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력 798년 1월 3일. 이제르론 요새. 양 웬리.
“여어, 양 제독. 새해 복 많이 받게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트류니히트 의장.”
화면에는 트류니히트 의장이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있다. 옛날엔 이 웃음이 싫었다. 지금도 다소 수상쩍다고 느끼고 있다.
“작년엔 여러 가지 있었네만. 그래도 대규모 전쟁은 없었네. 그런 의미로는 좋은 해였을지도 모르지. 올해는 어떻게 될지…….”
“…….”
트류니히트 의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마음은 나도 안다. 제국은 지금은 아직 국내를 굳히는 걸 우선하고 있지만, 그게 끝나면 확실하게 이쪽에 어금니를 드러내겠지. 그게 언제가 될지……. 올해인가, 아니면 내년인가…….
“제국은 지구에 대한 대응을 우선하겠지만, 그게 끝나면 다음 목표는 동맹이 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구와 손을 잡을 순 없네. 그렇게 하면 제국에게 이쪽을 침공할 명목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요. 그 선택은 최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동맹 내부에도 지구에 대한 진실을 알면, 아니 물론 발렌슈타인 원수의 추론이 맞다면 말입니다만. 그렇게 되면 대부분이 지구를 거부할 것입니다.”
잠시 동안 둘 모두 침묵했다. 트류니히트 의장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시선을 피하고 있다. 표정은 결코 밝지 않다. 의장에게 있어서 드문 일이겠지. 타인 앞에선 결코 보이지 않을 모습이다. 날 신뢰하고 있다는 걸까? 혹은 그렇게 해서 내 마음을 잡으려는 걸까?
나는 얄궂은 눈으로 그를 보고 있겠지. 그걸 눈치 챈 건지 어떤 건지……. 트류니히트 의장은 고개를 한 번 젓고 이쪽을 향했다. 얼굴에는 사람 좋은 미소가 있다.
“레벨로에게서 자네의 이야기를 들었네. 황제주권에 의한 민주주의인가……. 재밌는 생각이다. 문벌귀족을 부수고 특권계층을 없애면서도 입헌군주제가 아니라 황제주권에 의한 민주주의라니…….”
“모두 제 추론입니다. 근거는 없습니다.”
“양 제독의 추론인가……. 난 자네의 추론을 지지하네.”
“…….”
“자네의 생각을 들었을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자넨 알겠는가?”
어딘지 모르게 악동 같은 표정이다.
“아뇨. 모르겠습니다.”
“자넨 역사를 잘 안다고 하니까 알지도 모르겠군. 인류가 아직 우주에 나가기 전, 지구를 유일한 거처로 했던 때의 이야기다. 어느 왕국에서 왕위계승분쟁이 발생했다. 그 분쟁이 종결한 후, 그들은 자신들은 어떤 통치체제로 나라를 다스려야하는가 하는 문제로 의논을 했다고 하네. 알고 있는가? 이 이야기를.”
“예. 알고 있습니다.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의 이야기군요. 다리우스 왕이 즉위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내 날에 트류니히트 의장은 기쁘게 끄덕였다.
사실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페르시아인들은 자신들의 통치체제를 어떻게 할지 열심히 상의했다. 그때 나온 통치체제는 세 가지……. 하나는 만민에게 주권을 주는 민주제, 또 하나는 귀족에 의한 과두제, 나머지 하나는 군주에 의한 독재제.
각기 이점과 결점을 논했다고 한다. 어느 인물은 독재제를 부정하고 민주제를 찬미했다. 독재제에 관해선 “어떤 책임도지지 않고 생각대로 행할 수 있는 독재제는 질서 있는 국가체제라고 할 수 없다. 독재자만큼 언행이 항상 같지 않은 자가 없다. 선조 대대의 풍습을 파괴하고, 여자를 범하고, 벌도 받지 않으며 인명을 빼앗는다.”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제라면 그런 일은 없다. 만민이 평등하다면 독재자가 할 것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갖가지 국책은 공론에 의해 정해진다. 그렇게 말했다. 독재제의 위험과 민주제의 이상을 말했다는 거겠지.
당연하지만 민주제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 대중만큼 우열하고 나태한 것은 없다. 독재자의 폭정을 피하기 위해 광폭한 민중의 폭정의 손에 휘둘리는 일은 결코 해선 안 된다.”
“처음부터 무엇이 정당한지도 모르고, 스스로 생각할 능력도 없는 자가, 하물며 분류와 같은 사려도 없이, 단지 무조건 국사를 밀어붙일 뿐이다.”
그리고 민주제에 반대한 사람은 과두제를 지지했다. “가장 뛰어난 인재의 일군을 선발하여 여기에 주권을 주자. 가장 훌륭한 정책이 가장 훌륭한 인간에 의해 행해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정치적인 성숙도가 낮은 국민에게 주권을 주는 걸 위험시한 뒤에, 일부의 엘리트에 의한 통치를 제창했다. 그가 살고 있던 시대를 보자면 독재제를 위험시하면 과두제를 지지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에 그게 맞을지 어떨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페르시아 왕인 다리우스가 독재제를 지지했다. “가장 뛰어난 유일인이라면 그 탁월한 식견을 발휘하여 민중을 훌륭하게 통치할 수 있다. 하지만 과두제에선 공익을 위해 공적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격렬한 적대관계가 발생하기 쉽다.”
“각각의 사람이 자신이 최고인이 되고자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 결과, 서로를 격렬하게 헐뜯고 싸우게 되며, 거기에서 내분이 일어난다. 내분은 피를 부르고, 이윽고 독재제로 이어진다.”
“민주제의 경우엔 악이 횡행하는 것을 피하기 힘들다. 공공에 있어 악이 횡행할 때 악당들 사이에 생기는 건 적대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강고한 우애심이다. 왜냐하면 국가에 나쁜 짓에 움직이는 자들은 결탁하여 이걸 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 결국엔 누군가가 민중의 선두에 서서 악인들을 물리치게 된다. 그 결과 이 자가 국민의 찬미를 받게 되어, 찬미의 끝엔 결국 독재자가 되겠지.”
결과로서 페르시아인들은 독재제를 선택했다. 과두제는 나라를 분열할 위험을, 민주제는 대중의 인기에 편승한 참주의 대두를 부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아갈 길은 독재제다. 왜냐하면 독재제야말로 최고의 통치체제니까. 그렇다면 처음부터 선택된 군주에 의한 독재제를 선택하는 편이 폐해가 적다…….
다리오스의 말을, 당시의 페르시아인들의 선택을 부정하는 건 어렵다. 루돌프 폰 골덴바움의 찬탈은, 그야말로 당시 정치가들의 폐해가 원인이었다. 당시의 연방시민은 틀림없이 루돌프를 지지하여 그가 황제가 될 것을 바란 것이다.
“양 제독.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 각각의 통치체제에는 확실히 결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통치체제가 아니라 그걸 운용하는 인간에게 결점이 있는 게 아닌가. 그거야말로 진정한 문제가 아닌가……. 그렇기에 인류는 때에 따라서 각각의 통치체제를 고르고, 부정했다. 인류의 역사는 그런 반복이 아닌가…….”
“…….”
민주제 국가에서 독재제 국가가 태어나고, 독재제 국가에서 과두제 국가, 민주제 국가가 태어났다. 나라가 피폐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국가를 통치하는 사람이 피폐해졌기 때문이라는 건가. 나라를 정상적인 상태로 돌리기 위해선 통치체제를 바꿔 피폐해진 통치자를 일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걸까……. 그렇다면 독재제 국가가 태어나는 것도 과두제 국가가 태어나는 것도 필연이라는 건가…….
화면에 보이는 트류니히트 의장에 얼굴엔 아까 전까지의 미소는 없다. 아니, 날 보고 있지 않겠지. 조금 고개를 숙이고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의장, 의장은 민주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내 말에 트류니히트 의장은 가볍게 쓴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 의문은 가지고 있어. 저 바보 같은 침공작전으로 1천만이나 되는 희생을 냈으면서 제국에 대해서 주전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이 나라의 다수를 점하고 있네. 군에 대한 비난 따위 일시적인 것일 뿐이었어. 저 희생은 대체 뭐였는지……, 자넨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
“하지만 그래도 민주제는 지켜야만 한다고 생각하네. 국민의 의견을 국정에 반영한다. 그 한 점에서 민주제를 넘는 통치체제는 없어. 정치를 일부의 인간만이 다루는 특별한 것으로 해선 안 되는 걸세. 그걸 허락하면 통치자는 오만해지며, 정치는 시민에 대해 필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게 되겠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듯이 나온 말이었다. 솔직히 눈앞의 남자가 그런 말을 하는 데엔 위화감이 있었다. 내 모습을 눈치 챈 걸지도 모른다. 트류니히트는 희미하게 쓴웃음을 지으며 “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질문했다.
“아뇨. 그렇지는…….”
빈궁한 답이었다. 의장도 그렇게 생각했겠지. 쓴웃음의 색이 강해졌다. 그걸 보고 나도 쓴웃음을 흘렸다. 잠시 동안 둘 모두 침묵했다.
“양 제독. 발렌슈타인 원수는 지금 제국에 민주주의를 풀어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게 아닐까? 동맹 시민에 비하면 제국에 사는 사람은 정치적 성숙도가 굉장히 떨어지네. 동맹조차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하기 힘든 통치체제를 제국이 받아들이는 건 무리다.”
“그것도 있습니다만, 제국 내부에선 민주제에 대한 혐오감은 꽤나 강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무리하게 도입해서 제국을 분열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닐까요.”
내 말에 트류니히트 의장은 끄덕이고 말을 계속했다.
“그렇다면 이대로 골덴바움 왕조에 의한 독재제를 유지하며, 황제주권에 의한 민주주의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겠지. 그러는 편이 혼란도 패혜도 적다……. 그렇지 않을까?”
“과연. 마치 페르시아인 같군요.”
“내가 어째서 페르시아의 고사를 생각했는가, 알았는가?”
“예.”
트류니히트 의장은 웃음을 띠우고 있다. 하지만 그 웃음을 거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만만찮은 상대로군. 성가신 상대이기도 해. 하지만 민주주의는 어떻게 해서든 지켜야지만…….”
민주주의인가……. 화면에 나온 트류니히트 의장은 동맹을 지키자곤 하지 않았다. 우연인가, 아니면…….
“트류니히트 의장. 의장은 동맹을 지키는 것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을 나눠서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
트류니히트 의장은 침묵하고 있다. 그 얼굴을 보면서 말을 계속했다.
“동맹이 멸망해도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면…….”
“거기까지 해두게. 양 제독!”
“하지만…….”
“나도 자네도 국가의 중직에 있는 거다. 그런 우리들이 국가의 멸망을 전제로 이야기하다니, 밖에 흘러가기라도 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되고 말아.”
“…….”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네. 하지만 그건 지금이 아니야. 자중하게. 양 제독…….”
지금은 이야기 할 때가 아닌가……. 역시 의장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제국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형태로 민주주의를 남긴다. 그거라면 발렌슈타인 원수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언젠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땐 그렇게 멀지 않겠지. 그걸 안 것만으로도 좋게 여겨야 한다.
무거운 공기를 뿌리치듯이 트류니히트 의장이 화두를 바꿨다.
“레벨로가 루돌프에 대해서 재밌는 말을 하더군.”
“재밌는 말, 말입니까?”
내 질문에 트류니히트 의장은 웃음을 띠우고 끄덕였다.
“루돌프는 처음부터 신성불가침한 황제가 되려고 한 게 아닐 거라고, 다소 독선적이긴 하지만 개혁 의지가 흘러 넘치는 인간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말야.”
“허어.”
뭐라고 해야 좋을까. 확실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긴 하다. 아까 전까지의 이야기와 관련된 걸까? 내 곤혹함을 눈치 챈 거겠지. 걱정 따위 필요 없다는 듯이 트류니히트 의장이 웃음소리를 올렸다.
“난 다른 생각을 했네. 루돌프는 사실 황제 따위 되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닌가하고 말야.”
“되고 싶지 않았다? 황제가 말입니까?”
내가 어지간히 한심한 소리를 냈을지도 모른다. 트류니히트 의장은 또 웃음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이 위험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을까? 이대로 가면 독재자가 된다고. 그러니 누군가 자신을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겠지. 수상과 국가원수를 겸한 것도, 종신집정관이 된 것도, 황제가 된 것도, 어딘가 은하연방시민이 자신을 막아줄 것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을까? 헌데 연방시민은 그걸 허락하고 말았다…….”
또 트류니히트 의장이 웃었다.
“기가 막혔겠지. 연방시민을 경멸도 했을 거야. 그는 자신이 신성불가침하다고 생각한 게 아니야. 연방시민을 바보라고 경멸했을 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트류니히트 의장은 시민이란 무책임하고 어리석다고 말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생각한 걸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일까…….
“열악유전자 배제법도 그게 원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래. 권력자라는 건 자신을 신성시하다 보면 자신을 찬미할 뿐이지. 상대를 경멸했기에 그런 악법을 포고했다. 경멸하지 않았다면 그런 악법은 생겨나지 않았겠지…….”
“…….”
“게다가 난 그 악법은, 어느 쪽이냐고 보자면 정치적인 의미가 있어서 포고 했다고 생각하네.”
“그렇다면?”
“제정에 반대하는 인간을 뽑아내어 모살하기 위해서다. 사회질서유지국이 설립되어 정치법에 대해 맹위를 발휘한 건 그 법이 포고되고 난 다음이다. 루돌프는 연방시민을 경멸했다. 그들에게 민주주의 따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민주공화제를 신봉하는 사람들을 탄압했다…….”
“…….”
자신을 신성시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민을 멸시했기에, 민주제를 운용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열악유전자 배제법이 생겨났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루돌프 스스로 그 법이 얼마나 멍청한 건지 알고 있었겠지. 그의 아들은 선천적인 백치였다고 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루돌프는 그 법을 폐지하지 않았습니다. 멍청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어째서 폐지하지 않은 겁니까? 의장이 말씀하시는 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내 반문에 트류니히트 의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후계자를 위해서겠지. 선대의 잘못을 고치는 것만큼 후계자의 신망을 모으는 수단은 없네. 제정을 반석으로 만들기 위해서 루돌프는 일부러 엄한 얼굴을 보였지. 선정은 후계자가 보이면 되네. 아닌가?”
“…….”
“유감스럽게도 루돌프 사후, 제국에선 반란이 일어났다. 그 때문에 제국의 후계자는 선정을 배풀 수 없게 되었지. 열악유전자 배제법도 사회질서유지국도 계속 존속했다……. 혹시 저 반란이 없었다면 제국은 좀 더 다른 역사를 걷고 있었을지도 모르네. 자유행성동맹도 없었을지도 모르지…….”
트류니히트 의장은 침울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일리 있는 일이긴 하지만, 루돌프를 인정한다? 납득할 수 없었다. 애초에 루돌프는 틀림없이 자신을 신성시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을 신성시한 건 틀림없겠죠. 예의 도량형 문제도 있고…….”
“클레페 재무상서 말인가?”
“예.”
루돌프는 도량형 개정을 행하려고 했다. 자기 자신의 체중을 1 카이저첸트너, 신장을 1카이저파덴으로 모든 단위의 기준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저지됐다. 당시의 재무상서 클레페가 도량형 개정을 행할 비용을 계산하고, 그 거액에 루돌프가 단념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루돌프 자신의 신성화 예시로서 되풀이되고 조롱되는 이야기다.
“루돌프는 시험한 걸세. 클레페를 말야.”
“시험했다?”
시험했다? 예상외의 말이다. 저도 모르게 앵무새처럼 반문하자 트류니히트 의장이 우습다는 듯이 웃음소리를 냈다.
“클레페의 계산은 명백히 과대한 것이었네. 루돌프가 그걸 눈치 채지 못했으리라 생각하나?”
“……그건, 눈치 채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겠죠. 그는 원래 군인입니다. 경제에 그렇게 자세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솔직히 억지에 가깝겠지. 장기간에 걸쳐 국가를 통치해온 것이다. 전혀 모를리라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트류니히트 의장은 불쾌한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그럼 그의 주변은 어떨까? 자넨 누구도 그걸 눈치 채지 못했다고 생각하나?”
“…….”
“그럴 리가 없겠지. 누군가가 눈치 챘을 것이다. 그리고 루돌프에게 클레페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겠지. 혹시 루돌프가 자신을 신성시했다면 클레페를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죽었겠지.”
“그럼 루돌프가 시험했다는 건…….”
“클레페가 신용할 수 인물인가, 아니면 단순한 추종자인가, 난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하네.”
아연해하는 날 보고 트류니히트가 즐겁게 웃음소리를 올렸다.
“양 제독, 내 추론을 즐길 수 있었는가?”
“아, 아뇨. 너무나도 대담한 추론이라.”
“따라갈 수 없는가. 뭐, 무리도 아니지. 정치란 결과일 뿐이니까 말이야. 어떠한 의도에서 행해졌는가를 신경 쓰는 건 역사가들뿐이다. 그것도 반드시 호의적으로 보리라고도 할 수 없어. 엄한 일이지.”
“…….”
“앞으로 동맹은 엄한 상태에 몰릴 걸세. 당연히 우리들에 대한 평가도 엄해지게 되겠지. 노력해도 평가를 받지 못한다. 부당한 평가를 받는다. 그런 일이 될지도 몰라……. 도망치고 싶나?”
“그런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없습니다.”
“어째서인가?”
“발렌슈타인 원수가 말했습니다. 이제 뒤로 돌아갈 수 없다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도망칠 수 없습니다.”
내 말에 트류니히트는 잠자코 끄덕였다. 그리고 중얼거리는 듯이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일세. 양 제독. 지금까지 주전론을 부채질하여 많은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었지. 이제 와서 도망칠 수 없어. 흘린 피를 쓸데 없는 것으로 할 수 없네…….”
사람을 움직이는 건 열의나 의무가 아닐지도 모른다. 피의 양과 그것에 대한 속죄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혹시 그렇다면, 희생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인간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어리석은 동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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