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오염행성 편

 

7화. 마왕, 상처 입은 비룡과 만나다

 

 

  클래스 5 전투기, 액트레이의 광학장치가 잡은 주변 풍경이 꽤나 변했다.

  줄곳 적동색 황야가 펼쳐져 있던 평야부에서 도시부가 되었다.

  아직 건축물의 밀도는 낮지만, 진행방향으로 가면 갈수록 건축물의 밀집구역이 되어가는 것 같다.

  생명의 흔적이 없는 적동색의 폐허도시라는 건, 꽤나 정서 넘치는 광경이지만, 식물이 없기에 좀 부족하다.

  폐허 매니아라면 침 흘릴 광경이겠지.

  단지 그런 광경이라도 나로선 보면서 탄식밖에 나오지 않는다.

 

  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한다면.

  확실히 마왕으로서 이런, 인류의 문명이 멸망한 광경은 싫지 않다.

  싫지는 않지만, 나는 굳이 말하자면 인류를 지배하는 타입의 마왕이기에,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파멸하거나 파괴하는 건 취미가 아니다.

  그보다 아깝다.

 

  당연하겠지?

 

  거대한 도시를 지배하며 처녀를 산제물로 바치길 요구한다고 치자.

  이것저것 즐기면서, 너희들은 도시가 내버린 거라고 바람을 넣으며 상냥하게 대해준다고 치자.

  자신들을 내버린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악의 여간부 같은 걸 만드는 건 로망이 아닌가!

  게다가 매번 사람들에게 역공 당할 때마다 침울해진다면 더욱 좋다……!

 

  ……그래도 말이지.

  아무 짓도 안 했는데도 멸망한 꼴을 보면 허망함밖에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 알기 쉬운 예시를 들도록 하자.

  당신이 정의의 수호자가 됐다고 치자.

  어떠한 우연으로 변신 같은 걸 하고서 「용서할 수 없어. 악의 조직을 쓰러뜨린다……!」라고 흥분했을 때다.

  「저녁 뉴스입니다. 오늘 악의 조직 xxx가 붕괴했습니다. 후계자 다툼을 발단으로 한 내부항쟁이 원인으로 보이며…….」

  같은 텔레비 뉴스가 흘러봐라.

  이미 슬픔을 넘어서 허망함과 허탈감밖에 없겠지?

 

 

  ……마왕도 타인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서비스업이라고.

  빨리 사람이 많은 장소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과학이 진행된 세계의 에……신사들의 사교장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궁금하고.

 

  “이구사가 뭔가 이상한 걸 생각하는 표정이야.”

  내 포커페이스를 꿰뚫었다고?

  날카롭지 않은가. 이 용사님?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들어볼까?”

 

  “이구사는 진지한 일은 대체로 즉단즉결.

  길게 생각할 때엔 이상한 사고를 하고 있을 때가 많아.“

  반론할 수 없군. 진지한 일을 길게 생각할 정도로 고민이 많은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

 

  “과연. 참고가 되었다.”

 

  “이구사님, 라이무씨. 모함이 보이기 시작했어요오.”

  리젤의 목소리로 의식을 밖으로 향한다.

  추락현장은 풍화한 대형 빌딩이 밀집한 폐허도시의 중앙부 근처로군.

  위에서 보면 알기 쉽지만, 추락 시에 꽤나 속도가 높았던 것 같다.

  빌딩이 쓰러지고 함체는 지면을 뒤집고, 한 무리의 빌딩이 밀집하고 있는 장소에 머리를 박고 정지하고 있다.

  형태는 무척이나 SF적인 전투함이로군. 예를 들자면 쿠나이를 좀 더 유선형으로 하고 날개를 붙인 듯한 형태다.

  근미래적인 잠수함이라든가, 원래 지구에서 상상에 있던 SF적인 우주선에 가까운가?

  선체는 이곳저곳 불에 타고 커다란 구멍이 열려있어, 밖에서 보는 한 반쯤 잔해에 가까운 상태다.

 

  “리젤. 너무 커서 스케일을 잘 모르겠는데. 모함은 어느 정도 크기야?”

 

  “180m 클래스에요오. 전투함 중에선 작은 편이에요.”

  180m로 소형인가. 납작하고, SF라면 대충 그 정도인가.

 

  “원형은 유지하고 있지만, 손상이 심하군. 수리라든가 가능할 것 같나?”

 

  “무리에요오. 여기까지 부서졌다면 완전 수리부품이 부족하고, 장갑도 용골도 파손된 것 같으니까, 이런 파손상황에선 수리를 해도 움직이는 것만으로 자폭하고 말아요오.

  이 상태에서 원래대로 돌리려면 수리가 아니라 수복(restore)이 되고……. 겉을 고쳐도 배로서 날기는 무리에요오오.“

 

  “곤란하네. 이 별에서 셋이서 살기엔 쓸쓸해.”

  몸의 위험도 느끼고, 라고 작게 속삭이는 라이무.

  잘 알고 있네.

  외면은 너무 어리지만, 식사적인 면이 아닌 쪽으로 굶으면 손을 내밀지 않을 자신이 없다.

  일본인 같지만, 외면은 일본인 같지 않다. 요정 같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예쁘니까 말이야.

  ……응. 1년 이내에 가족이 늘어날 것 같다.

 

  “리젤, 생존자는 있을 것 같나?”

  이 이상 생각하고 있으면, 사악한 생각을 눈치챌 것 같다. 방향전환.

 

  “생명반응은 없어요. 탈출 포트로 도망쳤든지, 도망치지 못하고 추락의 충격으로 사망했든지, 오염대기 같은 걸로 전멸한 것 같아요오.”

  원래 동료에 대해서 말하는 것치곤 꽤 드라이하다.

 

  “신경 쓰이지 않아? 원래 동료였지?”

  라이무도 같은 감상을 품은 것 같다.

 

  “용병대라고 해도, 해적이나 마찬가지인 무법자 같은 사람들만 있었어요오. 포로의 학대나 고문, 마약 운송 같은 일을 태연하게 하던 사람들이니까 자업자득이에요오.”

  확실히 그건 내버리고 혼자서 탈출해도 마음이 아프지 않겠네.

 

  “……그런 배에 있었는데 잘도 무사했네.”

 

  “바로 위험하다고 알았으니까, 계속 풀페이스 헬멧을 쓰고 있었어요오……. 답답했어요.”

  이런 무법자라면 리젤의 외모라면 여유로 노리개로 삼았겠지.

  언제나 풀페이스 헬멧을 쓴 메카닉이라면, 손을 내밀기 전에 피했을 테지만.

 

  “이구사. 어떻게 할 수 없어? 아까 전의 수복마법이라든가.”

 

  “물체시간 역행이라면 무리다. 역시 이 정도 크기라면 내 마력이라도 부족해.

  그렇지……. 리젤, 브릿지와 정보기관은 살아있는지 알 수 있나?“

 

  “파손상황은 알 수 없지만, 형태는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머진 안에 들어가서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오.”

 

  “그럼 가보지.”

  라이무는 꽤나 의욕만만하다. 아까 전의 속셈이라도 눈치채서 위기감을 가지게 됐나?

 

  “네에. 착함 블록이 대파되었으니까, 근처에 착륙할게요.”

 

  액트레이는 강습양륙함 근처에 천천히 강하했다.

 

 

―――

 

 

  액트레이에서 내린 우리들은 추락한 강습양륙함으로 걸었다.

  도시부의 지면은 모래 같은 걸로 보였지만, 원래는 무언가의 파편인 걸까?

  묘하게 입자가 크다. 비즈로 된 지면을 걷는 것 같다.

 

  리젤의 가슴주머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 같은 형태의 단말이 삐삐하고 경고음을 마구 울리고 있다. 리젤이 서둘러 멈췄다.

 

  “우우……주변 수 킬로미터에서 사람이 즉사할 농도의, 오염물질 결정체 위를 걷는다든가. 원래라면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오.”

  모래인가 생각했더니 무언가의 결정체인 건가. 어쩐지 입자가 너무 크다 했다.

 

  강습양륙함의 주변을 조사하니 에어블록이 부서져서 통로가 겉으로 나와있는 곳을 발견했기에 거기에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통로 이곳저곳에 재로 덮인 옷이나 슈츠 같은 것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신선한 시체로 가득 차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로테스크를 각오하고 있었지만 기가 빠졌다.

 

  “이봐, 리젤. 아까부터 이곳저곳 굴러다니는 재 같은 것이 원래 사람이었던 건가?”

 

  “그래요. 이구사님. 오염물질의 농도가 너무 높아서 살이나 뼈까지 분해된 거에요.”

 

  “복잡하지만 대량의 시체와 대면하는 것보단 나아.”

  정말 동감이다.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의복이나 슈츠에서 소량의 단말 같은 걸 주웠다고 내려놓고 있지만, 뭘 하고 있는 거냐? 리젤.”

 

  “……뜨, 뜨끄음!”

  입으로 뜨끔, 이라든가 말하는 녀석은 처음 봤다.

  변함없이 리액션이 좋은 녀석이다.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눈에 띄는 정보가 없나 확인했을 뿐이에요오?”

  변명을 하려면 좀 더 제대로 해라. 있는 대로 시선을 피하고 있잖나.

 

  “명령이다. 리젤. 뭘 하고 있는지 솔직히 자백해라.”

 

  “네, 마이 마스터. 타인의 단말에서 인터크레짓, 공통 통화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무법자들답게, 많이 모아둔 사람이 많아서 월척이에요……아아아아, 자백하고 말았어요오오오오오“

  정말로 좋은 근성과 행동력이로군.

 

  “리젤, 나중에 3명으로 분배. 독점은 안 돼.”

 

  “……네에에.”

  추우욱, 하고 고양이 귀를 내리는 리젤. 그만큼 벌고 있었던 건가?

  ……응? 라이무도 분배 받는 건가?

  정의감 강한 용사님이라면 시체에서 뜯어내는 것도 반대할 것 같지만.

 

 

―――

 

 

  “겨우 도착이에요. 여기가 브릿지입니다. 배를 관리하는 메인프레임도 여기 아래에 있어요오.”

 

  이곳저곳 붕괴하여 미로 같은 것이 된 통로를 우회하면서, 때로는 잔해를 날리며 겨우 도착했다.

  위치적으로는 강습양륙함의 동체 중앙부 근처인가? 가장 중요한 시설이니까 제대로 보호 받고 있는 거겠지.

 

  브릿지로 통하는 장갑문이 절반쯤 열린 상태로 일그러져 움직이지 않았지만, 20센티미터는 될 미래금속으로 만든 장갑문을 라이무가 성검으로 두부를 자르듯이 간단히 잘라버렸다.

  아무래도 성검은 물리와 마법의 2중 속성이기에 물리방어만이 아니라 마법방어도 높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고 한다.

  ……SF적인 미래금속에 마법방어는 없잖나.

 

  중요한 브릿지를 둘러보면, 역시 가장 방어가 제대로 된 장소인 탓인지 거의 피해가 없는 것 같다.

  오염물질이 흘러들어 오고는 있기에 실내에는 거창해 보이는 옷이 재로 뒤덮여 있었지만.

  바로 “월척이에요오.”라고 기뻐하며 리젤이 공통 통화를 유출하고 있었다.

  미래인이 모두 이렇게 간이 큰 건지, 리젤이 남들 보다 두꺼운 건지 판단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런 대형함 브릿지로선 그렇게 크지 않군. 이 배는 몇인승이야?”

  브릿지의 넓이는 15m x 15m 정도. 그 안에 기계나 시트가 탑재되어 있으니까, 꽤 좁은 인상을 받는다.

 

  “으음. 그렇네요오. 기본은 400인 정도지만 절반 이상은 상륙부대에요.

  움직이는 것만 생각하면 브릿지에 4명 있으면 보통 날 수 있어요.

  수리라든가 보급에 대해서 운용을 생각하면 40명은 필요하지만요오.

  오오! 역시 용병대장, 300만 IC(International Credit=공통 통화)나 쌓아뒀어요.

  클래스 2 전투기라도 풀 옵션을 붙여서 살 수 있어요. 야호오!“

  사역마의 교육엔 고생할 것 같다. 이 별을 탈출하면 예절에 관한 서책을 입수해야겠군.

 

  트레져헌터에 정신이 없어진 리젤은 방치하고 브릿지 함장석 같은 시트에 앉았다.

  비상전원으로 바뀐 건지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

  조작은……응, 액트레이와 같군. 어쩐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M-HD4002 드라군 클래스: 함적명 와이번-Ez138 비상모드로 재기동했습니다.』

  이 강습양륙함은 와이번이라는 이름인가. 비룡이라니 좋은 이름이다.

  그 뒤에 숫자가 붙어있는 걸 보면 분명 와이번이라는 이름의 배가 잔뜩 있는 거겠지.

 

  『비상 모드 중에 따라, 해당 단말은 잠겨있습니다. 생체인식 또는 액세스 허가 패스워드를 입력해 주세요.』

  당연하군. 수비가 단단할수록 떨어뜨리는 기쁨이 크다는 거다.

 

  “리젤, 그쪽에서 적당한 휴대단말. 가능하면 새로운 걸 하나 받을 수 있을까?”

 

  “네에, 마이 마스터.”

  리젤도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 같은 기계, 검은색을 한 시크한 디자인의 플레이트판의 휴대범용단말을 받았다.

  스테이터스에서 스킬리스트를 열어 지금까지 추가된 스킬 중에서 『기계조작(공통규격)』 Lv.10을 얻고, 파생된 『기계부정조작(공통규격)』도 Lv.10으로 습득한다.

  거기에 『소프트웨어 조작(공통규격)』 Lv.10과 마찬가지로 파생한 『소프트웨어 부정조작(공통규격)』 Lv.10도 덧붙여 얻어둔다.

  여담으로 『구조지식(우주선)』도 Lv.5 정도로 얻어주자.

 

  “어떻게 하려고?”

  빼꼼하고 라이무가 손 안을 훔쳐본다.

 

  “일단은 배를 일으키는 거야.”

  타다다닥, 하고 경쾌하게 움직이는 손끝으로 단말을 두드린다.

 

  『범용단말 익스벨A1……조작하고 있는 건 부정한 유저입…………마스터 권한에 의한 유저 등록인증을 확인, 이구사 사나다님을 정규 유저로서 등록합니다.』

  일단은 범용단말을 입수, 하고.

 

  『외부접속 모드. 강습양륙함 와이번-Ez138에 강제 액세스를 개시합니다. …방벽 확인. 논리방벽type1358이 방해합니다.』

  눈앞에 있는 와이번의 선장용 콘솔에 손을 두고서 스킬 보조에 맡기고 감에 따라 대충 이거라는 느낌으로 조작을 한다.

 

  『주의, 부정조작을 받고 있습니다. 와이번-Ez138은 전자전 경험자를 써서 요격하t’ad*a……』

  『방벽 부분 해제를 확인. 마스터 권한에 의한 침투에 의해 액세스 완료.

  권한 인증 시스템으로 접속……덮어쓰기 완료』

  역할을 끝낸 단말을 가슴 주머니에 넣는다.

  눈앞의 공중에 공간투영식인가? 윈도우가 열린다.

 

  『M-HD4002 드라군 클래스: 함적명 와이번-Ez138 예비 시스템 기동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너 이구사님. 최상위권한자의 승함을 환영합니다.』

 

  “반칙을 쓰고 있어. 스킬이야?”

  아아, 하고 끄덕인다.

  “나도 범용단말 하나 필요해. 나중에 부탁해.”

 

  “좋아. 괜찮은 디자인으로 하나 확보해둬.”

  용사님까지 의욕만만한가. 아니, 타인의 집에 침투하여 재산을 어지럽히는 것도 용사님이니까.

  판타지적으론 평범하지만……미묘한 라인이다.

 

  “어디 그럼. 여기부터가 중요하군. 와이번, 메인프레임 기동. 자고 있는 걸 깨워라.”

  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걸 성공시키려면 두뇌가 살아있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지.

 

  “리젤, 이 배는 만들고서 몇 년이 지났는지 아는가?”

  이것저것 확보한 거겠지. 복스러운 얼굴로 돌아온 리젤에게 물어본다.

 

  “하이브리드 강습양륙함의 드라군 클래스라면, 17년 전에 제조중지 되었으니까, 아마도 그보다 훨씬 이전일 거에요오.”

 

  “의외로 박식하군. 혹시나하고 물어본 거지만.”

 

  “실례에요. 이래 뵈도 메카닉으로선 꽤 실력 있는 편이라구요오!”

  뿡뿡하고 화내고 있다. 화내는 것도 귀엽지만……. 실수로군, 입으로 말하고 있었나.

 

  “미안. 진심이 입으로 나온 것 같다. 신경 쓰지 마라.”

 

  “더욱 더 신경 쓰여요오오오오!”

  뿌우. 하고 뺨을 부풀리는 리젤. 이런 표정은 시대가 변해도 공통인 건가.

 

  『각부 체크 종료. 와이번 메인프레임 기동합니다.

  경고, 비상전력으로 동작은 남은 시간 32분이 한계입니다.』

  침묵하고 있던 브릿지 안의 다른 콘솔에도 빛이 들어오고, 공중투영식 윈도우가 열린다.

  선체정보도 표시되었지만, 전체의 89%가 새빨갛다. 대파를 넘어 폐기처분 수준이로군.

 

  “어디, SF의 클리셰에 따라서 해봤지만, 여기부턴 판타지의 시간이다.”

 

  “이번엔 뭘 할 생각인가요오…….”

  불안하다는 듯이 달라붙는 리젤.

  음. 그 무의식적인 접촉은 나쁘지 않다. 아니, 가슴까지 제대로 붙이고 있는 점이 포인트 높다. 좋다. 좀 더 해라……!

  이런. 이상한 방향으로 흥분할 것 같다.

 

  『개념마법발동: 지정마법진공중기술VIII/대상수증가VIII』

 

  공중에 복잡한 마법진을 다중전개한다.

  직접 해도 좋지만, 제대로 준비하는 쪽이 편하고 마력적으로도 부담이 적단 말이지.

 

  『사령마법발동: 잔류사념통합』

  8개 전개한 중에 4개의 마법진이 발동하고 구성이 복잡하게 변화한다.

 

  『사령마법발동: 부상신창생VIII』

  모든 마법진이 가동하여 브릿지 안에 대기의 흐름과 다른 바람이 분다.

  압축되어 붉게 발광하는 작은 구형의 마법진이 공중에 투영된 윈도우로 수면 같은 파문을 남기며 흡수된다.

 

  『…………….』

  투영된 윈도우에 조금씩 노이즈가 흐르고, 바로 새로운 윈도우가 하나 열린다.

 

  『이야아, 처음 뵙겠습니다. 와이가 와이번-Ez138이로소이다.

  말하기 힘들면 와이쨩이라도 와이양이라도 좋을대로 불러주세요.』

  윈도우에는 양복을 입은 복신의 얼굴을 한 중년남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두발이 쓸쓸한 숫자가 되어있고, 좋은 양복인 것 같지만 오래 입은 느낌이다.

  발음은 표준어에 가깝지만 미묘하게 발음이 다르다. 사투리 같다.

  어딜 봐도 지친 중년 샐러리맨이라는 풍모다.

  ……어쩌지, 예상하던 거하고 꽤나 다르다.

 

  “내가 네 주인, 마왕 이구사다. 기억해 둬라.”

 

  『네에에, 이대로 풍화를 기다릴 뿐인 노골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마왕님께서 혼을 만들어 주시니 감격무량이옵니다.』

 

  “아와와와, 저, 저기, 이 사람 누구인가요? 와이번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인간스런 고도AI는, 여기 메인프레임으론 처리 할 수 없어요오!”

  당황하는 리젤에게 중년―――와이번은 복스러운 얼굴에 더욱 웃음을 띈 애교 만점의 얼굴이 된다.

 

  『이거이거, 리젤 아가씨가 아닌가요.

  이야, 탈출한 것은 봤습니다만. 살아있다니 운이 좋으시군요.』

  그런가. 리젤은 이 배에 타고 있었지.

  그럼 얼굴을 알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일방적이긴 하지만.

 

  “리젤. 오랫동안 쓰던 물건엔 의식―――혼이 깃든다는 미신을 알고 있나?”

 

  “후와!? ……에, 그러니까. 고대민족학에서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

 

  “이 녀석은 그야말로 그거다. 강습양륙함 와이번에 깃든 혼. 부상신이라고 하지.

  오래된 배라서 다행이군. 신품이었다면 이렇게까지 확실한 자아는 없다고.“

 

  『이야아, 쑥스럽네요. 와이따윈 년수가 오래될 뿐인 노골이랍니다.』

 

  “영문을 모르겠어요오오오오!”

  음. 리젤의 비명은 오늘도 좋은 소리다.

  처음에는 거절하는 성분이 많았지만, 최근엔 포기하는 색이 강하다.

  비명을 올리며 도피하고 있지만 이제 곧 익숙해지겠지.

 

  “라이무. 회복마법 있다면 써주지 않겠어?”

 

  “좋지만. 사령마법으로 만들었으니까 데미지 들어가지 않아?”

 

  “작성은 사령마법이지만, 분류적으론 골렘과 생체에 가까워.

  언데드는 아니니까 괜찮다.“

 

  “그럼…….”

 

  『기도마법발동: 지속치료II』

 

  라이무가 콘솔에 손을 올리고 회복마법을 발동한다.

 

  『오오, 오우. 시원해. 시원하구만요.

  메인리액터 수복률 3%…5% 점점 회복하고 있어요.』

  기분 좋은 와중에 미안하지만, 중년 아저씨의 쾌락성이라든가 싫은 일이다…….

  솔직히 구역질이 올라온다. 무슨 벌게임이야? 이거.

  뭐 회복마법으로 낫는다면 좋은가.

 

  『리액터가 최저한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어요. 불을 넣어서 함내전력 안정시킵니다.』

  믿음직하지 않은 비상전력에서 전환하여 함내가 밝은 빛으로 찬다.

 

  “반생물이라면 회복으로도 수리 가능한 것 같네.

  라이무, 효율중시로 반복해소 회복 부탁해도 좋을까?“

 

  “괜찮지만. 이구사가 회복마법 쓰지 않는 거야? 나보다 훨씬 마력도 있을 텐데.”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단 말이지.

 

  “마왕 보정 때문인지 내 회복마법은 좀처럼 안정하지 않는단 말이지.

  긴급 시 이외엔 별로 쓰고 싶지 않아. 솔직히 어떤 부작용까지 함께 올지 모르니까 말이야.“

  안정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다. 회복량도 최대 최소폭이 심하다.

  무엇보다 부상신이라고 하지만 중년 아저씨의 쾌락음을 유발하는 건 싫다……!

 

  “납득. 맡겨줘.”

  맡겼다. 주로 나의 정신위생을 위해서.

 

  “이봐. 와이번. 보통 배라는 건 여성으로 취급하는 일이 많지?

  그런데 어째서 넌 남자인 거냐?“

  그렇단 말이지. 보통 배라는 건 여성이잖아. 부상신 만들면 색기 넘치는 누님이 나오리라 생각해서 거기까지 기합 넣어서 만들었다고.

  그 결과가 중년 아저씨(이거)라고!?

 

  『네에, 이 배의 초대 함장이 무척 우상신봉자여서.

  와이 같은 외모를 한 행운의 신을 섬기고 있었어요.

  그 습관이 대대 와이번 함장씨나 브릿지 요원들에게 이어져 내려와서 말이죠오』

  큭, 무슨 특수취미를 하고 있는 거냐. 그 초대 함장.

  기왕에 우상을 섬기려면 여신으로 해달라고……!

 

  “그런가……뭐 됐어. 부상신도 일단 마물취급인 것 같으니까. 충성을 바치도록.”

  실제로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내심 고통과 미련이 몸부림치고 있지만.

  지배자로서 너무 그릇이 작은 것도 문제다.

 

  『헤이. 그야 뭐 봉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이는 마왕님을 위해서라면 불속 대기권속 태양속, 어디라도 가겠어요!』

  아니, 태양에 돌격하면 안 되잖아. 너 녹는단 말이지.

 

  “그런가. 충성심은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 페이스로 수복하면 대기권 이탈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걸리지?

 

  『그렇네요오. 지금은 기관부와 장갑의 구멍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데브리를 부술 정도의 외부화기나 실드제너레이터를 생각하면 2, 3일 정도일까요?

  완전수복은 이동하면서라도 괜찮지만, 더욱 2주 정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았다. 기관부의 최소한 수리와 장갑의 구멍을 다 메우면, 생명과 환경유지를 먼저 부탁하지. 지금은 마법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오염상태에 두고 싶지 않아.”

 

  『네이, 알겠습니다.

  브릿지 근처에 무사한 클리닝룸이 있으니, 그쪽도 정비해 두겠습니다.

  아가씨들에겐 침구라든가 필요하니까요.』

 

  “정비? 무사한 거겠지?”

  뭘 정비한다는 건가.

 

  『아―…아니, 그게 말이죠오.

  원래 있던 간부 남자들이 개인실로 하고 있어서.

  청소는 하지 않지, 더럽히기만 하지, 창피한 굿즈가 잔뜩 있지.

  아가씨들을 재우기엔 너무한 상태입니다. 네에.』

  아아. 한심한 남자가 혼자 사는 방을 응축한 상태인가……그냥 비어있는 쪽이 훨씬 낫군.

 

  “그 부분은 맡기지.

  단지 신사들이 즐기는 데이터 종류는 다른 장소에 제대로 보관해두도록. 알겠지?“

  그걸 버리다니 말도 안 된다……!

  미래의 거시기한 물건인 거겠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굿즈 종류는 만질 생각이 들지 않지만. 데이터에 죄는 없다.

 

  『헤헤이, 그야 뭐. 마왕님도 호사가시로군요.』

  빙그레 웃음을 짓는 와이번. 그런가. 너도 아는가.

  어느 의미 결벽증인 누님 인격보다 훨씬 좋을지도 모른다.

 

  “이구사. 천박.”

  “이구사님 불결해요오…….”

  이런, 두 사람 모두 근처에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두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았군.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아. 마왕이란 자가 욕망을 부정하면 어떻게 하나?

  아니, 부정은커녕 적극적으로 긍정해주지. 그것이 마왕의 그릇이다……!“

  여기는 새삼, 번쩍하는 의성음이 들릴 정도의 얼굴로 단언했다.

 

  “”…………“”

  두 사람의 시선과 침묵이 아프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말이지. 리젤. 사역마인 네가 주인을 부정하면 어쩌나?

  너는 나중에 예절교육에 더해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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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색이 강한 오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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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 등장 함선

 

▶ 전투기 클래스 5 [C5]

 

● TLF-90049 액트레이 (15m x 30m 사이즈)

T테스트 L라이트 F파이터의 이름대로 아드람 제국의 시작경전투기.

어느 정도 양산되긴 했지만, 가동효율 최우선으로 설치된 리액터가 피탄하여.

바로 기관대파하는 사례가 다발했기에 생산중지된 결함품.

하지만 거친(촌스럽다고도 할 수 있는) 디자인의 배가 많은 아드람 제국에 있어서.

희소하게 우아한 디자인의 배이기 때문에 애용하는 호사가는 많다.

 

● MTL-90050 액트레스 (15m x 30m 사이즈)

M밀리터리 시리즈의 클래스 5 경전투기.

액트레이의 결함부분을 수정하여 약간 화력을 향상한 뒤에 정식채용되었다.

구식화되었지만 아드람 제국 전체에서 현역으로 쓰이고 있는 명 기체.

운동성이 세일즈 포인트지만 화력과 실드는 빈약하다.

일반시장에 판매도 되고 있지만, 하물 적재량이 없기에 해적 세계에선 기피되고 있다.

 

 

▶ 드론 [NH]

 

● FD-TypeAFL-50926E (16x15m)

필헤이트 종교국이 개발한 신형의 대기권한정(Air Field Limited) 무인전투기.

동형의 드론이 들어 있는 포드를 써서 대기권 밖에서 돌입한 뒤에 행동을 시작한다.

강하에 쓴 포드는 무인기의 지휘를 하는 고급AI가 탑재되어 있다.

연사식 레이저 기총과 그 연사를 지지하는 신형 리액터가 세일즈 포인트다.

또한 무인이므로 무리한 기동조차 가능한 대기권 내의 사신.

가변익을 가지고 구시대의 항공기 같은 외견을 하고 있다.

클래스 4 전투기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고가인 데다가 사용환경이 한정되어 있기에

군 이외에 운용하는 데는 거의 없다.

 

 

▶ 강습양륙함 [AAS] (Amphibious Assault Ship)

 

● M-HD4002 드라군 (180x30m)

아드람 제국, 유니오네스 왕국이 공동개발한 3세대 전의 하이브리드 강습양륙함.

준구축함 레벨의 전투능력을 가지고 함재기를 최대 2기 탑재하여 돌입 포드에 의한 백병전,

행성 궤도상에서 강하작전도 가능한 만능함……을 목표로 했지만,

요망이 너무 많은 데다 작성 비용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뭐든지 할 수 있지만 아무 것도 못하는 배가 되고 말았다.

어느 정도 양산은 되었지만 구식화 되어 바로 전문함으로 배치가 끝난 상태다.

유니오네스 왕국도 개발에 참여하고 있었기에 아드람 제국함치고는 드물게 외견이 좋다.

형태로서는 날개를 가진 유선형의 쿠나이. 추진기가 있는 후부가 조금 부풀어 있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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