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6년 8월 7일. 오딘, 신무우궁.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그래서, 뮈젤 중장은 뭐라고 했는가?”
“뮐러 준장의 말에 의하면 반란군은, 아니 발렌슈타인은 페잔을 노리지 않을까라고.”
“페잔이라고?”
나와 리텐하임 후작이 말을 같이하자 화면에 비춘 페르너가 말없이 끄덕였다. 후작에게 시선을 향하자 후작도 이쪽을 보고 있다. 다소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다. 나도 곤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흠.”
솔직히 리텐하임 후작의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페잔을 노린다……. 그런 소리는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다. 상정외의 일이다. 페잔의 중립을 위협하다니.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리히텐라데 후작은 발렌슈타인이 제국을 혼란에 빠지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지 않았다는 말을 남겼다고 들었습니다.”
“음.”
페르너의 말에 리텐하임 후작이 고개를 끄덕인다.
“회랑은 둘. 둘 중에서 하나를 빼면 하나……. 망설이고 있으면 언젠가 제국은 체제를 바로 세웁니다. 그걸 잠자코 보고 있으리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리텐하임 후작이 날 봤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있을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네만…….”
“…….”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 확실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페잔의 중립을 침범한다면 그만한 위험을 동반한다. 자칫 잘못하면 페잔을 제국측으로 밀어붙이게 된다. 그 부분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공작. 발렌슈타인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아는가?”
정신을 차리자 리텐하임 후작이 팔을 꼬고 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헌데, 뭔가 신경 쓰이는 점이라도 있는가…….
“새로이 지휘하게 된 함대를 훈련하고 있다고 들었네만. 아닌가?”
“아니, 그 말이 맞다. 발렌슈타인만이 아니야. 이번에 새로이 사령관이 된 두 사람도 같이다.”
리텐하임 후작의 표정은 풀리지 않는다.
“그게 어때서 그런가?”
“녀석들의 훈련 장소가 페잔 방면이라고 하더군.”
“말도 안 되는…….”
“정말입니까?”
아연했다. 그런 내게 리텐하임 후작이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이다. 저번에 슈타인호프에게서 들었지. 확실하진 않지만 이제르론 방면은 아니야. 페잔 방면이라고 들었다. 훈련 와중에 제국과의 조우전이 벌어질 것을 두려워했다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아니었던 것 같아. 훈련은 은폐공작을 위한 변명거리겠지. 녀석들, 이미 움직이고 있어.”
내뱉는 듯한 어조였다. 절반쯤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것일지도 모른다…….
“리텐하임 후작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에리히, 아니 발렌슈타인은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좋겠죠.”
“……페잔인가…….”
저도 모르게 표정을 찡그렸다. 너무 일이 많다. 4일 후에는 아말리에의 즉위식이 있다. 시국이 중대한 때, 거창한 식전은 삼가야 한다고 주변에 알리고 간소한 식만을 치를 생각이지만……. 실제론 식전을 성대하게 하면 그만큼 테러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귀족들은 그 식전에 출석한 뒤, 클롭슈톡 후작의 반란진압으로 향한다. 친척이 죽은 분노를 클롭슈톡 후작에 대한 복수로 풀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은 반란을 철저하게 두들겨 평민들에게 공포심을 심는 것이 목적이겠지.
하지만 이쪽도 마침 좋다. 그들이 클롭슈톡 후작에게 신경을 빼앗기고 있는 사이에 군을 재편하여 개혁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발렌슈타인. 아픈 델 찔러온다.
“어떻게 해야 할까. 군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
내 질문에 리텐하임 후작도 페르너도 답하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떫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제국군은 지금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적의 의도를 읽어도 그걸 막을 수 없다. 무력감이 전신을 감쌌다. 끔찍한 침묵이 계속된 뒤, 리텐하임 후작이 입을 열었다. 속삭이는 듯한 어조다. 눈에는 강한 힘이 있다. 노려보는 듯한 시선을 이쪽으로 향했다.
“하나 생각이 있네만.”
“…….”
“조금 비상식적인 제안이긴 하지만…….”
“……그 비상식적인 제안을 듣도록 할까.”
내 말에 리텐하임 후작이 어두운 미소를 띠웠다.
...
제국력 486년 8월 7일. 뮈젤 함대 기함, 탄호이저. 라인하르트 폰 뮈젤.
“모르는 척? 무슨 말이냐. 그건. 페잔을 버린다는 건가?”
회의실에 내 목소리가 울렸다. 생각보다도 목소리가 크다. 케슬러와 클레멘츠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날 보고 있다. 조금 흥분한 것 같다.
“버린다는 건 아닙니다. 이 상황을 이용하는 겁니다. 반란군이 페잔을 어떻게 할지는 모릅니다. 정복하는가, 혹은 협력체제를 맺는가……. 하지만 어느쪽이든 그걸 이유로 귀족들을 반란군에게 부딪치게 만들 순 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페잔과 특별한 연결을 가진 귀족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페잔을 잃는 것을 참을 수 없으리라 두분은 보고 있습니다.”
“그걸 이용하자는 건가.”
페르너 중령이 끄덕였다.
“그 말대로입니다. 단순히 출병하라고 해도 그들은 싫어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걸 이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그럴지도 모르겠군. 그래서 모르는 척인가…….”
“예. 게다가 지금 군을 움직이는 건 위험하겠죠.”
“…….”
페르너 중령의 말에 케슬러와 클레멘츠가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 보였다.
일부러 지켜보는 것으로 그 상황을 이용하는가……. 그보다도 그것밖엔 방법이 없다. 그런 거겠지. 페르너 중령이 말한 대로 군을 파견하는 건 위험하다. 그렇다면 선수를 취할 수 없다. 좋지는 않지만 상대가 만든 상황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괜찮은 건가? 귀족들이 패배하면 제국의 열세는 누가 봐도 명백해지겠지. 페잔은 제국에서 거리를 둘지도 몰라.”
케슬러의 말에 클레멘츠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지금 제국이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은 개혁을 실시하는 겁니다. 그것 없이는 제국의 안정도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방해물은 배제해야만 합니다. 그걸 우선해야만 합니다.”
“…….”
“게다가 페잔은 교역국가입니다. 반란군에게 붙는다 해도 교역 그 자체가 멈추는 일은 없겠죠.”
페잔을 잃어서라도 방해물을 배제하는가……. 살을 주고 뼈를 벤다는 말이 있지만, 이 경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페잔이 살이라고 판단했다는 건가……. 비정, 냉혹, 그런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두 사람 모두 단단히 결심하고 있다.
생각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그 목적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태로는 그것이 최선책이겠지. 문제가 있다고 하면 주도권을 쥐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도권은 발렌슈타인에게 있다. 그게 제국에게 뭘 가져다 줄 것인가. 그것만이 불안이다…….
...
우주력 795년 8월 16일. 제1특설함대 기함, 하소르. 월터 폰 쇤코프.
제1특설함대는 리오 베르데, 로포텐, 버밀리온 성역을 통과하여 란테마리오 성역을 향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23일엔 란테마리오 성역에 도착할 것이다. 남은 건 1주일 정도다. 도착기한은 23일이니까 2일 정도 여유가 있다. 충분히 때에 맞춰 도착할 수 있겠지.
기함, 하소르의 함교는 침착한 분위기가 서려있다. 기한 전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최근엔 정찰부대가 제대로 임무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 크겠지. 당연하지만 정찰부대가 기능하고 있으니 기습도 받지 않는다. 이제야 겨우 제1특설함대는 함대로서 기능하고 있다. 춘 참모장을 필두로 막료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참모장, 각 정찰그룹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딱히 문제는 없습니다.”
“음. 수고했네.”
춘 참모장이 랍 소령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다른 이들도 문제없다는 보고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있다. 4시간마다 소령은 정찰그룹 위치를 확인하고 있지만, 훈련 당초와는 달리 문제 있다는 보고가 오르는 일은 없다. 지금에 와선 다들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전엔 문제없다는 걸 알았을 땐 노골적으로 안심한 표정을 보였었다.
사령부는 적어도 통상 함대 행동에 대해서 문제없는 걸로 보이고 있다. 다음 과제는 전투훈련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 점에 대해선 동감이다. 과연 분함대사령관들은 사령부의 명령대로 움직일 것인가. 스스로의 판단으로 전국을 우세하게 이끌 것인가. 그리고 사령부는 적절한 명령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발렌슈타인 제독은 지휘관석에 조용히 앉아있다. 그가 지시를 내리는 일은 좀처럼 없다. 단지 잠자코 사령부 요원들의 일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사령부요원들도 그건 알고 있다. 가끔씩이긴 하지만 힐끔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랍 소령의 보고 때가 그렇다. 몇 사람인가가 제독에게 시선을 향했다.
발렌슈타인 제독도 그건 알고 있겠지. 하지만 제독이 그 시선에 응하는 일은 없다. 시선을 향하는 일도 없고 표정을 고치는 일도 없다. 극히 당연하며 놀랄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 필요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아니면 그런 하찮은 일로 내 안색을 살피지 마라.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없어도 문제없이 함대가 기능하도록 단련한다. 그걸 알고 있는 건 나와 미하마 중령뿐이지만, 사령부는 춘 참모장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고 있는 것 같다. 나머진 다들 생각하는 대로 전투훈련뿐이겠지. 하지만 제독은 어떻게 할 생각인 걸까. 전투훈련도 참모장에게 일임할 것인가. 아니면…….
“참모장, 쇤코프 준장.”
발렌슈타인 제독이 나와 참모장에게 말을 걸었다.
“잠깐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 개인실로 와주세요. 미하마 중령도.”
그렇게 말하고 제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미하마 중령이 뒤를 쫓는다. 참모장에게 시선을 향하자 그쪽도 의아하단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다. 내겐 짐작가는 데가 없지만, 그건 저쪽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 외에도 곤혹스런 표정으로 우리들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시선에서 도망치듯이 춘 참모장이 사령부의 뒤를 쫓는다. 그 뒤를 내가 쫓았다.
제독의 개인실에 들어가자 소파에 앉도록 지시를 받았다. 나와 참모장이 나란히, 제독과 미하마 중령이 나란히, 내 정면에는 미하마 중령이, 비스듬이 오른편에 제독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발렌슈타인 제독, 할 말이라니 무엇입니까?”
춘 참모장이 물었다.
“란테마리오에 도착하면, 저는 함대에서 떠나게 됩니다.”
함대에서 떠난다? 춘 참모장이 곤혹한 표정을 보였다. 미하마 중령도 그렇다. 그녀도 처음 듣는 소리인 것 같다.
“그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저쪽에서 전투훈련을 할 예정입니다만.”
“전투훈련은 참모장을 중심으로 행하게 되겠지요.”
춘 참모장의 곤혹스러움이 더더욱 커졌다. 예의 자신이 없어도 움직일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서인가……. 중령도 같은 생각을 했겠지. 힐끔 이쪽을 봤다.
“하지만 훈련은 제1함대, 제3함대와 공동훈련일 것입니다. 와이드본 제독, 양 제독에겐 뭐라고 설명합니까?”
참모장의 곤란하단 목소리에 발렌슈타인 제독은 희미하게 미소를 보였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없을 거라는 건 그 두 사람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사정을 듣고 싶습니다만.”
“군의 극비임무로 페잔으로 향합니다.”
“페잔…….”
눈썹을 모으고 참모장이 중얼거린다. 제독이 거기에 끄덕였다.
“페잔으로 가서, 아드리안 루빈스키와 접촉합니다.”
“흑여우말입니까?”
놀란 거겠지. 참모장은 눈을 크게 뜨고 페잔 자치령주의 별명을 말했다. 그리고 뭔가 생각하고 있다.
극비임무. 페잔으로 가서 루빈스키와 만난다……. 과연. 함대를 떨어지는 것은 단순히 제1특설함대를, 사령부를 단련하는 것만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면 나를 여기에 부른 것은 동행하여 호위하라는 거겠지. 다시 말해 페잔행은 나름대로 위험하리라 발렌슈타인 제독은 보고 있다.
“순항함을 한 척 준비해주세요. 함도 함장도 신뢰할 수 있는 함이 좋겠죠.”
“그건 상관없습니다만.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루빈스키와 접촉하라는 건 정부의 명령일 겁니다만.”
춘 참모장의 질문에 발렌슈타인 제독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정부의 명령이 아니라 군의 명령, 극비작전입니다.”
극비작전. 그 말에 방 공기가 무거워졌다. 춘 참모장이 일단 시선을 돌리고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극비작전이라면?”
“제국군이 동맹영토를 향해 대규모 출병하도록 만든다. 그러기 위한 도발행위입니다. 지금 제국은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다지 출병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겠죠. 루빈스키와 접촉하는 것으로 동맹이 페잔을 노리고 있다……. 그렇게 제국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과연. 지금 제국은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가능하면 출병을 피하고 싶겠지. 하지만 제국은 페잔의 이반을 방치할 수 없다. 그걸 막기 위해선 동맹군을 두들길 수밖에 없다……. 싫어하는 제국군을 끌어들인다는 것인가…….
“하지만, 괜찮은 겁니까? 정부 허가 없이 페잔의 자치령주와 접촉하다니……. 나중에 성가신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새삼스럽지만 페잔에 접촉하는 것보다도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한다. 그런 모습을 보여서 제국군 출병을 노리는 편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춘 참모장의 표정이 어둡다. 페잔은 경제면에서 동맹과 밀접히 얽혀있다. 정부도 거기에 배려해야만 한다. 군이 멋대로 페잔에 대해 행동을 일으켜도 좋은가? 당연한 생각이겠지.
“요새공방전은 효율이 나쁘니까요.”
“차라리 이제르론 요새를 함락하여 거기서 방어전을 펼치는 게 어떻습니까? 제국은 이제르론을 반드시 탈환하려고 하겠죠. 이쪽이 효율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내 말에 춘 참모장이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간단하게 말하지 말게. 저건 그렇게 간단하게 함락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안 되겠군. 목소리가 낮다. 화내고 있나? 희미하게 어깨를 움츠리는 모습을 보였다. 반쯤은 농담이가. 그게 간단하게 함락될 녀석이 아니라는 건 나도 이해하고 있다. 조금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던 건데…….
발렌슈타인 제독이 쿡쿡 웃어서 방의 분위기가 조금 가벼워졌다. 춘 참모장도 곤란한 듯한,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뭐, 공략할 수 있긴 하지만 말이죠.”
“…….”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듯한 어조였다. 나도 참모장도 미하마 중령도 아연하게 제독을 보고 있었다. 제독은 그런 우리들을 보고 악동처럼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럼 어째서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지 않는 겁니까? 아까 전에도 말했습니다만, 요세에서 방어전을 펼치는 편이 유리하게 싸울 수 있을리라 생각합니다만.”
이번엔 춘 참모장도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잠자코 제독을 보고 있다.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면 제국령으로 침공하자는 의견이 나올 겁니다. 방어전은커녕 침공작전이 될 수밖에 없죠…….”
“…….”
“충분한 전력이 있다면 전쟁은 방어전인 편이 유리합니다. 아군 영토에서 싸운다는 이점이 있으니까요. 전력도 집중하기 쉽고 보급의 부담도 적죠.”
과연. 그러니 페잔인가……. 이제르론 요새 방면에서 전투를 벌이면 제국군은 요새 부근에서 방어전을 펼치겠지. 그래서야 제국군에게 큰 손해를 주기 힘들다. 요새를 공략하면 제국령으로 침공작전이 된다. 어느 쪽이든 동맹에게 있어서 위험이 높은데 반면 보상은 적다…….
“참모장은 정부의 허가를 얻지 않아도 좋냐고 했습니다만, 이건 제국군을 유인하기 위한 군의 모략으로 행한다, 그것이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 시틀레 원수의 생각입니다.”
정부 안에서 승인을 받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페잔에 흘러간다. 그걸 우려한 거겠지. 국방위원장, 시틀레 원수의 생각이라고 했지만, 발렌슈타인 제독도 거기에 관여했을 것이다. 아니, 우선권을 취한 것은 제독이겠지.
“소관이 여기에 불린 것은 호위를 위해서입니까?”
내 질문에 발렌슈타인 제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페잔에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10명 정도 준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당연하지만, 소관이 호위의 지휘를 잡겠습니다. 마하마 중령은 어떻게 합니까?”
“소관도 동행합니다. 괜찮지요? 제독.”
내 질문에 서둘러 중령이 답했다. 노려보는 듯이 제독을 보고 있다.
“괜찮아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죠. 기대되네요.”
그렇게 말하고 발렌슈타인 제독은 웃었다. 무서운 미녀의 웃음이다. 아무래도 만만찮은 수라장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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