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다.

  달린다달린다달린다.


  "저, 는, 폐하를, 레가트 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으로부터 뺏는 것이라고 알면서도.

  그 손을 잡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울 것 같은 얼굴로, 그래도 필사적으로 그 마음을 전했다.

  얼마나 레가트를 사랑하고 있는지. 그 때문에 나즈나에게 입힐 상처로부터 도망치고 있던 자신. 제대로 마주했어야 했다고. 나즈나가 품고 있는 마음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무서웠겠지. 떨리는 손을 가슴께에서 꽉 쥐고. 나즈나를 흔들리는 눈으로, 하지만 외면하지 않고 봤다.

  그 약함과 강함에. 그만두라고 외쳤다.


  "나, 는! 나는 여기 밖에 있을 곳이 없는데! 전부 내뱉을 수 있을리, 없는데!"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던 것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도, 아직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품고 있는 생각 전부를 내뱉을 수도 없다.


  "신의 아이는 저희 나라의 평화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폐하가 가장 사랑하시는 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백성을 배신할 순 없습니다."


  머리에 떠오르는 재상의 말.


  "네가 어디에 있든지 알 수 있도록, 마법이 걸려 있어."


  머리에 떠오르는 남자의 말.


  신의 아이니까.

  신의 아이니까 남편에게 배신 당해도, 성에게 머무를 수 있었다.

  신의 아이니까 남편에게 배신 당해도, 성에 묶여야 했다.

  신의 아이니까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다.

  신의 아이니까 어디에도 갈 수 없다.


  신의 아이니까.

  신의 아이니까.

  신의 아이니까.


  "제멋대로 말하지 말라고!!!"


  당신은 어디에나 거처가 있는 주제에. 거처를 잃은 나와 다른 주제에. 그런데 유일한 거처를 뺏기지 않기 위한 발버둥치는 소리를 듣고 싶다니.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 모르는 주제에.


  눈 앞에는 회랑의 끝. 이 앞은 나즈나의 생활 구역. 나즈나를 따라와 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장소. 친구가 웃으며 어서오라고 말해주는 장소.


  겁을 내듯이 발이 멈춘다.

  안돼.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상태로 돌아갈 수 없어. 그것도 그럴 것이 반드시 걱정할 거니까.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아. 그것도 그럴 것이 무슨 말을 할지 자신도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땅을 때리는 듯한 비가 내리는 정원으로 뛰어 나갔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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