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7년 11월 23일. 오딘, 우주함대사령부. 에리히 발렌슈타인.


  “에리히. 우리들의 처형에 불만은 없어. 하지만 부하들은 살려줘. 형편 좋은 말이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물러.”

  페르너의 부탁을 난 단박에 거절했다. 무르다고. 페르너.


  “에리히…….”

  “그렇게 쉽게 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 물러. 안톤. 경들은 살아서 내 도움이 되어줘야겠어.”


  실패했으니 죽으면 땡? 웃기지마! 자신만 편하게 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 내가 그걸 허락하리라고? 물러, 안톤. 내가 어리광쟁이라면 너도 어리광쟁이다. 날 죽이려고 한 책임을 물어줘야겠어. 살아서 갚게 하겠어. 실컨 사용해주지.


  이상해서 무심코 웃음이 나왔다. 그런 날 페르너는 어딘가 불안하다는 눈으로 보고 있다. 페르너만이 아니다. 방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날 보고 있다.


  “내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배신하라는 건가? 무리다. 포기해라.”

  “나도 리텐하임 후작을 배신할 생각은 없다. 처단을 바란다.”

  안톤 페르너, 아돌프 감리히가 입을 모아 주군을 배신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게 또 이상해서 웃었다.


  “배신해? 그럴 필요는 없어. 경들은 반드시 내게 협력한다. 아니, 협력하게 만든다.”

  “에리히. 무슨 생각이야?”

  “탈출용 우주선은 준비해뒀겠지?”

  “…….”


  “지금 당장 여기서 도망치는 게 좋을거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리고 날 암살했다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에게 보고하라고.”


  “무슨 소릴. 그런 거짓말을 해서 어떻게 하나?”

  페르너는 어이없다는 듯한 소리를 냈다. 하긴, 어이없어하는 건 감리히 중령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의미는 있어. 이대로는 람즈베르크 백작이 내란을 주도하게 되겠지. 하지만 날 암살했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져.”

  “…….”

  그래. 날 암살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큰 소리로 외치도록 해. 폐하의 간신, 에리히 발렌슈타인을 암살했다. 지금이야말로 귀족은 루돌프 대제 이래의 국시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라. 많은 귀족들이 모이겠지. 팔짱끼고 보고 있던 녀석들도 포함해서 말이야.”


  뤼네부르크가 웃었다. 그런 그를 노려보면서 약간 어깨를 으쓱하며 페르너가 말했다.

  “귀족들을 속이는 건가?”


  “속여? 늦든 빠르든 반란을 일으킬 녀석들이야. 조금 등을 밀어줄 뿐이지. 아니면 죄악감이라도 느낀다는 건가? 자신들을 속인 녀석들의 일부라고. 사람이 좋은 것도 정도가 있지. 안톤.”

  또 뤼네부르크가 웃었다.


  “…….”

  “다행히 난 경들이 습격한 승용차에 타고 있지 않았어. 하지만 그에 대해서 그들이 아는 건, 자신들이 반란에 참가할 것을 표명한 뒤가 될 거야.”


  “반란의 규모를 크게 해서 단번에 정리해버린다는 거군요.”

  뤼네부르크가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

  “뭐, 그것도 있습니다만. 달리 노리는 것도 있습니다.”

  “달리?”

  페르너는 의심쩍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제 슬슬 눈치 채라. 답지 않다고.


  “귀족들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을 중심으로 모이겠지. 주도권을 쥐는 건 람즈베르크 백작들이 아니야.”

  “!”


  “그리고 정부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 프로이라인들의 유괴를 양동으로 날 암살할 것을 계획했다고 판단하게 되겠지. 반란의 주모자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다.”


  “주도권을 쥔다. 두 사람이 반란의 주모자가 된다……. 과연. 그런 건가!”

  페르너의 목소리에 힘이 돌아왔다. 목소리만이 아니다. 표정도 엄격해졌다. 겨우 평소의 페르너가 된 것 같다.


  “이제 알았나? 안톤.”

  “그래. 알았어. 과연 대단하군. 에리히.”

  “대단한 일이 아니야. 이 정도는. 어차피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은 반역자가 된다. 기뻐하며 협력해주겠지.”

  “잔인한 남자로군. 경은.”


  페르너가 비난하는 듯이 말했다. 참으려고 했지만 무리였다. 난 웃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주변에서 어이없어하며 날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


  “페르너 준장. 대체 무슨 일입니까?”

  “감리히 중령. 반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두 분이 주도권을 쥐면, 프로이라인들을 람즈베르크 백작들에게서 되돌려 받을 수 있겠지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


  “과연. 하지만 저희들은 한 번 프로이라인들을 인질로 정부에 내놓았습니다. 그걸 어떻게 설명합니까? 귀족들도 간단하게 신용하지 않겠죠.”

  감리히 중령은 반신반의인 거겠지.


  “인질? 경들이 내놓은 건 황제폐하의 딸과 손녀다. 설령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이 반역을 일으켰다고 해서 처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 애초에 우주함대사령장관을 불러서 남편을 구하라고 명령하는 인질이 어디 있나. 처단할 수 없는 인질은 인질이 아니야. 손님이다.”


  “…….”

  “그들을 내놓고 정부가 방심하길 기다린 거다. 그런 와중에 람즈베르크 백작들이 유괴사건을 일으켰다. 그 틈을 타서 날 암살했다. 그렇게 말하면 아무 문제도 없어.”

  “과연. 이치에는 맞군요.”

  뤼네부르크가 끄덕였다.


  “그래서 어ㄸᅠㅎ게 하나? 주도권을 쥐는 건 좋아. 프로이라인들을 되찾는 것도 좋아. 하지만 경이 노리는 건 뭔가? 그것만이 아니겠지?”

  페르너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봤다.


  “프로이라인들을 지키는 거야. 경들이 이긴다면 문제는 없어. 하지만 지게 된다면, 어떻게든 두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주길 바라. 실수로라도 귀족들에게 넘겨선 안 돼. 자칫 잘못하면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정권이 들어서고 말아.”


  “……과연. 경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던 건가.”

  페르너는 신음하듯이 말했다. 나 스스로 너무 걱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에르빈 요제프를 의지할 수 없는 이상, 두 사람은 확실하게 이쪽에서 확보해둬야만 한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은 이제 구할 수 없겠지. 하지만 아직 프로이라인들은 구할 수 있어. 경들은 그걸 위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페르너와 감리히 중령이 서로를 돌아보고 끄덕였다.

  “경의 말대로 하지. 감사하네. 에리히. 내게 살아갈 희망을 줘서.”

  바보자식. 암살을 성공하든 실패하든 죽을 생각이었나. 신경 쓰게 만드는 녀석이다.


  “시간이 없어. 이제 곧 등청하는 사람이 나타나겠지. 혹시 벌써 있을지도 몰라. 모르트 중장. 그들과 부하를 장갑척탄병 속에 숨겨서 도망치게 해주세요.”

  “예.”


  모르트 중장과 장갑척탄병에게 둘러싸여 페르너와 감리히 중령이 방에서 나가려고 한다.

  “안톤. 감리히 중령.”


  내 부름에 두 사람이 뒤돌아봤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에게 전해줘……. 유감이라고……. 이후로는 문벌귀족으로서의 삶을 관철하시길 바란다고 말이지.”

  “……알았다.”


  방을 나가는 그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서둘러. 람즈베르크 백작들이 폭발하기 전에 날 암살했다고 큰 소리로 외쳐라. 그것만이 두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야…….


  “제법 괜찮은 이유를 찾았군요.”

  “…….”

  뤼네부르크는 빙글빙글 웃으면서 날 봤다. 무례한 녀석이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렇네요. 군무상서, 통수본부총장, 국무상서에게 지금의 것을 이야기합니다. 귄터에게도 경비를 풀라고 부탁해야겠지요. 안톤이나 람즈베르크 백작이 오딘에서 잘 도망칠 수 있도록 말이죠. 서둘러야겠습니다.”


  “그렇군요.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뒤엔?”

  “그 뒤 말입니까……. 방으로 돌아가 쉬겠습니다. 제가 죽었다는 낭설이 퍼질 때까지 말이죠. 오늘은 조금 지쳤습니다.”


  “그럼 먼저 방으로 돌아가시죠. 높으신 분들게 연락하는 건 방에서 하는 게 좋겠습니다.”

  “확실히 사람 눈에 띠지 않는 편이 좋겠죠. 그럼 돌아갈까요?”


...


제국력 487년 11월 23일. 오딘, 우주함대사령부. 볼프강 미터마이어.


  벌써 점심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우주함대사령부가, 아니 오딘 전체가 어수선하다. 오늘 아침, 신무우궁에 도적이 들었다고 한다. 프로이라인 브라운슈바이크, 프로이라인 리텐하임 두 사람이 유괴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확실한 건 모른다.


  나는 자신들의 사령부에 주어진 방에서 안절부절하고 있다. 헌병대, 근위병의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해도 취할 수 없다. 혼란에 빠져있는 건가. 아니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있는가. 하지만 그 이상으로 신경쓰이는 건 사령장관의 일이다.


  사령장관은 오늘 상태가 좋지 않다며 방에서 쉬고 있다. 그것 자체는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령장관은 원래부터 건강한 분이 아니다. 그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은 상태불량으로 쉬고 있다. 하지만…….


  “뷔로 소장. 난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뒤를 부탁하네.”

  “예.”

  뒤를 부탁한다고 해도 특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다. 걱정은 필요 없겠지. 뷔로라면 대부분의 일은 문제없이 할 수 있을 거다.


  방을 나가니 로이엔탈이 있는 곳으로 가려 했지만, 그도 방을 나와 내가 있는 쪽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무슨 일인가? 미터마이어. 경도 진정되지 않는 건가?”

  “아아. 아무래도 말이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클레멘츠 제독 곁으로 가보지 않겠나?”


  알베르트 클레멘츠 제독. 우리들이 사관후보생이었을 때 전략, 전술을 담당하던 교관이었다. 수업도 재밌었고, 성격도 밝았다. 이런 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던 인물이다. 지금은 함께 적과 싸우는 신뢰할 수 있는 동료다.


  “그렇군. 클레멘츠 제독이라면 뭔가 알고 계실지도 몰라.”

  아마도 알고 있을 가능성은 낮겠지. 하지만 클레멘츠 제독의 얼굴을 보면 조금은 진정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무심코 쓴웃음을 지었다. 마치 어린아이다.


  클레멘츠 제독의 사령부로 가니 깊은 곳의 사령장관용의 방을 지났다.

  “그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있으니 옛날이 생각나는군.”

  “옛날, 말입니까?”


  클레멘츠 제독의 말에 답하면서 난 곁에 있는 로이엔탈을 봤다. 로이엔탈도 의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클레멘츠 제독은 우리들에게 소파에 앉도록 권하면서 말을 계속했다.


  “두 사람 모두 우수한 학생이었지. 참모보다도 지휘관에 어울리는, 언젠가는 함대를 이끌 입장이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대로 됐군.”

  “송구합니다. 제가 4학년일 때였습니다. 제독이 교관으로서 사관학교에 부임하신 것은.”


  로이엔탈의 말에 클레멘츠 제독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 우리들이 여기에 온 이유 쯤 당연히 알고 있겠지. 아마도 클레멘츠 제독 스스로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는 클레멘츠 제독에게 솔직하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월이 참 빠르네. 그 때의 사관후보생이 지금은 함대 사령관이니까 말야. 나도 나이를 먹었어.”

  “저희들보다 출세한 분도 있습니다. 사령장관은 클레멘츠 제독께서 보시기에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클레멘츠 제독은 온화한 미소를 끊지 않고 답했다.

  “우수한 학생이었지. 미터마이어 제독. 비상히 의지가 강하고, 뭔가 마음에 결심한 것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학생이었어. 하지만 난 발렌슈타인 후보생이 어떤 군인이 될지는 조금 상상하기 힘들었네.”


  상상하기 힘들었다? 무심코 로이엔탈과 서로를 돌아봤다. 그도 조금 불가사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우리들을 재밌다는 듯이 보면서 클레멘츠 제독이 말을 계속했다.


  “언제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군인과는 전혀 관계 없는 책을 말이지. ‘제국 경제에 있어 페잔의 영향력의 확대와 그 한계’”

  “뭡니까? 그건.”


  “각하가 1학년일 때 읽고 있던 책이라네. 로이엔탈 제독. 제국경제에 있어 페잔의 영향력을 갖가지 수치를 써서 증명한 책이었지. 투자액, 시장의 점유율, 페잔 자본으로 매수된 기업의 숫자 같은 것 말야.”

  “…….”


  “주지는 페잔의 영향력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 거였네. 하긴, 각하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지. ‘숫자는 어차피 숫자에 불과하다. 그걸 어떻게 이용하는 건 사람의 힘이다.’라고.”

  “…….”


  “솔직히 각하가 소위 임관했을 땐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네. 혹시 관료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야. 설마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되시리라곤 상상도 못했어.”


  그렇게 말하고 클레멘츠 제독은 소리 높여 웃었다. 그렇게 웃은 뒤에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이제 곧 메크링거와 케슬러 제독이 이쪽으로 오네. 그 두 사람이 오면 조금은 뭔가 알 수 있겠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게 알고 싶은 거지?”


  “예. 소문도 신경쓰입니다만, 저 승용차 잔해도 신경쓰입니다. 설마하고 생각합니다만…….”

  “침착하게. 미터마이어. 위에 서는 자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그것만으로 아래가 붕 뜨게 되네. 참는 일도 지휘관의 의무다.”

  “예.”


  메크링거, 케슬러 두 제독이 나타난 건 그로부터 5분이 지난 뒤였다.


  “뭔가? 미터마이어 제독, 로이엔탈 제독. 둘도 여기에 있었던 건가.”

  “방금 온 참이었습니다. 케슬러 제독.”

  “사관학교 교관은 역시 인기가 있군요.”

  “놀리지 말게. 메크링거. 그래서 뭔가 알았는가?”


  “근위 친구와 겨우 연락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 말에 나, 로이엔탈, 클레멘츠 제독이 서로를 돌아봤다.

  “근위와 연락하셨습니까? 외부와 접촉을 끊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끊고있어. 미터마이어 제독. 다행히 난 이전에 궁중경비에 임했떤 적이 있어서 말이야. 그 인연으로 근위 중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지. 그와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이라고.”

  “프로이라인 브라운슈바이크, 프로이라인 리텐하임이 유괴되었다.”

  클레멘츠 제독의 질문에 메크링거 제독이 답했다. 그 답에 방이 긴장에 싸인다.


  “근위 중에 유괴범들에게 협력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

  “근위는 사령장관에게 큰 빚이 있으니까 말야. 설마 배신하는 사람이 나오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도 놀라고 있었다.”

  메크링거 제독이 한숨 섞인 말을 뱉었다.


  “빚, 이라고 하면?”

  “클롭슈톡 후작 사건이다. 그 사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폐하의 목숨도 위험했지. 혹시 그랬으면, 근위에게도 책임을 묻는 소리가 나왔을 거다. 알고 있겠지. 클레멘츠.”


  “…….”

  “프로이라인들이 유괴된 후, 신무우궁에 제국군 3장관과 국무상서가 모였다. 그가 알고 있는 건 거기까지다. 이후, 호위에는 장갑척탄병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장갑척탄병인가. 뤼네부르크 중장이군. 일단, 실수는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헌병대도 크게 혼란하고 있었지.”

  “케슬러 제독…….”

  “헌병대에는 우주항 봉쇄, 국내 간선도로 검문이 요청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요인 경호도 말이야.”


  “저 승용차의 잔해는?”

  “미터마이어 제독. 거기에 대해선 헌병대는 아무 것도 몰랐어. 단지 뤼네부르크 중장에게 사령장관에 대한 걸 물었네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더군.”


  한숨이 나왔다. 나만이 아니다. 달리도 몇 사람인가가 한숨을 내쉰 것 같다.

  “일단 지금은 믿고 있을 수밖에 없어.”

  “음. 그렇지. 하지만 드디어 시작이로군.”

  메크링거 제독과 클레멘츠 제독이 말하고 있다. 그 말에 모두가 서로를 돌아보고 끄덕이고 있다. 드디어 내란의 시작이다…….


  갑자기 부저가 울리고 TV전화에서 통신사관의 모습이 나타났다.

  “큰일입니다. 지금 놀라운 정보가…….”

  “무슨 일인가.


  방의 공기가 순식간에 긴박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지금 영상을 돌리겠습니다.”

  스크린에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사자후하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선언한다. 나,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빌헬름 폰 리텐하임 후작은 제국력 487년 11월 23일, 폐하의 간신, 에리히 발렌슈타인을 처단했다.”


  모살! 그 말에 모두 서로를 돌아본다. 모두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 사실인가. 정말 사령장관이 죽은 건가. 저 잔해가 눈에 떠오른다.


  “비천한 평민은 정당한 벌을 받은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뜻 있는 귀족은 루돌프 대제 이래의 국시를 지키기 위해 일어서라! 골덴바움 왕조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은 ‘선택된 자’인 우리들 귀족들에게만 부여된 것이다!”


  “평민에게 아양 떠는 리히텐라데 후작, 에렌베르크, 슈타인호프 등은 ‘선택된 자’의 긍지를 잃은 배신자일 따름이다. 지금이야말로 그들을 폐하여 우리들의 손으로 제국을 올바른 모습으로 돌리는 거다! 대신 오딘은 우리들을 수호하실 것이다. 정의의 승리는 그야말로 의심할 것 없다. 지크 라이히! 일어나라, 귀족들이여!”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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