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6년 3월 15일. 오딘, 오프레서 원수부. 라인하르트 폰 뮈젤.
“수고했네. 뮈젤 소장. 잘 해주었어.”
“옛. 감사합니다. 다들 일을 잘 해주었습니다.”
“음. 그런가.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겠지?”
“예.”
카스트로프 반란 진압 보고를 하고 있는 내 눈앞에서 오프레서가 다부진 얼굴을 느슨하게 풀며 끄덕이고 있다. 의외로 나쁜 표정이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애교가 있다. 불독이 먹이를 물고 기뻐하는 듯한 표정이다.
“그렇다 해도 반란 진압에 9일인가……. 실제로 싸웠던 건 반나절이라고 들었다. 훌륭하군.”
“황송합니다.”
“미사일 함선에 대한 것도 우연이라고 하던 녀석들도 이번의 경의 수완엔 한마디도 못하더군. 다시 한 번 말하겠네. 잘 했어.”
“옛.”
기쁜 건 알겠으니까 제발 어깨를 퍽퍽 때리지는 말라고. 아프잖아.
막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가 반란을 일으킨 것이 2월 17일. 내가 토벌군 지휘관으로 임명 받아 약 5천척의 함대를 이끌고 오딘을 출발한 것이 3월 1일……. 사실은 좀 더 빨리 진압에 향하고 싶었지만, 지나치게 빨리 움직이면 처음부터 카스트로프 공작가를 뭉개려는 것이 목적이라는 걸 다들 알게 되고 만다. 출발일은 3월 1일이 됐다.
막시밀리언 폰 카스트로프는 돌발적으로 반란을 일으켰기에 충분한 병력을 준비하지 못했을 테지만, 그래도 약 7천척의 함대를 편성하여 카스트로프 성계 외곽에서 나를 요격했다. 영토 근처에서 회전을 원했던 건, 영토에서 떨어지는 게 무서웠기 때문이겠지. 자신이 부재중일 때 부하가 등을 찌르지 않을까 불안했던 것이 틀림없다.
막시밀리언은 병력차를 이용하여 이쪽을 눌러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이쪽은 그걸 역이용하여 종심진 깊이 끌어 들여 막시밀리언을 때렸다. 막시밀리언의 함대는 버티지 못하고 패주. 그 자신은 죄를 가볍게 하고 싶었던 부하의 손에 죽고, 다른 이들은 항복했다.
반란 진압에 쓴 기간은 9일. 오딘에서 카스트로프까지 6일, 전투에 반나절, 나머진 카스트로프에서의 사후처리였다.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솜씨 좋게 끝났다고 생각한다.
“경은 내일부터 중장으로 승진한다. 함께 갔던 녀석들도 모두 승진이다. 시급히 함대를 편성해라. 최우선으로 준비하도록 되어 있어.”
“옛.”
알고 있던 일이긴 했지만, 역시 기뻤다. 이제야 1만 척의 함대를 지휘할 수 있다. 그것도 최우선으로 받을 수 있을 줄이야……. 오프레서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또 한 번 알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원정군은 이미 출정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카스트로프 반란이 진압됐다는 걸 안 다음날 오딘을 출발했다. 슈타덴 소장은 어지간히 경의 개선을 보고 싶지 않았나 보군. 꽤나 미움 받고 있구만.”
오프레서가 심술궂은 표정으로 웃었다. 이번엔 악인상이다. 불독이 심술 가득히 웃고 있다. 못난 얼굴인데도 애교가 있는 얼굴과 악인상이 함께 있다는 건 대체 무슨 영문일까.
“원정군의 목적지는 어디입니까?”
“밴플리트다.”
“밴플리트…….”
오프레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밴플리트. 가슴이 아팠다. 첫 패전, 키르히아이스의 상실, 거기서 모든 것이 변했다…….
“경도 알고 있다시피, 올해 들어 반란군의 함선이 이제르론 요새 부근에서 빈발하게 출몰하고 있네. 특히 요즘 2월에는 심했지. 실제 피해는 없지만, 거추장스러운 존재임은 틀림없어. 반란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할 사전준비가 아닌가, 조금씩이긴 하지만 이제르론 회랑의 제주권 확보가 위험한 건 아닌가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어.”
오프레서의 말에 나도 끄덕였다.
“밴플리트 4=2의 기지가 반란군 전략거점이 된 것은 틀림없다. 이번 원정군의 목표는 둘. 하나는 밴플리트 4=2의 기지를 부술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이걸 저지하려는 반란군의 함대를 격파하는 일이다.”
이상한 생각은 아니다. 최전선에 있는 적의 기지 따윈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가능하다면 조기에 배제하자는 것이 당연한 생각이다. 하지만 슈타덴은 저번 밴플리트 패전을 설욕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반란군에게 이용당하지는 않을까.
“함정이라고 생각 할 수 없습니까?”
“반란군이 유인하고 있다는 건가?”
오프레서가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의외란 표정은 아니다. 다시 말해 오프레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거겠지. 적은 빈발하게 함선을 이제르론 방면에서 움직여 제국을 도발하고 있다…….
“밴플리트 4=2 기지를 둘러싼 공략전, 함대결전이 된다면 저번 싸움과 같은 전개가 됩니다. 반란군이 다시 한 번 기지를 이용하여 제국군을 유인하려고 하고 있다. 그렇겐 생각할 수 없겠습니까?”
스스로 말해놓고 뭐하지만, 아무래도 위화감이 있다. 발렌슈타인이 같은 전장에서 같은 수를 계속해서 쓸까?
“확실히 그 점은 원정군 사령부 안에서도 검토된 것 같다. 하지만 함정이라는 걸 모르고 가는 것과 함정이라고 알고 가는 건 달라. 게다가 적이 함대결전을 바란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원정군은 생각하고 있어. 뭐라 해도 적은 기지를 지켜야만 하니까. 그런 만큼 행동에 제한을 받겠지.
기지를 지킨다……. 행동이 제한된다…….
“반란군이 기지를 방폐한다는 건 생각할 수 없습니까?”
“기지를 방폐한다? 밴플리트 4=2의 기지를 말인가?”
“예.”
오프레서가 손을 턱으로 가져갔다. 턱을 쓰다듬으면서 생각하고 있다. 나는 뜬금없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밴플리트 4=2 기지는 존재 그 자체는 성가시다. 하지만 성가시긴 해도 위험하진 않다. 그 기지의 존재가 이제르론 요새를 위험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
저번 패전 때문이겠지만 원정군은, 아니 제국군은 필요 이상으로 그 기지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반란군이 그 기지를 방폐한다면 반란군은 그 행동에 있어 어떤 제한도 받지 않게 된다. 오히려 기지를 파괴한다는 목적을 가지는 만큼 제국군은 움직임을 읽히게 된다.
밴플리트 성계는 결코 싸우기 쉬운 장소가 아니다. 저번 싸움에선 아군 함대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 조차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싸우기 힘든 장소다. 하지만 상대가 어디를 향하는지만 안다면 어떤 의미에서 매복하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발렌슈타인이 그걸 노리고 있다곤 생각할 수 없을까? 그래서 요즘 2개월 정도 반란군의 움직임이 적극적인 것이다 밴플리트 4=2의 기지를 필요 이상으로 과시하려고 하고 있다. 공격대상으로 인정하도록 하기 위해……. 제국군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럴 경우, 반란군의 목적은…….”
“원정군의 격파, 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프레서가 크게 끄덕였다. 그리고 흥하고 코를 울렸다. 부탁이니까 그러지 말라고. 닮을 것 같아서 무섭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기지가 필요하다면 원정군을 격파하고 다시 한 번 만들면 되는 일이니까……. 알았다. 원정군에 군무상서를 통해 경고하도록 하지.”
오프레서가 그걸로 좋은가. 하고 묻는 듯이 날 봤기에 끄덕였다. 실제로 그게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질지는 원정군 사령부의 판단 나름이다. 그 이상 이쪽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하지만 그들의 머리 한편에라도 있다면 다소 전개가 달라질 것이다. 적이 반드시 기지를 지키려고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는 것보단 훨씬 낫다.
“뮈젤 소장. 함대를 편성하면 바로 훈련에 들어가라. 가능하면 이제르론 회랑에 가까운 변경에서 말이야.”
“원정군이 위험하리라 생각하십니까?”
내 질문에 오프레서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군……. 어디까지나 만일을 위해서다……. 아무 일도 없을 것을 나는 대신 오딘에게 바라고 있어.”
만일을 위해. 하지만 훈련에는 바로 들어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소는 변경…….
전쟁에 관해선 이 아저씨의 감이 빗나가는 일은 좀처럼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르론에서 우리들의 진언을 받아들어 복병을 실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논리가 아니다. 감각으로 전쟁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그 오프레서가 사태를 꽤나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두를 필요가 있겠지. 나도 불길한 예감이 들고 있다. 바로 함대를 편성해야만 한다.
...
제국력 486년 4월 27일 08:00, 밴플리트 4, 제국군 총기함 비달, 슈타덴.
원정군은 순조롭게 밴플리트 4=2에 있는 반란군 기지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3월 초순에 오딘을 출발, 이제르론 요새에서 보급 및 휴식을 취하고, 요새 사령관 슈톡하우젠 대장, 주류함대 사령관 젝트 대장에게서 반란군 동향을 확인했다.
두 대장의 말에 의하면 반란군은 변함없이 함선을 이제르론 회랑 안으로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원정군도 몇 번인가 회랑 안에서 반란군의 함선과 접촉했다. 그리고 그건 밴플리트 성역에 도착하기까지 계속 되었다. 적, 아니 반란군은 꽤나 이쪽의 동향에 신경질적이다.
“슈타덴 소장, 밴플리트 4=2에 있는 반란군 기지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나?”
“옛. 약 3시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흠. 반란군 함대의 동향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크라젠 원수가 떫은 표정을 지었다. 지금 반란군 이상으로 신경질적이 되어 있는 것이 크라젠 원수다. 반란군의 동향을 알 수 없는 것이 불안한 것 같다. 뭐, 무리도 아니긴 하다. 전쟁터에 나오는 것도 오랜만일 테니까. 그러니 무슨 일이든 날 의지한다. 이쪽 입장에선 바라마지 않던 일이고, 마음대로 지휘를 취할 수 있으니 좋지만, 아무래도 우울하다.
“안심하십시오. 주변엔 정찰부대를 내놨습니다. 그들에게서 반란군의 정찰부대와 접촉했다는 보고는 들어왔습니다만, 그것뿐입니다. 반란군 함대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습니다. 녀석들이 정찰부대의 눈을 피해 이쪽 함대에 접근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아마 반란군은 지금 손쓸 도리가 없을 겁니다.
“그렇겠군.”
내 말에 크라젠 원수가 동의했다. 굳이 따지자면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듯한 어조다. 아직 충분히 납득하진 않았다. 한 걸음 더 필요하겠지.
“오딘에서 연락이 있었습니다만, 혹은 반란군은 기지를 미끼로 우리들을 유인하여 기습하려는 속셈일지도 모릅니다만, 충분히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으면 기습을 당할 일도 없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음. 그 말대로일세. 소장.”
크라젠 원수가 크게 끄덕였다. 아무래도 안심한 것 같다. 적과 싸우는 것보다도 아군을 다독이는 일이 더 번거로울 줄이야……. 걱정은 필요 없다. 아군의 병력은 5만 척을 넘는다. 우리들을 공격하려 한다면 반란군도 그만큼의 병력을 준비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아군의 정찰부대에 걸리지 않고 함대에 접근하는 건 불가능하다.
3시간 뒤, 밴플리트 4=2 바로 근처에 도착했는데도 반란군의 함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반란군은 기지를 방폐하려는 것 같다. 혹은 이쪽 함대의 틈이 없기에 습격하지 못하고 방폐할 수밖에 없었든가. 어쩌면 녀석들의 병력은 우리보다도 적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껏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뭐, 아무래도 좋다. 저 저주스러운 기지가 없어지기만 한다면.
“슈타덴 소장, 반란군은 역시 기지를 방폐하려는 것 같군.”
“옛.”
“반란군의 함대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찰에 신중을 기하라고 명령해주게.”
기가 막혔다. 정찰부대를 내놓고 있는데 이 이상 뭘 경계하라는 건가? 실전경험이 적다는 것보단 겁쟁이기 때문이겠지. 두려워하지만 말고 적이 어째서 공격하지 않는지를 조금은 생각해라. 어차피 의례전용의 장식품인가. 진짜 군인은 아니다.
“알겠습니다. 정찰부대에 주의하도록 하지요. 원수 각하. 반란군의 기지에 대해 공격명령을 받고 싶다고 생각합니다만.”
“음. 공격을 허가하지.”
“옛. 오퍼레이터. 전 함대에 명령. 대공방어 시스템에 주의하며 밴플리트 4=2 기지를 공격하라. 더욱이 정찰부대에 엄중히 경계하라 전해라.”
함대에 공격명령을 내리자 함대가 기지에 다가가 공격을 개시했다. 5만 척을 넘는 함대가 공격하는 거다. 순식간에 기지는 파괴됐다. 싱거운 결과에 모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함대는 그대로 기지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는 비행장을 공격했지만, 이쪽도 순식간에 파괴됐다.
허망한 결과다. 어째서 이런 기지를 공략하는 데에 그림멜스하우젠 함대는, 그 뮈젤이란 애송이는 고생한 건가. 그 녀석들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했다면 그런 패배는 없었을 것이다. 뭐가 천재냐. 도움도 안 되는 것이!
크라젠 원수를 봤다. 파괴된 기지를, 비행장을 보고 철없이 기뻐하고 있다. 아직 이번 원정 목적은 절반밖에, 그것도 쉬운 쪽만 달성했다. 그런데도 저렇게나 기뻐하고 있다. 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할까다. 반란군이 어디에 있는가……. 앞으로 적극적으로 색적할 것인가. 아니면 정찰부대의 보고를 기다릴까……. 적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반란군의 세력권 내부 깊숙이 침공한다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겠지. 적진 깊이 침공하여 불응할 수 없게 된 반란군을 결전장으로 끌어낸다……. 전장은 티아매트거나, 아레스하임…….
“이제르론 요새에서 긴급연락입니다!”
오퍼레이터가 긴장한 목소리로 외치자 모든 시선이 그쪽으로 집중했다. 이제르론 요새? 무슨 일 있나?
“반란군이 대군을 이끌고 습격! 시급히 응원 바람!”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함교가 얼어붙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들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못하는 것인가……. 이제르론 요새가 떨어지면 원정군은 반란군 세력권 안에 갇히게 된다. 이제르론 회랑에는 요새와 요새를 공략한 함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무리하게 지나가려고 한다면 원정군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겠지. 하지만 그걸 두려워하여 우물쭈물했다간 적진 안에서 보급이 끊길 수밖에 없다.
“슈, 슈타덴…….”
총사령관이 그런 한심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지 마라! 한심한 녀석이!
“침착하십시오. 원수 각하.”
그렇다. 일단 침착하는 거다. 이 남자 때문에 당황할 수 없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분통이 터진다.
“하지만.”
“이제르론 요새는 난공불락입니다. 그렇게 간단하겐 함락되지 않습니다. 8일, 8일만 버티면 우리들과 주류함대로 반란군을 협공할 수 있습니다.”
“그, 그렇군.”
저도 모르게 강한 어조로 말한 나의 비위를 맞추듯이 크라젠이 동의했다. 보통 반대겠지. 당황하는 우리들을 네가 책망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게다가, 이게 반란군의 함정이라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함정이라고?”
깜짝 놀라는 크라젠의 표정을 보고 놀라기보단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일도 생각하지 못하다니……. 내가 부추기긴 했지만, 잘도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되자고 생각했다.
“오퍼레이터. 아까 전의 통신 말이지만, 틀림없이 이제르론 요새의 것이 맞는가?”
“그건, 통신이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니었기에…….”
오퍼레이터는 자신이 없는 듯했다. 일이 일이다. 신중해져 있는 걸지도 모른다.
“판단할 수 없는가.”
“네. 면목 없습니다.”
말만이 아니라 실제로 면목 없다는 듯이 오퍼레이터가 답했다. 역시 그런가. 오퍼레이터는 확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함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봐도 좋다.
“슈타덴 소장. 이건 반란군의 함정인가?”
“알 수 없습니다. 밴플리트는 통신의 송수신이 극히 힘든 성역입니다. 반란군이 이쪽을 혼란하게 만들기 위한 위보를 걸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걸 상정하고 움직여야만 하겠죠.”
크라젠이 불안한 표정을 보였다. 함정의 유무 따위 아무래도 좋은 거다. 이 경우 함정이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만 한다.
“그럼 어떻게 하나?”
“일단 밴플리트 성역에서 이탈합니다. 함정일 가능성이 있으니 이탈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통신의 진위를 확인합니다. 사실이라면 이제르론 요새로 시급히 돌아가야만 합니다. 거짓이라면, 적이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걸린 척하고 적을 기다리도록 하죠.”
단정은 할 수 없지만 아마도 위보겠지. 여기서 이제르론 요새까진 8일이면 돌아갈 수 있다.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위험이 크고 그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은 결코 크지 않다.
너무나도 무모하다. 아마도 우리들이 서둘러 돌아가는 도중 배후를 기습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거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문제는 아까 전의 통신이 사실일 경우겠지. 반란군이 위험을 이해한 다음 요새공략을 선택했다면 그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 승산이란 무엇인가…….
이제르론 요새를 출발한 후 반란군의 함선을 몇 번이나 접촉했다. 그건 이쪽의 눈을 밴플리트로 향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나. 이쪽의 눈이 밴플리트로 향하고 있는 사이에 반란군은 티아매트, 아레스하임, 어느 쪽에서 이제르론 회랑으로 침입했다…….
“혹, 통신이 사실이고 반란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밀어붙이고 있을 경우, 요새는 우리들이 돌아갈 때까지 버틸까?”
그런 건 반란군에게 물어봐라. 어떻게 함락하실 겁니까 라든가 말해서!
“아까 전에도 말했습니다만, 이제르론 요새는 난공불락입니다. 반드시 우리들의 원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돌아가지요.”
그 이상 우리들이 뭘 할 수 있단 거냐. 다 아는 사실을 물어보지 마라.
위보가 아니었을 경우, 반란군은 단기간에 요새를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제르론 요새가 함락되었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서둘러야만 한다. 함락한 직후라면 반란군은 충분한 방위체제를 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거길 찔러 요새를 탈환한다. 충분히 가능하다. 시간이 모든 걸 정하겠지. 서둘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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