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성당에서 기도를 드린다.
약 1시간 정도 기도한 뒤, 신관과 이야기를 하고 성당을 나선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호위역인 병사 두 사람.
그들에게 호위받으며 성을 향해 걷는다. 방에 도착하면 시녀인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
그녀와 수다를 떨고, 차를 마시고, 때때로 산책을 나선다.
산책 도중에 또 한 명의 친구를 발견하여, 세 명이서 수다를 떨고, 또 만나자며 손을 흔든다.
낮부터는 조금 바쁘다. 왕비로서의 일이 기다리고 있다.
고아원이나 의료원 등등에 방문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인기 관리라고 하면 듣기 안좋지만, 이런 일이 국민에게 윗사람들이 여러분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안심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국민이 국왕을 신뢰한다면 나라도 흔들리지 않는다.
밤에는 야회가 열린다.
귀족들과 사이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정보수집을 위해서.
나라를 통치하는 국왕을 지지하는 것이 왕비다. 따라서 귀족의 움직임, 소문을 파악하는 것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방문 예정이 없는 낮, 야회가 없는 밤에는 혼자 방에서 느긋하게 있다.
때로는 창문에서 찾아오는 방문자와 이야기하며 지낸다.
이야기.
밖의 이야기.
성 밖의 이야기.
자선방문을 하고는 있지만, 마차에 타서 목적지로 일직선이다.
잠깐 다른 곳에 들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모른다. 밖의 모습을 방문자는 이야기한다.
마을길에 도적이 나타났지만, 무사히 잡혔다는 험한 이야기부터, 빵집 아주머니가 두명째 아이를 낳았다는 흐뭇한 이야기까지 실로 여러가지.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즐거움이 되었지만, 동시에 괴로웠다.
이 세계에 불려오기 전까지는 당연했다. 밖에 나가서, 마을에서 놀고, 가게 주인들과 접한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다.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이 이 세계에선 할 수 없다. 해선 안된다. 그런 입장에 있는 것이다.
거기에 정신을 차리면 너무나도 다른 고향과 이 나라에서의 자신의 차이. 그것을 뼈저리게 느껴 입술을 깨물고 있었던 적도 있다.
그런 때엔, 방문자는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쓰다듬으면서 이야기를 계속한다.
방문자는 그렇게 1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고 돌아간다. 하늘로 높이높이 올라간다. 그 때마다 손을 뻗는다.
……그 손을 되수습하기 까지의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손을 뻗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알 수 없다.
무슨 속셈일까. 뭐가 하고 싶은 걸까.
자신에게 향해서 묻는다. 그리고 방문자에게 향해서 묻는다.
그것은 매일 강한 색으로 뇌리에 박혀가고 있었다.
'번역 >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연인과 신의 아이 5 (0) | 2015.02.13 |
---|---|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연인과 신의 아이 4 (0) | 2015.02.13 |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국왕과 신의 아이 5 (0) | 2015.02.13 |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친구와 신의 아이 3 (0) | 2015.02.13 |
역할을 끝낸 신의 아이 : 마음과 신의 아이 (0) | 2015.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