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9년 1월 1일. 제국군 총기함 로키. 에리히 발렌슈타인.


  “각하, 메크링거 제독이 면회를 구하고 있습니다.”

  신년 파티도 겨우 끝났다. 주변에 조금 지쳤다고 말하고 개인실에서 쉬고 있던 내게 발레리가 메크링거의 내함 요청을 전해왔다. 함대는 이제르론 회랑을 빠져나와 지금부터 암리처 성역으로 향하려하고 있다.


  예의 건이겠지. 뭐,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한 건 나다. 지금까지 저쪽이 기다리고 있던 건 통신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회랑을 빠져나오기 전까지 함대에서 떨어질 순 없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성실하지. 양이 공격해올 일도 없을 텐데…….


  “개인실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메크링거 제독에겐 그렇게 전해주세요.”

  “예……. 각하. 기분이 좋지 않진 않으신가요? 그러시다면 메크링거 제독에겐 나중에 다시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발레리가 나를 염려하며 질문했다. 이런이런. 이대로라면 밀담을 할 때마다 걱정을 끼치게 되겠군. 아니, 그러는 편이 좋나…….


  “대단하진 않습니다. 메크링거 제독을 이쪽으로 불러주세요.”

  “예…….”

  그런 얼굴을 하지 말라고. 난 괜찮으니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조금 뒤가 캥겼다. 아주 조금이지만……. 미안 발레리.


  메크링거가 온 건 그로부터 30분 정도 뒤였다. 뭐, 서로 함대는 이동 중이다. 그 정도는 별 수 없겠지. 메크링거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면목 없다는 듯이 말했다.


  “각하. 기분이 좋지 않다고 피츠시몬즈 대령에게 들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비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이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면 여기에 불러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자, 이쪽으로.”


  소파에 앉을 것을 권했지만, 잠시 동안 메크링거가 내 얼굴을 지긋이 바라봤다. 진짜인지 어떤지 그 나름대로 확인하는 것 같다.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 거겠지. 다행이라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 “실례합니다”라고 말하며 소파에 앉았다. 내가 괜찮다고 해도 누구도 믿지 않는다. 어째서야?


  “예의 건이군요. 메크링거 제독.”

  소파에 앉아 내가 질문하자 메크링거는 신묘한 표정으로 끄덕였다.

  “예. 페잔의 성립에 동맹이 관여하고 있다. 더욱이 지구가 얽혀있다는 건 사실입니까?”


  뭐, 기분은 알겠다. 페르너와 안스바하도 처음엔 믿지 않았다. 나도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코웃음 거리겠지.

  “적어도 동맹이 페잔 성립에 관여한 건 사실입니다. 지구에 관해선 추측입니다만.”


  난 메크링거에게 페잔 성립에 대한 가설을 말했다. 지구가 자신의 복권을 바라며 제국과 동맹의 공멸을 노렸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중립국가 페잔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당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동맹에 접촉했을 거라는 것…….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메크링거의 얼굴이 굳어간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페르너들도 점점 얼굴이 굳어갔다.


  “지구입니까…….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만, 뭔가 증거가 있습니까? 동맹은 확증이 없다고 했습니다만…….”

  “저번에 큄멜 남작가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만, 거기에 지구가 얽혀있었습니다.”

  내 말에 메크링거가 경악하는 표정을 보였다.


  “큄멜 남작은 병약하기에 스스로 제플 입자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그걸 준비한 건 지구교도입니다. 내란시에 절 암살하려고 했던 사람 중에도 지구교도가 있었습니다.”

  메크링거의 얼굴이 경악에서 점점 새파랗게 질려갔다.


  “……위험하지 않습니까. 바로 탄압을 해야. 헌병대는 뭘 하고 있는 겁니까!”

  “헌병대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선 제국광역조사국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럼 루게 사법상서는 이 문제의 중요함을 이해하고 있지 않는 건 아닙니까!”


  진정해라. 메크링거. 답지 않다고.

  “그렇지 않습니다. 루게 사법상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테러, 스파이 같은 제국의 안전보장에 관한 공안사건에 관해선 공표는 되어있지 않습니다만 군의 관할로 되어 있습니다. 책임자는 저입니다.”

  내 말에 메크링거는 아연하게 날 바라봤다.


  “……각하가, 말입니까. 그럼 어째서 지구교도를 체포하지 않는 겁니까?”

  “지구교에 대해선 동맹과 협력해서 대처합니다. 다행히 동맹정부도 지구교에 대해서 위기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잘 되면 협력할 수 있겠죠. 동맹을 치는 건 그 다음입니다.”

  메크링거는 눈썹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있다.


  “성가신 일입니다. 종교라는 건. 나라를 가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조종합니다. 지구교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선 그들의 정체를 폭로하고 신도들의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야…….”

  “과연, 지구교, 아니 지구를 쳐부수는 건 그 뒤입니까.”

  “그렇게 되겠지요.”


  메크링거가 끄덕이고 있다. 조금은 진정했는가. 지구교에 대해서 손을 빼고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녀석들은 각하의 목숨을 노리고 있습니다. 조심해야만 합니다.”

  “그렇지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각하. 농담이 아닙니다. 지금 각하에게 만일의 경우가 있으면 제국은…….”

  저도 모르게 쓴웃음이 흘러나왔다. 메크링거. 조금 요란스럽다.


  “각하! 아무래도 각하는 모르고 계십니다. 제국은 각하를 필요로하고 있습니다!”

  “…….”

  이런, 웃었던 건 실수였다. 메크링거가 화내고 있다. 지금은 조금 신묘한 표정을 지어야…….


  “잘 생각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제국군 3장관이 이렇게까지 밀접하게 협력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군부가 협력하는 일도 드물었습니다. 제국이 하나로 뭉치고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는 건 각하가 사령장관이 되고 나서입니다.”

  메크링거가 몸을 기울인다.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 할 수 없겠군.


  “그건……, 이제르론 요새가 함락된 겁니다. 그때 제국은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위기가 모두를 하나로 뭉친 거지요.”

  내 말에 메크링거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그것도 있겠습니다만 전 그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이어이. 부탁이니까 한숨 섞어가며 말하지 말라고. 뭔가 내가 나쁜 놈이 된 것 같잖아.


  “각하. 제국은 샨타우 성역 회전 후에도 내란 종결 후에도 하나로 뭉쳐있습니다. 하물며 정부 내부에선 리히텐라데 후작을 위시한 귀족들과 개혁파가 협력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입니까?”

  “…….”


  어째서냐고 물어봐도 말이지. 새로운 제국을 만들기 위해선 그렇게 할 것이 필요하니까?

  “제국을 위해서 필요하니까. 각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예. 그렇습니다.”

  어이어이, 또 한숨인가. 어째서 거기서 한숨이 나와?


  “설령 필요하다고 알고 있어도 서로 헐뜯는 것이 인간입니다. 지금 제국이 하나로 뭉쳐있는 건 각하가 군 내부를, 정부와 군을, 그리고 정부 내부를 하나로 뭉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하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조금 과장되지 않았습니까?”

  “과장이 아닙니다. 저만이 아닙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


  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구교는 내가 죽으면 제국정부 상층부가 혼란하는 것만이 아니라 분열하리라 생각한다는 건가. 그렇다면…….


  메크링거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내 손을 잡는다. 그리고 강하게 쥐고 흔들었다.

  “각하. 부디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십시오. 저희들은 모두, 각하를 잃을 수 없습니다.”

  “……메크링거 제독.”


  “케슬러 제독도 각하께 말했을 겁니다. 각하는 저희들의, 아니 제국의 지주입니다. 그걸 인식해 주십시오. 아무쪼록, 부탁드립니다.”

  메크링거가 애절한 눈으로 날 보고 있다. 어떻게 답해야 좋을까.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건 알겠습니다. 전 조금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조심하도록 하죠. 그러면 되겠습니까?”

  메크링거는 내 말을 다소 불만스럽게 여긴 것 같지만, 그래도 내 손을 놓아줬다.


  “소관은 각하와 30년 후의 세계를 보는 것이 꿈입니다. 모쪼록 그 꿈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그렇군요. 실현하도록 하죠.”


...


제국력 489년 1월 1일. 제국군 총기함 로키. 에르네스트 메크링거.


  사령장관의 개인실을 나와 함교로 향한다. 내가 함교에 들어가자 부관인 자이펠트 중위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사령부 인원이 이쪽으로 시선을 향해왔다.


  어떤 자는 묻고 싶은 듯한, 다른 자는 어렴풋이 책망하는 듯한 시산이다. 전자는 사령장관의 용태를 걱정하는 걸테고, 후자는 상태가 안 좋은 사령장관에게 억지로 찾아간 나를 비난하는 거겠지. 자이펠트가 다행스러운 표정을 보인 이유도 알겠다.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겠지. 그리고 그의 뒤에서 장신의 여성사관이 다가왔다.


  “각하. 사령장관의 상태는 어떠셨습니까?”

  “대단한 일은 없는 것 같았다. 피츠시몬즈 대령. 때때로 웃음소리를 올릴 정도셨으니 말이야. 상태가 안 좋다는 것보단 조금 지친 게 아니었을까. 포로교환에 대해서 꽤나 걱정하고 계셨던 것 같으니 말이야.”


  내 말에 피츠시몬즈 대령이 안심했다는 듯이 끄덕였다. 발트하임 중장, 슈마허 소장도 서로를 돌아보고 끄덕이고 있다.

  “그럼 난 자신의 함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들이 경례했다. 답례를 돌려주고 함교를 나왔다.


  함교를 나와 통로를 걷기 시작하자 바로 자이펠트 중위가 질문했다.

  “각하. 사령장관은 정말로 괜찮으셨습니까?”

  “걱정인가?”

  “예. 그다지 몸이 건강하지 않으시다고 들었기에…….”


  “걱정인가…….”

  내 말에 자이펠트는 조금 고개를 숙였지만 서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 각하께 무슨 일이 있으면 제국은 어떻게 될지……. 소관은 평민입니다. 이제야 귀족들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는 세상이 온다.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온다. 그렇게 생각한 겁니다. 하지만 발렌슈타인 사령장관에게 만일의 경우가 있으면…….”

  “…….”


  원수 각하. 알고 계십니까? 직속 부하도 아닌 자이펠트까지 각하를 걱정하고 있는 겁니다. 각하가 없어질 경우에 대한 걸 생각하고, 그 미래를 두려워하는 눈으로 절 보는 겁니다. 제가 각하에게 말한 건 결고 과장이 아닙니다. 사실인 겁니다. 모쪼록, 그걸 이해해 주셨으면…….


  각하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있다. 굉장히 성가신 녀석들인 것 같다. 오딘에 도착하면 바로 클레멘츠의 케슬러 제독에게 상담할 필요가 있겠지. 그리고 피츠시몬즈 대령과 뤼네부르크 대장에게도 말이다.


  메르카츠 제독에게도 말해야만 하겠지. 문제는 각하에게 만일의 경우가 있을 때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지만, 대비해둬야만 하겠지……. 메르카츠 제독이 사령장관이 될 테니 군사면에서의 영향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겠지. 문제는 정치면이다. 보좌가 필요하군. 케슬러 제독의 보좌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래도 약하다. 3장관을 뭉치고, 리히텐라데 후작과 연계하여 개혁파를 하나로 한다……. 어렵군. 케슬러 제독이라도 어렵겠지. 하지만 제국이 혼란에 빠지는 일만은 피해야만 한다.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튼 오딘에 도착하면 클레멘츠와 케슬러 제독에게 상담해야만 한다. 각하를 노리고 있는 적이 있다. 이번엔 이전처럼 장미정원에서 습격당한다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


제국력 489년 1월 1일. 제국군 총기함 로키. 에리히 발렌슈타인.


  메크링거가 돌아갔다. 그는 겸연쩍은 표정을 보였다. 나도 꽤나 겸연쩍었지만, 지금은 생각해야만 할 일이 있다. 메크링거의 말대로라면 난 어딘가 착각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페잔은 이미 독립을 잃고 있다. 지구가 페잔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루빈스키를 동맹, 제국에게 넘기겠지. 말 없는 시체로 말이다. 페잔의 독립을 지키고, 지구의 기밀을 지키기 위해선 그것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지구는 페잔의 독립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거다.


  아마도 루빈스키는 제국에게 우주를 통일하게 만들고 그 뒤에 제국을 탈취해야 한다고 지구의 총대주교를 설득했겠지. 그리고 총대주교도 그걸 받아들었다. 그렇기에 페잔 진주까진 라인하르트를 얽혀서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진주 이후엔 날 노린 테러는 없었다.


  난 제국이 우주를 통일하기까지 테러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 때에 큄멜 사건이 일어났다. 저건 지구의 일부, 제국과 동맹은 공멸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진 자가 총대주교의 의사를 위반하고 행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구는 내란 후, 나와 리히텐라데 후작 사이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나 이긴 쪽이 독재자가 되리라 생각했겠지. 그렇게 됐다면 루빈스키의 말대로 제국을 탈취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예상이 뒤틀렸다. 난 자신이 죽어도 제국의 진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자 했다. 그렇기에 권력을 내게 집중하게 만들게 하지 않았고, 제국의 진로도 모두에게 설명했다. 내란 종결 후의 제국은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탈취하기 어렵다고 봤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구가 생각을 바꾸는 일도 있겠지. 탈취하기는 어려울지라도 혼란에 빠뜨리는 건 쉽다……. 날 암살하여 제국을 혼란에 빠뜨린다. 메크링거의 걱정대로, 제국이 분열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벌어 동맹의 전력을 회복하게 만들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당초의 예정대로 제국과 동맹의 공멸이 가능하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지구는 앞으로 제국의 힘을 약하게 만들려고 하겠지. 키슬링, 안스바하, 페르너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겠군. 테러는 녀석들의 특기다. VIP에 대한 신변경호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나중에 오딘에 연락을 넣어둘까. 경호 강화인가……. 지긋지긋하군.


  문제는 동맹인가. 지구가 동맹에 어떤 수를 쓸지……. 지금 시점에선 지구는 동맹정부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양은 트류니히트와 지구는 무관계라고 했다. 원작에서 트류니히트가 지구에 삼켜진 건 구국군사회의가 일어난 후였다. 이 세계에선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이상 양의 말은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신경 쓰이는 건 앞으로 동맹에서 쿠데타가 일어날지 어떨지다. 원작에선 라인하르트가 쿠데타를 획책했다고 보이지만, 난 원래부터 동맹군 내부에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던 그룹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그 주모자는 에벤스 등 영관 클래스의 사관이겠지. 군국주의자라고 해도 좋다. 그들은 자신들만으론 주변이 쿠데타를 인정하지 않으리라 봤다. 그렇기에 군 내부에서도 상식파라고 알려진 그린힐을 초빙한 게 아니었을까.


  그들의 쿠데타 계획안은 라인하르트의 계획안만큼 성공률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린힐은 쿠데타 실시를 망설였다. 혹은 그린힐이 그들을 제어했다. 라인하르트의 계획안은 망설이고 있던 그린힐의 등을 밀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쿠데타가 너무나도 순탄하게 일어났다는 것도 납득할 수 있다.


  포로교환은 제국력 488년, 우주력 797년 2월 중순에 행해졌다. 쿠데타의 제 1격이 일어난 것이 4월 초순. 린치 소장은 언제 돌아갔을까? 그는 그 전해 11월에 라인하르트에게 불려갔었다.


  오딘에서 하이네센까지 2월 반 정도가 걸리겠지. 그렇다면 린치가 하이네센으로 돌아간 건 1월 중순에서 하순. 혹은 2월이 되고 나서일지도 모른다. 4월 초순에 쿠데타의 제 1격을 일으켰으니까, 준비 기간은 최대로 잡아도 두 달 반이다.


  혹시 쿠데타 계획이 이 시점에서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두 달 반에 린치는 그린힐을 설득하고, 그린힐은 사람을 모아 쿠데타 준비를 했다는 게 된다. 일이 일이다. 쉽게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빈번하게 모여서 상담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계획 그 자체는 이미 있고, 인원도 준비되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 세계에선 어떨까? 동맹군 내부는 제국만큼 일치되어 있지 않다. 이 점에 대해선 원작과 이 세계는 별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군국주의자들이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은 있겠지. 솔직히 말하면 쿠데타가 일어나는 편이 고맙다. 동맹에 쿠데타를 걸고자 생각하진 않지만 그들이 멋대로 내부분열을 일으켜주면 만만세다.


  하지만 그린힐은 총참모장의 지위에 있다. 그리고 동맹군의 정부, 군부의 관계는 결코 나쁘지 않다. 그렇다면 그린힐이 쿠데타를 일으키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또 에벤스, 아니 에벤스라고 한정할 수 없지만, 군국주의자들이 그린힐을 노리리라고도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면 누가 쿠데타를 일으킬까. 그리고 지구가 거기에 어떻게 얽혀들어갈까다……. 작년엔 제국이 혼란에 빠졌지만, 올해는 동맹이 혼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제국의 혼란은 재생으로의 혼란이었지만, 동맹의 혼란은 아마도 종막의 서곡이 되겠지……. 동맹 정부, 군 상층부가 쿠데타를 어떻게 막을지, 지구의 건에 너무 눈을 돌리고 있으면 그걸 놓치고 마는 경우도 있겠지. 일단 솜씨를 보도록 할까…….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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