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본편(연중)

새로운 조류(에리히 발렌슈타인 전) 제 272 화. 혼미

추리닝백작 2019. 4. 24. 20:52

 

제국력 490년 3월 18일. 오딘, 헌병대본부. 귄터 키슬링.

 

 “페잔 시민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금으로선 문제는 발생하고 있지 않다. 시민은 침착해 보여.」

 “점령 통치는 순조로운 모양이군요.”

 「뭐, 그렇게 말해도 좋겠지.」

 렘샤이트 백작의 어조에는 어두움이 없다. 그 말에 거짓은 없는 듯하다. 하기야 점령 첫날부터 실패하는 일이 생긴다면 뒤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로버트 텔레만은 구속했다. 페이워드의 신병도 잡은 상태야.」

 “장로위원회에 대한 취급은?”

 「위원회의 멤버도 구속했다. 놈들에게 페잔의 자치권은 박탈했다고 하니 약속이 다르다고 분개하더군. 리히텐라데 후작은 자치를 인정했다고 끝도 없이 말했다.」

 그렇게 말하고 화면에 비춘 렘샤이트 백작은 소리 내어 웃었다. 정말로 믿다니 무척이나 능숙하게 속인 거겠지. 나쁜 노인장이다.

 

 “지구교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드 빌리에르라는 대주교와 그 주변 인물은 잡았다. 자치를 인정했다고 생각하고 방심한 걸까. 한심할 따름이다. 총대주교는 지구 제압 때에 죽은 모양이다. 현재 최고위에 있는 건 드 빌리에르라고 한다.」

 “그럼 이걸로 지구교는 괴멸입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말 끝이 흐리다. 확증은 없나. 나중에 바움러 준장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겠군. 아니, 잠깐…….

 

 “렘샤이트 백작, 국채와 주식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아, 그게 있었지.」

 렘샤이트 백작이 구원을 받았다는 듯이 밝은 목소리를 냈다.

 「무사히 접수했다. 그에 대해선 문제는 없어. 하지만 자치령주부 지하에서 묘한 물건을 찾았다. 황금 등의 귀금속, 그리고 회화 같은 것들이다. 가치총액으로 1조 제국 마르크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겠지.」

 “1조 제국 마르크…….”

 황당한 마음으로 멍하니 있자 렘샤이트 백작이 소리 내어 웃었다.

 

 「나도 처음 들었을 때는 경과 같은 반응을 했지. 터무니 없는 물건이다.」

 “…….”

 백작이 웃음을 그쳤다. 표정이 심각하다.

 「그 일부가 지구교로 흘러간 모양이야. 드 빌리에르의 활동자금이 된 것 같다. 그 밖에 흘러들어가지 않았다면 좋겠지만……」

 “설마.”

 「확증은 없어. 바움러 준장이 조사하고 있다. 자세한 건 준장에게 듣게.」

 이런이런. 치안면에서 렘샤이트 백작의 보좌역으로서 바움러 준장을 보냈지만 준장은 지금쯤 나를 저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드 빌리에르가 페잔으로 향한 건 작년 여름, 반년 이상 이전일 터다. 페이워드가 그들을 원조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자치령주부 내부에 지구교의 협력자가 있게 된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지구교는 페잔 내부에 침투하고 있다. 국채와 주식이 지구교로 흘러가지 않았던 건 요행에 가깝군.

 

 페잔 침공에 있어 에리히가 특히 중시하고 있던 건 페잔이 소지하고 있는 제국, 동맹이 발행한 국채와 양국 기업의 주식이었다. 제국, 동맹, 양국에게서 지구교는 두들겨 맞고 지구 그 자체도 뭉개졌다. 그들은 조직 재생을 위해 반드시 자금이 필요할 터였다. 국채와 주식은 그 자금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페이워드가 자치령주로 있는 동안엔 그것들이 지구교로 흘러가는 일은 없겠지. 흘러간다고 한다면 침공에 의해 페잔이 혼란에 빠졌을 때라고 에리히는 생각했지만……. 1조 제국 마르크 상당의 귀금속인가. 국채나 주식의 소유주를 바꾸는 것보다도 귀금속을 은밀히 가져가는 편이 페이워드가 눈치 챌 위험성은 낮다고 생각했던 건가.

 

 루빈스키가 움직였을까? 지구교는 당연히 국채와 주식을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워드가 눈치챌 것이라 경고하고 귀금속을 조금씩 넘겼다. 답답함에 불만이 쌓였겠지. 폭발시키기 쉬웠을 거다. 그게 진짜 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페이워드 자신이 보험을 걸었던 가능성은 없는가? 페이워드는 지구교에게 죽지 않고 제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겉으로는 적대하고 있는 척하며 뒤에선 손을 잡고 있었다?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귀금속은 흘리지 않아도 다른 면에서 협력했을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른다. 바움러 준장이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면 좋겠지만…….

 

 “루빈스키는?”

 내 질문에 렘샤이트 백작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조심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혹은 승패가 정해지는 걸 지켜보고 있다든가.”

 「있을 수 있군. 페잔 시민이 얌전한 것도 그런 이유일지도 몰라. 재수 없는 소리지만 제국이 패배한다, 혹은 그에 가까운 상태가 되면 이를 드러낼지도 모르겠군.」

 

 렘샤이트 백작은 떫은 표정을 짓고 있다. 손 놓고 기뻐할 상황은 아니라는 거로군. 빨리 통신을 끝내고 바움러 준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바로 준장이 화면에 나왔다. 이쪽도 표정이 심각하다. 예상했던 것이긴 하지만 좋지는 않았다.

 

 “바움러 준장, 바쁜 와중에 미안하군.”

 「아뇨.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이쪽에서 연락을 취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가. 대략적인 부분은 렘샤이트 백작에게서 들었다. 상세한 건 경에게서 들으라고 하시더군. 말해줄 수 있는가?”

 바움러 준장이 쓴웃음을 띄웠다. 성가신 일을 떠안았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페잔의 상황입니다만, 지금으로선 반제국 폭동이나 소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제국은 이제르론, 페잔 두 회랑을 제압하고 우세하게 전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페잔 시민도 그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계속 이기면 문제는 없겠죠.」

 “음.”

 렘샤이트 백작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방심은 할 수 없다는 거다.

 

 「국채와 주식에 대한 건 들으셨습니까?」

 “들었다. 1조 제국 마르크의 귀금속에 대해서도. 얼마나 지구교에 흘러간 건가?”

 「드 빌리에르를 심문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소관의 예상으로는 100억에서 150억 제국 마르크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로 금을 팔았던 모양입니다.」

 100억에서 150억……, 한숨이 나왔다.

 

 「요 반년 간 페잔에서 거래된 금을 조사했습니다. 마침 제국과 반란군의 관계가 수상하게 되었을 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구입했습니다. 꽤 고액으로 거래되었더군요. 금 외에도 백금, 은을 판 흔적이 있습니다.」

 “그렇군. 자치령주부 내의 협력자는 누구냐?”

 바움러 준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조사 중입니다.」

 “루빈스키는 당연하지만, 페이워드가 협력자일 가능성은?”

 「…….」

 놀란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바움러 준장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사에 빈틈은 없나.

 

 “루빈스키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양이지만.”

 「찾을까요?」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언젠가 나타나겠지. 그걸 기다리자.”

 「소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찾았다간 경계를 부를 뿐이다. 오히려 찾지 않는 편이 루빈스키에게 있어서 굴욕이겠지. 스스로 접촉해 올 터다.

 

 “지구교 말이지만, 드 빌리에르를 구속한 걸로 위협은 꽤나 적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예. 중심이 되는 인물을 잃은 이상 위협은 꽤나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이기면 제국의 패권이 확립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소멸이라는 것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거기에는 시간이 걸리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겠지.”

 

 다시 말해 소규모 테러 활동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페잔 천도를 생각하면 결코 기뻐할 일은 아니다.

 “바움러 준장. 지구교의 잔당을 우선하여 쫓아주게.”

 「소관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진전이 있으면 또 보고하겠습니다.」

 “부탁하지.”

 

 이런이런. 통신이 끝나 아무 것도 비추지 않는 화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전황은 우세하지만 아직 결정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페잔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어딘가 어중간하게 혼돈에 빠져 있다. 소화불량이라도 걸릴 듯한 기분이다…….



우주력 799년 3월 22일. 다곤 성역, 제15함대 기함, 디오메데스. 랄프 칼센.

 

 “색적부대에서 연락입니다. 제국군은 다곤 성역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과 약 하루의 거리에 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목소리가 함교에 울렸다. 함교에 적 발견에 의한 흥분은 없다. 이제르론 요새에서 철수한 뒤엔 온종일 제국군을 감시하고 있던 거다. 무리도 아니다.

 “병력은 확인할 수 있는가?

 뷰포트 참모장의 질문에 오퍼레이터가 고개를 젓자 참모장이 불만스럽게 신음소리를 냈다.

 

 “뭐, 어렵겠지.”

 “각하.”

 “선두 함대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거다. 무리를 하면 제국군의 공격을 받는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어. 적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

 “네.”

 뷰포드 참모장이 요령 부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한 것보다 제국군의 움직임이 빠르군. 이제르론 요새에서 다소 휴식을 취할 거라 생각했는데…….”

 “보급 같은 건 어떻게 한 걸까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서 하고 왔겠지. 그렇게 하면 굳이 이제르론 요새를 들릴 필요도 없어.”

 “그렇군요. 그게 있었지요.”

 

 성가신 상대다. 모략이 특기니까 다소는 실전에 어두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쪽이 싫어할 짓만 하고 있다. 기회를 잡는 데에 민첩하군. 그것만으로도 만만찮다.

 “참모장, 양 제독은 지금 어디쯤에 있는가?”

 “팔란티아에는 도착했겠죠.”

 참모장이 화면에 비춘 성계도를 보면서 대답했다.

 

 “뷰코크 사령장관은?”

 “……포레비트 성역을 빠져나와 란테마리오 성역으로 향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란테마리오에서 잠시드는 민간선도 사용하는 항로다. 안정되어 있고 항행은 쉬우니까 시간도 계산할 수 있다. 앞으로 2주만 있으면 잠시드 성역에 도착하겠지. 단, 적에게 발목이 잡히지 않을 경우라는 조건이 붙는다…….

 

 “에르곤 성역에서 양 제독이 따라잡는 건 무리로군.”

 “예.”

 “역시 시바, 잠시드에서 합류인가.”

 “그렇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나? 양 웬리는 팔란티아에서 항로 대로 아스타테, 에르곤, 시바를 향할까? 아니면 항로를 벗어나 직접 에르곤, 혹은 시바로 향할까…….

 

 항로를 벗어나는 편이 시간은 단축된다. 하지만 항로를 벗어나면 우주풍, 자기폭풍 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위험도 있다. 따라서 항로로서 쓰이지 않는 거다. 통신에 잡음이 끼는 건 당연하고 경우에 따라선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혹은 전함에 손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하지만 제국군의 진격은 빠르다. 항로대로의 항행으로는 쫓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나오고 만다. 경우에 따라선 이쪽이 각개격파의 대상이 되고 만다……. 한숨이 나왔다…….



제국력 490년 3월 23일. 오딘, 통수본부. 슈타인호프.

 

 회의실에 들어가니 안에 있던 자들이 일제히 기립하여 경례했다. 그에 응하고 자리에 앉자 그들도 자리에 앉았다. 디귿자 모양으로 배치된 회의 탁자에 10명 정도의 남자, 군인들이 둘러앉아 있다. 한 사람이 일어나 다가왔다. 손에는 서류를 가지고 있다. 짐머만 대령, 소속은 작전부였을 거다.

 

 “이걸 봐주십시오.”

 대령이 서류를 내 앞에 두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간다. 쓸모 없는 놈이다. 손에 쥐고 대충 넘기며 봤다. 작전계획서인 것 같군.

 “누군가 설명해라.”

 “…….”

 다들 서로를 돌아보고 있다. 솔선해서 나서는 자는 없는 듯하다.

 

 “라인베르거!”

 “예!”

 통수본부작전부장, 라인베르거 대장이 당황하며 일어섰다. 내란 후 대장으로 승진, 작전부장으로 취임했지만 아무래도 담력이 없는 놈이다. 짜증이 나려고 한다. 쓸모 있는 놈은 전부 발렌슈타인이 가져가 버렸다. 통수본부에는 바보밖에 없다.

 

 “설명해라.”

 “예!”

 서류에는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중요한 부분은 입으로라도 보고하는 게 상식이겠지! 땀도 흘리고 있지 않으면서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지 마라. 짜증 난다!

 

 “현재 반란군령 내에 침공하고 있는 제국군은 우위에 전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음.”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당초 예정으로는 이제르론 방면, 페잔 방면에 있어 반란군에 대하여 커다란 손해를 가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실패했습니다. 반란군은 다소의 손해를 입었음에도 후퇴하여 전선을 새로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음. 좋지 않은 상황이다. 반란군이 도망치는 게 너무 빨랐군.”

 

 회의실에 웃음 소리가 들렸다. 바보 놈들이. 그들은 우리 쪽의 목적을 알아차린 거다.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

 “이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어디에선가 반란군에게 일격을 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대로는 하이네센 공략에도 지장이 나오겠죠.”

 “그래서 이 작전계획서를 만든 건가.”

 라인베르거가 찔리는 표정을 지었다.

 

 “아뇨. 이 작전계획서는 발렌슈타인 사령장관에게서 보내진 것입니다. 반란군은 바라트 성계를 향하고 있는 이제르론 방면군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할 터, 그걸 잘 이용하고 싶다고. 이 작전의 실시가 가능할지, 그리고 실시한다면 작전 전체의 제어를 통수본부에 위임하는 게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고 합니다.”

 “그렇군.”

 

 말하자면 발렌슈타인도 최초의 작전안은 더 이상 쓸 수 없다고 생각한 건가. 그래서 새로운 작전안은 제안했다는 거다. 사실은 이쪽이 해야 할 일이다. 아니, 하려고 했지만 발렌슈타인이 먼저 보내왔다. 그런 걸지도 모른다.

 “화면에 성계도를 비춰라.”

 “예.”

 짐머만 대령이 화면에 성계도를 표시했다. 성계도에는 제국군과 반란군의 대략적인 위치가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라인베르거는 어느샌가 자리에 앉아있다. 작전 내용은 설명하지 않는 거냐. 분통 터지는 놈이다…….

 

 발렌슈타인이 보내온 작전계획서는 그렇게 두꺼운 것이 아니었다. 몇 가지 성계명이 적혀 있다. 화면과 대조하며 살펴봤다. 그렇군. 작전도 어려운 게 아니다. 설명을 받을 필요도 없나……. 문제는 타이밍이군. 그래서 제어를 이쪽에 맡긴다고 한 건가. 나머진 행방을 확실하게 하지 않는 1개 함대…….

 

 “그래서 어떤 거냐?”

 내가 묻자 다들 서로를 돌아봤다. 서로 떠넘기기냐? 호통을 치려던 때, 한 명이 일어났다. 부라울러 대령, 본래 리텐하임 후작 밑에 있던 자다.

 

 “지금 상황에서 극히 합리적인 작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란군이 이쪽의 양동에 걸릴 가능성은 높겠죠. 그런 만큼 하이네센의 공략은 쉬워집니다.”

 “행방을 알 수 없는 함대가 있지만 괜찮은가? 지휘관은 양 웬리다.”

 “그 함대도 유인합니다. 끌어내기만 하면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다소 만만찮아도 1개 함대입니다.”

 

 “발렌슈타인에게 위험이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전을 건다면 위험합니다만 결전을 피한다면 문제는 없습니다. 사령장관 각하도 거기에 대해서 알고 있을 터, 쓸데 없이 결전을 걸지는 않으시겠죠.”

 “흠. 경은 이 작전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로군.”

 “수정을 가한 뒤에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끄덕이고 있다.

 

 “수정이란 무엇인가? 대령.”

 “행성 우르바시의 점령, 보급기지 건설입니다. 이 작전안에선 그게 빠져 있습니다만, 당초 예정대로 실시해야 합니다. 만일 장기전이 되었을 경우 우르바시가 필요하게 됩니다.”

 작전계획서를 다시 한 번 봤다. 확실히 우르바시의 점령이 사라져있다. 서두른 탓인가? 아니면 장기전의 가능성은 없다고 봤나? 아니 서두른 탓에 빠졌다고 봐야겠군.

 

 “좋겠지. 이 작전을 실행한다. 수정을 해서. 나는 군무상서, 국무상서 각하께 보고하고 오겠다. 경들은 준비에 들어가도록.”

 “예.”

 전원 기립하여 경례했다. 나도 일어나 답례하고 회의실을 뒤로 했다. 일단 군무성, 그리고 신무우궁으로 가야만 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