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마술쟁이와 신의 아이 1
"흐응. 신의 아이가 갇혀있다는 게 사실이었구나."
눈을 크게 뜬 나즈나 눈 앞에 남자가 한 명 서 있다. 창문 밖, 빗자루 위에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로브 차림의 남자.
남자는 깊게 눌러 쓴 후드 아래에서 웃음 지었다.
"누구?"
공중에 떠 있어.
원래 세계에서도, 이 세계에서도 하늘을 날 수 있는 인간은 없다……없을 것이다.
필사적으로 기억을 떠올려본다.
지금까지 읽은 책 속에서 본 적이 있었을까?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속에 있었을까?
찾고, 찾고, 찾아서.
남자가 웃었다.
"미안하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신의 아이와 만나려고 생각하니, 날아서 올 수 밖에 없어서 말이야. 아래엔 병사들이 있잖아?"
그래서 날아온거지만, 놀라게 해서 미안하네.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아래를 봤다.
"미안한 김에 안에 들여보내줄 순 없을까?"
"예, 에?"
그럼 들어오세요라고 하며 몸을 비키니, 남자가 실내에 발을 들었다. 손에는 빗자루. 빤히 쳐다보지만 평범한 대나무 빗자루다.
그 모습에 남자가 웃으며 확하고 손을 놓았다. 그러니 빗자루는 그대로 하늘을 날……지 않고 바닥에 떨어졌다.
"……날지 않아?"
"날지 않아."
나즈나는 주저 앉아서 빗자루를 찔러본다. 찔러보고, 굴려보고, 들어본다.
"빗자루다."
"그래. 아무런 특징도 없는 빗자루."
그럼 어째서 떠오른거야? 그렇게 남자를 올려보니, 남자가 빗자루를 손에 들고 마법 주문을 외운다.
거기에 나즈나는 눈을 크게 떳다.
마법을 쓸 수 있는 인간은 적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어려운 기술로, 습득하는 것이 굉장이 힘들다고 한다.
그렇기에 귀중하고, 그 존재는 국보나 마찬가지라고.
성에도 있다.
왕궁 마법사라 불리는 그들은 평소엔 전용 건물에서 마법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성의 마법사인걸까? 하늘을 날고 있던 것은 연구 성과?
남자는 벽에 기대어 나즈나의 시선에 고개를 가로로 흔들어 대답했다.
아니라고.
"나는 마술쟁이야. 들은 적 없어? 옛날 마술쟁이의 이야기."
"옛날……이라니, 첫번째 신의 아이가 있던 때의? 어느샌가 없어져서, 안개 숲에 숨어살고 있다는."
"그거야."
그 일족의 한 사람이라고 말한 남자는 1년 전에 독립하여 숲을 나왔다고 말한다.
거기서 신의 아이가 소환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신의 아이와 국왕이 결혼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국왕에게 연인이 생겼다는 것도, 신의 아이가 이렇게 포로처럼 살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마지막 말에 나즈나는 놀라고, 그리고 남자를 노려봤다.
"무슨 이야기야?"
"사실이잖아? 그렇지 않다면 신의 아이가 성의 중심에서 떨어진 장소에서 있을리가 없지."
"아니야. 내가 사람들이 많은 곳은 진정하기 힘들다고 어리광을 부렸을 뿐이야."
"헤에?"
남자는 웃는다.
로브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입가만 봐도 알 수 있다. 명백하게 믿지 않는 웃음이다.
하지만 그것을 믿지 않으면 곤란하다. 나즈나는 신의 아이다. 백성들을 안심하게 하는 신의 아이다. 국왕과 신의 아이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환상을 무너뜨려선 안된다. 그것은 백성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자신이 여기에 거처를 허락받은 이유니까.
"그렇다면, 어째서 이 방에는 마법이 걸려있지?"
"……에?"
남자는 웃음을 멈추고 방을 둘러본다.
거기에 따라서 주변을 둘러보지면 별로 특별한 건 없다.
"네가 이 방에서 나가면 어딘가로 전해지도록 되어 있어."
"에."
뭐야 그거. 눈을 크게 뜬다.
그리고 그러고보면 짐작가는 구석이 몇개인가 있다.
기분 전환 삼아서 방을 나와 정원으로 나오면 방에서 본 적 없는 병사가 있다던가, 도서관으로 향하면 어째선가 관할이 다른 메이드에게 불린다던가.
신경쓰지는 않았다.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니 혹시, 그런 생각이 들어 가슴이 싸늘해진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보통이겠지?"
"거짓말!"
그런 짓, 레가트가 할 리가 없다.
레가트는 나즈네에게 죄악감을 품고 있다. 언제나 나즈나를 보는 눈은 괴로워보이고, 면목없어 보이고, 자신을 책망하고 있다.
그런 레가트가 그런 짓을.
"그리고, 그거."
"뭐, 가?"
"그 팔찌. 누구에게 받았어?"
"누구라니."
남자가 빗자루 끝으로 가리킨 것은 심플한 모양의 팔찌. 섬세한 고리가 세 개 겹쳐있는 것.
그것을 무심코 응시한다.
"이것, 은. 재상이."
이 방에 옮겨와서 몇일 지나지 않아, 상황을 보러 와준 재상이 준 것이다.
언제나 몸에 지니고 있어준다면 기쁘다고.
그리고……아아, 그렇지. 죄송합니다. 괴롭다는 듯이 말했다.
그냥 지금 상황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지만.
"네가 어디에 있어도 알 수 있도록, 마법이 걸려 있어."
어느 쪽 마법이든 죄인에게 걸만한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말에, 머리속이 새하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