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7년 7월 22일. 오딘, 신무우궁. 에리히 발렌슈타인.


  7월에 들어가고 나서 사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재무상서, 오이겐 폰 카스트로프 공작이 자신의 영토로 돌아가려하여, 그 도중, 우주선 사고로 죽었다. 그가 영토로 돌아가려 한 건 예의 소문, 평민들이 가진 제국정부에 대한 불만을 풀기 위한 산제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카스트로프 공작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우주선 사고로 죽게 되었지만, 사실은 사고였다고 난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사건이겠지. 애초에 원작의 사고사도 의심쩍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건 제국 정부와 페잔이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 단, 이 세계에선 제국은 움직이지 않았다. 페잔의 단독범행이다.


  나와 리히텐라데 후작의 생각으로는 카스트로프 공작을 영토로 돌아가게 하여, 그 뒤 카스트로프 공작의 위법행위를 조사. 카스트로프 공작을 오딘으로 소환, 소환 거부, 카스트로프 공작의 반란, 반란 제압이 될 예정이었다. 물론 페잔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하지만 페잔은 움직였다. 루빈스키의 생각은 안다. 그는 예의 소문에서 제국이 국내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카스트로프 공작을 처분하고 싶어 한다, 카스트로프 공작이 반란을 일으켜줬으면 한다고 판단했겠지. 그리고 동맹군이 침공하기 전에 반란을 제압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거기서 틈이 있다고 생각했다. 카스트로프 공작령은 오딘과 가깝다. 반란 방치는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반란을 일으켜 제국군의 함대를 유인할 찬스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반란 제압에 시간을 끌고 있는 사이에 동맹군이 제국령으로 침공한다. 제국 병력을 분산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반란이 바로 제압되면 의미가 없으니 뭔가 협조를 행할 생각이었겠지.


  카스트로프 공작을 사고사하게 한 것도, 강고한 오이겐 폰 카스트로프보다도 아들인 맥시밀리언이 조종하기 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건 후, 카스트로프 공작은 제국정부에 의해 암살당했다고 소문을 흘리고, 맥시밀리언을 정신적으로 몰아붙였다.


  이쪽도 거기에 편승했다. 맥시밀리언의 반란은 바라던 바였다. 주변이 맥시밀리언을 반란으로 몰아 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간단하게 반란을 일으켰다.


  헌데 여기서 묘한 소문이 흘렀다. 반란 제압에는 내가 향해야 한다는 소문이다. 그 건으로 나와 라인하르트는 신무우궁에 와 있다. 리히텐라데 후작, 제국 3장관, 부사령장관 다섯 명이 모였다.


  “페잔이겠구먼. 소문을 흘린 건.”

  “아마 그렇겠지요.”

  “페잔의 의뢰를 받은 귀족이 있겠죠.”


  리히텐라데 후작의 말에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두 원수가 대답한다. 나도 같은 의견이다. 그보다도 달리 생각할 구석이 없다.


  “사령장관을 반란 토벌로 보내는 가……. 뭘 노리는 건지.”

  목적인가……. 아마 목적은 두 가지겠지.


  하나는 나에 대한 복수다. 루빈스키는 이번 건으로 나에 몇 가지 크게 당한 부분이 있다. 원한이 골수에 사무쳤겠지. 또 하나는 라인하르트를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이다. 저번 패배로 라인하르트의 능력을 낮게 보고 있는 거다.


  나를 반란 토벌로 향하게 하고, 카스트로프에서 발을 묶는다. 동맹군 토벌로 향하지 못하면 그만큼 체면을 구기게 된다. 그리고 내가 동맹군을 대처하지 못하면 대신 라인하르트가 대행하게 된다.


  루빈스키는 라인하르트로는 우주함대 통솔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병력도 분산하고 있기에 동맹군이 이길 가능성이 크리라 보고 있다.


  내가 그 사실을 말하니 모두 라인하르트를 복잡한 표정으로 봤다. 라인하르트 스스로도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필사적으로 감추고 있다. 이전이라면 노골적으로 보였겠지.


  “카스트로프 공작령 말이네만. 준비는 어떤가?”

  “묘한 군사위성이 있는 듯합니다. 저건 아르테미스의 목걸이겠죠.”

  리히텐라데 후작의 질문에 내가 대답했다. 그 대답에 모두 떫은 표정을 짓는다.


  “그게 사실이라면 귀찮구먼.”

  그렇게 귀찮지도 않다. 난 원작에서 파훼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일단 난공불락이라 불리는 물건이다. 루빈스키도 꽤나 분발했다. 어지간히 뚜껑이 열린 거겠지.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배치할 수 있는 건가? 너무 수법이 좋은 듯 하네만?”

  에렌베르크 원수의 의문도 당연하다. 나도 조금 놀랐지만, 루빈스키에겐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난 보고 있다.


  “아마도 제국 내에서 페잔 토벌 목소리가 올랐을 때 준비를 시작했으리라 생각합니다.”

  “?”


  “당초엔 제국 침공을 막기 위해 준비한 거겠죠. 하지만 카스트로프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마침 좋다. 여기서 효과를 시험해보자고 생각한 건 아닐지.”

  “과연.”


  루빈스키의 생각은 일단 내 발을 묶는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써서 효과가 있다면 페잔에도 배치한다.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해서 쓴다. 그런 거겠지.


  “그래서, 어떻게 하는가?”

  리히텐라데 후작이 질문했다.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두 원수가 나를 보고 있다. 라인하르트도 그렇다.


  나는 당초 예정으로는 메르카츠 제독에게 카스트로프 공략 사령관을 부탁할 생각이었다. 동맹군 방면 총사령관에는 라인하르트를 기용하고 나는 제도에서 만일을 대비한다…….


  하지만 여기에 응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루빈스키를, 동맹군을 방심하게 만들 수 있겠지. 문제는 프리드리히 4세의 수명이지만, 이것만은 알 수 없다. 황제의 수명과 루빈스키, 동맹군의 방심, 무엇을 취해야 하는가…….


  “소관이 카스트로프로 향하지요. 반란군에 대한 대처는 로엔그람 백작에게 부탁합니다.”

  내 말에 리히텐라데 후작이 라인하르트를 일순 본 후, 나를 봤다. 괜찮겠냐고 눈으로 묻고 있다.


  “괜찮습니다. 로엔그람 백작을 믿어주세요. 지금의 백작이라면 우주함대를 이끌고 반란군을 격파하는 건 쉬운 일이겠죠. 문제는 없습니다.”


  내 말에 리히텐라데 후작,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두 원수는 시선을 마주하고, 납득했다는 듯이 끄덕였다.

  “그럼, 반란군의 대처는 백작에게 부탁하지.”


  “반드시 반란군을 격파합니다. 결코 기대를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라인하르트는 리히텐라데 후작의 말에 힘을 담아 대답했다. 그에게 있어선 결사의 장소겠지.


  하지만 지금의 라인하르트라면 문제없다고 한 건 거짓말이 아니다. 훈련을 함께 한 각 함대사령관들에게도 높은 평가가 있었다. 그라면 전군 지휘를 맡겨도 문제없다.


  나머진 금후의 일을 라인하르트와 회의할 필요가 있다. 페잔, 궁중, 카스트로프, 그리고 동맹군. 거기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내가 카스트로프로 향한다고 한다면 당연히 루빈스키는 그걸 동맹에게 알리겠지. 동맹군은 오딘을 향해 전진할 것이다.


  이제르론 요새로부터 오딘까지는 40일 정도. 내가 카스트로프에서 발이 묶여있는 사이에 조금이라도 오딘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라인하트를 끌어내서 결전을 벌인다.


  루빈스키가, 그리고 동맹이 결전을 바라는 건 틀림없다. 잘 되면 라인하르트 뒤에 날 격파한다는 각개격파 작전을 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드시 오겠지.


...


제국력 487년 7월 6일.

  재무상서, 오이겐 폰 카스트로프 공작. 공작령으로 돌아가는 도중 우주선 사고에 의해 사망.


제국력 487년 7월 8일.

  제국정부. 고 카스트로프 공작이 생전에 행한 위법행위를 조사 개시.


제국력 487년 7월 9일.

  맥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 공작위, 유산 상속을 제국정부에게 요청.


제국력 487년 7월 10일.

  제국정부. 맥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의 공작위, 유산 상속을 동결.


제국력 487년 7월 16일.

  제국정부. 고 카스트로프 공작이 생전에 행한 위법행위를 발표. 맥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의 공작위, 유산 상속을 불인.


제국력 487년 7월 20일.

  맥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 제국에 대하여 반란을 일으킴.


제국력 487년 7월 26일.

  제국군 우주함대 사령장관 에리히 발렌슈타인 사령장관. 5개 함대를 이끌고 맥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의 반란 제압으로 향함.


...


우주력 796년 7월 29일. 이제르론 요새. 양 웬리.


  이제르론 요새를 다수의 함정이 둘러싸고 있다. 요새에서 보는 우주공간은 어디를 봐도 동맹군의 함선뿐이다.

  “꽤나 장관이로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우란푸 제독이었다. 뷰코크, 보로딘 제독도 있다. 우연은 아니겠지. 요즘 며칠, 나는 그들과 몇 번이나 이 싸움의 위험성을 호소하고 있다.


  “슬슬 내일이로구먼……. 그렇다 해도 제국령을 향해 출격할 날이 올 줄이야…….”

  뷰코크 제독이 감회 깊다는 듯이 중얼거리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반세기를 제국과의 전쟁으로 보내고, 겨우 제국령으로 침공할 날이 온 것이다. 생각하는 부분이 있겠지. 잠시 동안 침묵이 장소를 지배했다. 모두, 뷰코크 제독을 배려한 걸지도 모른다.


  “양 제독. 귀관은 이 원정이 위험하다고 말했네만.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가?”

  침묵을 깬 것은 뷰코크 제독이었다. 조금 부끄러운 듯한,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혹시 우리들의 배려에 부끄러운 기분이 든 걸지도 모른다.


  “……지금도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 시작하기 전부터 진다고 할 수도 없겠지.


  “제국 내에선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더군. 제국군의 꽤 많은 함선이 반란 제압으로 향했다고 하네만. 알고 있는가?”

  보로딘 제독이 물었다. 내가 너무나도 비관적이기에 그 정보를 모른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예. 발렌슈타인 사령장관 스스로 토벌에 향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가. 알고 있으면서도 위험하다고 하는 거군.”

  “예.”


  지금 동맹에는 페잔 경유로 제국의 정보가 꽤 자세하게 들어오고 있다. 이제르론 요새 함락 후, 제국내에서 페잔에 대한 적의가 늘어났다. 그것이 페잔에게 동맹을 편드는 행동을 하게 만들고 있다고 시트레 원수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엔 페잔의 이득을 위해서다.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지…….


  또 침묵이 있었다. 아무래도 묘한 느낌이다. 뭔가 있었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우란푸 제독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양 제독. 사령부에게서 명령이 있었네.”

  “?”

  “오딘을 향해 침공하라는 명령이다.”

  “…….”


  역시 그런가……. 그 명령만은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내게는 함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제국군은 동맹군을 깊숙이 유인하여 격멸할 생각이겠지.


  본래 전쟁이란 자신의 진영에서 싸우는 것이 유리한 법이다. 지리의 이점도 있고, 적의 보급선을 차단을 포함해 후방 교란 등 얼마든지 수가 있다.


  하지만 총사령부는 모른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낙관적이다. 때때로 나와 그들이 같은 걸 보고 있는지 불안하게 될 때가 있다. 정말로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가?


  우리들 네 사람 사이에 또 침묵이 돌았다. 우리들은 제 1진에서 제 4진을 맡고 있다. 아마도 심한 상황에 처하게 되겠지. 그 때에 총사령부는 우리들을 구하려 할까? 버리려고 하진 않을까? 그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반드시 나오는 의문이다. 그리고 비관적인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선 총사령부를 믿을 수 없다. 한심한 일이지만 적보다도 아군이 더 신용할 수 없다. 대화 끝에 나온 것은 이기는 것보다도 살아남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 정도였다.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들은 협력해야만 한다. 그들도 그건 알고 있다. 여기에 온 것은 그걸 말하기 위해서겠지. 예상 이상으로 심한 싸움이 될 것 같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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