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국력 486년 12월 3일. 제국군 총기함, 빌헬미나. 에르네스트 메크링거
반란군은 이젤론 요새 근처까지 왔었지만, 제국군의 이젤론 요새 출격을 알고 전군을 티아매트 성역으로 되돌렸다. 요새공방전을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제국군 맘대로 해둘 순 없다. 그런 뜻인 듯하다.
저번에 이쪽의 양동작전에 걸렸었기에 반란군은 조심하고 있다. 요새 근처까지 와서 이쪽의 동향을 감시한 듯하다. 이쪽도 티아매트 성역에 전개하고 있는 적을 무시하고 밴플리트, 아레스하임으로 가긴 힘들다. 배후에서 추격당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쪽의 목적은 적에게 커다란 손해를 주는 일이다. 뮈켄베르거 원수는 “함대결전이야말로 바라던 바다.”라고 말하며 티아매트 성역으로 진군을 명했다. 적 전력은 4개 함대, 약 6만 척에 가깝겠지. 제국군도 마찬가지로 4개 함대, 약 5만 5천 척. 전력은 호각이라고 해도 좋다. 나머진 병사의 실력과 지휘관의 질이 승패를 좌우하겠지.
지금 단계에서 원수를 볼 때 불안한 점은 없다. 이대로 아무 문제없이 끝나길 바랄 뿐이다. 적도 아군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제 곧 싸움이 시작되겠지. 그렇게 되면 전장의 긴장감이 원수의 심장을 엄습한다. 심장에 가해지는 무담은 초단위로 무거워질 것이 틀림없다…….
~ 지휘권의 위임은 할 수 없습니다. 위임이 유연하게 될지 안 될지도 모릅니다만, 위임했을 경우, 사기의 저하, 병사의 혼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직속 함대가 솔직하게 뮈젤 제독의 지시에 따를지……. ~
~ 뮈젤 제독은 재능은 있습니다만 실적이 적습니다. 게다가 나이가 젊기에 주변이 반감을 품기 쉽다는 결점이 있습니다. 지휘권의 위임은 너무 위험합니다. ~
발렌슈타인 중장의 말이 귀에 울린다.
제국군은 중앙에 뮈켄베르거 원수가 이끄는 직속함대, 뮈젤 함대, 우익에 클레멘츠 함대, 좌익에 켐프 함대다. 조금씩 조금씩, 양군은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제 곧 양군이 포화를 나누겠지.
“파이엘!”
뮈켄베르거 원수의 명령과 함께 제국군의 전열이 포격을 발사한다. 마찬가지로 반란군도 포격을 발사한다. 전투가 시작됐다.
...
■ 동맹군 우주함대 총기함, 락슈미. 양 웬리.
전투를 시작하고 3시간이 지났다. 제국군의 중앙 2개 함대가 공세를 걸어온다. 이쪽은 적의 신규편성 2개 함대를 향해 공세를 걸고 있다. 제국군이 중앙을 분단하려는 듯이, 동맹군은 양익을 분쇄는 것을 노리고 있다. 그런 형세다.
이쪽은 좌익에서부터 제3, 제7, 제8, 제9함대가 포진을 취하고 있다. 사령부는 5천 척의 예비 병력과 함께 제7함대의 후방에 있다.
전국은 유리하지 않지만 불리하지도 않다. 대충 그런 상황이겠지. 적의 신규편성 2개 함대는 이쪽의 공세에 달라붙어 굳세게 견디고 있다. 사령부는 예상외로 끈질긴 신규편제 2개 함대에 안달하고 있다. 역시 저 함대는 오합지졸이 아니다. 정예라고 해도 좋겠지.
중앙 2개 함대는 뮈켄베르거 원수의 직속함대와 뮈젤 제독의 함대다. 공세가 강하다. 조금씩이긴 하지만 함열이 후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결정적인 차이는 아니다.
“적 좌익, 혼란하고 있습니다!”
“무너졌나!”
“수고를 끼치긴.”
적의 좌익이 혼란하고 있다! 조금씩이긴 하지만 후퇴하고 있다. 도손 대장을 시작하여 참모들에게 화색이 돈다. 사령부는 희희낙락하고 있다.
“제3함대, 전진하라. 적의 좌익을 분쇄하는 거다!”
나는 공격을 명령하는 도손 대장을 당황하며 말렸다.
“기다려주십시오. 저건 함정입니다. 그 증거로 적의 좌익에겐 무사한 부대가 후방에 있습니다. 전진은 기다려주십시오. 조금 더 상황을 봅시다.”
“무슨 소린가. 적은 오합지졸이다. 지금이야말로 공격 찬스다!”
“적 중앙 공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목소리가 사령부의 긴장감을 높인다.
“이대론 중앙이 버티질 못한다. 제3함대를 전진한다!”
“…….”
“무리다. 눈앞의 호기에 제정신이 아니다. 히지만 저게 진짜 혼란이라곤 생각할 수 없다…….
...
■ 제국군 총기함, 빌헬미나. 에르네스트 메크링거.
사태는 급변한다. 돌연 원수가 쓰러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몸을 새우처럼 둥글게 하고 가슴을 움켜쥔다. 사령부의 공기가 단숨에 얼어붙는다.
“원수!” “뮈켄베르거 원수!”사령부에 비명이 가득찬다.
“원수, 이것을. 니트로글리세린입니다.”
나는 원수에게 달려가 준비하고 있던 니트로글리세린을 원수의 입에 넣고, 원수의 가슴께, 벨트를 풀었다. 원수는 비지땀을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채다.
“군의관을 불러라! 그리고 모포를.”
이렇게 된 이상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발렌슈타인 중장의 말이 생각난다.
~ 지휘권의 위임이 불가능한 이상, 전군의 지휘는 사령부가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슈타덴 중장에게 지휘를 맡길 수 없는 이상, 메크링거 소장이 지휘를 해야 합니다. ~
~ 사령부의 참모에게 협력을 구하는 것도 힘들겠죠. 그들의 반발을 살 뿐일 겁니다. 협력을 기대할 수 없는 이상, 남은 수단은 제압밖에 없습니다. ~
시간은 주지 않는다. 선수를 취한다.
“소관이 지휘를 잡겠습니다. 지시에 따라주십시오.”
“무슨 소린가. 경은. 지휘는 내가 한다.”
바보가! 슈타덴은 전군의 지휘를 잡을 기회에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다. 네게 지휘를 잡을 힘이 없으니까 이런 수고를 하는 거다.
“소관은 뮈켄베르거 원수로부터 지휘를 잡도록 명령받았습니다.”
“뭐라고?”
아연해하는 슈타덴에게 나는 품에서 문서를 꺼냈다. 그리고 읽기 시작한다.
“만일의 경우, 우주함대를 지휘하여 적당하다 생각되는 행동을 취하라. 우주함대 사령장관 그레골 폰 뮈켄베르거.”
“그런 말도 안 되는.”
“원수 각하는 심장에 병이 있으셨습니다. 협심증입니다. 중장은 모르고 계셨잖습니까? 원수는 만일의 경우, 소관에게 지휘를 잡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나는 무언중에 “원수는 널 신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는다. 주변도 이해한 것 같다.
~ 사령부의 제압에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권위. 또 하나는 힘입니다. 권위는 여기에 준비했습니다. 써주세요. ~
내가 사용한 문서는 뮈켄베르거 원수가 발렌슈타인 중장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오딘에서 만일의 사태가 일어났을 경우에 써야 할 문서. 하지만 중장은 자신에겐 필요 없다고 말했다. 우주함대의 잔류부대는 자신을 따를 것이라는 걸 이미 확인했다고. 그것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고.
“그게 무슨, 그런 걸 인정할 수 있을까보냐!”
“인정할 수 없다고 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키슬링 대령. 슈타덴 중장은 정신에 혼란이 생긴 듯합니다. 의무실로 데려가 안정제라도 투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무슨 짓이냐, 놔라!”라고 외치는 슈타덴을 헌병이 데려간다. 제압에 필요한 또 하나. “힘” 키슬링 대령이 이끄는 헌병대 100명이 그것이다……. 슈타덴이 없어진 지금이야말로 사령부를 제압한다.
“슈타덴 중장은 정신에 혼란이 생겨, 저의 지휘권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후 이의를 제기하는 자는 명령 불복종, 또한 이적행위로 보고 처단하겠다. 이의 있나?”
“…….”
“그럼 첫 번째 명령이다. 클레멘츠, 켐프 함대에게 연락. 펜릴이 해방됐다……. 복창 안하나!”
“옛. 클레멘츠, 켐프 함대에 연락합니다. 펜릴이 해방됐다.”
“거기에 뮈젤 함대 참모장 케슬러 소장에게도 같은 연락을 보내라.”
“옛. 뮈젤 함대 참모장 케슬러 소장에게도 보냅니다.”
이제부턴 시간과의 경쟁이다…….
...
■ 클레멘츠 함대 기함, 비프레스트. 알베르트 클레멘츠.
“각하. 기함으로부터 전문이.”
“음.”
오퍼레이터로부터 통신문을 받아든다. 통신문에는 “펜릴이 해방됐다.”라고 써 있다.
요랑 펜릴. 로키와 여자 거인 앙그르보다 사이에서 태어난 요물. 신들의 멸망에 관여한다는 예언에 의해 바위에 묶여 있었지만, 라그나로크 때에 해방되어 오딘을 죽인 괴물이다…….
지금 그 펜릴이 해방됐다.
나는 곧 봐렌, 비텐펠트, 아이제나하에게 연락을 취했다. 전방 스크린에 세 명이 나타난다.
“사령부로부터 연락이 있었다. 「펜릴이 해방됐다.」”
“”
세 사람의 얼굴에 긴장이 떠오른다. 각오를 했다곤 해도 뮈켄베르거 원수가 정말로 쓰러질 줄이야……. 하지만 메크링거는 사령부 장악에 성공한 듯 하다. 이제부터는 우리들의 행동에 걸려 있다.
“미리 준비하고 있던 대로 행동해주게.”
“알겠습니다.”
“맡겨달라고.”
“…….”
내 말에 봐렌, 비텐펠트가 대답하고, 아이제나하는 아무 말 없이 끄덕인다. 극히 자연스럽게 경례를 나눈다. 단기결전으로 승부를 정해야한다. 발렌슈타인의 말이 귀에 떠오른다.
~ 지휘권을 얻으면, 이쪽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누구나 인정할 승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단기에 전투를 끝내주세요. 전투가 길어지면 누르고 있던 참모들이 불만을 품기 시작하여 제어할 수 없게 됩니다……. 단기에 끝내기 위해선 적을 끌어들여 접근전을 할 필요가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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