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력 797년 6월 10일. 마리네티 분함대 기함 루스탐. 미하마 사아야.
마리네티 소장이 이끄는 600척의 함대가 이제르론 회랑으로 항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르론 국제협력도시에 함대가 도착하는 것도 이제 곧입니다. 함대에는 강화조약, 통상조약의 체결을 위해 그린힐 외교위원장, 알드닌 통상위원장이 타고 있고, 쌍두독수리훈장 수여를 위해 발렌슈타인 위원장도 같이 타고 있습니다.
저번엔 페잔까지 호위했습니다만 이번엔 이제르론까지 호위입니다. 마리네티 소장은 역시 이제르론 방면은 긴장감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도중에, 이제르론 회랑에 들어가자 한 번만 제국군의 초계부대, 500척 정도의 함대에게 수하를 받았습니다만, 자유행성동맹정부의 외교사절이 타고 있다는 걸 통보하자 “항행의 무사를 바란다”며 통신하고 떨어졌습니다.
사전에 동맹정부에서 제국정부로 연락이 갔었으니까 안전할 겁니다만 그래도 제국군이 접근했을 때는 긴장도 했고 문제가 없었을 때엔 안심하기도 했다고 마리네티 소장이 말했습니다. 그 이후, 함대는 딱히 문제 없이 이제르론 회랑으로 항행하고 있습니다.
동맹시민의 대다수가 발렌슈타인 위원장의 훈장 수여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동맹시민에게도 제국의 훈장 수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 점이 큰 모양입니다. 사람이란 명예에 약하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훈장 수여에 반대한 사람들은 도량이 좁다고 매스컴에게서 비난을 받아 지금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뭐, 언론인들은 발렌슈타인 위원장이 새로운 상의 설립을 제안한 것, 그것만으로도 수훈의 자격이 있다고 발언하고 시민에게서 큰 찬성을 얻었습니다.
발렌슈타인 위원장에 대한 훈장 수여입니다만, 아말리에 폐하의 대리로서 리텐하임 후작부인 크리스티네 님이 행하게 됐습니다. 지금의 제국에는 유력한 남성 황족이 없습니다. 리텐하임 후작부인은 황제 아말리에 폐하의 여동생으로 성인 중에는 가장 유력한 황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텐하임 후작부인이 황제의 대리로서 훈장을 수여한다. 그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제국측의 강화조약, 통상조약의 조인자는 리텐하임 후작이 되는 모양입니다. 리텐하임 후작은 내무상서니까 꽤나 직책이 다릅니다. 괜찮은가 의문스럽게 생각했습니다만 발렌슈타인 위원장에 의하면 제국에선 직책보다도 그 인물이 실력자인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리텐하임 후작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뒤를 잇는 실력자로 부인은 황위계승자 중 한 명입니다. 그 자격에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발렌슈타인 위원장이 제창한 상의 설립은 트류니히트 의장에 의해 은하제국, 페잔 공하국에 전해졌습니다. 양국 모두 찬성했기에 설립을 위해 삼국합동의 준비위원회가 가을에는 발족합니다. 실제로 상이 수여되는 건 빨라도 2년 후, 아마도 3년 후가 되리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상의 이름입니다만 당초, 발렌슈타인 위원장의 이름을 붙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제안자이고 강화를 위해 힘쓴 위원장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적잖게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렌슈타인 위원장 스스로가 그걸 거절했습니다.
“3천만 명을 죽인 인간의 이름을 붙인 상이라니 피냄새가 진하다. 게다가 죄악감 때문에 그런 상의 설립을 생각한 거라고 여겨지기 싫다. 그래선 상의 의미가 일그러진다”
그게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대신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 불을 전해줬다고 하는 그리스의 신 이름입니다. 인류는 그 불을 써서 많은 은혜를 받고 문명이나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새로운 상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냐고……. 삼국에서 조정했습니다만 딱히 반대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상의 이름은 프로메테우스 상이 되겠죠.
우주력 797년 6월 13일. 이제르론 국제협력도시. 미하마 사아야.
이제르론 국제협력도시의 중앙 홀에서 강화조약, 통상조약의 조인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중앙 테이블에는 그린힐 외교위원장, 알드닌 통상위원장, 리텐하임 후작이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엔 많은 정부관계자, 발렌슈타인 위원장, 리텐하임 후작부인, 그리고 저도 참관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일대 이벤트에 참가하고 있는 겁니다. 매스컴도 와서 전 우주에 방송하고 있습니다. 조금 긴장됩니다.
이 조인식 전날, 어제 일입니다만 발렌슈타인 위원장에게 쌍두독수리훈장 수여식이 같은 장소에서 행해졌습니다. 많은 참관자, 매스컴 앞에서 수여식이 행해졌습니다만 리텐하임 후작부인이 위원장의 가슴에 훈장을 달고난 후, 위원장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는 지금 황제 아말리에의 대리로서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이제부터 말하는 건 황제 아말리에의 말입니다. 발렌슈타인 위원장, 양친의 일, 마음 깊이 사과합니다. 그리고 위원장이 동맹에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틀림 없이 제국의 죄에 의한 것입니다. 위원장에게 죄는 없습니다. 저는 은하제국 황제로서 위원장과 양친에 대해 행해진 부정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합니다.”
그리고 리텐하임 후작부인은 한 발 물러나고 한쪽 무릎을 꿇고 깊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중앙 홀의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림이 일어났습니다. 매스컴의 프레시도 대단했습니다. 발렌슈타인 위원장은 한 순간 아연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프레시를 눈치 채고 바로 후작부인에게 다가가 부인의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후작부인의 양손을 감싸듯이 잡고 무언가 말하고는 이번엔 위원장이 후작부인의 양손을 잡고 깊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수여식 후, 매스컴의 무슨 말을 했냐는 질문에 발렌슈타인 위원장은
“저는 군대에 들어가 많은 제국군인을 죽였습니다. 저에 대한 사죄는 받을 수 없습니다. 단지 양친에 대한 사죄는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아버지, 어머니도 기뻐하시겠죠”
라고 말했다고 답했습니다.
제국의 공보담당관도 마찬가지로 답했습니다. 그리고 매스컴이 카스트로프 공작이 산제물이라는 건 사실이냐고 묻자 사실이란 걸 인정했습니다. 그 순간 대단한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제국 정부가 스스로 그걸 인정하리라 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거겠죠. 소란이 수습되자 공보담당관은
“제국은 두 번 다시 이러한 비극,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치 개혁을 행하고 있다. 제국은 제국 신민이 가진 권리와 안전을 보장한다. 누구라 할지라도 그걸 부당하게 범하는 건 용서 받을 수 없다. 그걸 실현하기까지 개혁은 계속 될 것이다”
라고 답했습니다.
동맹에서도 큰 소란이 일어난 모양입니다. 매스컴은 오늘의 강화조약, 통상조약의 체결보다도 제국이 정식으로 사죄한 것에 관심이 향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로 제국이 변하고 있다. 그렇게 느낀 거겠죠. 아마도 제국, 페잔에서도 같은 소란이 일어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발렌슈타인 위원장은 당사자입니다만 꽤나 침착한 모습이었습니다. 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제국은 사과하기 편하다고 합니다. 카스트로프 사건은 선선제 프리드리히 4세와 리히텐라데 후작의 치세 하에 있었던 사건, 현 정권을 운영하고 있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으로선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돌아가셨고 사죄에 반대할만한 귀족들은 페잔에서 대부분이 죽었습니다.
“현 정권이 사죄해도 누구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카스트로프 건을 발표해도 평민들의 반발은 적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거겠죠. 제국은 꽤나 자신이 있는 모양입니다. 개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평민들은 개혁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 거겠죠. 좋은 일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발렌슈타인 위원장은 가볍게 소리 내어 웃었습니다. 저에겐 기뻐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린힐 외교위원장, 알드닌 통상위원장, 리텐하임 후작의 서명이 끝났습니다. 세 사람이 각각 만면의 웃음을 띄고 악수를 하고 있습니다. 박수가 일고 프레시가 터졌습니다. 우리들 참관자도 각각 박수를 쳤습니다. 강화조약, 통상조약의 체결입니다. 전쟁은 정말 끝났습니다.
우주력 797년 6월 13일. 이제르론 국제협력도시. 에리히 발렌슈타인.
제1조. 본 조약의 비준서 교환과 동시에 조약국 간의 전쟁 상태는 종결하고 평화를 달성한다.
제1조 1항. 조약국은 상호 주권, 영토보전 및 정치적 독립을 승인하며 존중하도록 한다.
제1조 2항. 조약국은 그 보증되었으며 승인된 국경 내에서 상호간 평화 속에 생존할 권리를 승인하고 존중하도록 한다.
제1조 3항. 조약국은 상호 간 직접간접을 따지지 않고 무력에 의한 위협 혹은 무력의 행사를 삼가하고 상호간의 모든 전쟁을 평화적 수단에 의해 해결하도록 한다.
제2조. 조약국은 양국 간에 수립된 정상적인 관계, 외교, 경제, 문화관계, 국민과 물품의 이동의 자유, 차별적 장벽의 폐지를 보증하고, 한편 조약국의 관할 하에 있는 시민에 대한 법의 적정수속의 상호 향유를 보증한다.
제3조……, 뭐였더라. 잘 모르겠다. 뭐 이 강화조약의 조문이지만 작성하는 게 큰일이었다. 뭐라 해도 제국도 동맹도 조약 같은 걸 맺어본 적이 없으니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지구 시대의 강화조약을 꺼내서 보기까지 해서 만들었다. 코미디로군.
페잔의 페이워드가 페잔과도 화평조약, 통상조약을 맺어줬으면 한다고 동맹, 제국에게 말해왔다. 뭐, 독립은 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독립의 보장도 통상의 보장도 없다. 자치령이었으니 정식 조약따위 아무 것도 없다. 덧붙여 독립했다고는 하지만 제국과 동맹 중간에 완충지대로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동맹과 제국이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니까. 불안해진 모양이다. 따돌림 당하는 건 외롭다는 거지.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아. 페잔은 동맹과 제국의 협력체제에 참가하려고 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로 국제협력 시대가 오려 하고 있다. 아마도 올해 안에 동맹과 페잔, 제국과 페잔 사이에서 화평조약, 통상조약이 체결되겠지.
하기야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동맹과 제국은 페잔에 대해 최우국 대우를 줄지 말지 망설이고 있다. 괴롭히려는 게 아니다. 장래를 생각하면 페잔에게 최우국 대우를 주는 게 타당한가 어떤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페잔은 인구 20억, 주거가능 행성은 페잔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이 이상 발전은 어렵다. 지금은 그럭저럭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 인류에 주는 페잔의 영향력은 점점 작아진다. 최종적으로는 동맹, 제국이 각각 3천 억의 인구를 가질 때 페잔은 겨우 100억 정도의 인구 유지가 한계겠지.
경제규모도 그에 비례한다고 하면 최우국 대우를 주는 것이 타당한가? 라는 의문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페잔이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페잔에는 다른 세 행성이 있다. 테라포밍, 패러테라포밍으로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규모를 확대할 것인가. 혹은 탐사선을 보내어 새로운 성계를 발견할 것인가. 어느 쪽이든 돈도 들고 시간도 걸리겠지. 성과도 나올지 어떨지 알 수 없다. 불안정 요소가 너무 많다. 머리 아픈 문제다.
“발렌슈타인 위원장, 조약 체결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던 보람이 있었네요.”
생각에 잠겨 있자 사아야가 말을 걸어왔다. 싱글벙글 웃고 있다.
“고맙습니다. 미하마 대령.”
“트류니히트 의장도 하이네센에서 보고 계셨겠죠.”
“그렇겠죠. 다들 보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웃긴 일이다. 주전파의 선동정치가, 욥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이 최고평의회 의장이 되어 강화를 맺었으니까. 그 조약을 맺는 것이 구국군사회의를 이끌었던 그린힐 외교위원장이다. 그리고 제국에선 문벌귀족 대표인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 국내 개혁을 행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은하영웅전설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드문 일이네요. 위원장이 그렇게 싱글벙글 웃는 건. 고대하던 평화가 실현 됐기 때문, 입니까?”
나보다도 사아야가 더 기뻐 보이는데.
“저보다도 대령이 더 기뻐 보여요.”
“기쁩니다. 전쟁이 사라졌으니까요. 위원장도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도 돼요. 그렇죠?”
조금 답하기 어려웠다. 사아야는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라인하르트와 싸우지 않아도 된다. 전사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말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확실히 그것도 있다. 그런 이유로 트류니히트들과 강화를 모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인류를 위해서라니 숭고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나도 꽤나 소시민이니까.
“뭔가 재밌는 일이라도? 위원장.”
“미하마 대령, 저는 제국에 의한 우주통일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뮈젤 대장을 도와 국내를 개혁하고 우주를 통일한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신 오딘은 절 싫어했다. 저는 동맹으로 망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아야가 조금 곤란하단 표정을 지었다. 동맹인으로선 싫어도 망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건 듣기 좋지 않았나…….
“동맹의 국력으로 통일은 어려웠습니다. 적어도 저는 방법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었던 건 강화를 체결하여 삼국 정립에 의한 공존이었습니다.”
통일하는 편이 안정될 것인가, 공존하는 편이 안정될 것인가……. 통일했을 경우 군사력은 절감할 수 있을 테고 국내 긴장도 적겠지. 하지만 통치자의 능력에 따라 분열, 반란이 일어난다. 외적은 없겠지만 내부에는 잠재적인 적이 있다는 거다. 그걸 통치자가 어디까지 이해할지가 문제다.
공존의 경우는 어떨까. 항상 상대방이 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군사력은 필요하고 국가 간의 긴장도 어느 정도 계속 존재한다. 삼국 정립이라고 해도 페잔의 힘은 약하다. 삼국지처럼은 되지 않는다. 동맹과 제국이 정면에서 노려보는 형태다. 뭐, 한 손으로 악수, 한 손으로는 주먹이다. 쥐고 있는 주먹의 존재를 잊지 않는다면 평화는 계속되겠지.
“통일하는 편이 인류에게 있어서 좋았다는 걸까요?”
사아야는 조금 납득하지 못하는,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
“글쎄요. 어떨까요?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는 공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 대답에 사아야가 끄덕였다. 원작의 로엔그람 왕조는 어떻게 됐을까?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할 수 있었을까?
힐더 이후의 통치자가 약한 통치자였다면 권위를 만들고 거기에 매달리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 경우 그들이 만드는 권위는 라인하르트겠지. 라인하르트의 언동, 사상을 절대시할 것이다. 꽤나 숨막히는 세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공존도 나쁘지 않나. 내가 했던 일은 그럭저럭 괜찮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위안은 되는군.
우주력 797년 6월 13일. 이제르론 국제협력도시. 미하마 사아야.
발렌슈타인 위원장이 온화하게 웃음을 띄고 있습니다. 때때로 쓴웃음을 지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즐거워 보입니다. 양친의 명예회복도 됐고 위원장 자신의 명예도 회복됐습니다. 기쁘리라 생각합니다.
“제국에 돌아가시는 건가요?”
“…….”
위원장이 놀라고 있습니다. 어라? 나 위험한 말을 했나요?
“명예도 회복됐고 돌아가셔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아, 이번엔 위원장이 웃고 있습니다. 조금 외로워 보입니다.
“명예는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죽인 사람은 살아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건 누구보다도 그 유족이 잘 알고 있겠죠. 도저히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 짓을 하면 유족들이 화내겠죠. 제국정부도 제가 돌아오는 걸 바라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외로우신가요?”
“…….”
“외로우시겠죠. 멍청한 질문을 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뻐요. 위원장이 계속 동맹에 계실 거니까요.”
“……미하마 대령.”
“동맹에도 위원장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에요. 동맹은 그렇게 나쁜 나라는 아니랍니다.”
위원장이 곤란하다는 듯한, 조금은 수줍어하는 듯한 웃음을 띄웠습니다. 그리운 웃음입니다. 예전엔 자주 이런 웃음을 보여줬습니다. 강화가 맺어지고 예전 발렌슈타인 중위가 돌아왔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기쁩니다. 정말로 기쁩니다. 눈가가 뜨거워졌습니다.
“강화가 맺어졌습니다만 아직 문제는 많습니다. 앞으로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싸워야죠.”
“기대하고 있어요. 발렌슈타인 최고평의회자문위원장 각하.”
위원장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리하여 우주에는 평화가 돌아오고 전설이 끝나고 역사가 시작된다.”
“?”
위원장이 쿡쿡하고 웃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위원장은 즐거운 모양입니다. 그러니 저도 즐겁습니다.
“하이네센으로 돌아갈까요?”
“네!”
이리하여 우주에는 평화가 돌아오고 전설이 끝나고 역사가 시작된다. 그 말대로입니다. 오늘부터 인류의 역사가 새로이 시작됩니다. 동맹, 제국, 페잔에 사는 인류 전체가 역사를 만드는 겁니다. 그 역사가 찬란할 것이란 걸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인류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번역 : 새로운 조류 시리즈 > 망명편(완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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