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거, 여자아이 몸인데요오!!?”

  “소녀만화의 악역이니까 말이야. 여자의 적은 대체로 여자인 게지.”

  “그럼 어째서 나인 거야! 나는 남자니까 여자의 적에 어울리지 않잖아! 우와! 가슴이, 몸이이이이!!”


  대소동.


  “진정했나?”

  “어떻게든…….”

  하지만 아직 다다미 위에 뒹군 상태지만. 여자아이 몸이 된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그럼 설명을 할 테니 잘 듣게. 그대는 이 ‘피치 매직’의 세계에서 악역 ‘레이센인 사쿠라코’로서 전생한 게야. 오늘은 교등학교 입학식. 만화의 초반부로군. 같은 반에서 너의 옆 자리에 앉는 여자, ‘하즈키 모모카’가 이 세계의 주인공이다.”

  “잠깐 기다려. 그 전에, 너는 대체 뭐야? 이름은?”

  “아아……. 그 설명도 아직이었군. 나는 신이다.”


  엣헴, 인 게지. 라고 가슴을 피는 여자아이에게, 헤에……, 라고 밖에 대답할 길이 없다.

  확실히 이상한 힘이 있고, 신님인 걸 테지만……. 엄청 작네.

  왠지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자, 손을 맞았다.


  “그럼 뭐라고 부르면 돼? 신님이면 될까?”

  “좋을 대로 부르도록. ‘글래머러스한 누님’이라든가도 전혀 상관없으니.”

  “그래서, 나는 여기서 뭘 하면 돼?”

  “간단하게 무시당해 슬프구먼……. 뭐 좋아. 너는 모모카가 맘에 들지 않아,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터무니없는 이유로 중상하는 게야.”

  “중상……?”

  이라니,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너의 중상을 받은 모모카는, 충격을 받아 울면서 옥상으로 올라가지. 그리고 거기에 있던 불량아, ‘이오리 야마토’와 플래그를 세우게 되네. 제대로 하라고.”

  중상…….


  “아아, 그렇지. 네 손에 있는 팔찌 말이지만.”

  “팔찌……?”

  말을 듣고서 양손을 본다. 왼손에, 얇은 체인의 팔찌가 걸려 있다. 다이아몬드가 원 포인트로 박혀 있다. 가짜 다이아몬드……는 아닌 것 같다. 진짜 같다.

  이 방, 살풍경하지만 레이센인이라는 이름이고, 분명 부자인 거겠지.


  “사쿠라코가 어머니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물건이지. 계속 풀지 않고 몸에 지니고 있어. 그게 나와의 통신기가 되어 있네.”

  “통신기?”

  “아아. 나도 바쁜 몸이니까 말이야. 너에게 계속 붙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야. 그 다이어몬드를 만져봐라.”


  들은 대로 다이어몬드를 만져본다.

  ‘어때? 내 목소리가 들리나?’

  “우와, 깜짝 놀랐다.”


  신님의 목소리가 직접 머리 속에 들려서 깜짝 놀라 다이어몬드에서 손을 떼고 만다.

  “한 번 더 만져라. 거기, 너도 뭔가 말을 해봐.”


  조심조심 다이어몬드를 만지고 ‘아-아-아-아- 마이크 테스트 중’이라고 생각해봤다.

  ‘너, 꽤나 바보로구먼.’

  ‘너무해……. 뭔가 말해 보라고 해서 말했을 뿐인데……. 하지만 나, 악역이라니 마음이 무거워……. 여자아이 괴롭히다니 절대로 무리…….’

  ‘……그런가. 그럼 네가 의욕이 나도록 이 만화를 훌륭히 해피엔딩으로 이끌면 한 가지 보수를 주도록 하지.’

  ‘보수?’

  ‘다시 말해! 이 만화를 완결했을 때엔, 너를 원래 세계의 원래의 몸, 사고사 하기 한 시간 전으로 되살려주마!!’


  “에!? 저, 정말!?”

  “나는 신이야. 거짓말은 하지 않아. 그럼, 나는 이만 사라지지. 잘 하게나. 무슨 일이 있으면 팔찌로 부르면 돼. 거기, 아버지가 오는군. 바닥에서 자지 말고 빨리 일어서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신님은 사라지고 말았다.


  인사도 제대로 없이 여닫는 문이 열리고, 술을 손에 들고 코가 빨간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언제까지 집에 있을 생각이냐! 빨리 학교에 가버려!”


  히이이이익!? 뭐, 뭐야 이 사람!? 아, 아버지……!? 잠깐 기다려, 레이센인 사쿠라코라는 귀해 보이는 이름이라서, 분명 부자라고 생각했지만, 아닌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든다.

  ‘신님, 신님!’

  ‘뭐냐. 헤어지자마자.’

  ‘사쿠라코, 부자 캐릭터가 아니야!? 이상한 사람이 습격했어! 술병 들고서!’


  ‘부자였던 건 할아버지 세대까지로군. 네 앞에 있는 무능 아저씨가 회사를 망치고, 지금은 적은 유산을 갉아 먹으면서 술이나 처마시고 있는 사회의 짐덩어리일세.’

  ‘그그그, 그, 그런……!! 어, 어머니는 어떤 사람!?’

  ‘벌써 저세상 사람이야.’


  ‘돌아가셨어!? 다른 친척은!?’

  ‘친척들에겐 절연 당했고, 너는 외동딸이지. 부녀가정이라는 놈이구먼.’

  “빨리 가라고, 하잖아!”

  “우와아아아!?”


  아버지가 술병을 휘둘러서, 나는 보조백을 방패로 삼으ㅕ 필사적으로 피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뭐야 이 아버지, 엉망진창이잖아!


  계단을 내려온 끝이 복도였고, 서둘러 현관까지 달려간다. 새거나 다름없는 검은 슈즈를 신고, 덜컹덜컹하고 미닫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신님! 나, 학교가 어디 있는지 몰라요!’

  어, 어라? 대답이 없다.

  ‘신님, 신님, 신님!!’


  필사적으로 불러보지만, 역시 대답은 없었다.

  “잠깐……. 나,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현관문 앞에서 나는 멍하니 서고 말았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