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친구와 신의 아이 2

추리닝백작 2015. 2. 13. 18:39

  소환 된 신의 아이를 돌보게 된 것은 신의 아이와 나이가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건 그저 명목상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원래라면 신의 아이라는 위대한 존재를 돌보는 것은 고참 시녀가 할 일이다.

  그런데 예의범절을 배우기 위해 성으로 온 자신에게 흰 깃털 화살이 꽂인 것은, 신의 아이는 누구나 마음 속에 그리고 있던 신의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사람이 왔으니 괜찮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신의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울고 있었다.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울고 있었다.


  누가 뭘 말해도 그런 상태로.

  누구나 질려하고 있었다. 이것이 신의 아이인가. 그런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누구나 꺼려했다. 이런 신의 아이를 돌보다니. 보기도 싫다며.

  하지만 누군가가 돌보긴 해야했다. 그럼 어쩌지?


  그런 이유에서 내게 돌아온 역할.

  처음은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다. 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역할 수도 없기에 곁으로 갔다.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울고 있다고 들었다.

  신의 아이인데.

  이 나라를 구해줄 신의 아이인데.

  하지만 이 눈으로 실제로 보니, 커다란 충격이 이 몸을 휩쓸었다.


  자신과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소녀가 엄마, 하고 울고 있다. 아빠, 하고 울고 있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울고 있다.

  그 모습은 자신을 때리고 싶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당연하다. 당연하지 않은가?

  신의 아이에게도 양친이 있다. 낯익은 세계가 있다. 거기에서 끌려 나온 것이다. 우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 심정을 이해하지도 않고, 이 나라를 구해달라고. 마음에 그리던 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꺼려하다니.

  아아, 신의 아이의 눈에는 자신들은 대체 어떻게 보이는 걸까? 악마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참을 수 없어졌다.

  자신들의 오만함. 신의 아이의 고독함이 참을 수 없어서. 신의 아이 곁에 있기로 했다.

  반응이 없어도 말을 걸고, 우는 신의 아이의 등을 쓰다듬고.

  그렇게 하니 어느샌가 신의 아이가 이쪽을 보고, 맞장구를 치고, 웃고, 친구라고 부르는 사이가 되고.


  신의 아이로서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던 때에도, 결혼하여 왕비가 된 때에도, 주어진 방에서 떨어진 때에도, 계속, 계속 곁에 있었다. 함께 가자, 그렇게 말해줬을 때 얼마나 기뻣는지.

  ……마지막 순간만은, 기쁨보다도 슬픔과 분함 쪽이 더 컸었지만.


...


  "나즈나. 케이크 먹을래?"

  "먹을래!"


  왕의 옆 방에 있던 때와 달리, 나즈나와 둘 만 있는 방은 조용하다.

  나즈나와 함께 옮긴 인간은 달리 있긴 하지만, 이렇게 나즈나를 직접 돌볼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다. 다른 이들은 모두 각자 일을 하고 있다.

  조용하다.


  "아참, 그래. 저 바보가 전할 말이 있다고 하던데?"

  "……바보라니?"

  쓴웃음을 짓는 나즈나에게, 저게 바보가 아니고 뭐야? 라는 말과 함께 케이크를 내민다.

  바보. 국왕 친위대에 소속된 소꿉친구. 그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현 상태를 알게 된 나즈나의 친구.

  "또 상담에 응해줬으면 한다더라."

  대체 무슨 상담을 했던건지.

  그러고보니 때때로 두 사람이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즈나도 소꿉친구도 진지한 얼굴을 하고. 하지만 소꿉친구가 일 때문에 돌아가면, 나즈나는 즐거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거였나?

  그런 걸 생각하고 있으니, 깜짝하고 놀라고 있던 나즈나가, 기쁘게 웃었다.


  "그래?"


  응. 전해주라더라.

  그렇게 말하고 기분 좋은 듯이 케이크를 먹는 모습에, 아아, 질투일지도. 그렇게 생각했다.


  웃는 일이 적어졌다.

  미소짓는 일이 많아졌다.

  모든 것은 남편이기도 한 국왕의 변심 때문에.

  그리고 그래도 신의 아이를 놔줄 수 없는 나라 때문에.

  참고, 참고, 참아서.

  이렇게 옛날처럼 큰 감정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모습을 보는 건 오랜만이다.



  더욱 더 웃어줘.



  그런 소원은 지금도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