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력 795년 10월 17일. 하이네센, 통합작전본부. 피터 잭스.

  갖가지 조직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공식적으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일이 있다. 인원, 물자, 돈, 정보, 기타 등등……. 정보부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건 방이다. 내가 지금 향하고 있는 기밀관람실, 통칭 고스트하우스. 정보부가 수집한 기밀정보가 그 방에 수납되어 있다.

  고스트하우스는 지하 5층과 6층 사이에 있다. 이 계층에 있는 방은 모두 정보부가 소유하는 것들이다. 부외자가 이 계층에 방문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왜냐하면 이 계층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수가지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허가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통로에는 20미터마다 경비병이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고스트하우스 앞에 서서 ID카드, 그리고 홍채인식 시스템으로 본인확인을 행하자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서 접수처 앞에 섰다. 젊은 여성 접수계가 맞이했다.
  “피터 잭스 중령이군요. 접근권한은 레벨3이 됩니다.”
  “알았다.”
  “그리고 정보의 복사, 외부로의 반출을 엄금합니다.”
  “그것도 알고 있어.”

  접수계는 고개를 끄덕이고 푸른 접근카드를 내게 건냈다. 그것을 받아 다섯 개의 머신룸 중 하나에 들어갔다. 이 방은 외부와 접속되어 있지 않다. 이 방만으로 하나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이 방에 있는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있지만 거기에 없는, 그야말로 고스트다.

  정보를 보기 위해선 이 방에 와서 접근카드를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설치되어 있는 모니터에 접근카드를 꼽는다. 모니터가 기동되며 검색용의 화면이 떠올랐다. ‘에리히 발렌슈타인’이라고 입력하자 그에 관한 정보가 표시되었다.

  발렌슈타인 중장 본인의 정보, 미하마 중령이 작성한 판도라 문서, 밴플리트 성역 회전에 있어서의 보고서, 바그다슈가 작성한 제6차 이제르론 요새공략전의 보고서, 거기에 제7차 이제르론 요새공략전의 보고서, 이번 페잔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

  발렌슈타인 중장이 하이네센으로 돌아왔다. 그와 만나기 전에 조금이라도 그에 대해서 알아두고 싶다는 마음이지만, 어디까지 볼 수 있을지……. 접근권한, 레벨에 따라서 관람할 수 있는 정보에 제한이 걸린다. 레벨3으로는 그렇게 많은 정보는 얻지 못한다. 적어도 레벨4의 접근권한이 있었다면…….

  보통 하사관에서 중위까지는 레벨1으로서 붉은 접근카드를 받는다. 대위, 소령은 레벨2, 녹색 접근카드다. 중령, 대령은 레벨3, 내가 받은 푸른 접근카드. 준장, 소장은 레벨4, 자색의 접근카드. 중장 이상은 레벨5, 은색의 접근카드.

  그리고 극희 드물게 금색 접근카드를 받는 자도 있다. 금색 접근카드는 제한이 없다. 사용허가권한을 받고 있는 것은 시틀레 원수, 그린힐 대장 두 사람뿐. 하기야 그 두 사람이 여기에 올 일이 있을지 어떨지……. 여기에 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보부 사람들뿐이다. 정보부 이외의 사람이 접근하기 위해선 통합작전본부장의 허가와 정보부장의 허가가 필요하다.

  발렌슈타인 중장 본인의 정보에 접근했다. 그보다도 다른 정보는 문서 자체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일찍이 정보부, 감찰, 헌병대에 배포되었던 판도라 문서, 군대를 떨게 만들었던 그 문서는 지금은 모두 회수되어 관람하려면 레벨4의 접근권한이 필요하다.

  실수였다. 발렌슈타인 중장의 조사는 조사과가 행해야만 했다. 방첩과가 행한 탓에 조사과에겐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조사과가 조사하려고 해도 방첩과의 눈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에 생각처럼 조사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자료를 만든 것은 방첩과다. 정보 자체가 방첩과에 의해서 비닉은폐 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얼굴 사진과 경력이 표시되었다. 제국에선 병참통괄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소위 임관 후 1년만에 중위로 승진. 제국에선 후방지원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만에 승진하고 있다. 유능했던 거겠지. 하지만 용병가로서의 역량은 그보다 위에 있다. 어째서 제국은 그를 용병가로서 쓰지 않았을까?

  사관학교 졸업성적은 5등. 그것도 제국고등문관시험에 합격하고 있다. 용병가로서도 군관료로서도 전도유망했을 것이다. 어째서 후방지원인 것인가……. 건강에 자신이 없다고 하지만, 동맹에선 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본심에서 말하는 거라곤 생각할 수 없다. 어째서지? 그리고 제국은 어째서 그를 후방지원으로 보냈나? 어째서 전선, 혹은 군 중앙에서 쓰려고 생각하지 않았나? 부자연스럽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제국의 내정에 너무 자세하다. 군대만이 아니다. 군대 이외의 일에 대해서도 이상할 정도로 자세하다. 그가 밝힌 카스트로프 공작에 대한 진실은 최고 레벨의 기밀이었을 것이다. 어째서 그걸 알고 있었던 걸까?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일조차 상세하게 알고 있다. 어째서? ……정보원이 있을 것이다. 제국에서도 최고수준의 정보원. 하지만 그의 교우관계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는 건 동맹에 있어서뿐이었다. 제국인 발렌슈타인의 교우관계는 전혀 기술되어 있지 않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하마 중령, 바그다슈가 조사하지 않았다곤 생각할 수 없다. 아니, 무엇보다도 제6차 이제르론 요새 공방전에서 그들은 제국군과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기술이 없다. 아마도 나로선 접근할 수 없는 거겠지. 겉으로 내보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거다.

  혹시 정보원이 있다고 한다면 지금도 그 정보원과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을까? 제국 내부에 독자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가 망명했을 때는 아직 17세였다. 17세에 독자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긴 힘들다…….

  동맹에 있어서 교우관계도 거의 기술이 없다. 기재되어 있는 것은 군무에 관한 인물들뿐이다. 양 웬리 중장, 말콤 와이드본 중장, 로젠리터, 바그다슈, 미하마 중령……. 개인적인 교재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조사과에서 조사해도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타인과의 접촉을 거절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정보량의 숫자는 정보원의 숫자에 따른다. 그리고 정보의 질은 정보원이 얼마나 신용할 수 있는가로 정해진다. 정보원과 정보, 그걸 온갖 방법으로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올바른 답을 끌어낸다. 그것이 정보를 취급한다는 일이다. 하지만 발렌슈타인 중장의 경우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극히 정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 어째서? 너무나도 이질적이다…….

  요즘 최근 정부 내부에선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의 힘이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국방위원장은 대지구교 대책을 위해서 제국과의 교섭을 한 손에 쥐었다. 그 주변은 성가신 일을 그에게 맡긴 셈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론 제국과의 교섭권을 쥐는 것으로 국방위원장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고 듣고 있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은 시틀레 원수와 친하고, 원수는 발렌슈타인 중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것이 틀림없다. 다시 말해 일련의 움직임은 중장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거겠지. 목적은 뭐지? 제국과 동맹에게 지구교라는 공통의 적이 생겼지만, 화병을 생각하고 있는 건가? 주전파인 국방위원장이 화평?

  알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하지만 발렌슈타인 중장의 힘은 최고평의회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동맹을 어디로 끌어가려는 건가? 그것을 간파하지 않으면 이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바그다슈에겐 보이고 있는 걸까……. 아니 그 이전에 망명자에게 그렇게 많은 힘을 줘서 괜찮은 건가? 민주공화국, 동맹시민이 주권자인 자유행성동맹을 망명자가 움직이고 있다? 올바른 모습이라 볼 수 있는가?

  이질적, 이라고 생각했다. 갖가지 부분에 있어서 그는, 에리히 발렌슈타인은 너무나도 이질적이다. 동맹에 있기에 이질적이라고 느끼는 건가? 아니, 그렇지 않다. 저래서야 제국에서도 이질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냉혹, 신중, 주도면밀, 명석, 평가란에는 몇 가지 단어가 있었다. 모두 상찬이라고 해도 좋겠지. 하지만 그 뒤에 기묘한 문자가 있다. 이해 불가능, 공포, 고독, 겁쟁이…….

  “에리히 발렌슈타인에게서 받은 인상은 이해 불가능과 고독, 그리고 고독이다. 그가 유능함을 보이면 보일수록 그에 대한 인상은 찬탄이 아니라 이해 불가능과 공포가 된다. 특히 그의 근처에 가까울수록 그런 인상은 강해지겠지. 그리고 그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그는 타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망명 직후, 그가 후방지원에서 주변 사람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리히 발렌슈타인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그가 겁쟁이라는 점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기세는 자기방위본능이 과도하게 작용하여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접촉하는 자는 그에 대한 적대행위는 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겁쟁이? 무슨 농담이냐. 이건…….

...

제국력 486년 10월 17일. 하이네센, 제1특설함대 기함, 하소르. 요펜 폰 렘샤이트.

  제1특설함대가 하이네센에 도착하고 밤이 되기까지 하소르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밤이 되자 마중하러 온 지상차로 발렌슈타인과 함께 이동했다. 아무래도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 시틀레 원수와 만나는 것 같다. 조금씩이지만 자동차는 조용한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이네센의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는 곳이겠지. 회견은 극비라는 것 같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 것이다. 어느 저택 앞에서 멈췄다. 결코 크지는 않다. 아니 동맹에선 커다란 편일까? 저택 문이 열리고 지상차가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자 제국과는 양식이 다른 건물이 보였다. 굳이 말하자면 페잔의 양식과 비슷하겠지. 생각보다 폼이 나는 저택이다.

  저택 주변에는 경비병이 있다. 움직임이 빠릿빠릿하다. 꽤나 정예겠지. 군복은 입고 있지 않지만, 군인일지도 모른다. 발렌슈타인과 함께 자동차에서 내려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발렌슈타인의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다. 몇 번인가 왔던 거겠지. 경비병도 아무런 제지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있어서 적은 아닌 것 같다.

  발렌슈타인의 뒤를 따라 저택으로 들어간다. 복도를 걸어가자 정면에 문이 보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네 사람의 사내가 있었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 시틀레 원수, 그 외에도 정장 차림의 남성이 두 사람. 아마 화평파 사람이겠지.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어서 오십시오. 렘샤이트 백작. 망명자 이외에 하이네센을 방문한 제국귀족은 각하가 처음이군요.”
  “영광이군요. 초대 감사합니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
  “소개하지요. 그는 죠안 레벨로 재무위원장. 이쪽은 호안 루이 인적자원위원장입니다. 그의 이름은 동양식이기에 호안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의 소개에 두 사람의 남자가 가볍게 이름을 밝혔다. 머리카락이 덥수룩하고 수염이 난 인물이 죠안 레벨로, 수염이 옅은 인물이 호안 루이. 알기 쉬운 두 사람이다. 이쪽도 가볍게 이름을 밝혔다.
  “서서 이러기도 뭐하군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이 가리킨 방향, 방의 중앙에는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에는 샌드위치 등의 가벼운 식사와 와인, 쥬스 등이 놓여 있다. 나를 감싸는 듯한 형태로 자리에 앉았다. 나의 좌측에는 시틀레 원수, 우측에는 발렌슈타인, 정면에는 국방위원장, 우측 대각선에는 레벨로 위원장, 좌측 대각선에는 호안 위원장…….

  다섯 개의 술잔에 와인이 있고, 하나의 술잔에는 오렌지 쥬스가 있다. 한 모금 마신다. 과연. 동맹산의 와인도 나쁘지는 않다.
  “트류니히트 국방위원장, 여기에 모인 것은 화평파 분들, 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까?”
  “그렇습니다. 지금은 이것뿐이지만,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테지요.”
  국방위원장에게 어두운 기색은 없다. 다른 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있는 거겠지.

  “렘샤이트 백작. 내일은 샌포드 최고평의회의장과 만나시게 됩니다.”
  “그거 기대되는군요.”
  최고평의회의장, 동맹의 최고권력자와 만난다. 어떤 인물인가. 발렌슈타인은 딱히 좋게 보는 것 같지 않았지만…….

  “그다지 기대하진 마십시오. 그는 동맹의 최고평의회의장입니다만, 동시에 페잔의 애완견이기도 합니다.”
  애완견? 먹이로 매수된 페잔의 협력자라는 건가. 트류니히트 위원장의 말에 다른 다섯사람을 봤지만,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부끄러운 일입니다.”라고 레벨로 위원장이 말했다.

  “괜찮은 겁니까? 그러한 인물이 최고평의회의장이라니.”
  “좋지 않군요. 언젠가 처리할 생각입니다.”
  “……과연. 그래서 페잔으로 귀족연합군을 유인하는 거군요.”
  “뭐, 대충 그런 겁니다.”
  트류니히트 위원장이 희미하게 웃음을 띠고 있다. 인상이 좋은 자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만나니 잘 알겠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무서운 이야기를 태연하게 한다. 방심할 수 없군.

  “귀족연합군은 어느 정도의 병력이 될 것 같습니까? 15만 척에 다다를 거라 들었습니다만,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레벨로 위원장.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서 연락이 있었습니다. 15만 척을 넘는 건 틀림없다고 합니다.”
  내가 대답하자 한 사람을 빼고 질렸단 표정을 지었다.

  “경은 놀라지 않는 것 같군.”
  “뭐, 대충 그럴 거라 생각했습니다. 귀족이 가지고 있는 총 병력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리텐하임 후작까지 포함하면 20만 척을 넘습니다. 우주함대가 한 세트 더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렇게 말하고 발렌슈타인은 샌드위치를 입으로 옮겼다. 이런이런. 전혀 귀엽지 않다. 나도 한입 샌드위치를 먹었다. 콘비프와 마요네즈인가. 이것도 나쁘지 않다. 한 모금 더 와인을 마셨다.

  “헌데,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 부분이 신경 쓰입니다만…….”
  내가 질문하자 다들 발렌슈타인에게 시선을 향했다.
  “이깁니다. 그들을 페잔으로 침공하게 만든다면, 15만 척의 제국군을 섬멸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저번 이제르론 요새공방전을 뛰어넘는군요. 사상자는 1천만 명은 가볍게 넘겠죠.”
  태평한 어조로 답하고 발렌슈타인이 샌드위치를 입으로 옮겼다. 사상자가 1천만 명. 한 순간이지만 자신이 말한 것의 의미를 알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페잔에 귀족연합을 침공하게 만들면, 제국은 페잔에게 원한을 사겠군요.”
  “동맹도 원한을 받을 거라는 데엔 차이가 없습니다. 일시적이라곤 하지만 페잔을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나와 시틀레 원수의 대화에 다들 침울한 표정을 보였다. 발렌슈타인만은 자신은 무관계하다는 듯이 식사를 진행하고 있다.

  “페잔을 한 번 부숴야 한다는 건 알겠지만, 다른 방법은 없는가? 이대로 가면 전혀 무관계한 사람들까지 휘말리게 되지만.”
  “없네요.”
  “…….”
  레벨로 위원장의 질문에 발렌슈타인이 냉담하게 답했다. 말을 잃는 위원장을 보면서 한 모금 오렌지 쥬스를 마시고 훗하고 발렌슈타인이 웃었다.

  “귀족연합군을 페잔으로 유인하는 건 정치적인 이유만이 아닙니다. 군사적으로도 페잔으로 유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길 수 없어요.”
  “…….”
  “귀족연합군을 섬멸하기 위해선 그들을 한곳에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동맹령으로 끌어들여 포위하여 섬멸하는 것입니다만, 그들에게 그것이 통할지 어떨지…….”

  다들 서로를 돌아봤다. 잠깐 틈을 두고 호안 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통하지 않는건가?”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들은 군대를 이끌고 있습니다만, 군인은 아닙니다. 군사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

  “그들에게는 제대로 된 전략목표도 없고, 작전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오합지졸이란 겁니다. 뭉쳐서 행동한다는 발상은 전혀 없다고 해도 좋죠. 이제르론 요새 경유로 동맹령으로 유인하면, 이제르론 회랑을 나온 순간 뿔뿔히 흩어질 겁니다.”
  “그건…….”
  시틀레 원수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렇게 되면 동맹군은 뿔뿔히 흩어진 귀족연합군을 쫓아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동맹령 내부에서 술래잡기가 시작된다구요. 단, 놀이가 아닙니다. 목숨을 건 술래잡기입니다. 하나라도 놓치면 어떻게 될지……. 유인행성에 도착한 그 바보 놈들이 핵공격을 할지도 모릅니다.”
  “말도 안 되는!”
  레벨로 위원장이 내뱉었지만, 발렌슈타인은 쓴웃음을 띄고 오렌지 쥬스를 한 모금 마셨다.

  “말도 안 되진 않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동맹시민은 증오스러운 역도에 불과하며 주살해야 할 존재인 겁니다. 핵공격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화평 따윈 공중분해입니다. 이 뒤로도 늪에 빠진 듯 전쟁이 계속 되겠죠…….”
  다들 침묵했다. 확실히 화평 따위 날아가겠지. 그리고 핵공격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다…….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선 그들을 한 장소에 모을 장소가 필요합니다.”
  발렌슈타인이 모두를 둘러봤다.
  “그것이 페잔입니다. 놈들은 달콤한 과실에 모이는 벌레처럼 페잔으로 모이겠죠. 거기를 일망타진합니다……. 쓸데없는 감상은 버리세요. 목숨을 잃습니다. 동맹령에는 단 한 척의 침입도 용납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발렌슈타인은 다시 샌드위치를 입으로 옮겼다…….

...

ps.
  소설에서 전쟁을 보는 건 좋아하지만,
  댓글에서 싸움을 보는 건 싫어합니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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