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아름다운 꿈(연중)

새로운 조류 ~아름다운 꿈~ 제 42 화. 밀담

추리닝백작 2020. 6. 22. 17:58


제국력 488년 3월 1일. 오딘, 게르라흐 자작 저택. 에리히 폰 브라운슈바이크



  게르라흐 자작이 내게 비밀리에 상담하고 싶은게 있다고 요청했다. 남의 귀를 피하고 싶다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거절할 수는 없다. 눈에 띄지 않는 일상복으로 갈아입고 밤 늦게, 9시를 넘은 시간에 게르라흐 자작의 저택으로 몰래 방문했다. 뒷문으로다. 호위는 페르너 한 사람. 지상차는 저택에서 떨어진 장소에 세웠다.

  자작 저택의 하인은 나와 페르너를 어느 방으로 안내한 뒤 말 없이 나갔다. 응접실은 아니고 거실도 아니다.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안티크 풍의 유리 캐비넷이 있지만 다른 건 아무 것도 없다. 아마도 밀담용의 방이겠지. 귀족 저택에는 이런 방이 반드시 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저택에도 있다.

  소파에 앉자 페르너가 내 뒤에 섰다. 옆에 앉으라고는 말하지 않을 거고 페르너도 그걸 바라지 않는다. 이제 곧 게르라흐 자작이 오겠지. 상하구분 못하는 남자라고 생각되어선 안 된다. 높은 사람이 되는 것에도 장점 단점이 있다. 자유롭지 못한 일만 잔뜩 생긴다.

  문이 열리고 게르라흐 자작이 들어왔다. 페르너가 인사하고는 방을 나갔다. 밖에서 경비를 하겠지. 자작은 아무 말도 없이 유리 캐비넷에서 잔과 음료를 꺼냈다.
  "저는 마시지 못합니다만."
  "안심하시길. 이건 물입니다."
  "마음 씀씀이 감사합니다."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할 내용은 아니기에. 신경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게르라흐 자작이 내 정면에 앉았다. 잔을 두고 물을 따른다.
  "밤 늦게 수고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실은 제가 공작께 방문해야 하겠습니다만……."
  이런 게 성가시단 말이지. 직위로 보자면 게르라흐 자작 쪽이 상급이다. 하지만 나는 황제 손녀딸의 약혼자며 공작이다. 궁중서열로는 내가 상급자가 된다.
  "그거야말로 신경 쓰지 마세요. 비밀스런 이야기라면 제가 이쪽으로 오는 편이 좋겠죠. 저 저택은 감시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시하는 사람은 이래저래 많다. 페잔도 있겠고 문벌귀족 쪽 사람도 있다. 그리고 독립상인도 최근엔 내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나는 개혁을 이끄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야기란?"

  내가 묻자 게그라흐 자작이 한 권의 파일을 내밀었다. 읽으라는 건가. 그렇게 두껍지는 않지만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었다. 게르라흐 자작이 괴로움에 찬 표정으로 날 보고 있다. 마음은 이해한다. 이 문제가 있었지. 한숨이 나올 것 같다.

  말을 꺼내기 전에 물을 마셨다. 게르라흐 자작도 물을 마셨다.
  "이러한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귀족이란 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까? 영지민에 대한 의무라든가 책임은 추호도 없는 듯하군요."
  게르라흐 자작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평민 출신인 내게 이런 말을 듣는 건 굴욕이겠지. 하지만 내 말을 부정은 하지 않았다. 부정할 수 있었다면 날 여기에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귀족 전용의 금융기관, 특별 은행, 신용금고에서 융자를 받은 귀족의 일람 파일이었다. 그리고 사용처도 기재되어 있다. 원작에선 라인하르트가 개혁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부숴버린 제도다. 이 융자는 무이자, 무담보, 무제한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제도다.

  본래는 행성 개발에 자금이 든다는 이유에서 만들어진 금융기관이지만, 지금 자료를 본 바로는 영지 경영에 쓰이고 있지 않았다. 페잔의 투자기관에 맡긴다든가, 경우에 따라선 스스로 금융기관을 운영하는 데에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은 이익이 유흥비나 사병 유지에 쓰이고 있는 거다. 그리고 융자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제국에 재정난에 처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영지 경영도 하지 않고 제국에게서 돈을 빌려 놀아 처먹고 있는 귀족이 있으니까요."
  "그 말이 맞습니다. 재정 재건에는 이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재무상서 카스트로프 공작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겠지. 자기 자신이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으니 아무 말도 하지 못햇을 것이 틀림 없다. 아니, 그보다는 자신의 재산을 축적하는 것 외엔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게 옳을까. 다들 사이 좋게 제국의 단물을 빨아먹고 있었단 소리다.

  "리히텐라데 후작은 뭐라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상담하라고, 국무상서 각하도 이전부터 이 문제가 두통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두통거리라고 그걸 나에게 집어 던지지 말라고. 그 할아범, 궁극오의 통째로 떠넘기기를 쓰는 건 그만둬줬으면 좋겠다. 내 머리가 더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걸 강제적으로 회수하면 어떻게 될거라고 재무상서는 보고 있습니까?"
  내가 질문하자 게르라흐 자작은 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제국은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금융기관을 경영하고 있는 귀족은 자금부족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신용 불안이 발생합니다. 최악의 경우, 제국 정부가 공적 자금 투입을 멈추는 수밖에 없어지게 되겠죠. 회수 시도 자체가 혼란만 일으키고 의미 없는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재무성의 견해입니다. 어떻게든 하고 싶어도 어떻게도 할 수 없습니다. 질질 끌다가 오늘까지 오고 만 것이 현상태입니다……."

  "페잔도 마찬가지겠죠. 귀족이 자금을 회수하면 투자기관은 자금 부족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부족한 자금을 어딘가에서 보충해야만 합니다. 가장 먼저 행하는 건 역시 제국에서의 자금 회수……."
  "네. 재무성도 공작과 같은 견해입니다."

  이번엔 정말 한숨이 나왔다. 같은 견해라고 들어도 조금도 기쁘지 않다. 두통이 더 심해질 뿐이다. 어떻게도 할 수 없다. 편하게 벌 수 있는 길이 있는 이상, 귀족들은 성가신 영지 경영에는 소극적이게 된다. 사용처가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이상 융자를 거둬들여야 하겠지만, 그렇게 했다간 제국은 혼란에 빠진다……. 다시 한 모금 물을 마셨다.

  "일단 신규 융자는 멈출 수 없습니까? 용도를 확인하여 영지 경영 이외에는 쓰지 못하도록……. 당주가 죽고 세대 교체를 하면 일단 융자는 변제될 것입니다. 그걸 기회로 조금씩 정리하는……."
  내가 제안하자 게르라흐 자작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하면 정부가 융자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다들 이해할 겁니다. 그것만으로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군. 귀족이 경영하고 있는 금융기관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나는 건가……. 심각한 자금부족이 발생하겠군…….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1년 뒤에는 문제가 될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공작이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틀림 없이 문제가 되겠죠. 그것 때문에 머리가 아픕니다."

  다시 한 번 파일을 봤다. 귀족들이 빌리고 있는 금액은 꽤나 크다. 게르라흐 자작이 날 올려다 보고 있다.
  "조금씩 변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시점에서 이미 빚투성이인 귀족도 있습니다. 모두 변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게르라흐 자작이 인상을 찌푸렸다. 융자를 받고 있는 귀족 중에는 예전에 페잔에서의 빚을 제국 정부가 대신 져줬던 귀족도 있다. 그것도 꽤 많은 숫자다. 페잔에 돈을 빌려주고 자산운용을 하여 이익을 얻는다. 그것도 부족해 페잔에게서 돈을 빌려 유흥비로 쓴다. 귀족이란 놈들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나는 전혀 모르겠다.

  결국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게르라흐 자작은 내게 상담을 하고 안심한 표정을 지었지만, 내게 있어선 또 하나 골칫거리가 생겨난 셈이다. 지상차로 돌아갈 때에도 대응책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좋은 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래서야 우주통일따위 언제가 될런지……. 내정개혁만으로 일생이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에리히."
  "응?"
  "괜찮나? 얼굴색이 좋지 않은데……."
  페르너가 내 얼굴을 살피듯이 보고 있다.

  "산 넘어 산이야. 머리가 아파."
  "내게 말해주면 어떤가? 게르라흐 자작이 얽혀있다는 건 재정 문제겠지. 경제나 재정은 잘 모르지만 이야기 하는 것으로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를지도 몰라."
  걱정스런 표정이다. 아무래도 나는 생각이 표정으로 곧바로 드러나는 나쁜 주인인 것 같다.

  "그렇지. 저택으로 돌아가면 말해볼까."
  내가 답하자 페르너가 끄덕였다. 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으로 만든 건 이 녀석을 포함한 공작가 사람들이다. 어쩌면 페르너는 나에게 죄악감이라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안톤, 나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으로서 어떨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야. 안스바흐 준장, 슈트라이트 소장도 그렇게 말했다. 제국의 문무 중신으로서 잘 하고 있다고 말이야."
  "……."
  "단지, 불운하다고 생각한다."

  "불운?"
  농담인가 생각하여 내가 되묻자 페르너가 진지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앞으로 100년 빨리 태어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되었다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이야."
  "100년 전이라면 누구도 개혁을 필요로하지 않았겠지."

  무심코 웃고 말았다. 하지만 페르너가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있기에 바로 그쳤다. 시대가 사람을 필요로 한다면, 원작 세계에선 귀족들의 정치가 한계에 도달했기에 라인하르트가 등장한 거라고 난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난 것도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겠지.

  프리드리히 4세가 말한대로 모든 걸 불태우든가, 불필요한 것들을 흘려보내든가, 그것들을 감당할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온 거라고 생각한다. 하기야 내가 그 불필요한 것들을 시대의 흐름에 흘려보내는 자로 선택된 건 전혀 내 의도와 반대되는 일이지만…….

  저택에 돌아가자 나와 페르너는 밀담용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그걸 바랬다. 말하는 도중에 귀족에 대한 욕설이 나올 것 같았다. 대공이나 대공부인이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엘리자베트에게도.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겠지만 귀족에 대한 비판을 듣는 건 괴롭기도 하겠지.

  페르너에게 게르라흐 자작과의 이야기를 설명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페르너의 표정도 험해졌다. 끝난 뒤 큰 한숨을 내쉬었다.
  "어려운 문제군. 하지만 1년 후에 문제가 된다는 건 무슨 뜻이지?"
  "결산보고서와 재산목록이 공표된다. 놈들이 영지 개발을 위해 빌린 돈을 자산운용에 멋대로 썼다는 것이 밝혀진다. 영지민들은 난리겠지."
  페르너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면 결산보고서와 재산목록 공표를 미루는 편이 좋지 않을까?"
  "무리야. 공표는 평민들도 페잔 상인도 이미 알고 있어. 뒤로 미루면 뭔가 일이 터졌다고 눈치 채겠지. 무책임한 소문이 흐를 거야. 그게 더 위험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정직하게 공표하는 편이 좋다. 귀족, 정부에 대한 불만은 나오겠지만 영문 모를 신용불안은 일어나지 않고 끝난다.

  "올해 안에 무슨 수를 쓸 필요가 있다. 그런 거로군?"
  "그렇지. 하지만 무슨 수를 써야 할지……."
  이번엔 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경은 반대하는 것 같지만, 조금씩이라도 변제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평민들이 납득할 거라 생각해?"
  내가 반문하자 페르너는 얼굴을 찡그렸다.

  "영지 개발에 써야 할 자금을 다른 목적으로 쓰고 있었다. 거기서 얻은 이익을 영지 개발에 썼다면 모르겠지만, 유흥비와 사병 유지에 쓰고 있었다면 영지민들이 납득할 거라곤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워. 덧붙여 변제한다고 하면 영지 개발로 돌리는 자금은 더욱 적어지겠지……."
  "그럼 그 이익을 영지 개발로 돌린다는 건 어때? 개혁 성과로서 영민들은 받아들이겠지."

  "융자를 받은 귀족 중에는 페잔 상인에게서 진 빚을 정부가 대신 져준 그 귀족들이 꽤나 포함되어 있어. 그 놈들은 정부에게 50년 가까이 빚 변제를 계속해야 해. 그것도 무이자로. 안톤,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변제를 계속하면 영내 개발에 쓰이는 자금은 극히 적어지게 된다. 본격적으로 영지 개발이 행해지는 건 50년 후가 되겠지. 그들의 통치를 받는 영지민들이 납득할 거라 생각하나?"
  "……무리겠지."
  페르너가 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어떤 형태로든 귀족에게 벌을 내릴 수밖에 없어. 눈에 보이는 형태로. 그리고 제국 재정을 호전시킬 필요가 있어. 얼마 전의 귀족 채무 구제에 대해 평민들은 유쾌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 제국이 혼란에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납득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또 융자를 거둬들이면 혼란에 빠진다는 것 때문에 그냥 냅두면 어떻게 되겠어? 평민들은 정부는 귀족에게 무르다. 그로 인해 자신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불만을 품겠지. 그리고 귀족들은 개혁따위 말만 떠들썩할 뿐이다. 자신들은 무슨 짓을 해도 용서 받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페르너의 표정이 어둡다. 나도 마찬가지겠지. 나도 페르너도 평민 태생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사관학교에 들어가 장교가 되었다. 그럭저럭 승진도 했다. 평민으로선 충분히 축복 받은 편이겠지. 하지만 제국에는 우리들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 있는 평민이 있다. 그들의 통치자에 대한 불신감을 가볍게 보는 건 위험하다.

  잠시 동안, 침묵이 맴돌았다. 페르너가 "목이 마르군. 물을 가져올게."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넓은 저택이다. 돌아올 때까지 10분은 걸리겠지. 원래대로라면 대책을 생각해야만 하겠지만, 아무래도 생각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바보에 무책임한 귀족이 거하게 똥을 싸놓고, 평민인 내가 그 뒷처리로 고생하고 있다. 바보 같은 이야기다. 페르너가 돌아오기까지 한숨만이 나왔다.

  "차라리 귀족들에게서 영지를 몰수하면 어때?"
  돌아온 페르너가 물이 든 잔을 내게 건내며 말했다. 농담인가, 생각했지만 눈이 웃고 있지 않다.
  "진심인가? 꽤나 난폭한 의견이지만."
  "난폭할지도 모르지만 문제의 본질을 찌르고 있어. 영주로서 책임감과 의무감이 없는 놈들이 영지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야. 그걸 해소하면 된다."
  "그렇군."

  확실히 그렇다. 문제는 귀족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겐 영주로서 부적합한 인간이 그 지위에 있는 게 문제인 거다.
  "놈들에게서 영지를 몰수하면 영지민들도 납득하겠지."
  "제국의 직할령으로 한다는 건가."
  "그래."

  나쁜 생각은 아니다. 직할령으로 한다는 건 세금 징수를 가늠할 수 있다는 소리다. 게다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개발도 정부 주도로 행해지는 거다. 영지민들도 납득하겠지. 그리고 귀족들의 힘이 약해지고 정부의 힘이 강해진다. 원작에 가까운 사고방식이네. 귀족들이 사라지고 영지가 제국의 직할령이 되었다. 문제는 귀족들이 납득할지 아닐지다. 당연히 반발하겠지. 혼란을 최소한으로 만들기 위해선 그 반발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하나 더 고안이 필요하네. 안톤. 귀족들의 반발을 적게 할 무언가가."
  페르너의 얼굴을 봤다.
  "그건 경이 생각해주게. 내겐 이게 최선이야."
  "……."
  다시 한숨이 나왔다. 이 녀석, 중요한 부분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지 몰수인가. 가능하다면 그게 최선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