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6년 12월 31일. 밴플리트 성계, 포르세티. 에리히 폰 브라운슈바이크.


  내가 이끌고 있는 제국원정군 2만 척의 함대는 이제르론 요새를 예정대로 20일에 출발하여 지금은 밴플리트 성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진 동맹군의 움직임은 이쪽에선 보이지 않는다. 적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때문인지 함교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신경이 곤두서있다. 머리가 아프다…….


  오늘은 12월 31일. 다시 말해 섣달 그믐날이다. 1년이 끝나는 날. 그리고 내일은 1년의 첫날인데도 나는 자유행성동맹령까지 들어와 전쟁하려고 하고 있다. 정말 연말연시를 쉴 수조차 없을 줄이야……. 장병들의 불평불만도 심하겠지. 나도 그러고 싶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작전 목적은 반란군 병력의 격파라는 걸로 되어 있다. 그다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작전목적이지만, 나를 원수로 만들기 위한 싸움 같은 거니까 어쩔 수 없다……. 덕분에 이쪽은 전과를 올리기 위해서 적을 찾아야 한다는 본래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전략보다도 국내정치를 우선한 출병이라는 거다……. 더더욱 머리가 아파온다.


  색적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배후를 찔렸다간 한줌도 남지 않을 테니까. 이제르론 회랑을 나선 뒤, 티아마트, 아레스하임 방면에서 배후를 찔리지 않도록 신경 써서 확인했다. 지금도 후방에는 꽤 많은 수의 발퀴레가 색적활동을 하고 있다.


  그 때문에 함대 이동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제르론 요새를 출발하고 오늘로 10일. 본래대로라면 밴플리트 성계 따위 훨씬 전에 도착했을 텐데……. 루빈스키 자식, 괜한 짓을 해선. 언젠가 이 빚은 10배로 돌려줄 테다.


  동맹군이 나오지 않은 건 아니다. 제국, 동맹의 양패구상을 노리는 루빈스키에게 있어서 이번의 나는 바라마지 않던 타깃인 것이다. 반드시 동맹측에는 알렸을 것이다. 그것도 꽤나 자세하게 알렸겠지. 그리고 동맹에게 있어서 나의 함대는 꽤나 맛있는 먹이로 보였을 것이 틀림없다. 1개 함대, 2만척. 때려 부수는 보람이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동맹군은 이쪽을 쳐부수고 싶어 하고 있다. 철퇴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대군을 동원하고 있다고 이쪽도 알 수 있는 형태로 과시했겠지. 원작의 아스타테 회전이 그랬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쪽을 끌어들이고 결전으로 쳐부수는 것이 목적이라는 거다. 그리고 그만한 병력을 동원하고 있다.


  아마도 신 사령장관 도손 대장의 의향도 있었겠지. 전임자 로보스가 해임이나 마찬가지로 잘렸기에 도손은 눈으로 보이는 전과를 바라고 있다……. 실수로 사령장관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자니까.


  나왔을까? 소심하고 겁쟁이이긴 하다. 하지만 약자를 가지고 노는 것을 즐기는 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체면을 중시하는 자다. 압도적인 병력차라면 안심하고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무훈을 올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아마도 깊숙이 은밀한 곳에서 이쪽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감자가 아니라 단팥 같은 녀석이다. 아니, 그건 단팥에 대한 실례로군. 섬세하진 않지만 굉장히 맛있다. 게다가 버릴 곳이 없다. 거기에 비하면 도손은 섬세하지도 않은데다가 우습기 짝이 없다. 전혀 다르다. 감자도 아니겠지. 그것도 맛있는데다가 쓰임세가 풍부하다. 도손과는 다르다.


  이쪽도 승리를 원하지만, 저쪽도 승리를 원한다. 싸우는 이상 승리를 원하는 건 당연하지만, 누가 보다 승리를 강하게 원하는가, 참을 수 있는가가 전국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서두르지 마라. 초조한 것은 도손이다. 네가 아니다. 병력이 적은 이상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 침착하게 기회를 노려라. 일단 책략은 있다. 그러기 위한 준비도 했다. 경우에 따라선 퇴각하면 된다. 재정비하면 된다.


  “앞선 색적부대에서 연락입니다. 밴플리트 성계에서 반란군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오퍼레이터가 면목 없다는 듯이 보고했다. 이 분위기에선 보고하기 힘들겠지. 하지만 네 탓이 아니다. 신경 쓰지 마라. 역시 밴플리트에 적은 없었나……. 거기는 적을 발견하기 어려우니까 혹시나 하고 생각했지만……, 뭐 상정 이내이긴 하다.


  “묘하군요. 적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슈트라이트가 중얼거리자 메크링거도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 두 사람은 밴플리트에 적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확실히 밴플리트는 함대를 숨기기 쉬운 장소이긴 하다.


  “티아마트, 아레스하임 방면에는 없었다……. 여기에도 없다는 건, 아스타테인가?”

  두 사람 모두 목소리가 작다. 확신이 없으니 자신도 없는 거겠지.  뷔로, 베르겐그륀 두 사람은 잠자코 그걸 듣고 있다.


  “각하, 이대로 가면 아스타테 성역으로 향하게 됩니다만. 그 다음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메크링거가 망설이듯이 질문했다.


  “그 경우엔 엘 파실로 향하죠. 거기엔 유인행성이 있습니다. 반란군도 버리지 못할 겁니다.”

  네 사람이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안심해라. 적은 아마도 아스타데에서 이쪽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네 사람은 저번 아스타데 성역 회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리고 도손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래서 적의 목적, 심리상황에 대해서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에게 설명하지 않는다. 서투르게 설명하여 선입관을 가지게 하고 싶지 않은 거다.


  게다가 뷔로나 베르겐그륀도 나를 사양하고 있다. 내가 뭔가 말하면 거기에 얽매이게 될 것이다. 나의 생각은 어디까지나 예측이니까 말이야. 빗나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리고 지금 상태에선 적에게 대해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백지라도 괜찮은 것이다……. 그러는 편이 갖가지 가능성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겠지.


  적은 아스타테에 있다. 근거는 있다. 저번 싸움, 동맹군은 제국이 꾸민 기만 작전에 걸려들어 주요 전장을 티아마트 성역이라고 상정했다. 당연하지만 함대전력도 티아마트에 전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론 제국군은 아레스하임에서 팔란티아를 빠져 아스타테 성역을 향했다.


  서둘러 동맹군은 함대를 티아마트에서 아스타테로 돌렸지만, 지나친 강행군이었던 데다가 보급과 휴식도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저번 싸움에서 동맹군이 제국에게 패한 이유 중 하나에는 이것도 있다. 이미 저지른 실수를 두 번 저지르고 싶지 않다. 동맹군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동맹군이 제국군을 기다리는 포인트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이제르론 회랑 출입구 근처다. 사실 여기가 가장 제국군을 발견하기 쉽고 요격하기도 쉽다. 원작에서 동맹군이 제국령 침공을 행했을 때, 미터마이어, 비텐펠트가 이제르론 회랑 출입구 근처를 요격 포인트로 제안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 이제르론 요새가 제국측에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언제라도 주류함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이제르론 요새까지 퇴각하여 요새공방전으로 끌어오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쪽의 격파를 생각하고 있을 동맹에게 있어서 최선의 포인트는 아니다.


  두 번째는 티아마트, 아레스하임 방면에 숨어 제국군의 배후를 찌르는 방법이다. 이건 티아마트, 아레스하임 방면을 꽤나 색적했고, 지금도 배후에는 초계부대를 두고 있다. 지금 시점에선 가능성이 낮다.


  그렇게 생각하면 동맹군은 전방에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제국군이 티아마트, 밴플리트, 아레스하임, 어느 성계를 지나서 와도 비교적 단시간에 포착할 수 있는 위치에 동맹군이 있다. 다시 말해 아스타테다. 거기라면 티아마트에서 다곤, 아레스하임에서 팔란티아로 오는 제국군에도 대응하기 쉽다.


  문제가 있다면 저번 싸움에서 졌다는 거겠지. 재수가 없다고 반대하는 녀석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엘곤 성계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거기라면 엘 파실을 버리게 된다. 유인행성을 버리는 것은 공화정 민주주의 국가의 군대에게 있어서 불가능한 일이다. 역시 아스타테 성역에 동맹군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겠지. 다시 말해 늦어도 앞으로 일주일 이내에 동맹군과 접촉하게 될 것이다…….


...


우주력 796년 1월 4일. 동맹군 우주함대 총기함, 락슈미. 양 웬리.


  “아직도 제국군의 위치는 알 수 없는가!”

  “……유감입니다만.”

  그린힐 참모장의 대답에 지휘관석에 앉은 도슨 사령장관이 초조하게 흥하고 코를 울렸다. 이걸로 몇 번이나 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건지…….


  총기함 락슈미의 함교는 사령장관의 초조함도 있어서 찌릿찌릿한 분위기와 불안에 휩싸여있다. 주변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사령장관의 태도는 결코 좋지 않다. 그것 때문에 모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하기야 사령장관의 초조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뭐라해도 제국군의 동향을 아직도 모르는 것이다. 이제르론 요새를 떠난 것이 저번 달 20일이라는 건 하이네센에서 온 정보로 알고 있다. 페잔에서 온 정보니까 믿어도 좋을 테지만…….


  20일에 출격했다는 건 벌써 2주일 이상 지났다는 것이 된다. 원래라면 아스타테, 다곤, 팔란티아 각 성계에 펼치고 있는 초계망 중 어느 것에 걸려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아직 제국군 발견이란 보고는 없다. 뭔가가 이상하다.


  정보가 틀렸던 걸까? 하지만 페잔은 동맹이 이겨줬으면 할 것이다. 최근 제국이 우세하게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페잔이 위기감을 품고 있는 건 틀림없다. 적당하게 정보를 보냈을 리가 없다. 때때로 동맹정부보다도 페잔이 동맹의 안전보장에 관심이 더 깊은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사정 때문에 제국군의 움직임이 둔하다는 것이 되지만…….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제국군은!”

  또 도슨 사령장관이 초조하게 외쳤다. 작게 몸을 떨고 있다. 안달하고 있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사령장관을 서두르게 만들고 있는 거겠지. 여기서 크게 이기면 자신을 위구시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할 수 있다. 원수로 승진한다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길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다.


  페잔의 정보에 의하면 제국군은 2만 척, 한편 동맹군은 4만 6천 척을 넘는 함대가 아스타테 성계 앞에 집결하고 있다. 상세하게 말하자면 제 2함대 1만 5천 척, 제 7함대 1만 4천 척, 제 9함대가 1만 2천 척, 그리고 사령장관 직솔부대가 5천 척. 압도적으로 동맹군이 유리하다. 동맹군은 제국군에 대해 2배 이상의 병력을 가지고 있다. 웬만한 일이 없는 한 병력차로 제국군을 압도할 수 있겠지.


  여기서 제국을 이기는 건 크다. 패전이 계속된 동맹에게 있어선 사기를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국의 실력자가 되어가고 있는 브라운슈타인 공작이 패배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실각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제국군을 아직 확인할 수 없는 건 공작이 주변을 경계하면서 천천히 전진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증원을 부른 것일까? 함대는 아직 이제르론 요새에서 오딘에서 오는 증원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제국군의 병력은 좀 더 커지게 된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질 수 없는 건 서로 마찬가지니까.


  “초계부대에서 연락. 우리, 발퀴레와 접촉함!”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모두가 이맛살을 폈다. 함교에 휴우하는 듯 한 공기가 흐른다. 겨우 발견했다. 그런 거겠지. 곳곳에서 끄덕이는 자도 있다. 묘한 일이다. 적을 발견하고 분위기가 밝아지다니…….


  “어느 방면인가?”

  답답하단 어조로 도슨 사령장관이 물었다.

  “전방, 밴플리트 방면입니다.”

  그 말에 모두가 의외란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봤다.


  이제르론에서 밴플리트, 그리고 아스타테……. 최단거리로 이쪽을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국군의 움직임이 느리다. 그리고 접촉한 건 함대가 아니다. 발퀴레……. 명백히 색적부대다. 함대는 그보다 더욱 후방에 있겠지.


  “묘, 하군. 움직임이 느려…….”

  그린힐 참모장의 혼잣말에 모두가 끄덕이고 있다.

  “증원을 불렀다는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그걸 기다리고 있어서 움직임이 느려졌다고.”

  내 말에 모두가 또 서로를 돌아봤다.


  “증원이라고?”

  도슨 사령장관이 이쪽을 노려봤다. 눈에 핏발이 서고 뺨이 꿈틀거리고 있다. 비위에 거슬리는 부하가 재미없는 말을 했다. 그런 거겠지. 의견 따위 두 번 다시 말하고 싶어지지 않는 대응이로군. 지긋지긋하지만 이것도 급료분의 일이다. 정말 어째서 군인 따위가 된 것일까…….


  내 지적에 답한 것은 그린힐 참모장이었다.

  “가능성은 있군. 저쪽에게 있어도 질 수 없는 싸움이다. ……사령장관, 스파르타니안으로 색적하도록 하죠. 일단 적의 전력을 확정해야 합니다.”

  “음.”


  도슨 사령장관이 벌레 씹은 표정으로 허가를 내렸다. 재미없겠지. 제국군에 증원이 있다면 당연하지만 승산은 내려간다. 그렇다고 해서 이쪽을 노려보지 말았으면 한다. 내가 증원을 부른 게 아니다. 애초에 증원이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다. 나는 가능성을 지적했을 뿐이다.


  그린힐 참모장이 지시를 내리고 스파르타니안이 발진한다. 적의 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겠지. 함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


우주력 796년 1월 10일. 동맹군 우주함대 총기함, 락슈미. 드와이트 그린힐.


  “제국군, 이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목소리가 함교를 울린다. 또 인가…….


  “대체 제국군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싸우는 거냐, 싸우지 않는 거냐!”


  도슨 사령장관이 지휘관석에서 뺨을 떨면서 외치고 있다. 이걸로 몇 번째일까. 참모들은 모두 뚱한 표정으로 잠자코 듣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더욱 사령장관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곤란한 일이다.


  “침착하십시오. 각하.”

  “침착하라고!”

  찌릿하고 이쪽을 봤다. 마치 내가 적이라는 것 같다. 지긋지긋하지만, 참모장으로서 말해야만 한다.

  “적은 이쪽을 도발하고 있는 겁니다.”

  내 말에 도슨 사령장관이 흥하고 코를 울렸다. 한숨이 나올 것 같았다.


  제국군 색적부대와 이쪽의 초계부대가 접촉한 후, 이쪽도 스파르타니안을 색적부대로서 내보냈다. 그 결과 제국군은 아스타테 성계와 밴플리트 성계의 거의 중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병력은 약 2만 척. 나타나는 것이 늦었다는 걸 빼면 정보대로다. 아마도 주변을 경계하고 있기에 늦었겠지.


  적의 존재를 알았기에 도슨 사령장관은 전군에 전진을 명령했다. 적의 색적부대와 접촉하기까지 가능하면 제국군에 다가가야만 한다. 전력은 압도적으로 이쪽이 우세하다. 제국군이 그걸 알면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일단 승리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가능하면 싸워서 적에게 피해를 입히고 후퇴하게 만들고 싶다. 요즘 동맹군이 열세에 있다. 그 이미지를 씻어버리고 싶다고 군부, 정부 상층부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그 생각에 찬성이다. 그리고 적의 사령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극히 성가신 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가능하면 그에게 패배를 맛보게 하고 싶다. 그에 의해 그의 발언력을 약하게 만들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만…….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인가……. 성가신 상대다. 방심할 수 없다. 밴플리트에서도 이제르론에서도 그에게 당했다. 도슨 사령장관은 무훈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안달이 나 있지만 극히 위험하다. 최악의 경우엔 피해 없이 후퇴하게 만드는 것으로 좋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동맹군 본대가 발퀴레에 의한 접촉을 받은 것은 1월 5일이 되고 나서였다. 저쪽도 이쪽의 전력을 파악한 거겠지. 이제르론 요새 방면을 향해 후퇴를 시작했다. 두 군세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면 추격해도 닿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도슨 사령장관은 추격을 명령했다.


  적을 추적했다는 사실을 원했겠지. 보고에는 철퇴하는 적을 추적했지만, 도망이 너무 빨라서 포착할 수 없었다고 쓰고 싶은 것이 틀림없다. 하찮은 치장이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원래라면 그걸로 끝났을 것이었다.


  문제는 제국군이 얌전하게 후퇴하지 않았다는 거였다. 이쪽이 추적하면 도망치고, 이쪽이 돌아서면 다가온다. 벌써 이미 5일이나 장난하는 것 같은 행동을 취하고 있다. 두 군세의 거리는 극히 평범하게 접근했을 때 하루면 도달하는 거리다.


  “모두,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탄없는 의견을 말해주게.”

  내 말에 참모들이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제국군은 우리들을 이 장소에 잡아두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혹은 본국에 증원을 요청했을지도 모릅니다. 2개 함대 정도를 부르면 충분히 우리들과 싸울 수 있습니다.”

  몇 사람인가가 끄덕이고 있다. 일리가 있겠지. 제국군의 움직임은 우리들을 이 장소에 잡아두려는 듯이 보이는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증원을 부른 건 언제인가? 우리들과 접촉하고 나서 불렀다면 증원이 오는 데엔 최소한 40일은 걸린다는 소리가 된다.”

  “…….”

  “이대로 술래잡기를 40일이나 계속하는 건가? 그리고 그 다음에 전투? 바보 같은 소리다. 그러는 동안에 연료가 떨어져 움직일 수 없어진다. 있을 수 없다. 비합리적이야.”

  이것도 당연하다. 몇 사람인가가 얼굴을 찡그렸다.


  “……증원을 부른 것은 좀 더 전일 가능성이 있겠지.”

  “그럼 이제르론 요새에서 합류하면 좋지 않은가? 우리들과 접촉하여 각개격파 당할 위험을 범할 필요는 없다.”

  “…….”


  참모들이 잠자코 서로를 돌아보고 있다. 그다지 좋은 상태는 아니다.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지.

  “다시 말해, 증원은 없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건가?”

  내 확인에 몇 사람인가가 끄덕였다. 적극적으로, 혹은 주저하며,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 증원이 없다고 한다면, 적은 뭘 노리는 건가?”

  또 참모들이 서로를 돌아봤다. 이번엔 모두가 곤란해하고 있다.

  “……아마도 도발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망설이는 듯 한 어조다. 자신이 없는 거겠지. 하지만 나도 같은 생각이다.


  덜컹하는 소리가 났다. 도슨 사령장관이 지휘관석에서 일어나 자신만만하게 일어섰다.

  “바보인가. 귀관들은! 그런 건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적을 쳐부술 수 있는가, 내가 듣고 싶은 건 그것뿐이다!”

  “…….”

  도슨 사령장관이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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