 모습을 감추는 것이 가능한 미라쥬 콜레이드라는 특수한 장치가 있다고 데이터에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훌륭하게 보이지 않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이래선 도망치는 적기를 쫓으면 이쪽이 기습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아크엔젤에게로 강습을 허용하게 된다.

  상대의 존재를 느끼기 위해 신경을 집중한다.


  뇌리에 번개 같은 것이 달리는 감각이 있어, 적의 존재를 확실하게 잡았다.


  "거기!"


  돌아보며 빔 라이플을 쏘니 빔에 맞은 블릿츠가 불꽃을 뿜으며 출현했다. 내 일격은 정확히 기체 중앙을 뚫고 있고, 유폭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 때, 아까 오픈으로 연결했던 통신기에서 상대의 목소리가 들렸다.


  "불이, 엄마!"


  그 목소리는 아직 변성기도 오지 않은 어린 남자아이의 목소리였다. 전쟁이 길어지면 병사의 평균연령은 내려간다. 그도 그 중의 한 명이었겠지.

  어쩐지 젊었을 때가 생각나지만, 이쪽도 당할 순 없는 이상, 전장의 먼지로 흩어줘야겠다.

  이쪽의 전투가 끝난 것을 보고, 프라가 대위 쪽의 상대도 떠난 듯 하다. 우리들은 아크엔젤에 돌아가기 위해 기체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