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7년 3월 19일. 순양함 버카니어. 칼스텐 키아.
“오늘,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백작이 아스타테 성역 회전 승리에 의해 원수로 승진, 동시에 우주함대 부사령장관으로 착임했습니다.”
정면 스크린에 나타난 남성 아나운서가 무표정하게 로엔그람 백작의 원수 승진을 보도하고 있다. 생기가 없단 말이지. 페잔이었다면 젊은 미인 누님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보도했을 텐데…….
“대단함다. 20세에 원수라니.”
“뭐, 황제가 총애하는 아가씨의 동생이니까 말이야. 누님의 치맛바람이지. 키아.”
“하지만 전쟁에선 이겼다구요. 우르만.”
“우연이라는 것도 있지.”
우리들이 말하는 와중, 두목님은 잠자코 코코아를 마시면서 스크린을 보고 있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우리 두목님은 참 쿨하단 말이지. 당황한다든가 흥분한다든가 전혀 본적이 없으니까. 스크린에 나온 로엔그람 백작도 대단하지만 두목님도 대단해.
이 금발씨는 20세인가……. 두목님, 지금은 21세지만, 4월엔 22세였었지. 크게 되는 인간이란 건 젊었을 때부터 어딘가 다르구만. 두목님을 보고 있으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나도 어떻게든 보고 배웠으면 한다. 두목은 무리지만 선단장 정도는 되고 싶다.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게 될지…….
“두목님, 두목님은 로엔그람 백작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내가 말을 걸자 두목님은 잠자코 나를 봤다. 아, 표정이 없구만. 아무래도 또 그걸 시작할 모양이다. 이제 적당히 두목님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곤란한데…….
“……칼스텐 키아. 그 두목님이라는 건 그만두세요.”
“예에.”
역시 시작했다. 내가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거다.
“나에 대해선 사령이라고 부르도록. 언제나 그렇게 말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슴다만……. 우리들, 해적이라구요? 게다가 두목님은 해적 흑공주 일가의 두령임다. 옛날부터 두령은 두목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들의 불문율임다만…….”
이거, 몇 번째 말하는 걸까. 내가 항의하자 두목님은 애절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발 좀 봐달라고, 두목님. 나야말로 한숨을 내쉬고 싶은 사람이니까.
나, 나쁘지 않잖아? 하지만 말이야. 두목님은 화사하고 얼굴 생김새가 부드러우니까 말이야. 그런 두목님이 애절하게 한숨을 내쉬면……. 뭔가 내가 엄청 악당 같아서 울고 싶어진다고. 나뿐만이 아니다. 다들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제발 좀 봐달라고, 두목님. 우리들, 두목님에 비하면 훨씬 착한 사람들이니까.
두목님은 지금 한창 잘 나가는 우주해적 ‘흑공주의 두령’이라구요. 이 업계에선 팔팔한 유명인임다. 어디의 두령이라도 두목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자는 없슴다. 저번 총회에서도 제국 안의 해적들이 모였지만, 다들 두목님을 꽤나 신경 쓰던 모습이었지. 우는 아이도 그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목님을 깔보는 바보는 없슴다. 옛날에 그걸로 아픈 꼴을 당한 바보가 있으니까 말이죠.
옛날, 두목님을 공주님 같다느니 여자 얼굴이라느니 말한 바보 같은 해적이 있었다. 100척 정도의 무장함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우리들의 영역권에 끼어든다든가, 근역 성역에서 약탈을 반복한다든가, 해적 동료들 중에서도 꼴불견인 놈이었다. 하지만 두목님이 전투로 끌고 들어와 녀석들 전원을 블랙홀 속으로 처넣어버렸다.
다들 안색이 시퍼렇게 되었지만, 두목님만은 태연했다. “이걸로 우주도 조금은 깨끗해졌겠죠. 음식물 쓰레기는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썩으니까 말이죠…….” 그것이 모든 걸 정리한 뒤의 두목님의 말이었다. 덧붙여 쿡쿡 웃으면서 말이다. 그땐 자칫 잘못했다간 소변을 지릴 뻔했다.
그 이후로 어떤 영문인지 다른 해적들이 두목님을 “흑공주의 두령”이라고 부르게 됐다. 별명으로 불리는 해적이란 좀처럼 없다. 두목님은 틀림없이 훌륭한 해적이다. 다들 그걸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두목님이라고 부르지 마’라니…….
보다 못했는지 안슐츠 부두령이 구원선을 보냈다.
“키아의 말대로입니다. 그야 두목님은 본래 군인이었죠. 사령이라든가 함장이라고 불리고 싶을지도 모릅니다만, 우리들은 해적이란 말입니다. 배를 움직이는 건 선장, 선단을 움직이는 건 선단장, 일가의 두령은 두목님. 여기에 익숙해지시지 않으면……. 다른 조직의 비웃음을 받게 될 겁니다.”
또 두목님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익숙해지도록 하죠. ……전 클라인겔트에 도착하기까지 방에서 쉬겠습니다. 안슐츠 부두령, 뒤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도착 1시간 전까지 돌아오십시오.”
두목님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한다. 우리들은 자세를 바로하고 두목님을 배웅했다.
“익숙해지겠다고는 해도 말이지…….”
“아마 또 그만두라고 하겠지…….”
“저러지만 않으면 좋은 두목님인데…….”
내가 중얼거리자 안슐츠 부장에게 있는 대로 아구창을 후둘겨 맞았다. 나 혼자가 아니다. 우르만, 루델도 함께 맞았다.
“개자식들! 저러지만 않으면 이라니 무슨 말버릇이냐! 두목님을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야!”
“…….”
“알고 있는 건가. 네놈들. 우리들이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도 두목님 덕분이라는 걸……. 키아.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알고 있습니다…….”
안슐츠 부두령이 무서운 눈으로 우리들을 노려보고 있다. 알고 있다구요. 부두령.
“알겠나? 두목님이 이 일가에 가담했을 때, 일가는 무장선 100척, 수송선 50척 정도의 작은 세력이었던 거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는 데다가, 다른 녀석들에게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이지. 지금은 어떤가? 무장선은 500척, 수송선은 300척을 넘을 정도의 세력이 됐다. 이 제국에서도 흑공주 일가 위에 서는 조직은 발가락까지 쓸 필요도 없어. 양손만으로 충분히 셀 수 있다. 두목님 덕분이다. 알고 있는 건가. 이 자식들아!”
“알고 있다구요. 부두령. 예전에 비해서 급료도 올랐고, 대우도 좋아졌슴다. 두목님에겐 감사하고 있다구요.”
“그럼 두목님이 없는 곳에서 험담이나 지껄이지 마라. 의견이 있으면 직접 말해. 두목님은 그런 걸로 화내거나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좀처럼 그런 인물은 없다. 똑똑히 가슴에 새겨두라고.”
“예.”
안슐츠 부두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실수로구만. 조금 혀가 미끄러졌다. 부두령 앞에서 “저러지만 않으면”은 괜한 말이었다. 다들 나를 책망하는 눈으로 보고 있다. 불똥이 튀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미안하다고 눈으로 사과했지만, 분명 나중에 한소리 또 듣겠지…….
“정시연락 시간이 지났군, 키아. 유하임, 니마이어 선단에서 연락은 있었나?”
“유하임 선단장에게선 이상 없다는 연락이 들어왔습니다만, 니마이어 선단장에게선 아직 없습니다.”
내 대답에 안슐츠 부두령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 자식, 무슨 생각이냐. 선단장 주제에 정시연락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다니……. 두목님 뚜껑이 열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도 하는 짓인가? 웃으면서 블랙홀로 처넣어 버린다고! 키아, 그 바보 자식을 불러라. 흑공주의 두령이 웃기 전에 내가 놈의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다!”
아, 위험하구만. 이거. 엉덩이를 걷어차겠다는 건 안슐츠 부두령의 뚜껑이 열렸을 때의 대사다. 니마이어 선단장, 그 사람 착실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빠졌지. 부두령에게 제대로 욕먹는다고. 하지만 부두령의 말대로 두목님의 뚜껑이 날아가는 것보단 낫지만……. 그로부터 30분, 안슐츠 부두령의 호통 소리와 한결같이 사과하는 니마이어 선단장의 목소리가 순양함 버카니어의 함교에 울렸다.
...
제국력 487년 3월 19일. 클라인겔트 자작령. 에리히 발렌슈타인.
“오랜만이군. 흑공주 두령.”
“그 흑공주 두령이라는 건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클라인겔트 자작.”
내 한숨 섞인 항의에 자작이 즐겁다는 듯이 웃음소리를 높였다. 본의가 아니란 말이지. 흑공주라니. 나이를 먹으면 흑노파인가?
“실례. 오랜만이군. 헤르 발렌슈타인.”
“정말로 그렇군요. 클라인겔트 자작.”
“어떤가? 요즘 경기는.”
“그럭저럭입니다.”
“그거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들도 그럭저럭 하고 있네.”
클라인겔트 자작이 유쾌하다는 듯이 웃는다. 나도 소리 내어 웃었다. 이상하지. 해적이 변경 귀족의 저택에 초대되어 차를 마시면서 즐겁게 웃고 있다. 나조차 자기 자신의 일이 아니었다면 믿을 수 없었겠지. 아니, 지금도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 잘 모르고 있다. 몇 가지의 우연이 없었다면 어딘가에서 비명횡사했을 것이다…….
제국력 482년, 중위로 막 진급했을 때였다. 병참통괄부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폭한에게 습격을 당해 죽을 뻔했다. 습격을 한 것은 재무상서 카스트로프 공작의 부하였다. 내 양친을 죽인 것도 카스트로프 공작이라고 말했지. 아마도, 어디 귀족의 상속문제라도 걸려있었던 거겠지. 심야까지 잔업 했기 때문에 귀갓길에 인적도 없었다. 본래라면 거기서 죽었을 터였다…….
내가 구사일생을 한 것은 마침 거기를 지나가고 있던 노인 덕분이었다. 어째서 나까지 죽이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카스트로프 공작이 얽혀 있다면 오딘에 있는 건 위험하다. 겨우 살아난 나는 노인의 배에 타고 오딘을 떠났다. 그 노인의 선대 두령이었다. 두령은 친절하게 내 퇴역신청 같은 걸 전부 처리해줬다.
멍청한 소리지만 난 생명의 은인이 해적이라곤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 퇴역신청을 무난하게 처리해주는 걸 보니 옛날엔 군인이고 지금은 어딘가 기업의 높으신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녀석들도 전혀 해적 같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노인이 해적, 그것도 두령이라는 걸 알았을 때엔 마음 깊이 경악했다고. 몇 번이나 되물었을 정도다. 선대는 그때 소리 내어 웃었었지. 나중에 그걸 소재로 몇 번이나 선대에게 놀림을 받았다.
내가 선대를 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건 내가 해적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적이라고 하면 선단이나 혹성을 습격하여 약탈하는 범죄자, 파락호들이라고 생각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아니, 그런 녀석들도 있지만 기업이나 귀족의 의뢰를 받고 선단 호위나 혹성 경호, 물자 수송을 맡는 해적도 있다.
다시 말해서 폭력단도 있다면 경비회사, 운송회사도 있다는 거다. 전부 겸업하고 있는 녀석들도 있다. 그런 것들 전부 합쳐서 사설 무장집단을 제국정부는 해적이라고 호칭하는 것이다. 뭐, 당연하긴 하다. 제국은 그런 무장집단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해적이라고밖에 말할 도리가 없다. 선대는 경비전문이었다.
“자네들 조직도 꽤나 커졌구먼.”
“듣고 보니 그렇군요.”
서로가 차분한 어조였다. 왠지 급속히 나이를 먹은 듯한 기분이다. 이 영감님, 때때로 날 상냥한 눈으로 본단 말이지. 날 아들처럼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자네가 두령이 되고서 4년인가. 대단한 일이다.”
“……눈 깜짝한 새였죠. 정신을 차리니 4년이 지났습니다.”
자작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이 영감님에겐 꽤나 신세를 졌다. 아니, 클라인겔트 자작령도 꽤나 번영하고 있다. 서로 마찬가진가……. 자작과 대화를 나눈 뒤엔 피아와 만나 칼과 놀고 나서 저택을 떠났다. 최근엔 칼과 노는 것이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다들 날 무서워하니 말이야…….
내가 조직에 들어갔을 때, 그 당시의 바우어 일가 (선대의 이름이 리하르트 바우어였다)는 극히 작은 조직이었지만 그래도 7천명 정도의 부하가 있었다. 그 7천명을 먹이는 데에 선대는 꽤나 고생했던 것 같다. 큰손이라면 몰라도 약소의 경비회사다. 주변에선 신용이 조금 부족했다. 근거지조차 없었으니 심하다. 가정을 가지는 것도 힘들고 배의 수리도 맘대로 되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부하들 중에선 불만이 나온다. 조직의 넘버 투가 경비회사를 그만두고 폭력단이 되자고 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위험은 있지만 지금보다 이득은 나올 테고 어딘가의 조직 밑으로 들어가면 근거지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선대를 도와 어떻게든 소득을 높이려고 했다. 그 대책이 변경성역이었다. 변경에는 제대로 된 수송선을 가지지 못한 귀족이 있다. 거기에 주목했다.
그들을 위해서 수송선을 움직이고 경비를 행한다. 하나의 귀족만으론 귀족에게 있어서도 조직에게 있어서도 비효율, 낭비다. 몇몇 귀족을 공동으로 계약을 맺는다……. 클라인겔트 자작가, 발트바펠 남작가, 슐처 남작가, 뤼데리츠 백작가가 응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잘 되었다. 클라인겔트 자작들의 신용도 얻었다. 그걸 보고 다른 변경의 귀족들도 바우어 일가에게 일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조금씩이긴 했지만 조직은 안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넘버 투는 그게 재미없었던 것 같다. 은밀히 쿠데타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놈은 폭력단이 하고 싶었던 거였겠지. 굵고 짧다는 녀석이지. 실제로 짧아졌지만.
나와 선대는 카운터 쿠데타를 노리고 놈을 폭발하게 만들었다. 쿠데타는 실패하고 녀석은 자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대가 그 한달 뒤에 인플루엔자와 폐염으로 죽었다. 한달만 더 기다렸다면 녀석이 뒤를 이었을지도 몰랐다……. 선대는 죽기 직전 “뒤는 발렌슈타인에게”라며 날 후계자로 지명했다.
농담이라고 생각했고 아무도 납득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어떤 반대도 없이 승인됐다. 당황하며 거절하려고 생각했을 때엔 이미 선대는 죽은 뒤였다……. 해적업계에 발을 담그고 1년도 지나지 않아 난 두령이 되었다. 거짓말 같은 진실이다. 이 업계에선 전설이 되었다는 것 같다.
일가를 잇고 나서 모두를 먹이기 위해서 엉망진창으로 일했다. 수송, 경비는 물론이고 영지 개발에도 협력했다. 나는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쪽 상담도 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지금은 4가의 영지에 각각 일가의 근거지가 있다. 부하 중에는 영지민과 결혼해서 배에서 내린 사람도 있고 반대로 우주를 동경하여 배에 오른 녀석도 있다. 교류는 극히 활발하다.
하지만 흑공주 일가(이 이름, 어떻게든 했으면 좋겠는데 업계에선 발렌슈타인 일가라고 해도 통용하지 않는다고…….)가 크게 된 것은 귀족의 생사, 몰락에 관련되어 있는 바가지 상술 덕분이었다. 원작에서도 나온 밸런타인 카우프의 방법을 나도 답습했다.
반역을 일으키는 귀족의 영지 특산물을 사전에 독점한다. 반역으로 폭등했을 때 판다. 혹은 귀족의 당주가 죽으면 당연하지만 혼란이 일어난다. 특히 후계자가 없으면 장기화 된다. 거기에 올라 타고 이득을 챙긴다. 콜프트 자작, 그림멜스하우젠 자작, 할텐베르크 백작, 헬크스하이머 백작, 베네뮌데 후작부인, 클롭슈토크 후작, 그 외에도 체포 당한 슈테거 남작…….
그야말로 하이에나로군. 그 중에서도 콜프트 자작가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됐다. 거기엔 브라운슈바이크, 리텐하임 양쪽에 연이 있는 데니까 말이야. 두 가문이 유산 목적으로 싸움을 시작하나 수습이 되질 않았던 거다. 뭐 나도 거기엔 조금 얽혔었지만, 후계자 후보 사이에서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의 참혹한 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콜프트 자작가는 단절. 그 영지는 제국정부에 반환 됐다.
단 콜프트 자작령에 있었던 광산 소유권은 내가 가지고 있다. 후계자 후보 중 한 명인 한스 폰 콜프트(콜프트 자작의 종형제였다)가 어떻게도 할 수 없는 도박광이라 빚더미에 앉아 있었지만, 그 빚의 상대라는 것이 내 동업자, 바그너 일가의 넘버 포, 헬무트 리펜슈타르였다.
리펜슈타르도 이대로 가면 강등되는 데다가 빚도 짊어지게 된다고 곤란해 하고 있었다. 거기서 나는 한스에게 금품이 될 만한 걸 가지고 오면 교섭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랬더니만 녀석, 무인위성에 있는 광산의 권리권을 가지고 왔다. 경악했지. 제정신이냐고 생각했지만 놈은 빚을 처리하지 않으면 후계자가 될 수 없다고 필사적이었던 것 같다. 후계자가 되면 다시 교섭하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말하자면 전당 잡히는 감각이었던 거겠지.
그런고로 권리서의 수정을 행하여 한스가 콜프트 자작가의 대표로서 광산의 권리를 내게 양도하는 식이 됐다. 그 뒤에서 리펜슈타르에게 가서 빚을 청산했다. 단, 원금만이다. 이자는 리펜슈타르에게 뒤집어 씌웠다. 페널티 없이 끝날 이야기가 아니니까 말이야. 녀석도 거기엔 납득했다. 감사하고 있었지.
이자는 한스에게 넘겼다. 후계자 싸움이 치열해졌으니 다소 군자금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 거다. 녀석도 기뻐했지만, 일주일 뒤에 죽었다. 그 외에도 빚이 있었던 것 같아서 그게 원인으로 살해당한 것 같다. 리펜슈타르에게 돈을 갚고서 나에겐 왜 갚지 않는 거냐. 그런 일이었던 것 같다.
후에 콜프트 자작 친족에게서 내가 광산 권리서를 훔쳤다고 경찰에게 신고가 있었다. 경찰이 사정청취를 위해서 왔지만, 권리서는 한스가 콜프트 자작가의 대표로서 양도했던 거다. 수속에 문제는 없다. 친족은 한스가 멋대로 가져갔으니 무효라고 우겼다. 정말이지 그 말대로지만 딱 거절했다. 한스에게 수속을 맡겼기에 이제와선 모른다고 해서 말이야.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악덕이 다 되었군…….
그러는 사이에 너무 심한 후계자 싸움에 정부는 실증이 나서 콜프트 자작가는 단절이라는 것이 되었다. 다시 말해 친족은 청구권을 잃은 것이다. 당연하지만 내게 대한 고소도 사라졌다. 광산은 내 것이 되어 안정된 이득을 내고 있다. 광산 경비는 바그너 일가에게 부탁했다.
우리는 변경이 홈이니까 말이야. 자기 쪽에서 경비를 내보내는 것보다 그러는 편이 싸게 먹히고, 광산을 습격하면 우리와 바그너 일가 양쪽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안전 면에도 효과가 크다. 바그너 일가의 두령인 아돌프 바그너에게서 꽤나 감사를 받았다. 조직 손실은 경감되었고 새로운 일도 들어왔다.
“흑공주의 두령도 꽤나 인물이다.” 바그너의 나에 대한 평가다. 바그너의 견해에 의하면 나는 한스를 잘 이용하고 속여먹어 광산의 권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필요 없어진 한스를 다른 사람을 부채질하여 처리한 냉혹비정한 대악당이라는 것 같다. 굉장하게도 나는 정부를 움직이게 만들어 콜프트 자작가를 단절까지 몰고간 장본인이라는 것 같다.
심한 오해지. 하지만 업계 녀석들은 다들 그걸 믿고 있다. 내 부하조차 믿는 면이 있다. 부두령의 안슐츠는 내게 진지한 얼굴로 “두목님, 우리들의 모르는 데에서 수를 쓰신 겁니까.”라고 질문하는 꼴이다. 바보 같아서 할 말을 잃고 있자 “그렇습니까. 물어선 안되는 일이었군요.”라고 말한다. 영문을 모르겠어.
제국정부 내무성의 발표에 의하면 흑공주 일가는 광역지정 해적집단으로 지정되어있다. 광역지정 해적집단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이하의 3항목의 어딘가에 해당하고 복수의 성역에 있어 활동을 하고 있는 해적집단을 광역지정 해적집단이라 부른다.
- 해적이 그 해적의 위력을 이용하여 생계의 유지, 재산의 형성 또는 사업의 수행을 위한 자금 수확을 쉽게 하고 있는 단체일 것.
- 해적의 간부 또는 소속구성원 중에 약탈, 살인 등 해적특유의 범죄 전과를 가진 자가 일정 비율 이상 소속되어 있을 것.
- 그 해적 조직을 대표하는 자, 또는 그 운영을 지배하는 지위에 있는 자의 통제 하에 계층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일 것.
뭔가 어디선가 본 듯한 문언이지. 인간이 생각하는 건 다 거기에서 거기란 거겠지. 하지만 우리가 해당하는 건 마지막 항목뿐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어떤 기업이라도 계층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도 우리는 광역지정 해적집단이라고 한다. 뭐, 조금 하는 짓이 야비한 부분이 있었으니 별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페잔의 등급 평가 회사에 의하면 우리 일가는 제국에서도 9번째로 큰 해적조직이라고 한다. 소유 함정은 무장선 500척, 수송선 300척. 무장선은 순양함, 구축함, 경항모가 전력의 중심이다. 흑공주 일가에 대한 평가는 지적 무투파. 가능한 한 범죄는 피하며 합법적인 이득추구를 노린다. 고 되어 있다. 특질은 귀족의 생사, 몰락에 극히 민감하고 그걸 이용한 경제활동에 굉장히 열심히라는 것. 페잔의 상인들 사이에선 “흑공주가 움직일 때 귀족이 죽는다. 흑공주는 죽음의 사자.”라는 것 같다.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 말대로다…….
슬슬 카스트로프 반란이로군……. 엄마와 아빠의 원수는 키르히아이스가 갚도록 놔둔다. 난 조직을 위해서 야비한 술수로 돈을 벌어야……. 뭐라 해도 흑공주 일가는 구성원이 3만 명 이상 있다. 가족을 넣으면 그 두 배 가까이 되겠지. 탐욕적으로 나가야…….
카스트로프와 마린돌프의 특산물을 독점하자. 거긴 오딘에서 가까우니까 물건 부족 영향은 클 것이다. 일단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게 독점에 나서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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