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망명편(완결)
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망명편. 제 101 화. 불가지
추리닝백작
2019. 3. 22. 09:46
우주력 795년 10월 18일. 하이네센. 피터 잭스
제1특설함대 기함, 하소르에는 세 사람이 가게 되었다. 바그다슈, 나, 메어리 화이트 중위 세 사람이다. 화이트 중위는 조사과 임관 3년차의 사관이다. 이번엔 내 보좌역으로 같이 간다. 지상차 안에서 바그다슈가 말을 걸어왔다.
“잭스. 어제는 고스트 하우스에 갔던 것 같군.”
“…….”
바그다슈가 싱글벙글 웃고 있다.
“그 문서에 접근한 사람이 있으면 나에게 보고가 오게 되어 있어. 누가 접근한 건가 생각했지만, 너라는 걸 알고 납득했지. 조금은 도움이 됐나?”
“……의문이 늘어났을 뿐이다. 점점 더 알 수 없게 됐어.”
바그다슈가 소리 높여 웃었다.
“에리히 발렌슈타인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이 우주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군.”
“…….”
“하나 충고해두지. 질문하지는 말라고 하지 않겠지만, 실수로라도 중장을 화내게 하지 마. 그렇게 되면 나는 수습하지 않을 거다. 널 두고 도망칠 테니까 말이야.”
농담인가 생각했지만 바그다슈는 웃지 않았다. 화이트 중위를 돌아봤지만 중위는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와 접촉하는 자는 그에 대한 적대행위는 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분노하게 만드는 건 위험한가. 확실히 로보스나 포크의 일을 생각해보면 위험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질문하지 않을 수도 없다.
하소르에 도착하자 바로 회의실로 안내 받았다. 방에는 이미 발렌슈타인 제독이 있었다. 음료수가 나왔다. 커피가 셋에 코코아가 하나. 방 안에 코코아의 달콤한 향기가 풍겼다.
“그는 조사과의 피터 잭스 중령입니다. 이쪽은 화이트 중위. 잭스는 저와 사관학교 동기입니다.”
바그다슈가 우리들을 소개하자 발렌슈타인 중장이 끄덕였다.
“서로 속내를 살피는 대화는 그만두죠. 요즘 그런 대화만 해대서 질려있습니다. 조사과는 뭘 알고 싶나요?”
한 가운데로 직구다. 단, 어조는 결코 우호적이진 않았다.
“아아, 그리고 바보 같은 질문은 하지 말아주세요. 불쾌해집니다.”
이번엔 미리 다짐을 받았다. 하지만 바보 같은 질문이란 뭘까? 답할 수 없는 걸 묻지 말라는 걸까. 혹은 이미 뻔한 일? 아니면 발렌슈타인 중장 개인에 대한 것인가……. 화이트 중위를 돌아봤다. 내가 끄덕이자 중위가 질문을 시작했다.
“제국은 개혁 실시를 선언했습니다만, 진심으로 행할 생각일까요?”
“칼 브라케, 오이겐 리히터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 곁에 있잖습니까?”
“그건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귀족들이 거기에 찬성하리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개혁이 실시되면 귀족의 특권은 제한됩니다.”
화이트 중위가 질문을 더했지만 중장은 재미없단 표정을 짓고 있다. 중장이 힐끔 한 순간 바그다슈에게 시선을 던졌다. 바그다슈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
“그건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 두 사람은 귀족 중의 귀족이니까요.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겠죠. 그래도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국은 견딜 수 없다,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귀족들의 반대는 어떻게 할 생각일까요? 자칫 잘못하면 내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조사과는 보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어떤 수가 있겠지요.”
“어떤?”
화이트 중위가 질문하자 발렌슈타인 중장이 훗하고 웃었다.
“혹은 내란도 각오했든가……. 저 두 사람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생각보다 만만찮은데다가 배짱도 좋아요. 조금 예상외였지요. 약간 더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어딘지 모르게 즐거워 보이는 표정이다. 예상이 빗나간 걸 즐거워하는 건가?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권력욕에 휩쓸린 바보라면 서로 죽이기 시작했겠죠. 겁쟁이라면 도망쳤을 겁니다. 저 두 사람이 바보나 겁쟁이였다면 제국은 이등분, 삼등분 되었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만, 서로 버티고 협력하며 제국을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 두 사람은 바보가 아닙니다. 나름대로 각오도 있고 승산도 있는 거겠죠.”
“승산이라 하신다면?”
“…….”
질문했지만 말없이 코코아를 마시고 있다. 시선을 나에게 향하는 일도 없다.
“대답을 들을 수 없습니까? 제독.”
나를 봤다.
“알고 싶다면 제가 아니라 직접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물어보시지요. 하기야 알려주실지 어떨지…….”
중장이 쿡쿡하고 웃었다. 알고 있는 걸까? 혹은 예상하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얼버무리고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발렌슈타인 중장은 개혁이 실시되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어떠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렘샤이트 백작에게서 들은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동맹과 제국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개혁을 진행하면 제국의 국력은 증대하겠지. 개혁을 망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 아니면 지원하여 우호관계를 쌓을 것인가…….
그리고 신경 써야만 하는 것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이다. 중장은 꽤나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나름대로 능력이 있다고 봐야하겠지. 그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화이트 중위가 나를 봤다. 다음 질문으로 옮겨도 되는가. 그런 신호겠지. 끄덕이는 것으로 허락했다.
“제국과 동맹은 현재 협력체제를 맺고 있습니다. 발렌슈타인 제독은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되리라 생각합니까? 제국과 동맹 사이에 화평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화이트 중위가 질문하자 발렌슈타인 중장이 쓴웃음을 띄웠다.
“무리겠죠.”
단정 짓는 어조다. 우리들을 보며 조소하고 있다.
“150년이나 싸운 사이입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화평을 맺을 수 있을 리 없죠. 화평을 맺기 위해선 꽤 높은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게 됩니다.”
“…….”
“유감스럽게도 샌포드 최고평의회의장에게 그런 역량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옆에서 실소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그다슈가 웃음을 참고 있다.
“게다가 최근 동맹은 승리가 계속되고 있어 정권이 극히 단단한 상태입니다. 샌포드 의장은 무리를 하는 일 없이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지구교 대책으로 제국과 협력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끝나면 또 질질 전쟁을 끌 것이 틀림없습니다.”
샌포드 정권에서 화평은 무리. 발렌슈타인 중장은 그렇게 보고 있다.
그럼 국방위원장과의 파이프는 어디까지나 군사면에 관한 것, 이라는 걸까……. 아무래도 딱 와 닿지 않는다. 공통의 적을 만든 것은 협력체제를 맺은 뒤에 휴전, 혹은 화평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지금 샌포드 정권이 안정되어 있는 것도 사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은 실력자지만, 최고평의회의장이 되기엔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
“그럼 제독은 화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한 발 들이밀자 중장은 나를 지긋이 봤다.
“찬성합니다. 저는 전쟁이 싫으니까요.”
전쟁이 싫다? 농담이라고 생각했지만, 제독은 조금도 웃지 않는다. 곤란하고 있자 슬퍼하는 시선을 받았다.
“중령은 전장에 나간 적이 있습니까?”
“아뇨. 소관은 정보부에만 있어서.”
조금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품고 답하자 중장이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한 작전으로 많은 적을 죽인다. 용병가로선 훌륭하겠습니다만, 인간으로선 쓰레기겠죠. 저는 승리를 기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전선에 나오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편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같은 건 없는 편이 더 좋으니까요.”
망명자이기 때문일까. 죽이고 있는 것이 제국인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다? 아니면 진심으로 전쟁이 싫은 걸까……. 솔직히 곤란했다. 화이트 중위도 비슷한 표정을 띠고 있다. 제국에서 후방에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던 걸까. 그렇다고 한다면 발렌슈타인 중장에게 있어서 전선에서 싸우는 건 본의가 아닐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정보부는 중요한 걸 모르고 있는 것 같군요. 나뭇가지에만 신경이 쏠려 있습니다. 곤란한 일입니다.”
중장이 나와 화이트 중위를 보면서 말했다. 비웃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우리들이 중요한 부분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뭘 모르고 있는 걸까? 뭘 놓치고 있는 걸까…….
“귀관들은 제국이 행하려는 개혁의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
“대체 뭘 모르고 있는 걸까요?”
“프란츠 오토 대공, 황제 오토프리트 2세, 아우구스트 1세, 맥시밀리언 요제프 2세, 제국의 역사에서 몇 사람인가 개혁이라고 해도 좋을 정치를 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 행하려는 개혁은 다른 물건입니다. 그걸 이해하고 있지 않아요.”
다른 물건? 대체 어디가 다른 건가…….
“그들은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재정을 재건했습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체제 안의 개혁입니다. 체제 그 자체를 강화하려는 것이었지 바꾸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귀족계급을 억누르고 평민계급의 권리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치체제 그 자체를 바꾸려는 겁니다. 그 의미를 알겠습니까?”
“…….”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만든 정치체제를 끝내려고 하고 있다는 겁니다.”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만든 정치체제를 끝낸다? 저도 모르게 화이트 중위, 바그다슈를 돌아봤다. 두 사람도 경악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건, 과장이 심한 건…….”
화이트 중위가 소리를 높이자 중위가 훗하고 웃었다.
“루돌프 폰 골덴바움의 정치체제는 지배계급을 귀족으로서 고정하여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목적은 우민정치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제국에선 귀족이 아니면 정치, 군대의 상층부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피지배자 계급인 평민에겐 어떠한 정치적 권리도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세금을 낼 뿐인 존재입니다. 루돌프는 그러는 것이 정치적인 혼란이 적다. 그렇게 생각한 거겠죠.”
“하지만 개혁안을 만든 칼 브라케, 오이겐 리히터는 귀족임에도 불구하고 폰의 칭호를 버리고 평민이 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사회개혁의 필요성과 평민 권리의 확대를 호소해온 사람들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반체제파라고 해도 좋겠죠.”
“…….”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그들의 개혁안을 받아들이고 평민의 권리를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배자 계층으로서 귀족이 더 이상 역할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만든 정치체제를 부정하고 있는 거지요. 저 두 사람은. 재야의 인간이 아닌, 정권 중추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종언을 맞이하고 있다는 건 그런 의미입니다.”
“과연.”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바그다슈가 끄덕이고 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그걸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자신들이 루돌프가 만든 정치체제를 끝내고 있다고. 그걸 이해하면서 개혁을 행하려는 걸까요?”
화이트 중위가 질문하자 중장이 끄덕였다.
“귀족들은 아무도 자신들이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치자의 입장에 서면 싫어도 알게 되죠. 귀족들이 지배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걸……. 제국의 통치체제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그래서 리히텐라데 후작은 그런 짓을 생각한 거지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도 같은 인식을 가졌기에 개혁을 실행하려는 겁니다. 모르고 있는 건 귀족들뿐이에요. 지금 상황에서 군대도 개혁 없이는 쓸 수 없을 정도로 사기가 저하되어 있겠죠.”
“…….”
“그걸 이해하지 않으면 제국의 움직임은 읽을 수 없어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도.”
“그렇군요.”
맞는 소리다. 라고 생각했다. 중장이 우리들의 질문에 불만스런 태도를 보일만하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의 진의도 이해하지 않고 상황을 분석하여 미래를 추측하려 하고 있다. 사전에 바보 같은 질문을 하지 말라고 들었지만, 확실히 우리들은 바보 같은 질문을 한 거겠지. 가슴에 쓰디쓴 것이 차올랐다…….
“이번엔 이쪽의 질문에 답하시지요. 제국에선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습니까?”
“클록슈톡 후작의 반란진압에 향했던 귀족들이 돌아왔습니다. 지구토벌에 향했던 뮈젤 제독도 같은 시기에 돌아왔습니다.”
화이트 중위가 답하자 발렌슈타인 중장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 외에는?”이라고 질문했다. 화이트 중위가 고개를 젓는다. 페잔에서 소동이 일어난 뒤로 페잔을 경유하여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졌다. 불만스런 표정을 보일까 생각했지만, 중장은 표정의 변화 없이 페잔의 정보를 요구했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니콜라스 볼테크가 자치령주가 되었습니다.”
“그 외에는?”
“제국의 고등변무관이 이번 달 말에는 페잔에 도착합니다. 마린돌프 백작입니다.”
화이트 중위의 말에 중장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화이트 중위, 바그다슈가 그걸 보고 긴장했다.
“렘샤이트 백작에게서 듣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질문하자 중장이 끄덕였다.
“듣지 않았습니다. 마린돌프 백작은 온후한 상식인입니다. 기략을 펼칠 사람이 아니죠. 페잔의 고등변무관으로선 형식만, 아마도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거겠죠…….”
기략을 펼칠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중장의 표정은 진지했다.
“마린돌프 백작에게 무언가 있습니까?”
“그에겐 딸이 있습니다.”
“딸?”
되묻자 중장이 끄덕였다.
“힐데가르드 폰 마린도르프. 그녀가 동행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정략가로선 제국에서도 굴지의 재능을 가진 사람입니다.”
중장의 말에 다들 숨을 삼켰다. 그의 인물 평가가 틀린 적은 없다.
“그럼 진짜 고등변무관은 그녀입니까?”
목소리가 갈라졌다. 내 질문에 중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국에선 여성의 지위가 낮습니다. 그녀의 재능은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겠죠. 페잔에 보내기에 신뢰할만한 인물이 마린도르프 백작밖에 없었다. 대충 그런 이야기일 겁니다만…….”
그럼 우연인가…….
“마린도르프 백작 주변을 조사해주세요. 동행자가 누구인가. 알아두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시급히 조사하겠습니다. 헌데, 그 백작영애는 지금 몇 살입니까?”
중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저보다 세 살 아래일 테니까, 18세일까요?”
18세? 중장의 말에 모두가 서로를 돌아봤다. 어떻게 된 거지? 중장이 망명했을 때는 17세. 4년 전이다. 그때 그녀는 14세. 그 시점에서 그녀의 재능을 간파한 건가?
“면식은 있으십니까?”
내가 질문하자 중장은 쓴웃음을 지었다.
“제국에서 백작가의 외동딸과 평민 아들이 친하게 지낼 기회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있습니까? 게다가 제 취향도 아니에요. 저는 좀 더 평범한 여성이 좋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중장이 소리 높여 웃었다.
“어째서 그녀에 대한 걸…….”
중장이 나를 봤다. 그리고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세상사 이상한 일이 잔뜩 있어요. 알 리가 없는 일을 아는 사람도 있죠.”
“그건…….”
그때의 말이다. 이제르론 요새에서 중장이 제국군에게 말한 말……. 중장이 나를 보고 있다. 차가운 눈이다. 이미 웃고 있지 않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공포를 느꼈다.
“바보 같은 질문은 그만두세요. 잭스 중령. 마린도르프 백작의 동행자에 대한 것, 빨리 조사해서 알려주세요. 앞으로 페잔이 시끄러워질 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중장은 코코아를 한 모금 마셨다.
...
ps.
제목의 불가지는 불가지론할 때의 불가지입니다.
앞으로 30~40편 번역하면 망명편도 끝이네요.
응? 이것도 네타바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