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5년 12월 29일. 오딘, 군무성 인사국장실. 라인하르트 폰 뮈젤.
눈앞에 두께 50센티 정도 되는 파일이 있다.
“이게 발렌슈타인의 사관학교 시절 성적입니까?”
4년간의 성적 치고는 꽤나 두껍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곁에 있는 뤼네부르크를 봤다. 그도 이상하단 얼굴이다.
내 앞에 앉은 남자, 인사국장 하우프트 중장이 답했다.
“성적 외에도 그가 제출한 보고서 등이 들어있다. 그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거지?”
“받아도 괜찮습니까?”
하우프트 중장이 쓴웃음을 흘렸다.
“이제 와서 무슨……. 오프레서 원수 각하께서 부탁하신 걸세. 싫든 좋든 상관없어. 단, 취급에는 주의해주게. 외부에 흘려선 곤란해.”
“…….”
하우프트 중장이 표정을 고쳤다. 이제 그에게 웃음은 보이지 않는다.
“발렌슈타인 후보생은 극히 우수한 학생이었지. 성적 평가표에는 그를 호의적으로 평가한 사람의 이름도 적혀있어. 그에게 위해가 돌아가선 안 되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발렌슈타인에 대해서 알아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우선 그의 학창시절에 대해서 알고자 했다. 그가 사관학교에서 뭘 배우고 무슨 생각을 했는가……. 키슬링에게서 그에 대해서 듣기 전에 일단 스스로 할 수 있는 한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 관한 자료는 사관학교에선 사라지고 없었다.
그가 반란군으로 망명한 시점에서 그의 자료는 군무성 인사국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인사국에 관람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우프트 중장의 말에 의하면 발렌슈타인에 대한 정보는 밴플리트 회전 이후, 최고기밀 취급이 되어 있다고 한다.
관람이 가능한 인물은 상급대장 이상의 계급을 가진 사람뿐이라고 한다. 정보부에도 같은 것이 있는 듯하지만, 아마도 이쪽은 정보부 내부자료라서 외부엔 공개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곤란에 빠진 날 구해준 것이 오프레서였다. 그가 에렌베르크 원수와 교섭하여 자료를 복사해서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새삼스레 오프레서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감탄했다.
명백하게 오딘 최대의 지상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상대라도 오프레서를 무시할 수 없다. 그 영향력 덕분에 나와 뤼네부르크는 인사국장실에서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아까운 일이군. 그가 망명이라니…….”
“발렌슈타인을 알고 계십니까?”
“직접 면식은 없지만, 그의 상사였던 사람이 내 친구였다.”
마음 가는 구석이 있는 듯한 어조였다.
“그가 자주 말하더군. 장래가 기대된다고……. 두 사람 모두 발렌슈타인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은가?”
“가능하다면.”
뤼네부르크가 답하고, 내가 끄덕였다.
바라마지 않던 일이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마도 무리겠지……. 망명자와 관계가 있다고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물며 상대가 밴플리트의 학살자라며 모두의 미움을 받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내가 아는 한 발렌슈타인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두 사람 있네.”
“두 사람이라고 하신다면.”
“한 명은 알베르트 클레멘트 준장, 또 한 명은 알베르트 폰 디켄 소장이다.”
나는 그 두 사람 모두 면식이 없다. 뤼네부르크를 보자 그도 짐작가는 데가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도 모르는 거겠지.
“하지만, 말해 주겠습니까?”
“그렇겠지. 지금은 다들 그를 배신자라고 경멸할뿐이니. 하지만 디켄이라면 괜찮겠지. 그는 지금 병참통괄부 제 3국 제 1과에 있네.”
그럼 그가 발렌슈타인의 상사였다는 인물인가…….
“또 한 명, 클레멘트 준장은?”
“변경성역에서 초계임무 중이지. 그는 본래 사관학교 교관으로 발렌슈타인을 가르쳤었네. 그를 극히 높이 평가하고 있었지…….”
클레멘트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건 어렵겠지. 초대면인 사람이 갑자기 TV전화로 발렌슈타인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해도 경계할 뿐이다. 하물며 변경성역에서 초계임무 중이라면 평민이라서 쫓겨났을 가능성도 있다. 어딘가의 바보 귀족을 화내게 했든가…….
하우프트 중장에게 디켄 소장에 대한 언질을 부탁하자 중장은 쾌히 받아들었다. 그 자리에서 디켄 소장에게 연락을 취해 면회 약속을 잡아줬다. 디켄 소장은 바로 와주면,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뤼네부르크와 함께 하우프트 중장에게 감사를 표하고 인사국장실을 나왔다.
병참통괄부는 군무성 바로 옆에 있다. 조직구조상으로 봐도 군무성 관할 하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해도 좋겠지. 제 3국 제 1과는 이제르론 방면 보급을 담당하는 부서로 병참통괄부 중에선 주류라고 할 수 있다.
디켄 소장은 40세 전후의 극히 눈에 띄지 않는 풍모의 인물이었다. 제 3국 제 1과 과장, 5년 전부터 그 직무에 있었다고 한다. 과장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그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렌슈타인에 대한 걸 듣고 싶다고 했네만. 뭘 듣고 싶은가?”
“그는 어떤 사관이었습니까?”
극히 평범한 질문이 되었다. 디켄 소장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희미하게 쓴웃음을 흘렸다.
“우수한 사관이었네. 일을 배우는 것도 빠르고, 협조성도 있었지……. 병참통괄부에는 좀처럼 우수한 사관은 배속되지 않아. 그런 와중에 그가 찾아온 걸세. 언젠간 병참통괄부를 짊어질 사람이 되리라 생각했네.”
병참통괄부는 결코 엘리트가 모이는 부서가 아니다. 장래성 따윈 전혀 없는 자들이, 귀족의 차남, 삼남쯤의 전쟁터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다. 말하자면 제국에서도 가장 의욕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부서다.
둔재가 보통으로, 보통이 우수가 된다. 그런 곳에 진짜 우수한 사람이 찾아왔다. 다들 기대가 컸겠지…….
“서류를 읽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더군. 즐겁게 읽어서 말이야. 좋은 의미로 군 관료로서 대성하리라 생각했네. 서류를 읽는 걸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사무처리는 무리니까 말이지.”
뤼네부르크가 곁에서 자리가 불편한 듯이 몸을 움직였다. 나도 사무처리는 싫어하고 서류를 읽는 것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자리가 불편했다.
“그는 시뮬레이션 같은 건 여기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 않았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선 말이지. 그가 누군가와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 걸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어.”
디켄 소장은 내 질문에 단정하듯이 답했다. 자신이 있는 거겠지. 그가 용병가로서 재능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건 군 관료로서의 모습뿐이다. 용병가, 발렌슈타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이제르론에 보낸 것이 실수였네. 서두를 필요 없었는데. 좀 더 나중이라도 괜찮았을 텐데…….”
한숨을 내뱉듯이 디켄 소장이 말했다. 어딘지 모르게 후회하는 듯이 보인다. 뤼네부르크도 같은 생각을 했겠지. 디켄 소장에게 질문했다.
“그런 무슨 뜻입니까?”
“이제르론 요새에는 보급상황 감찰 때문에 보냈지. 보통 그런 일은 좀 더 계급이 높은 사람이 하는 일이네…….”
다시 말해 특별취급이었다는 건가……. 뤼네부르크도 흥미 깊게 디켄 소장을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이례였다……. 어째섭니까?”
“……일종의 데뷔였지. 그가 유능하다는 건 이제르론의 보급담당자도 바로 알았을 터다. 앞으로 2, 3년 후엔 그가 병참통괄부의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이 되리라고 눈치 챘겠지.”
“…….”
“여기는 둔재가 평범하게, 평범한 사람이 우수하게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서 물자를 빠르게 움직이고 싶다면 핵심인물이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어. 그리고 이제르론은 최전선이다. 보급이 긴급하게 필요할 경우도 있지. 저쪽에 핵심인물을 알려줄 필요가 있네. 그에게 있어서도 이제르론과 강한 연결 고리가 생기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야.”
애꿎은 일이다. 발렌슈타인이 유능했기에, 디켄 소장이 아주 조금 서둘러서 이제르론 요새로 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 사건이 터졌다. 이제르론 요새로 가지 않았다면 망명하지도 않고 그가 리메스 남작이 됐을지도 모른다. 혹은 군 관료로서 활약했든지……. 몇 가지의 우연이 겹쳐서 발렌슈타인을 반란군으로 망명하도록 몰아세웠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됐다…….
디켄 소장과 그 후로도 몇 마디 더 나눴지만, 거기에 보이는 발렌슈타인은 어디까지나 군 관료로서 발렌슈타인이었다. 용병가로서의 발렌슈타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돌아가는 도중 어느 여성부사관 책상 위에 있던 사진이 내 눈에 밟혔다. 몇 사람의 여성부사관과 함께 케이크를 먹는 발렌슈타인의 사진이다. 기쁘고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여성부사관이 날 눈치 챘는지 말없이 사진을 덮었다.
그 외에도 마찬가지로 사진을 덮는 여성부사관이 몇 사람인가 있다. 뤼네부르크도 눈치 챘겠지. 원래라면 꾸짖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들은 서로를 돌아보고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는 듯이 걸어 나갔다……. 그녀들이 알고 있는 발렌슈타인은 내가 알고 있는 발렌슈타인과 다르다. 지금의 그는 옛날의 그와 다르다…….
...
우주력 794년 12월 30일. 하이네센, 우주함대 총사령부. 에리히 발렌슈타인.
우주함대 총사령부에 있는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고 있는데 눈앞에 식판을 가진 남자가 멈춰섰다.
“여기, 자리 있나?”
있다고 해도 앉겠지. 시간은 2시에 가깝다. 이 시간이 되면 식당은 텅텅 빈다. 눈앞의 그는 식욕이 왕성한 자다. 이 시간까지 식사를 하지 않은 것은 이상하다. 이 시간에 내가 식사를 하는 걸 확인하고 온 거겠지. 그리고 곳곳에 빈자리가 있는 식당에서 일부러 내 앞에 왔다.
“앉아. 와이드본 준장.”
와이드본은 자리에 앉아 햄버거 정식을 먹기 시작했다. 참고로 난 롤드 캐비지 정식을 먹고 있다. 여기 요리는 맛은 별로인데 양이 많다. 난 소식하니까 양보다는 질이 더 좋았으면 한다. 지금도 롤드 캐비지를 조금 남기고 있다.
“어제, 시틀레 원수와 만났다.”
“…….”
“네가 말한 오프레서에 대해서 말했어.”
와이드본이 햄버거를 먹으며 말한다. 시선을 이쪽으로 향하지 않는 건 고의인가, 아니면 우연인가…….
“생각에 잠기시더군. 네 생각을 듣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 다음 동맹 사령장관은 누구로 하는 게 좋겠냐고.”
“…….”
“상층부에선 다음 사령장관에 뷰코크 제독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총참모장은 그린힐 대장이다.”
이번엔 빵을 먹기 시작했다. 너, 맛은 보고 있는 거냐? 아무래도 난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다시 생각할 여지는 있다는 겁니까?”
“아직 공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니까.”
“……귀관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뷰코크 제독으로 괜찮다고 생각합니까?”
와이드본이 입을 냅킨으로 닦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날 봤다. 이 녀석, 이제야 처음으로 나와 시선을 맞췄군.
“지금 동맹으로선 최선의 선택이겠지. 뷰코크 제독은 장병들의 인망도 두텁고, 그린힐 대장도 극히 견실한 인물이다. 로보스 원수의 실패 책임으로서 최적하고 잘 되리라 생각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바보다. 내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아.”
“……말이 꽤 매섭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와이드본이 발끈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게 어째서? 화나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이놈이든 저놈이든 아무것도 모른다.
“……말해봐. 내가 뭘 모른다는 거지?”
“제국군에는 두 가지 서열이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시나요?”
“……아니, 모르는데.”
“하나는 군 서열, 말하자면 계급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궁중서열, 작위나 혹은 실력자와의 연결점…….”
“…….”
“군에서의 서열은 낮지만 궁중서열은 높다. 그런 녀석들이 제국에 있습니다.”
플레겔 남작이 그렇다. 군에선 예비역 소장……, 말하자면 그 밖의 대다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뮈켄베르거도 그를 무시하진 못했다. 왜냐하면 궁중서열로 보자면 남작이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의 조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극히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런 녀석을 지휘하는 겁니다. 우주함대 사령장관에겐 위엄이 필요합니다. 궁중서열을 누르고 군 서열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위엄이. 그만한 위엄이 없으면 대함대를 지휘할 수 없다. 제국군 상층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메르카츠 제독에겐 그 위엄이 없다. 그건 알겠어. 하지만 내가 묻고 있는 건 뷰코크 제독에 대한 거다.”
“마찬가지에요. 뷰코크 제독에게도 위엄이 없습니다.”
내 말에 와이드본이 얼굴을 찡그렸다.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뷰코크 제독만큼 병사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은 없어. 같은 걸 말해주지. 넌 아무것도 몰라!”
“병사들의 신망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장성들의 신망은 어떨까요?”
“뭐라고?”
“우주함대 사령장관은 장군들의 장군입니다. 뷰코크 제독에게 장군들의 장군으로서 신망이 있는가 묻고 있는 겁니다.”
“…….”
“그는 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았어요. 다들 용병가로서는 인정해도 각 함대사령관이 얌전히 그 명령에 따르리라 생각합니까? 따르는 건 우란푸 제독, 보로딘 제독 정도겠죠.”
원작에서 벌어진 제 3차 티아매트 회전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동맹군 제 11함대사령관 윌렘 홀랜드 중장은 선임인 뷰코크의 명령을 무시하고 제국군에 무모한 공격을 가하다 전사했다.
홀랜드 만의 문제가 아니다. 뷰코크가 회전에 임했을 때 함께 행동한 지휘관을 보면 우란푸나 보로딘이 대부분이다. 아마 다른 지휘관이 싫어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력은 인정한다. 숙장으로서 존경도 한다. 하지만 사관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녀석에게 지휘 따위 받고 싶지 않다. 대충 그런 거겠지.
다들 그를 사령장관으로서 인정하는 건 아마 상황이 악화하여 어쩔 도리도 없어질 때일 것이다. 원작으로 말하자면 암릿처 이후다. 그 시점에서 우주함대 사령장관이라니 벌칙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나라면 사양한다.
“뷰코크 제독에겐 모두를 억누를 위엄이 없습니다. 부정할 수 있나요? 와이드본 준장.”
“…….”
와이드본의 얼굴은 굳어있다.
알았나. 와이드본. 네가 뷰코크를 아무리 평가해도 별 수 없어. 문제는 각 함대사령관이 뷰코크 사령장관의 명령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없을까다. 뷰코크는 사령장관으로 하는 것보다 함대사령관으로 두는 편이 좋다. 그러는 편이 동맹의 전력이 된다.
“게다가 그린힐 총참모장도 좋지 않습니다.”
“…….”
“그 사람은 온건한 상식인입니다. 반항적인 함대사령관이나 참모를 억누를 수 없죠. 그걸 할 수 있었다면 포크 중령이 그렇게까지 제멋대로 굴지 않았을 겁니다…….”
그린힐은 무척이나 참모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단, 지휘관이 유능한 인물이 아니면 기용 받지 못하는 타입이겠지. 위가 바보라면, 혹은 약한 타입이라면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뷰코크와의 조합은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능력은 있어도 주변에 약한 사령장관과 총참모장이 된다. 스트레스가 쌓일 뿐이겠지.
“그럼, 넌 누가 사령장관에 어울린다고 하는 거냐?”
“시틀레 원수입니다.”
“뭐, 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알고 있는 건가?”
와이드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뭐,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닌가…….
군인의 수장인 통합작전본부장, 시틀레 원수가 장병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넘버 2인 우주함대 사령장관으로 스스로를 강등한다.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인사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좋다. 다들 시틀레가 진심이라고 생각하겠지. 그의 위엄은 아마 동맹 전군을 뒤덮을 것이다. 그 앞에서 반항하려는 바보 같은 지휘관이 있을 리가 없다. 오프레서에게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와이드본은 신음소리를 내며 생각에 잠겼다.
“이게 최선의 선택이에요.”
“그걸 시틀레 원수에게 전하라는 건가?”
“내게 의견을 구했으니 답했을 뿐입니다. 어떻게 할지는 준장이 정하면 되겠죠. 전하든가, 아니면 무시하든가…….”
“…….”
“앞으로 자유행성동맹군은 강력한 적과 맞서게 됩니다. 보신이 중요하다면 통합작전본부장에 머물면 됩니다. 동맹이 소중하다면, 스스로 불똥을 뒤집어 쓸 각오를 보여주셨으면 하네요.”
창백해진 와이드본을 보면서 생각했다. 시틀레. 내가 널 신용할 수 없는 이유, 그건 네가 타인을 이용하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타인을 사지로 몰아 붙이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때로는 자기 스스로 사지에 서보라고. 네가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되면 조금은 신뢰해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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