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7년 8월 27일. 오딘, 우주함대 사령부.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

 

 8월 26일에서 27일로 날짜가 바뀌었다. 작전회의는 끝나고 오프레서 원수, 뮈젤 총참모장, 케슬러 부참모장은 이미 퇴석하고 있다. 남은 우리들 자리 앞에는 커피가 놓여 있다. 아까 전 뮐러 소장이 가져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입을 대려 하지 않는다. 말없이 생각에 빠져있다. 커피를 가져온 뮐러도 포함하여…….

 

 메크링거 제독이 후우하고 굵은 한숨을 내쉬었다.

 “클레멘츠, 경은 어떻게 생각하나?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의 작전안을. 채점을 해주지 않겠나?”

 “놀리지 말게. 메크링거. 지금은 이쪽이 가르침을 받고 싶을 정도다.”

 클레멘츠 제독이 씁쓰레하게 웃었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는 자다”라고 말하며 표정을 진지하게 했다.

 

 확실히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한다. 여기에 있는 자들은 모두다 담력에 자신 있는 자들이다. 그렇지 않으면 100만 명 이상의 장병의 목숨을 맡을 수 없다. 하지만 발렌슈타인이 지시한 작전안 앞에서 모두 침묵하고 있다. 간담이 서늘해졌다는 말이 어울린다. 퇴석한 오프레서 원수, 뮈젤 참모총장, 케슬러 부참모장도 어딘가 낙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작전안의 근간이 되는 건 요새에는 요새로 대항한다는 거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가지고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한다.”

 오프레서 원수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발렌슈타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요새에 워프엔진과 통상운행용 엔진을 붙여 이제르론 회랑까지 옮길 줄이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회랑까지 옮길 수 있을지 없을지는 기술적인 문제다. 그건 제쳐놓지. 그 점을 제외하고 요새 공략안에 관해서 말하자면, 극히 이치에 맞는 작전인이라고 나는 생각하네.”

 클레멘츠 제독이 생각하며, 말을 고르면서 말을 시작했다.

 

 “이치에 맞고 있는가?”

 “음. 이제르론 요새를 난공불락으로 만들고 있는 건 세 가지 원인 때문이다. 하나, 요새가 가진 강고한 외벽, 둘, 토르 해머가 가진 압도적인 파괴력. 셋, 움직이지 않는 요새를 돕는 기동력을 가진 주류함대. 이 세 가지 원인이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이제르론 요새는 난공불락이 됐다.”

 다들 끄덕였다.

 

 “동맹군은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했지만 공략하지는 못했다. 발렌슈타인은 과거의 실패에서 함대 전력을 가지고선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긴 극히 어렵다고 생각한 건 아닌가 싶다. 함대 전력만으로는 세 가지 원인을 모두 공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제7차 이제르론 요새공방전이 요새의 공략이 아니라 함대전력의 격멸이 된 것도 그런 인식이 있었기에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어.”

 이곳저곳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번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용하는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네. 발렌슈타인은 이제르론 요새를 난공불락으로 하고 있는 세 가지 원인을 무력화시키려는 거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압도적인 함대전력이 있으면 그게 가능해진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가 제시한 네 개의 공략안은 모두 그 점을 보여주고 있는 거겠지.”

 “그렇군.”

 메크링거 제독이 맞장구를 쳤다. 다들 끄덕이고 있다.

 

 공략안은 네 개 있었다. 첫번째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토르 해머의 사각으로 옮기고 거기서 요새주포로 공격하는 거다. 반란군이 그걸 방해하기 위해 주류함대를 출격시켜도 우리쪽의 병력이 더 많다. 간단히 격멸 할 수 있다. 놈들은 이제르론 요새가 파괴되기 전에 항복하는 것밖에 살아남을 길은 없다.

 

 두번째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주포를 가지고 이제르론 요새의 주요항구를 사격범위 안에 잡는 거였다. 그렇게 하면 주류함대의 출격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이쪽 함대를 가지고 이제르론 요새의 외벽을 파괴하고 거기서 육전대를 들여보내 내부에서 제압한다. 자유행성동맹이 제6차공방전 때 보였던 전법이다. 제압목표는 사령부, 혹은 핵융합로가 된다.

 

 세번째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요새에 부딪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놀랐다. 설명을 들었을 때에도 “말도 안 되는”, “제정신인가”라는 소리가 들렸을 정도다. 단 작전에는 부딪히겠다고 하여 항복을 받아내라고 써있었던 듯하다. 주목적은 부딪히는 것보다 항복을 재촉하는 것에 있겠지. 그리고 네번째는 위의 세 가지 작전안을 반란자들에게 통지하여 항복을 받아내라는 거였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보면, 그리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주포로 일격을 받으면, 그것만으로 놈들은 전의를 상실할지도 몰라. 놈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도 이제르론 요새가 난공불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무너지면 반란은 조기에 종결할 가능성이 있지.”

 “그보다도 내부분열이 일으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의 대화에 다들 끄덕였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개수에는 꽤 시간이 걸릴 터다. 그 사이에 이쪽도 함대훈련에 전념할 수 있어. 그런 의미로도 고맙군.”

 “그렇지. 바렌 제독의 말대로다. 얼마나 개수에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한 달밖에 걸리진 않겠지. 그보다 더 걸릴 거다. 반란진압에는 만전상태로 임할 수 있겠지.”

 만족스러운 모양이군. 비텐펠트.

 

 아까 전부터 뮐러는 대화에 참가하지 않고 심각한 듯한 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와 아이제나흐만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뮐러 소장, 뭔가 신경 쓰이는 점이라도 있는가?”

 말을 걸자 뮐러는 곤란하단 표정을 지었다.

 

 “클레멘츠 제독, 제독은 에리히가 저 작전안을 생각한 건 망명한 후라고 생각합니까?”

 클레멘츠 제독이 의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란 건가? 뮐러 소정.”

 뮐러가 “네”하고 끄덕였다.

 

 “에리히의 작전안을 소관도 봤습니다만, 너무나도 상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반란을 계기로 생각한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만…….”

 회의실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다들 생각에 잠겨있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 대한 것 따위, 소관은 지금까지 신경 쓴 적도 없었습니다. 구체적인 요새의 성능같은 것도 아무 것도 몰랐죠. 하지만 이번 작전안에는 가이에스부르크가 가진 성능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동맹에 있던 에리히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 대한 걸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저런 작전안을 만들 수 있었는지…….”

 

 “제국에 있었을 때 만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로군?”

 클레멘츠 제독이 답하자 뮐러가 “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끄덕였다. 신음소리가 들렸다. 비텐펠트가 “말도 안 돼”라고 중얼거렸다. 나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국에 있으면서 이제르론 요새공략을 생각했다고?

 

 “그렇죠.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그렇게 됩니다. ……그 녀석,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제르론 요새 공략작전을 생각했는지…….”

 마지막엔 속삭이는 어조로 뮐러가 말했다. 다들 서로를 돌아봤다.

 “게임, 일까?”

 로이엔탈이 속삭였다. 모두의 시선이 로이엔탈에게 집중됐다. 로이엔탈이 곤혹함을 보였다.

 

 “아니, 왠지 모르게 생각한 거다. 난공불락따위 없다. 단지 그걸 증명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고.”

 “…….”

 “말도 안 되는 생각일까?”

 나로선 답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로이엔탈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제국력 487년 8월 30일. 오딘, 신무우궁.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다들, 수고가 많네. 이제부터 이제르론 요새공략 작전회의를 시작한다. 시작하기 전에 주의해두지. 이번 사건은 제국의 최중요 안건이다. 따라서 폐하의 임석을 부탁했다. 다들, 허심탄회한 의견을 말해주게.”

 신무우궁 일실에서 회의 개최를 선언하자 출석자가 각자의 표정으로 끄덕였다.

 

 군부에선 군무상서 에렌베르크 원수, 통합본부총장 슈타인호프 원수, 우주함대사령장관 오프레서 원수, 우주함대총참모장 뮈젤 대장, 과학기술총감 샤프트 대장, 그 외에는 내무상서 리텐하임 후작, 재무상서 겔라흐 자작이 출석했다. 그리고 아말리에와 나를 포함하여 합계 9명.

 

 경우에 따라선 이제르론 요새의 파괴를 선택하게 될지도 모르지. 아말리에가 여기에 있는 건 황제로서 승인했다는 걸 보이기 위해서다. 그만큼이나 이번 반란진압은 성가시고 복잡한 문제가 되고 있다. 뭐라 해도 공략안을 제안한 것이 동맹이다.

 

 “일단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회랑까지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한가 아닌가, 샤프트 기술대장, 과학기술총감부의 의견을 듣고 싶네.”

 모두의 시선이 샤프트 기술대장에게 향했다. 동맹에서의 연락으로는 샤프트가 페잔과 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샤프트 본인도 그 점은 인정했다. 하기야 페잔과 지구교의 관계를 알고 난 뒤로는 두려워져서 손을 끊었다고 말하고 있다. 페잔도 혼란 때문에 그 이후로 접촉은 사라졌다고. 지금 시점에 있어 샤프트는 헌병대, 내무성의 감시 하에 놓여 있다. 본인도 그 점은 알고 있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 통상항행용 엔진과 워프엔진을 붙이고 더욱 진로방향제어용의 보조엔진을 측면에 붙이는 걸로 군사이동요새가 됩니다. 이론상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들 끄덕였다. 이론상으론 가능하겠지. 워프 항법은 이미 확립된 기술이다. 요새를 옮기다니 말도 안 되는 작전이라고 생각했지만, 옮기는 물건이 커졌을 뿐이다. 불가능인 건 아니다.

 

 “문제는 실현성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엔진 출력을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약 40조 톤의 질량을 가진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움직일 수 있을만한 엔진 출력이 필요합니다. 막대한 에너지라고 해도 좋겠죠.”

 샤프트의 설명에 몇 사람인가가 굵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말리에도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제르론 요새의 반란이 없었다면,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고 일갈했겠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마음이 있다. 악몽이라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 이제르론 요새의 반란 그 자체가 악몽이라고 생각한다면 해결책이 악몽이 되는 것도 당연한가. 하물며 해결책을 제시한 게 니드호그라니…….

 

 “이걸 실현하기 위한 동맹의 작전안이 있었습니다만, 각각 12기의 통상항행용 엔진과 워프엔진을 붙일 필요가 있겠죠. 이것의 제어가 기술면에서의 문제가 됩니다.”

 “…….”

 

 “복수의 엔진을 사용하는 이상 완전히 연동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워프엔진 출력에 조금이라도 불균형이 있으면 어떤 결과가 될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아공간에서 행방불명되든가 원자로 환원되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샤프트의 설명에 다들 표정을 찡그렸다. 실현할 수 있는가. 그렇게 생각한 거겠지.

 

 “통상항행용 엔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들의 출력이 불균형하면 요새는 진로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균형이 무너져 굉장히 위험합니다. 아까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회랑으로 옮기기 위해선 이 엔진의 제어가 기술면에서의 최대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우주공학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공학적?”

 아말리에가 목소리를 내자 샤프트가 “예”하고 끄덕였다.

 “질량 40조 톤을 넘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워프 인, 워프 아웃할 경우, 그것이 대체 통상공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시공간 진동이 발생하여 치명적인 결과가 일어나진 않을까. 그 검토가 필요합니다.”

 한숨이 나왔다. 나 혼자만이 아니다. 다들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과학기술총감부로서 이러한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답해주게.”

 리텐하임 후작이 질문하자 샤프트가 미세하게 자세를 바로했다.

 “해결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릴까?”

 “개수, 시험운용에는 약 3개월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지금 시점에 있어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만큼 시간은 길어집니다.”

 

 “통수본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슈타인호프 원수.”

 아말리에가 슈타인호프에게 대답을 촉구했다.

 “예.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회랑으로 옮길 수 있게 된다면, 동맹으로부터 제시된 작전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인 문제로서 그 이상의 공략안은 우리로서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떫은 표정이다. 공략안을 제시 받았다니 굴욕일 수밖에 없겠지.

 

 “우주함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말리에의 질문이 계속된다. 오프레서가 미세하게 고개를 숙였다.

 “우주함대도 통수본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느 공략안을 사용할 겁니까?”

 “그에 대해선 뮈젤 총참모장이 답하겠습니다.”

 오프레서의 대답에 뮈젤이 고개를 숙였다.

 

 “제국의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가능하면 싸우기 전에 항복시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제국군끼리의 전투로 전력을 잃는 건 피해야만 합니다.”

 뮈젤의 대답에 다들 끄덕였다. 흠. 이전에는 좀 더 번뜩이는 눈을 했던 자라고 생각했지만 조금 변했군.

 “우선 제4안을 사용하여 반란자들에게 항복을 촉구합니다. 항복하지 않았을 경우엔 제1안에서 제3안 중에 어떤 것을 써서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게 됩니다.”

 

 “제3안은 그만두길 바라네. 이제르론 요새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둘 다 잃는 건 너무나도 뼈아파.”

 겔라흐가 떫은 표정으로 말했다.

 “재무성은 국제협력도시 이제르론에 기대하고 있어. 금전적인 면에서만 그런 게 아니야. 이제르론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극히 클거라 보고 있네. 변경성역도 크게 발전하겠지. 재무성은 이걸 기회로 적극적으로 변경성역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네.”

 재무성만이 아니다. 나도 리텐하임 후작도 같은 생각이다. 정부의 공식견해라고 봐도 좋다.

 

 “군무성도 제3안은 피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움직일 수 있다면 이제르론 방면 요새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요새를 건설하는 건 페잔 방면만이면 됩니다. 제국의 방어체제는 조기에 완성할 수 있겠죠. 이후에는 느긋하게 우주함대의 편성을 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제3안을 채택하면 우선 이제르론 요새의 건설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에렌베르크가 겔라흐의 말을 이었다.

 

 동맹에선 새로운 이제르론 요새의 건설에는 동맹도 자금을 출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공동으로 건설하자고. 솔직히 고맙지만은 않은 제안이다. 그렇게 하면 이제르론에서 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격감하겠지. 희희낙락하며 받아들일 순 없다. 하지만 거절하면 제국의 방어체제가 늦어질 거라는 것도 사실. 반란 같은 걸 일으킨 바보 놈들을 목졸라 죽이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한 사정은 우주함대도 알고 있습니다. 제3안을 채택하는 건 최후의 수단입니다. 공략에는 제1안, 제2안을 우선하여 사용합니다.”

 “…….”

 “성공률이 높은 건 제1안이겠습니다만, 이제르론 요새의 손상이 심해지는 것도 제1안입니다. 제2안은 이제르론 요새의 손상은 비교적 경미합니다만, 작전 성공률은 제1안에 비하면 급격히 떨어집니다. 동맹도 한 번 요새 내부에 병사를 들여보내는 데엔 성공했습니다만 요새제압에는 실패, 철퇴했습니다.”

 

 침통이라고 해도 좋은 뮈젤의 어조에 다들 표정을 찡그렸다. 단지 공략하라고만 한다면 어려울 건 없다. 하지만 가능하면 손해가 적을 것이란 조건이 붙는 순간 무척이나 어려워진다. 오프레서도 뮈젤도 표정이 어둡다. 무리난제가 주어졌다. 그런 마음이겠지.

 

 “이 이상 우주함대에 주문을 하는 건 그들의 손발을 묶는 것이 아닌가. 우주함대는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네만? 공략안의 무엇을 사용할지는 이제르론 회랑에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도 있겠지.”

 “…….”

 내 말에 다들 떫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끄덕였다. 오프레서, 뮈젤 두 사람의 표정이 조금은 풀렸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개수에는 3개월은 걸린다. 그 사이에 상황이 변하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 반란을 일으킨 바보 놈들이 반성하여 항복한다. 혹은 전염병으로 모두 죽고 만다든가. 발렌슈타인의 저주를 받아 죽는다는 일도 있을 수 있겠군. 부탁해 볼까? 현실도피인가. 아니면 명안인가. 저주 의뢰료는 1억 제국 마르크, 대충 그쯤 되겠지. 누가 반란의 주모자인가. 확인해둘까…….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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