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력 798년 6월 11일. 하이네센. 최고평의회 빌딩. 죠안 레벨로.


  TV전화 화면이 최고평의회 빌딩의 기자회견실을 비추고 있다. 많은 수의 기자, TV국이 모여 화면 너머에서도 웅성거림과 열기가 이 트류니히트의 집무실까지 전해져오는 것 같다.

  “슬슬 시간인가? 레벨로.”

  “슬슬이지. 호안. 저녁 뉴스에는 맞추겠지.”


  우리들의 대화가 끝남과 동시에 트류니히트와 아이란즈 국방위원장이 기자회견실에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플래시가 찰칵찰칵하고 터졌다. 두 사람이 눈부신 척도 하지 않고 단상 위에 오른다. 플래시가 멈췄다. 그걸 확인하고 나서 트류니히트가 말하기 시작했다. 평소와 같은 보기 좋은 웃는 얼굴이 아니다. 표정에 침통함을 띄고 있다. 이 연기자 놈.


  “오늘 동맹정부는 지구교단 하이네센 지부에 대하여 강제조사를 강행하였습니다.”

  그 순간 또 플래시가 터졌다. 눈부신 빛이 화면을 둘러싼다. 트류니히트가 손을 들자 플래시가 잦아들었다.

  “지구교단에게 폭력주의적 파괴활동의 용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웅성거림이 일어났다. 파괴주의적 파괴활동. 많은 기자가 국내보안법을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지구교단은 조사에 대하여 총화기로서 대항하였습니다. 교단, 그리고 조사에 임한 헌병대 양쪽에 많은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상세한 건 아이란즈 국방위원장이 설명하겠습니다.”

  트류니히트가 시선을 아이란즈에게 향하자 아이란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교단은 헌병대에 의한 조사를 거부하고 교단내부로의 출입을 방해했습니다. 헌병대는 방해를 배제하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만, 지구교단이 총화기로서 저항하였기에 헌병대도 여기에 응전. 제압했습니다. 헌병대가 사살한 신자는 80명을 넘었습니다. 부상한 후 사망한 신도, 자살한 신도를 포함하면 사망자는 120명을 넘고, 지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체포된 신자는 50명을 넘었습니다. 또한 아무런 부상 없이 체포된 신자는 없습니다. 그리고 헌병대의 피해입니다만, 약 40명이 사망, 부상자는 60명을 넘었습니다.”

  기자회견실이 싸늘하게 조용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돌아보고 있다. 지구교도, 헌병대, 양쪽 합쳐 300명 가까운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다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거겠지. 질문이 나온 건 조금 지나서였다.


  “트류니히트 의장. 제국에서 지구교가 탄압받았고, 동맹에서도 지구교가 탄압이라도 해도 좋을 조사를 받았습니다. 여기엔 관계가 있습니까?”

  안경을 쓴 신경질적인 느낌의 젊은 남자가 질문했다. 어조도 꽤나 힐문조다. 정부가 하는 일은 비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제국의 꽁무니나 따라다니고, 라고 생각했나. 매스컴에 자주 있는 타입이다.


  “저희들이 강제조사를 강행한 것은 제국에게서 어느 자료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실이 웅성거렸다.

  “그 자료에는 제국이 지구교단을 제국의 공적으로서 인정하는 것과 그 이유, 더욱이 조사의 상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제국은 지구교단이 제국만이 아니라 동맹에게 있어서도 위험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자료를 보낸 것이 아닌가하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꽤나 소란스럽군.”

  “당연하겠지. 호안. 제국도 동맹도 지구교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뭐, 그렇군.”


  “그건 대체 어떤 내용의 자료입니까?”

  이번엔 다른 자다. 흥분하여 물어 뜯을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제국정부가 지구교단에 대하여 강제조사를 강행한 것은 지구교단이 제국군 우주함대 사령장관, 에리히 발렌슈타인 원수의 암살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탄성이 일었다. 지구교단이 제국 굴지의 실력자를 암살하려고 했다. 빅뉴스겠지.


  “강행조사 결과, 제국에서도 지구교단은 총화기로서 저항하여 교단관계자 약 150명이 사망, 정부측에서도 30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곳저곳에서 탄식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동맹에서도 제국에서도 이상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어떻게 판단해야 좋을지 망설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제압후 압수한 자료에서 제국군은 지구교단이 발렌슈타인 원수 암살을 계획했다는 것, 더더욱이 과거 두 차례 있었던 암살미수사건, 한 번은 내란 발발시, 또 한 번은 내란 종결 후에 일어난 일입니다만, 그 두 사건에도 지구교단이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얻었다고 합니다.”

  기자회견실이 웅성거렸다. 동맹에서도 그 내란 발발시의 암살미수사건은 크게 보도되었다. 출병 소란의 원인이기도 하다.


  “발렌슈타인 원수는 군부의 중진일 뿐만이 아니라 현재 제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개혁의 진두지휘자이기도 합니다. 제국에선 지구교단은 제국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원수를 암살하려 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분석은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뭘 위해서 혼란을 일으키려는 겁니까. 그 목적은?”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젊은 여성기자의 목소리다.

  “거기에 대해선 현재 조사중이라고 합니다. 뭔가 알게 되면 이쪽에 연락이 있겠지요.”

  지구토벌로 페잔과의 관계가 보이게 되면……. 하지만 그땐 천지가 뒤집힐 정도의 난리가 일어나겠지. 오늘 회견 따위 소꿉장난으로 보일 것이다.


  조용하게 침묵하는 와중, 최초 질문한 안경이 또 트류니히트에게 질문했다.

  “방금 전 트류니히트 의장은 지구교단에게 폭력주의적 파괴활동의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만, 그건 발렌슈타인 원수의 암살을 말하는 겁니까?”

  의기만만하군. 제국 원수의 생사 따위 동맹에게 있어서 폭력주의적 파괴활동과 관계없다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트류니히트는 그렇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제국이 보낸 자료에는 그 외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 적혀 있었습니다.”

  트류니히트의 말에 기자회견실이 웅성거렸다. 변함없이 연출이 능숙하군. 관객을 애태우는 기술을 잘 알고 있다. 호안에게 시선을 향하자 그도 어깨를 으쓱하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지구교단지부에서 사이옥신 마약이 발견되고 신도들에게서도 사이옥신 마약의 섭취가 확인되었다. 신도들이 광신적이라 할 수 있는 저항을 보인 것은 사이옥신 마약 투여에 의한 세뇌가 원인이라고.”

  기자회견실에 커다란 웅성거림이 일어났다. 기자들이 흥분하여 입을 모아 뭔가 말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있을 수 없어”려나.


  트류니히트가 또 손을 올려 소란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기자회견실을 천천히 둘러본다.

  “동맹정부는 동맹시민의 생명의 안전과 그 기본적 인권의 존중을 지켜야만 합니다. 사이옥신 마약의 위험성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구교단이 그것을 신도에게 투여, 그것을 이용하여 동맹시민을 세뇌하고 있다는 일은 결코 넘어갈 수 없는, 용서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강제조사는 동맹시민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처치였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실이 싸늘하게 조용해졌다.


  “그래서 사이옥신 마약은…….”

  안경이 물고 늘어진다. 트류니히트를 대신하여 아이란즈가 답했다.

  “교단지부에서는 사이옥신 마약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도들에게서 사이옥신 마약의 섭취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교단이 사이옥신 마약을 투여하여 신자들을 세뇌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실의 기자들이 이곳저곳에서 끄덕이는 모습이 보인다. 아무래도 녀석들도 지구교단이 위험하다는 것을 안 것 같다.

  “여기서 동맹정부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지구교단은 종교단체가 아니며, 동맹시민의 안전과 기본적 인권의 존중을 짓밟는 폭력주의적 파괴활동을 행하고 있는 반사회적 무장집단이라고. 그러므로 동맹정부는 지구교단에 대하여 국내안보법을 적용하여 교단 활동의 정지, 즉시 해산을 명령합니다.”

  트류니히트의 발언이 끝남과 동시에 플래시가 터지며 화면이 눈부실 정도의 빛에 싸였다.


  트류니히트가 돌아온 것은 회견이 끝나고 15분 정도 지나고 나서였다.

  “늦지 않았나. 어디 붙잡혔나?”

  내 질문에 트류니히트가 쓴웃음을 띠웠다.

  “끈질긴 것이 하나 있어서. 곤란한 참이야.”

  안경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입에는 담지 않았다.


  “꽤 좋은 회견이었다. 시민을 지키는 의장의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이 잘 표현되었어. 동맹시민도 감동했겠지.”

  “동감이군. 이걸로 또 지지율이 올라가겠어.”

  “고마워.”

  호안과 내가 야유하자 점점 트류니히트의 쓴웃음이 커졌다. 뭐 지지율이 올라가면 정국 운영이 쉬워지는 건 확실하다. 나쁜 일은 아니다.


  “기자들도 꽤 쇼크를 받은 것 같군.”

  “그래. 나는 그들 앞에 있었으니까 말이야. 반응이 잘 보였지. 그들 얼굴에는 지구교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어. 지금까지는 묘한 교단이라고는 생각했겠지만 두려움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속았다는 분노도 있겠지.”


  “나 스스로 놈들에게 분노와 공포를 느끼고 있다. 그대로 우국기사단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오한이 들어.”

  트류니히트의 얼굴에는 틀림없는 혐오와 증오의 빛이 있었다. 호안에게 시선을 향하자 그는 뭐라 말할 수 없단 표정을 짓고 있다. 집무실에 무겁고 괴로운 공기가 떨어졌다. 조금 사이를 두고 호안이 헛기침을 하며 말을 했다.


  “……아이란즈는 어떻게 됐나? 꽤나 늦는데.”

  “아니, 그는 국방위원회로 돌아갔어. 옥상에서 헬기로 말이지.”

  “…….”

  “아무래도 신경 쓰이는 점이 있는 것 같아. 교단에서 압수물 중에 수상한 것이 있었다고 하더군. 확인해 봤지만 좀 더 기다려 달라고 말이야…….”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묘한 이야기다. 대체 뭘 발견한 것인지……. 트류니히트가 곤혹스럽단 표정을 띠고 있다.


...


제국군 489년 6월 13일. 오딘, 광역조사국 제6과. 안톤 페르너.


  “반란군에서도 지구교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나.”

  “그런가 보군. 저쪽에서도 꽤나 격하게 저항한 것 같아. 100명 이상의 신도가 죽었다고. 어처구니 없는 놈들이다.”

  어처구니 없는 놈들. 광역조사국, 헌병대에서도 약 30명이 희생됐다. 부상자는 그 두 배 이상이다. 강제조사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론 시가전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걸로 동맹도 동맹시민도 지구교가 위험하다고 인식했다. 동맹정부는 지구교에 대하여 활동 정지와 교단 해산을 명령했어.”

  “이걸로 지구교는 제국에서도 동맹에서도 비합법 조직이 된 거로군.”

  화면 너머로 에리히가 끄덕였다. 그리고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아무래도 루빈스키 한방 먹은 것 같아.”

  “루빈스키? 무슨 말이냐?”

  이번엔 소리 높여 에리히가 웃었다.

  “제국, 동맹 양쪽에서 지구교단을 탄압하고 있어. 그리고 본거지인 지구도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지. 그들은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얌전히 해산하리라곤 생각하기 힘들군. 지하로 숨어 반격의 기회를 노리겠지.”

  에리히가 끄덕였다.

  “그렇겠지. 일단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거점이 필요할 거야. 제국도 동맹도 지구교단을 적이라고 인식했어. 근거지를 준비하기엔 부적당하겠지. 그렇다면…….”

  “페잔인가…….”

  에리히가 또 끄덕였다.


  “과연. 페잔에서 소란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는 루빈스키에게 있어서 절호의 도구로군.”

  에리히가 희미하게 웃음을 흘렸다. 어딘지 무서운 웃음이다. 언제부턴가 권력자의 웃음이 어울리게 되었다…….


  “루빈스키는 제국이 지구교를 의심하고 있다고 통찰했다. 페잔의 배후에 지구교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것도 통찰했다. 우리들이 그 일로 동맹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도 상정했을지도 몰라. 그리고 동맹에선 주전파의 쿠데타가 실패했다.”

  “……동맹을 지구교단이 조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겠군.”

  내 말에 에리히가 끄덕였다.


  “언젠간 지구교단은 탄압받아. 탄압받은 지구교단이 페잔으로 도망쳐 올 것이라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아. 그렇게 되면 페잔은 불온분자의 소굴이 되겠지. 제국도 동맹도 그걸 허락할 정도로 무르지 않아. 루빈스키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의 몸이 위험하다고 생각했겠지. 경우에 따라선 지구교단이 자신을 산제물로 삼아 살아남으려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과연. 루빈스키에게 있어서 지구교단이 페잔으로 오는 건 백해무익인가…….”

  “그 말대로야. 자신 혼자라면 도망쳐 다닐 수 있겠지만 지구교가 왔다간 공멸의 길밖에 없어. 그렇게 생각한 거지. 그래서 배반했다.”


  “……루빈스키에게 있어서 지구교단은 방해물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었다…….”

  “지구교단은 자신들이야말로 루빈스키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에리히의 말에는 비아냥이 어려있다. 방만과 바보는 동의어인가. 일찍이 문벌귀족이 그랬다. 방약무인하기에 현실이 보이지 않았다.


  “루빈스키는 제국이 페잔으로 침공하고 싶어 한다는 것. 그 명분을 구하고 있다는 것도 간파했으리라 생각해. 배반 시에 그걸 요구할 거라고 말이야.”

  “지구교단이 페잔에 근거지를 두는 건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걸 이용하자고 생각한 건가…….”


  “그 말대로야. 지구교단에는 다음이 없어. 조금 궁지에 몰리면, 아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면 간단하게 폭발하겠지. 그 뒤엔 지국군이 그들을 처리한다. 루빈스키는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방해물을 제거할 수 있는 거야. 게다가 페잔 침공 명분을 제국에게 진상했다. 교단은 멸망하고 루빈스키는 살아남아…….”


  이야기가 끝났다. 에리히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에리히, 루빈스키에 대한 처리…….”

  “서두를 필요는 없어. 이번엔 한방 먹었지만 이쪽도 불이익을 당한 건 아니야. 지구교단도 쳐부쉈고 페잔 침공의 명분도 이제 곧 손에 들어온다.”


  “그럼 나머진…….”

  에리히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조심하고 있을 거야. 루빈스키는. 소란 와중, 그 소란이 끝난 뒤가 가장 위험하니까 말이야. 그를 처리하는 건 그 뒤가 좋겠지. 제국군이 하이네센으로 침공했을 쯤 말이야.”


  “모두의 시선은 하이네센으로 향하고 있겠군.”

  “지구교단의 잔당인가, 혹은 그의 배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한 페잔인인가. 그를 원망할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야.”

  확실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루빈스키의 처리다. 한 번 귄터와 말해볼 필요가 있겠지…….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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