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가 방에 틀어박히고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불러도,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나오지 않는다. 대답이 없다.


  무슨 일이 있었나.


  카셰를 모시는 시녀는 말을 흐린다. 그것을 억지로 들어서, 카셰가 나즈나와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 스쳐 지나가려 했던 나즈나를 카셰가 불러 세워 이야기를 했다고.


  싸아악하고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간다.


  어째서 그런 짓을.

  그렇게 생각한 것은 카셰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나즈나를 위해서인가. 두 사람을 위해서인가


  시녀는 말한다.

  카셰는 나즈나로부터 어떤 말도 들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나즈나는 거기에 대해서 무시무시한 말을 들은 듯이. 무시무시한 것을 본 듯이 도망쳤다고.

  뭐가 나즈나를 그런 행동을 취하게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후, 카셰는 입 주위를 양손으로 막고, 무슨 짓을, 이라며 새파랗게 되었다고 한다. 새파랗게 되어 눈물을 흘리며. 시녀들이 막으려고 해도 듣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뒤는 이렇게.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누구 한사람 곁에 다가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레가트에게 보고하게 됐다고.


  그걸 듣고, 아아, 사랑했던 여자와, 사랑하는 여자. 두 사람이 상쳐입었다는 것을. 그리고 울고 있는 원인은 자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스스로의 행동이 얼마나 깊은 죄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뼈저리게 느껴졌다.


...


  일방적으로 대답하지 않는 카셰에게, 또 오겠다고 고하고 돌아온 집무실에서 재상에게 나즈나와 카셰가 접촉했다는 것을 알린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나는, 어떻게 해야 좋나. 나즈나에게 만나러 가야 하는가. 가서 무슨 말을 하면 좋은가? 카셰가 울고 있듯이, 나즈나도 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위로할 자격따위 어디에도 없는 주제에.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재상이 눈을 크게 뜨고, 얼굴을 찡그렸다.

  놀람. 그리고 무슨 말을 할 것 같이 입을 열고, 그걸 삼킨 뒤, 한숨을 내쉰다.

  아아. 이 얼굴은 본 적이 있다. 카셰를 좋아한다는 자신의 변심을 고했던 때와 같은 얼굴이다.


  "어떤 것도 해선 안됩니다."

  "어떤 것도?"

  "저희들이 신의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폐하."

  "하지만. 나 때문이다. 나 때문에 그녀들이 상처입고. 울고 있어."


  마음을 전했을 때의 카셰를 생각한다.

  눈을 크게 뜨고,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던 그 얼굴이 일그러졌다. 울 것 같은 얼굴로 두려워하며 레가트의 앞에서 물러났다.

  다시 카셰가 레가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카셰는 울고 있었다. 사랑하고 있다고 되풀이하면서 울고 있었다. ……마치 비명을 지르듯이.


  변심을 고했을 때의 나즈나를 생각한다.

  눈을 크게 뜨고, 언제나 건강한 웃음을 짓고 있던 얼굴이 일그러졌다. 울 것 같은 얼굴을 외면하고. 나가라고 한 마디. 말했다. 다시 나즈나가 레가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나즈나는 미소짓고 있었다. 부드러운 미소로. 부디 행복하길이라며. ……그저 친구처럼.


  그녀들은 울고 있다.

  그것은 전부, 전부 레가트 때문이다. 레가트가 두 사람에게 부여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상처를 입힌 자신이 단지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다니…….


  어떻게 해야 될지.

  어떻게 해야 그녀들은 울지 않게 될지?

  어떻게 해야 상처입지 않고 끝나게 될지?

  어떻게 해야, 어떻게, 어떻게 해야.


  눈 앞의 재상이 왈칵하고 얼굴을 찡그린다.


  "그럼!"


  그리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신의 아이를 해방하시겠습니까?"


  눈을 크게 뜬다.


  "신의 아이를 우리들로부터 해방해 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남편의 애인과 만날 일은 없다. 이 좁은 세계로부터 넓은 세계로 날아가. 다양한 것을 얻고 언젠가는 지금 일도 추억으로. 그렇게 해 줄수 있는가.

  재상의 말에 입이 막힌다.


  나즈나를, 밖으로? 그건 나즈나와 이혼한다는 건가? 아니면 별궁을 주는 것? 아니면…….

  ……어떤 것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즈나는 신의 아이로, 나즈나는 이세계의 인간으로, 나즈나는 이제 어디에도 돌아갈 수 없다. 여기밖에, 거처가 없다.

  따라서 나즈나는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즈나는 괴로워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좋은지, 라고…….


  거기까지 생각하고 아연실색했다.


  그렇다. 나즈나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것이다. 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변심을 해도 언제나 묶어두고 있었다. 어디에 보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생각하기 전부터 배제, 하여.


  그건 어째서인가. 어째서 그런 생각을 했나.


  "우리들에겐 신의 아이가 필요합니다. 이 나라를 구해준 신의 아이는, 싸움이 끝났기에 더욱, 필요한 존재입니다. 국민의 신뢰가 가장 깊은 것은 신의 아이입니다. 우리들은 신의 아이의 목을 매어두고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겁니다."


  그 신의 아이를 성에서 보낸다는 것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불신을 사는 건 아닌가. 그렇게 되면, 나라는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인가. 그것을 신의 아이를 잃고서 진정시킬 수 있겠는가.


  "신의 아이는 상냥합니다. 그러니 저희들 곁에 계속 계시는 겁니다. 상처밖에 주지 않는 이 성에 머무르고 계시는 겁니다. 그걸 저희들이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폐하."


  이 이상. 신의 아이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다면. 신의 아이를 해방하는 수 밖에 없다. 나라의 평온을 무너뜨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재상의 말에.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 대답할 수 없다.

  눈치챘다. 어째서 나즈나가 어디에도 갈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나즈나가 왕비였기 때문이 아니다. 나즈나가 이세계의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인 것도, 아니다.


  사랑했었다. 나즈나를.

  사랑하고 있다. 카셰를.


  변심했다곤 하지만, 나즈나를 꺼린건 아니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셰에 대한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다른 누군가의 것이 되는 것 따위, 참을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지금, 두 사람이 울고 있다. 사랑했던 여자와, 사랑하는 여자가 상처입고, 울고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울게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즈나를 해방할 수 밖에 없다.

  신의 아이로부터. 왕비로부터 해방하여. 이런 남자따위 잊어버리게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윽."


  신의 아이가 필요하다.

  지금은 아직. 신의 아이가 필요한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 아직, 신의 아이만큼 얻지 못하고 있으니까.


  꽉하고 이빨이 소리를 낸다.


  ……나즈나가 신의 아이이기 때문에, 해방한다는 선택지를 배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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