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아름다운 꿈(연중)

새로운 조류 ~아름다운 꿈~ 제 29 화. 부대장

추리닝백작 2020. 6. 22. 17:53


제국력 487년 7월 9일. 오딘, 우주함대사령부. 라인하르트 폰 뮈젤



  휴가 중에 시급히 우주함대사령부로 출두하라는 호출이 들어왔다. 호출한 것은 우주함대 총참모장 메크링거 중장이다.
  무슨 일인가 일어났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반란군이 이제르론 요새에 쳐들어왔다는 것, 두 번째로 높은 건 어느 바보 귀족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것, 대충 그런 정도겠지.
  그렇다면 내 역할은 이제르론 요새를 향한 원군, 혹은 반란 진압……. 헌데, 둘 중 어느 것일런지…….

  키르히아이스와 함께 우주함대사령부로 향하자 그대로 사령장관실로 직행이었다.
  도중에 몇 사람인가 군인과 만났지만 다들 경례를 보내고 있다. 예전엔 눈치 채지 못한 척을 하며 만나지 못한 것처럼 날 피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엔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적어졌다.
  군인만이 아니다. 귀족 중에서도 일부지만 목례를 보내는 사람이 생겼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무슨 일에서건 날 신경 써주고 있기에 날 무시하는 건 득책이 아니라고 다들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나로선 경의를 받는 건 기쁘지만 서두르고 있을 때 답례하는 건 성가시므로 예전이 더 좋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사람이란 참 제멋대로다. 무시 당하면 열받고 경의를 받으면 성가시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그런 생각이 더욱 절절하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령장관실에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메크링거 총참모장, 슈트라이트 부참모장이 있었다. 다들 엄격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지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만이 날 보고 희미하게 웃음을 띄우는 것이 보였다.
  "뮈젤 대장, 출두했습니다."
  "뮈젤 제독. 휴가 중에 죄송합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정중하게 휴가 중에 호출한 점을 사과했다. 이런 건 조금 간지럽다. 뭔가 일이 터졌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사양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공작은 이런 점에선 성실하니까…….
  "아뇨.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네. 조금……. 조금 더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곧 세 사람이 더 옵니다. 함께 듣는 것이 좋겠죠."

  세 사람? 함대사령관인가……. 그렇다면 바보 귀족의 반란은 아니겠군. 아마도 이제르론 요새에 반란군이 쳐들어온 거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켐프, 렌넨캄프, 파렌하이트 세 사람이 사령장관실로 날아들어왔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날아들어오는 것처럼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달려온 것 같다. 미세하게 숨을 헐떡이고 있다.

  "다 모인 것 같군요. 그럼 시잘할까요? 실은 페잔에서 조금 곤란한 연락이 있었습니다."
  페잔에서? 조금 곤란한 연락? 생각치 못한 말이다. 이제르론 요새에 반란군이 쳐들어왔다는 건 아닌가……. 켐프, 파렌하이트, 렌넨캄프도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공작이 시선을 메크링거 총참모장에게 향했다. 메크링거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최근 2주일 정도 전부터 반란군의 함대 중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함대가 있다고, 페잔 자치령주, 아드리안 루빈스키에게서 렘샤이트 백작에게 연락이 있었다고 합니다."
  켐프, 파렌하이트, 렌넨캄프의 얼굴에서 아까 전부터 보였던 의아한 표정이 사라졌다. 세 사람 모두 긴장하고 있다. 아마도 나도 마찬가지겠지. 훈련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란군의 함대는 이제르론 요새로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2주일입니까. 그렇다면……."
  "앞으로 열흘 정도면 이제르론 요새에 도착하겠군."
  켐프, 렌넨캄프, 두 사람이 속삭이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확실히, 보고가 사실이라면 그들이 말한 대로겠지. 오딘에서 이제르론 요새까지 약 40일. 한 달 저도는 이제르론 요새는 단독으로 방어전을 강요받게 된다…….

  "하지만 2주일이라니……. 페잔에서의 보고가 꽤나 늦어졌다고 생각합니다만…….
  내가 묻자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웃음을 터트렸다.
  "페잔의 변명으로는 확인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던가……. 참 그럴싸한 변명입니다."
  웃고 있는 건 공작뿐이다. 다들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 역시 페잔은 제국의 패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각하. 웃을 일이 아닙니다. 렌넨캄프 제독의 말대로, 앞으로 열흘이면 반란군이 이제르론 요새로 처들어옵니다."
  파렌하이트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나무랬지만 공작은 신경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좀 더 빠를지도 모릅니다. 파렌하이트 제독. 2주일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페잔의 변명입니다. 내일 이제르론 요새가 반란군의 대군에 포위당해도 저는 놀라지 않을 겁니다."
  공작의 지적에 켐프가 신음소리를 냈다. 그렇군. 낙관은 할 수 없다. 공작은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혼자 기분 좋아 보이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메크링거 총참모장이 곤란하단 시선을 보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수 각하. 파렌하이트 제독의 말이 맞습니다. 웃을 일이 아닙니다."
  "아니. 페잔의 지혜도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라고 감탄했을 뿐입니다. 꽤나 즐겁게 해주네요."
  다시 총참모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시선을 향했다.
  "……이미 이제르론 요새에는 경고를 냈습니다. 오딘에서도 원군을 보냅니다."

  "그럼 우리들이."
  "네. 뮈젤 제독께선 증원군의 총사령관으로서 켐프 제독, 렌넨캄프 제독, 파렌하이트 제독을 이끌고 이제르론 요새로 향해주시길 바랍니다."
  메크링거 총참모장의 말에 몸 속에 열기가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증원군의 총사령관, 4개 함대의 지휘권이 나에게 있다. 이 정도의 대군을 이끄는 건 처음이다.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고양되는 마음을 꾹 눌러 참고 있으니 내 귀에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목소리가 들렸다.
  "뮈젤 제독, 동향을 파악할 수 없는 반란군의 함대입니다만, 제5, 제10, 제12함대의 3개 함대라고 합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지나가는 듯이 말했지만, 사령장관실 분위기는 단숨에 굳어졌다. 제5, 제10, 제12함대……, 모두 반란군의 정예부대다. 방심할 수 없다.

  "반란군 중에서도 정예부대라 해도 좋겠죠. 방심할 순 없습니다. 게다가 그 외에도 동원 중인 함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페잔이 일부러 제5, 제10, 제12함대의 이름만 알려줘서 그쪽에만 주의가 쏠리도록 꾸몄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작은 더 이상 웃고 있지 않다.

  "그렇군요."
  "저쪽에 도착하면 그라이프스 방면군 사령관과 협력하여 반란군을 격퇴해주세요. 유의해야 할 점은 이제르론 요새의 유지를 우선하여 생각할 것, 무의미하게 전선을 확대하지 않을 것, 두 가지입니다. 그 외엔 뮈젤 제독에게 일임합니다. 질문이 있습니까?"

  "아뇨. 없습니다."
  내 대답에 공작이 끄덕였다. 그리고 나머지 세 사람에게도 시선을 향했다. 누구도 말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다시 한 번 끄덕였다.
  "그럼 뮈젤 제독, 나머진 부탁합니다. 출발이 언제가 될 지, 정해지면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사령장관실에서 물러나고, 켐프, 렌넨캄프, 파렌하이트와 1시간 후에 브륀힐트에서 회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때까지 그들은 자신의 함대가 출격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지 확인해주겠지. 나도 대체적인 건 알고 있지만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브륀힐트에선 케슬러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사령장관에게 불렸다는 건 키르히아이스가 모두에게 전해주었기에 이야기는 빨랐다. 출격을 상정하여 준비에 들어갔던 것 같다. 보급, 그리고 함선에서 멀어져 있던 장병을 불러들이는 데엔 대략 24시간 정도 필요하다고 한다. 타당하다고 봐도 좋겠지.

  사령장관실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에게 이야기하자 브륀힐트 함교에는 흥분의 목소리가 흘러 넘쳤다.
  "최소한 그 3개 함대가 움직이고 있는 건 사실이겠죠. 정예부대로군요. 반란군도 꽤나 각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심할 수 없겠습니다."
  로이엔탈, 미터마이어의 말에 다들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4개 함대의 지휘관입니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각하를 신뢰하고 있군요."
  "……그렇게 생각하나? 케슬러."
  내가 묻자 케슬러가 묘한 표정을 보였다. 케슬러만이 아니다.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아니. 사령장관실에선 이제르론 요새 유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무의미하게 전선을 확대하지 말라고 들었다. 우주함대는 아직 편성 중에 있는 이상, 당연한 이야기지. 하지만 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는데……."
  나는 신용이 없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애 취급 받고 있다. 그 때 그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케슬러가 웃음을 터트렸다. 다들 놀라 지켜보는 와중 한 사람 케슬러가 웃는다. 애 같다고 생각했는가? 불쾌감이 몸을 감쌌다.
  "뭐가 웃긴가!"
  나로서도 꽤나 험한 목소리가 나왔다 생각했다. 케슬러는 웃음을 멈췄지만 웃기단 표정을 짓고 있다. 찌릿하고 노려봤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걱정한 건 뮈젤 제독에 대한 게 아니라고 소관은 생각합니다."
  "……."
  "공작이 걱정한 건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제독 세 사람에 대한 것이었겠죠."
  세 사람? 켐프, 렌넨캄프, 파렌하이트? 어떻게 된 일이지? 주위를 둘러보자 다들 어딘지 모르게 납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키르히아이스도 그렇다. 그들에겐 뭔가 짐작 가는 부분이 있는 건가…….

  "무슨 뜻이냐?"
  "켐프 제독, 렌넨캄프 제독, 파렌하이트 제독, 세 사람 모두 공작에게 발탁되어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진한 함대사령관입니다. 그걸 꽤나 의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훈련도 다른 제독들에 비해 꽤 일찍 끝내고 있습니다. 초조해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아……."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그런 건가. 케슬러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다들 뭘 납득하고 있는 건지, 이제야 알았다. 공작은 그 때, 내게 방침을 전하면서 세 사람에게 시선을 향하며 확인했다. 그건…….

  "이제 아셨습니까?"
  "그래. 경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 것 같아."
  케슬러의 웃음이 커졌지만 내 분통은 잠들었다.

  "공적을 올리기 위해 서두른 나머지 무리할지도 모른다, 뮈젤 제독의 지휘도 얌전히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신 거겠죠. 그렇기에 그 자리에서 기본방침을 전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소관도 참모장의 말대로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혼란을 일으키면 오히려 반란군에게 빈틈을 보이게 됩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나는 그렇게나 믿음직하지 못하게 보였는가? 그들을 통제하지 못할 거라 생각될 정도로……."
  케슬러, 뮐러의 말은 지당하다. 하지만 그래도 불만은 남는다. 역시 애 취급 받고 있다. 나이가 어려서 가볍게 보이고 있는가……. 분통은 사라졌지만 불만은 남았다. 공작에게, 그리고 세 사람에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뮈젤 제독이 계급도 위고 최종적으로는 그들도 제독의 지시에 따를 테지요. 하지만 반발은 했을 테고 응어리가 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중의 일을 생각하면 결코 좋은 일은 아닙니다. 아마도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그걸 고려한 거겠죠."

  케슬러의 말에 다들 끄덕이고 있다. 무슨 말인지는 이해할 수 있다. 공작이 내 입장을 고려해준 거라는 것도. 하지만 그래도 불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건 아집인 거겠지."
  내 말에 다들 쓴웃음을 지었다. 키르히아이스도 그렇다. 알고 있다. 어린아이 같은 불만이다…….

  "그 말이 맞습니다. 아집입니다."
  "케슬러……."
  엄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케슬러도 어이가 없겠지. 구제불능이라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내심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 불편한 분위기가 풍겼지만, 케슬러는 표정을 바꾸는 일 없이 말을 계속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빼면 우주함대에서 최상급자는 뮈젤 제독입니다. 이를테면 공작의 부대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뮈젤 제독이 젊고 경험이 적은 탓에 많은 자들이 제독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케슬러 참모장!"
  키르히아이스가 소리를 높였지만 케슬러는 손을 들어 그 발언을 막았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도 당연하지만 그 점을 알고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뮈젤 제독에게 4개 함대를 맡기고 원군 총사령관에 임명했습니다. 제독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혹시 신뢰하지 않는다면 공작 스스로 함대를 이끌고 이제르론으로 향했을 겁니다."

  로이엔탈, 미터마이어, 뮐러가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키르히아이스조차 케슬러를 더 이상 막으려 하지 않는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4개 함대를 뮐러 제독에게 맡기는 것으로 제독이 우주함대의 넘버2라는 것을, 자신의 부대장이며 복수의 함대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주변에 나타내고 있는 겁니다."
  "……."

  "그렇기에, 제독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소관은 생각합니다. 결코 제독을 얕본 것이 아닙니다. 이후의 군부를 생각한 것입니다. 거기에 불만을 품어서야, 이번엔 뮈젤 제독이 주변에서 부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을 받게 되겠죠."
  "……."

  냉엄한 말이다. 하지만 마음에 저며들어왔다. 케슬러는 내 걱정을 해주고 있다. 예전엔 무시 받는 것에 익숙했다. 그걸로 나 자신을 분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받아 들어지고 배려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 걸로 새로운 불만을 품으려 하고 있다. 케슬러의 말대로 아집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케슬러 참모장. 경의 말이 맞다. 내 실수였다."
  내가 사과하자 케슬러의 표정이 풀어졌다.
  "아뇨. 이해해주셔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말이 지나쳤던 점, 사과 드립니다."
  "아니, 경의 조언. 마음에 저며들었다. 감사를 표하지. 앞으로도 내 잘못이 있다면 사양 없이 말해주게."
  "예."

  주변에서 다행이란 분위기가 흘렀다. 다들 안심한 거겠지.
  "예전 일이 생각나는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서 준엄한 말을 들은 적이 있어. 개인의 공적이 아니라 군대의 승리를 위해 행동하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고립되어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끝난다고……. 지금 케슬러 참모장에게 같은 말을 들었다. 진보가 없군. 나는……."

  자조가 흘러나왔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공작에게 맞서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군대의 승리가 아니라 자신의 승리를 위해, 그걸 우선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나는 그 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황제가 될 것을 목표로 하는가, 아니면 포기하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협력하는가……. 나도 키르히아이스도 그 문제에서 고의로 눈을 피하고 뒤로 미루고 있다…….
  그렇기에 공작의 호의를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불만스럽게 생각했다…….

  "……각하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말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케슬러 참모장의 조언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진보가 없다며 자책하실 일이 아닙니다."
  "뮐러……."
  뮐러가 나를 위로하는 눈으로 보고 있다.

  "단지 신경쓰셔야만 합니다. 지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주변의 주목을 받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한 마디, 생각 없는 한 마디가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각하께선 이미 그런 입장에 있다는 걸 이해하셔야 합니다. 케슬러 참모장의 조언도 그런 의도라고 소관은 생각합니다."

  케슬러를 봤다. 뮐러의 말에 끄덕이고 있다.
  "그런가……. 뮐러 소장. 잘 알았다. 이후엔 신경 쓰도록 하지."
  조심하자. 그리고 답을 내자. 언제까지나 문제에서 눈을 돌리고 있어선 안 된다. 이대로는 불안정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