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무성 상서실
군무성 상서실에 3 명의 군인이 있었다. 군무상서 에렌베르크 원수, 통수본부장 슈타인호프 원수, 우주함대 사령장관 뮤켄베르거 원수. 제국군의 군정, 군령, 실행부대의 정점에 서 있는 남자들이다.
"늦었잖은가. 두 사람."
"진정하게나. 슈타인호프 원수."
기분이 안좋은 슈타인호프 원수를 에렌베르크 원수가 진정시키고 있으니 에렌베르크 원수의 부관이 기다리던 사람이 도착했음을 전했다. 원수는 두 사람을 안으로 들인 뒤 은밀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부관에게 물러가라 전했다.
"토마 폰 슈톡하우젠 대장입니다. 출두했습니다."
"한스 디트리히 폰 제크트 대장입니다."
"음, 수고하네. 이번에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두 대장을 이젤론 방면의 방위에 임명하기 위해서라네."
"그렇다면?"
"정식 발표는 1주일 뒤이기에 아직 발설은 곤란하네만. 슈토크하우젠 대장에겐 요새사령관을, 제크트 대장에겐 주류함대 사령관을 맡길 것이라네."
"토마 폰 슈톡하우젠. 반드시 기대에 응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스 디트리히 폰 제크트. 결코 반란군 맘대로 두진 않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 협력하여 반란군에 대응하길 바라네."
"옛."
군무상서와 두 대장의 대화를 듣고 있던 뮤켄베르거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두 사람 모두 잘 들어주기 바라네. 지금 군무상서가 말한 협력이라는 걸 잊지 말길 바라네. 솔직히 말하지. 이전에 행해진 이젤론 요새의 방위에서 요새사령관과 주류함대 사령관의 불화가 아군사살의 비극을 초래했네."
"뮤켄베르거 원수!"
"사령장관!"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두 원수가 말리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뮤켄베르거는 계속했다.
"요새사령관과 주류함대 사령관의 불화가 아군사살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그건 불가항력이거나 어쩔 수 없는 처치였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네. 반란군에 의한 병행추격작전의 가능성을 지적한 사관이 있었다. 하지만 머저리들이 서로 싸우는데에 머리가 가득 차 있어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저 비극이 일어났네. 거기에 허위의 전투보고를 보내 우리들을 속이려고까지 하다니. 병신 놈들이."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도, 더 이상 말리지 않는다.
"허위의 전투보고? 사령장관 각하. 그건 뭔가 착각이 아닌지……."
있을 수 없다는 표정의 슈톡하우젠에 뮤켄베르거는 날이 선 말투로 내뱉었다.
"착각이 아니다! 이젤론에서 진상을 확인했네. 크라이스트, 발텐베르크도 인정하고 있다네. 이 이상, 저와 같은 어리석은 자들에겐 이젤론을 맡길 수 없다네. 그 때문에 경들을 이젤론을 맡기는 거라네."
모멸을 감추지도 않는 뮤켄베르거의 강한 언행에, 그리고 제 5차 이젤론 요새 공방전에서 벌어진 비극의 진상을 알게 된 두 사람의 대장은 무심코 얼굴을 마주했다. 에렌베르크가 입을 열었다.
"이번 싸움에선 이젤론 요새와 주류함대만으로 반란군에 대응했다. 오딘에서의 원군은 없었다. 그 때문에 속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 듯 싶네. 5천척, 아니 3천척이라도 좋네. 원군을 보내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지……. 아니, 미안하네 사령장관. 경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네."
"알고있네. 에렌베르크 원수. 나도 같은 생각을 몇번이나 했다네."
"크라이스트. 발텐베르크 두 대장은 어떻게 하실 것인지?"
"알고 싶은가? 제크트 대장. 크라이스트, 발텐베르크 두 사람은 군사참모관으로 임명됐다. 단, 군을 지휘할 일은 두 번 다시 없겠지. 다시 한번 말하겠네. 두 사람 모두 협력하여 반란군에 대응하게. 크라이스트, 발텐베르크의 재래가 되지 말게나."
마지막으로 슈타인호프 원수가 두 대장에게 마지막 말을 고했다.
"괜찮을지? 저걸로."
"안된다면 다른 자로 바꾸는 수 밖에."
"확실히 사령장관이 말하는 대로지만, 역시 하나로 합치는 것이 낫지 않은가?"
"군무상서. 뭘 이제와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이런 수고는 필요 없네."
"그것도 그런가."
"그건 그렇고. 발렌슈타인 중위, 아니 대위는 어떻게 할텐가?"
"통수본부장은 꽤나 그 젊은이를 신경쓰는군. 후후후, 퇴직서를 제출해왔네."
"퇴직서? 그럼, 그걸 받을 생각인가. 군무상서는?"
"일개 대위 따위에 일일이 기를 써서야 끝이 없네. 본인의 희망대로 해주는게 어떤가?"
"위험하네. 저 남자는 모든 걸 알고있네. 차라리 처리해 버리는게 낫겠지."
"그건 관두는게 좋을걸세."
"어째서인가?"
"저 젊은이가, 콘라트 발렌슈타인의 자식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딱 좋지 않은가. 예의 귀족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면 되네."
"그렇겐 안되네. 실제로 발데크 남작가, 콜비츠 자작가, 하일먼 자작가가 손을 쓴다면 그걸로 좋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3가문은 무죄를 주장하고, 범인은 따로 있다고 소동이 일어나겠지."
"그게 어쨌다는 건가?"
"이번의 1건. 어디서 누가 알고 있는지 모르네. 대위가 사고사를 당한다면, 당연히 우리들에게도 의심의 눈이 향해오겠지."
"나도 군무상서와 동감이네. 하찮은 짓은 하지 않는게 좋네."
"하찮은 일인가……."
"일개 대위 따위에 얽메일 필요는 없다는 걸세."
"……그럼, 퇴직시키도록 하지."
"글쎄……통수본부장의 마음도 모를바 아닐세. 어떤가? 이대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퇴직서를 각하한다는 건가?"
"음. 거기에 더해 전선으로 보내는 건 어떤가?"
"전사를 노리는 건가."
"그렇지 않네. 그가 용병가로서 괜찮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일세. 우수한 사관은 전선에서 언제나 필요하지 않은가?"
"과연. 이겨도 좋고, 져도 좋은건가."
"나쁘지 않군."
낮은 웃음 소리가 상서실에서 흘러 나왔다.
■ 에리히 발렌슈타인
그 날, 난 또 인사국으로 출두를 명 받았다. 아무래도 내 처우가 결정된 듯 싶다. 퇴직서를 내고나서 1주일 이상이 지나가 있다. 충분히 기다린 셈이지만, 그 만큼 중요하게 여길 수 밖에 없었다는 말도 된다. 역시, 신경질적으로 되어 있는 건 슈타인호프인 것 같다. 인사국의 접수처에서 예전의 그 아가씨에 내방을 보고 받고 국장실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눈에 호기심의 색이 있다. 아마도 그녀 안에서 나는 인사국장이 직접 만나는 장래유망한 사관이 되어 있겠지. 뭐, 바로 자신의 실수를 깨달을 것이다.
"경의 퇴직서는 각하되었다."
역시 안되나. 그렇다면 전선으로 착임인가. 이젤론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함대인가. 그럼, 어딘지?
"상층부는 경의 용병가로서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네. 부럽구만. 대위."
"송구합니다."
조금도 믿고 있지 않는 주제에. 언제라도 바꿔주겠다고.
"에리히 발렌슈타인 대위. 제 359 유격부대의 작전참모로 임명한다. 상세한 것은 이 자료에 써 있네. 무운을 비네."
"아, 그렇지. 이건 아직 공표되진 않았지만, 이젤론 요새사령관, 주류함대 사령관이 바뀌네. 요새사령관은 토마 폰 슈톡하우젠 대장. 주류함대 사령관은 한스 디트리히 폰 제크트 대장이다. 두 사람 모두 3장관에 불려가, 협력하여 반란군을 상대하라 격려받은 것 같네."
과연. 나에 대한 것보다 이젤론의 신인사 쪽이 더 중요한 것인가. 내가 뒤로 밀린 것은 당연할지도. 오히려 빨리 결정된 것일지도 모른다. 슈톡하우젠과 제크트인가. 마지막 요새사령관과 주류함대 사령관이지. 사령관직의 겸임은 역시 무리였나. 그 쪽이 더 효율이 좋지만. 하지만 3장관의 교시가 있었다면 어떨지. 꽤나 격렬하게 협력하라고 말했겠지. 슈톡하우젠과 제크트는 협력할 것인지? 양 웬리의 이젤론 공략에도 영향이 있을지도. 자, 어떨지.
하우프트 중장이 내게 이젤론의 신인사를 알려준 것은, 명백히 나에 대한 호의, 혹은 동정이겠지. 난 그 표정에 정신을 뺏겨 중요한 것을 묻지 않고 국장실을 나와버리고 말았다.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묻지 않고.
제 359 유격부대라니, 뭐냐? 임무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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