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9 유격부대는 이젤론을 넘어 아레스하임 성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작전참모로서 참가하고 있다. 나 자신은 될 수 있으면 아레스하임 성역에는 가고 싶지 않다. 원작대로라면 우세한 적과 전투가 될테니까. 어차피 갈 거라면 반플리트 성역으로 가고 싶었다. 이 시기라면 아직 동맹은 후방기지를 만들고 있을 뿐이므로 단순한 초계임무로 끝날테니까. 하지만 굳이 아레스하임 성역으로 가라는 명령이 내려온다면 별 수 없다. 확실히 반플리트 성역은 무인이고,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아레스하임이나 티아마트를 경계하는 것이 당연하겠지. 그리고 적도 그걸 알고 있다.


  "왜그러나? 발렌슈타인 소령."

  "죄송합니다. 클레멘츠 대령. 잠깐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심하게나. 여기는 이미 전장이네."

  "예. 감사합니다. 대령."


  8월에 사이옥신 마약밀매 사건이 적발한 후, 이걸로 사건은 끝났나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건이 끝나기는 커녕 더욱 확대되었다. 보급기지에서 작성된 사이옥신 마약은 수도, 오딘에까지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군의 수송선은 수도와도 연결되어 있고, 오딘은 대도시다. 소비량도 많다. 팔지 않을 리가 없다. 문제는 수도의 사이옥신 마약밀매 사건의 관계자가 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료, 귀족에까지 확대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오딘의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군을 비난하고, 웃음거리로 하고 있었다. 자신들만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에렌베르크도 뮤켄베르거도 그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유력귀족, 고급관료가 체포되어 수도 오딘은 헌병대가 유린하는 도시가 되었다.


  여기에 와서 정부, 관료계에서 군의 횡포에 대해 비난이 있었다. 그 선봉은 국내의 치안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내무성이었다. 헌병은 군내부의 범죄를 잡기만 하면 된다. 그 이상은 자신들의 관할이다. 애초에 혹성 류켄에서의 민간인 조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고 있던 내무성은 이것을 기회로 조사의 주도권을 뺏으려고 했다. 그리고 처참할 정도로 실패했다. 내무성 경찰총국차장, 할텐베르크 백작이 체포된 것이다.


  할텐베르크 백작에겐 엘리자베스라는 동생이 있었다. 엘리자베스가 포르겐 백작가의 4남 칼 마시아스와 연인 관계가 되어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칼 마시아스는 생계를 세울 수단으로서 사이옥신 마약 밀매라는 범죄행위에 손을 담그게 되었다. 그 일을 알게 된 할텐베르크 백작은 경찰관료로서 자신의 미래와 동생을 지키기 위해 칼 마시아스의 큰형 포르겐 백작과 공모하여 그를 최전선으로 보내 전사하게 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문제는 그 후에 할텐베르크 백작이 사이옥신 마약 밀매조직을 방치한 일이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칼 마시아스가 범죄자였다는 것이 드러나버리고 만다. 할텐베르크 백작에게 있어도 포르겐 백작에게 있어도 바라지 않는 사태였다. 하지만 이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포르겐 백작에게 칼 마시아스 건으로 헌병대의 조사가 들어왔다. 그 뒤 할텐베르크 백작에게도 조사가 들어가, 할텐베르크 백작이 사이옥신 마약의 밀매조직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한 사실이 밝혀졌다. 할텐베르크 백작은 심문중에 자살, 일설에는 내무성의 인간이 모살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내무성은 혼란에 빠져 다신 돌아오지 못했다. 나머지는 군의 독무대였다. 너무 심한 압승에 사이옥신 마약밀매 사건은 군의 자작자연이 아닌가하는 소문까지 돌 정도였다.


  내 승진이 결정된 것은 그 직후였다. 오딘에서의 사건이 없었다면 승진은 없었겠지. 제 359 유격부대의 진용도 결정됐다. 사령관은 메르카츠 중장. 참모장은 슈타덴 준장. 부참모장은 클레멘츠 대령. 참모에 베르겐그륜, 뷰로 소령. 꽤 호화로운 면면에 솔직히 놀랐다. 난 함대근무는 처음이고, 참모임무도 처음이라 모르는 일밖에 없었지만 클레멘츠 대령이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대령에겐 감사하고 있다. 슈타덴은 싫은 소리밖에 하질 않고, 베르겐그륜, 뷰로는 나와 그다지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대령이 없었다면 노이로제에 걸렸겠지. 케슬러에게 푸념을 늘어놨더니 넌 뮤켄베르거의 숨겨진 아들이라서 경원시되고 있다고 놀려댔다.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선행하고 있는 초계함으로부터 연락. 적함대 발견. 수는 약 9,000척. 이젤론 회랑 방면을 향해 이동중이라 합니다."


  통신사로부터의 보고에 함내의 공기가 긴장한다. 역시 이렇게 되는건가…….


  사령부 요원이 전원 사령관의 곁으로 모인다. 모두 긴장한 표정이다. 적의 병력이 이쪽의 1.5배다. 무리도 아니다.


  "9,000척입니까. 조금 짐이 무겁군요."

  "그렇다고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물러날 순 없네."


  클레멘츠 대령과 슈타덴 준장이 이야기하고 있다. 확실히 그렇다. 적이 2배, 3배라 한다면 철퇴할 수 있다. 하지만 1.5배란 숫자는 어중간하다. 불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길 수 없는 상대도 아니다. 특히 메르카츠는 상층부로부터 신임받고 있는 만큼, 경원시되고 있기도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철퇴한다면 뒤에서 말이 많겠지.


  "기습 밖에 없군. 다행히 소혹성대가 있다. 거기에 함대를 숨기고 요격한다."

  "분명 그것 밖에 없겠지요."

  "그거라면 적의 측면을 때릴 수 있다."

  "……부대를 나누지 않겠습니까?"

  "!! 무슨 말을 하는겐가. 경은."

  "부대를 둘로 나누면 어떨까하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다. 마치 제정신이 아닌 사람을 보는 듯이.


  "말도 안되는군. 소령. 입을 다물게."

  "기다려라. 소령, 어째서 부대를 나누자고 한건가?"


  날 질타하는 슈타덴을 멈추고 메르카츠는 내 발언을 부추겼다.


  적보다 열세인 이상, 병력을 집중하는 것이 상식이다. 아스타테를 보면 알 수 있다. 단지 아스타테와 이번엔 다른 부분이 있다. 적이 하나로 뭉쳐 있다는 점. 적에게 다가가 기습을 거는 것이 아니라, 적을 기다려서 기습을 건다는 점. 이렇게 두 가지다. 적이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이쪽으로 온다면 좋다. 하지만 어떨까? 이쪽의 통신을 감청하진 않았을까? 통신을 감청한다면 내용은 몰라도 어쨋든 적이 있다는 점은 알겠지. 적은 주의하면서 이쪽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다면 소혹성대는 가장 먼저 경계되는 건 아닐까. 발견된다면 기습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움직이기 어려운 소혹성대에선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정면에 병력을 두고, 적의 주의를 끌면서 진군한다. 그리고 기회를 봐서 소혹성대의 복병이 적의 후미, 혹은 측면으로 돌격한다.


  "과연. 일리있군. 모두, 어떻게 생각하는가?"

  "위험합니다. 도저히 추천할 수 없습니다.

  "소관은 발렌슈타인 소령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소관도 찬성합니다."


  슈타덴을 빼고 모두, 내 의견에 찬성했다.


  "음. 참모장. 여기는 발렌슈타인 소령의 의견에 따르도록 하지."

  "제독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어느정도 병력을 복병으로 할까? 2,000척 정도인가?"

  "그렇군요. 그 이상은 힘들겠죠."

  "4,000척을 복병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000척이라고? 미쳤는가 소령."


  상식으론 이길 수 없다고. 슈타덴.


  "누구도 정면에 있는 것이 본대라고 생각할 겁니다. 거기를 노리는 겁니다. 정면에 2,000척이 있다면 복병이 있어도 더욱 적은 병력이라고 생각하겠죠. 적의 경계심이 흐려질거라 생각합니다. 더우기 본대를 2,000척으로 한다면, 후퇴하여 적을 끌어당기는 것도 부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적은 우리들이 압력에 못이겨 후퇴하고 있다고 보겠죠. 거기를 4,000척으로 불의의 기습을 겁니다."


  아레스하임 성역 전투는 내가 생각한 대로 시작하여 끝났다. 이쪽의 본대의 병력이 2,000척이라고 안 동맹군은 맹렬한 공격을 걸어왔다. 이쪽이 후퇴하니 더욱 공세를 강화하여 승리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패배했다. 소혹성대에서 나온 별동대 4,000척이 동맹군 배후로 돌격하여 혼란. 거기에 반전공격을 건 본대에 의해 거의 도주라고해도 좋을 정도의 추태를 보이며 후퇴했다. 적의 손상률은 약 5할. 4,000척 이상이 될 것이다. 아레스하임 성역 회전은 원작과는 달리 제국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에리히 발렌슈타인이 용병가로서 최초의 첫 걸음을 내디딘 싸움이었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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