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마왕군 설립 편

 

13화. 마왕, 군비를 갖추다



 실은 우주해적을 해볼까 진지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우주해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멋있잖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내가 생각하는 우주해적의 구성 요소는 세 가지.

 실익, 낭만, 악의 미학.

 그야 물론 편견일지도 모른다.

 아니라고 한다면 꼭 들려주기 바란다.

 악역에 관한 토론이라면 하루 종일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실제로 해적을 할지 말지.

 저 교역 스테이션에서 정보를 모았었단 말이지.

 

 다행히 교역 스테이션에는 우주를 누비는 상인들이 모인다.

 당연히 상인들은 자신들을 습격하는 해적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혹시 해적이 된다면 참고가 되겠지.

 우주해적 놈들의 해적은 값비쌌지만, 손에 넣어서 검토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지, 그 놈들은 글러먹었다.




 우선 미학이 없다.

 해적은 기본적으로, 가끔씩 무방비거나 압도적인 전력차가 나는 수송선만 노린다.

 손상을 입었거나 단독항해 중이라면 전투함을 노리는 일도 있겠지만, 이례적인 일이겠지.

 그런데다 습격한 후에도 전통을 따른 나머지 고전적이다.

 

 화물을 빼았고, 승무원을 죽이고, 승무원이라도 여자는(때론 남자도) 납치해서 즐기고, 그리고 끝이다.

 가끔씩 유괴도 한다는 것 같지만.

 하나하나 하는 일들이 전부 악으로서 너무 째째하다.

 어느 시대의 해적이냐! 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다.

 놈들의 보스는 안대에 한쪽 손이 의수고, 사벨이라도 허리에 꽂고 다니는 거 아닐까?

 어깨에 앵무새를 태우는 것도 잊어선 안 되겠지.

 이거라면 차라리 유치원 버스를 하이잭하는 악의 비밀결사 쪽이 악의 미학을 안다고 할 수 있을 거다…….



 다음으로 조직력도 없고 낭만도 없다.

 해적끼리는 다소 교류가 있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보스 한 마리가 부하들을 이끌고 있다.

 금주법 시대의 마피아적인 대규모 조직이 있다면, 그걸 가로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대규모 조직은 기본적으로 어딘가 나라의 군대, 함대가 와서 처부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커다란 조직을 유지할 정도의 해적질도 하면 나라도 움직인다는 거다.

 난획은 좋지 않군.

 그 때문인지 정말 극히 일부의 해적을 빼고 규모가 작다.

 그리고 군 함대가 오면 해적 놈들은 거미새끼마냥 흩어져서 꽁무니 빠지게 도망칠 뿐이다.

 무서운 귀신(함대)이 사라지면 다시 돌아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해적질을 한다.

 우주해적에 대한 동경이, 빠직빠직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걸 느꼈다.

 정부나 군 상대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반항하는, 기개와 배짱이 두둑한 무뢰배가 모인 해적 길드라든지, 기대하던 시기가 제게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익적으로도 그렇게 짭짤하지 않다.

 상선을 습격하여 화물과 배를 빼앗으면, 밑천이 필요하지 않는 만큼 배와 화물만큼은 그대로 꿀꺽이겠지.

 한순간에 큰 돈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생각해 볼만한 수단이긴 하다.

 하지만 조금 생각해 봤으면 한다.

 화물을 팔 수단이 없는 해적인 거다. 그 해적에게서 배나 화물을 사는 어둠의 브로커는 장절하게 약점을 이용하여 갯값 헐값 똥값으로 팔아치우게 하려 하겠지.

 게다가 덮칠 수 있는 배도 한정되어 있다.

 정말 짭짤한 화물은 착실하게 호위가 붙어있기 마련이니까.

 어라? 어쩌면 해적이란 거, 그다지 벌지 못하는 거 아니야? 라는 것을 눈치 채고.

 코끼리 얼굴을 한 외계인 교역상인에게 술을 한턱 내고 들어봤지만.

 돈이 있다면 해적따위 할 리가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당한 말씀이다.




 그런 고로, 우주해적이 된다는 계획은 폐기됐다.

 이익도 로망도 악의 미학도 없다면 말이지…….



―――



 당면 방침을 정한 우리들은 며칠간 짧게 머무른 교역 스테이션을 출발하여.

 아드람 제국 세력권의 바깥 부분을 이동하면서 아드람 제국 동부 변경에 있는 성역에 도착했다.

 이 성계의 이름은 『배의 묘지 성계(Ship Graveyard Star System)』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되팔린 배나 중고선의 수리공장이나.

 폐선이 되어 부품으로 분해된 리사이클 도크 같은 게 주력산업인 장소다.

 

 꽤 옛날은 『영광스런 제국 조선항 성계(Imperial Glorias Shipyard Star System)』이라든가 굉장히 반짝반짝 빛나는 이름이 붙어 있는, 아드람 제국에서 손꼽히는 조선산업의 중심지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몰락에 쇠퇴를 거듭하여 누구도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이 미래세계에도 살아남아 있는, 폐허 매니아들의 성지가 되어 있다든가.

 이 정도로 이것저것 이해해 줬으면 한다. 마왕에게도 동정심이라는 게 있으니까.




 이 성계에 찾아온 이유는 리젤과 와이번이 추천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처음 도착한 제국 남부는 교역이 성행했던 점도 있어서.

 와이번을 수리할 수 있을만한 도크가 적었고, 요금도 높을뿐더러 기술자의 솜씨도 좋지 않다고 한다.

 수요가 많으면 일처리가 잡스러워도 높은 요금을 받을 수 있다. 어느 지방의 관광지 같군.

 

 리젤은 『배의 묘지 성계』 출신으로, 이 지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아는 사람도 있다.

 기술자들도 요금은 높게 받지만 긴 세월(10세대 이상 대대로 기술자를 하고 있는 녀석도 있다고 한다) 동안의 경험 덕분에 실력도 좋다고 한다.

 와이번 같은 구식 함선이라면 특기 중의 특기라던가.

 리젤과 아는 사이라고 하는, 폐허와 조금도 구분이 가질 않는 노후화된 쉽야드 도크에 정박시켰지만.

 도크의 오너인, 드워프 같은 수염 얼굴의 아저씨의 첫마디가.

 

 “아직도 이따위 배를 쓰고 있는 미친새끼가 있다니. 이거 박물관에 처박혀있지 않더냐?”

 

 “잠깐, 가른 숙부! 현역 승무원에게 실례에요오!”

 였다. 나는 와이번의 나이를 듣는 게 무서워졌어.




 와이번의 수리, 개장 계획은 사전에 다 같이 회의를 통해 정해 두었다.

 식료생산기와 그 안에 들어 있던 레시피 데이터처럼.

 아무래도 회복마법으로 고칠 수 있는 곳과 그럴 수 없는 곳이 있는 듯하다.

 자세히 조사해 보니 실로 간단한 법칙을 따르고 있었다.

 

 판타지스런 인간으로 비유하면 알기 쉽다.

 리액터(심장)이나 추진기(다리)는 회복마법의 대상이 된다.

 아마도, 치유마법보다 고도의 재생마법이라면 회복률도 높겠지.

 무장에 관해서도 와이번 선체에 붙어 있는 고정포(주먹)은 회복마법으로 낫지만, 교환이나 개장이 전제된 주포(검)은 대상외인 듯하다.

 실드 제네레이터(몸)도 회복마법의 범위지만, 실드(옷)은 낫지 않는다.

 식료생산기와 레시피도, 식료생산은 고정이기에 몸 취급. 안에 들어 있던 레시피는 이후에 추가된 것이기에, 소품이나 도구 취급으로 낫지 않았다고 한다.

 평범한 회복마법으로 부러진 검이나 망가진 도구까지 낫는 건 이상하긴 하지.

 이걸로 이해하셨을까?

 리젤은 전례에 따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오!”라고 울고 있었지만.



 개장 계획은 “회복마법으로 고칠 수 있는 곳은 예산을 잔뜩 듬뿍 써서 좋은 부품으로 한다”, “그 이외는 어느 정도 타협한다”라는 게 되었다.

 그리고 와이번 자체가 부상신, 반생물화되어 있고 치유마법도 있기에, 수리가 어렵거나 내구도에 문제가 있는 부품도 사치스럽게 쓸 수 있다.

 

 “대략적인 견적이 나왔어요오.”

 “그렇고 말고. 이렇게 할 거면 알고 있는 고물상을 몽땅 모아서 부품을 모아오지.”

 리젤과 드워……아저씨가 함께, 이건 이게…저기는 새로운 거를 이라든가, 3D스런 설계도를 앞에 두고 실컷 토론한 결과가 나온 듯하다.

 이런 거는 대개 초보는 알지 못하는 기괴한 설계도와 전문용어가 줄줄이 이어지는 게 약속일지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건네준 설계도나 개조예정도는 나조차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SF 얕볼 수 없다.

 

 『리액터 : 전부 교체. 신형시작로(제국 해군 개발부 유출품)

  리액터 수 변경. 2기→4기. 출력 42000% 향상 예정  (출력상세/20KP→8400KP)

  출력 조정에 상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출력 조정이라든가, 와이번이 적당히 어떻게든 하겠지.

 

 『메인 프레임 : 유실기술품(로스트 테크놀러지)이기에 그대로』

 SF 세계에도 고대문명이 남겨놓은, 오버 테크놀러지의 산물이라는 건가.

 뭐, 판타지로 말하자면 고대 마법 문명의 마검 같은 분류의 유실기술품이라 할 수 있겠다.

 와이번에 있던 구형 부품을 부상신으로 만든 것일 뿐인데.

 SF 주민에게 하나하나 “마법이다”라고 말하며 돌아다니는 것보다 설명하기 쉬우니까 됐나.

 

 『추진기 : 전부 교체. 개조형 변경조사선용 추진기로 변경. 추력 533% 향상

  그와 함께 성간 항로용 리미터를 신설.』

 출력 덕후의 천조국 아저씨 취미의 얼굴을 한 개조 기술자의 보증수표 첨부다.

 개조 전의 사진도 붙어 있었지만, 원본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기동제어용 추진기 : 전부 교체. 거대 무인 고기동함 (AI종족함)의 것을 계속 사용

  당 쉽야드에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기록은 일절 없습니다. 앞으로도.』

 어이, 무슨 수상쩍은 물건을 가져온 거냐.

 성능은 좋은 것 같지만…….

 

 『용골, 외각 : 그대로 둠. 해석 불능. 강도는 충분하다고 추측된다.』

 그러고 보니 이동 중에 한가했고. 와이번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까 연금마법을 써서 아다만다이트 결정으로 만들어 봤던가.

 SF세계에서 아다만다이트 결정은 일반적이지 않은 듯하다.

 

 『실드 제너레이터 : 전부 교체. 필헤이트 순양함 타입 고철품을 수리한 제품

  실드 출력 800S → 30KS. 상세 불명, 신형으로 추측된다.』

 뭔가 단위가 다르네. 3만이라든가…….

 그 파괴했던 경순양함의 잔해에서 주워온 물건이었지.

 

 『근접, 대공용 고정 레이저 포대 : 고압축, 고출력형. 단장연사형으로 전부 교환

  6세대 전의 아드람 제국 구축함 주포의 발신품을 재활용

 빈번한 수리가 필수』

 수리에 관해선 어떻게든 되겠지.

 고정포는 와이번에게 있어서 피부나 머리카락과 큰 차이 없는 듯하니까 말이야.

 

 『주포 : 전부 교체. 2세대 전의 시작품. 압축충격포(Shock Wave Canon) 예정

  순양함의 무장이지만, 구형이기에 동작하리라 생각됨. 2연장 포대x4 예정』

 생각된다는 게 뭐냐.

 ……아아, 리액터 출력이 충분하다면 동작한다는 건가.

 

 『부포 : 신설. 함체 상하좌우와 후방에 각 1문으로 총 5문. 대공용으로 조정 예정

  단장 고에너지 입자포. 필헤이트형으로 여겨짐』

 이것도 경순양함에거 주운 물건이다. 잔해가 되었던 것도 고칠 수 있는 건가.

 

 『센서 종류 : 전부 교체. 광역 조사용 새틀라이트 (폐기품)의 물품을 개조

  패시브 센서 종류를 메인으로 2429%의 성능 향상 예정』

 본래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오염 행성 근처에서 부숴져 돌고 있던 위성의 부품까지 유효활용하는 거로군. 어쩐지 리젤이 파괴한 뒤의 고철품 회수에 집착하더라.

 

 『육전대 용도의 공간 : 개조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오밋(omit)』

 싹뚝이구만.

 지상제압용의 전차라든가 태울 생각은 없고, 뭐…됐나.

 

 『돌입용 포드 : 최신형으로 교환. 신형으로 하라니 뭐냐. 비싸다고!』

 견적서에 짜증을 적지 말라고!?

 

 『그 외 소품 등 : 전통 쉽야드 오너에 의한 봄의 특선 코스.

                           ~숲의 향기가 나는 아드람풍 고철을 곁들어~』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통합 성능 : 준 프리깃함 → 준경순양함 클래스로 예정』

 외견은 강습상륙함, 사이즈는 구축함, 성능은 경순양함인가.

 이제 효율이라든가 그런 건 전부 내던진, 로망의 향기만 느껴진다.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뒤 나는 투영식 디스플레이의 견적서를 닫았다.

 메카닉으로서 할 수 있는 바를 다 한 보람인 거겠지.

 잘난 얼굴의 아저씨와,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리젤을 봤다.

 

 “저기, 이거 말이야.

 수리라든가 개조를 넘어서, 아니 그딴 거 내팽개치고 몇 바퀴 빙글빙글 돈 뒤의 마개조 같은 거 아냐?”

 

 “물론이지!”

 “그렇다구요오!”

 솔직하게 인정하니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정된 환경이었기 때문에 눈치 채지 못했지만, 리젤도 매드 메카닉으로서의 소양이 있는 듯하다.

 

 “예산적으론 괜찮은 거야?”

 

 “물론. 신형으로 설치하라는 돌입 포드계 이외라면, 알고 있는 고철상의 엉덩이 털까지 뽑아서라도 모아오지!”

 

 “……그런 거야?”

 아저씨는 큰소리 뻥뻥 치고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이 남아서 리젤쪽에 물었다.

 

 “괘, 괜찮아요오. 조금 구축함을 개조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인 걸요.”

 시선을 돌리고 있군.

 

 “리젤리트, 명령. 작은 목소리로 솔직히 말해라.”

 

 “네. 마이 마스터. 제 적금도 쓰면 가까스로 맞출 수 있어요……하우으, 명령을 쓰는 건 치사하다구요오오오!”

 착실하게 예산을 넘기고 있구만.

 개조 계획을 짜다보니 즐거워져서 정신을 차려보니 이 가격……을 반복했을 걸로 보인다.

 지구에 있던 때의 대학 지인이 휴대 게임의 과금에 빠져서 적금을 탕진하던 때와 비슷한 분위기다.

 

 “라임의 클래스5 전투기, 액트레스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거기는 덤으로 받기로 했……콜록콜록. 제대로 확보해 뒀어요오!”

 어디 그럼, 나중에 깨달아서 아저씨에게 울며 메달린 거로군.

 액트레스라는 거는 리젤이 만났을 때 타고 있었던, 그 결함 전투기 액트레이의 마이너 체인지 버전이다.

 결함 부분을 고쳤더니 대히트를 쳤다고 한다. 이미 구형이라고 하지만.

 라임의 전투력…이라기 보다 용사로서의 공격력이나 방어력을 살리려고 한다면 대형함은 조금 부족하단 말이지.

 오염 행성 탈출 때에도 회피력밖에 살리지 못했었고.

 무엇보다 액트레스는 기본적으로 복좌, 보조 시트도 있기에 3명이서 이동할 때의 이동수단도 될 수 있다는 게 훌륭하다.

 그런 이유로 모처럼 2기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거다. 새로이 액트레스를 1기 구입할 계획이었다.

 이걸로 와이번의 함재기는 액트레이와 액트레스가 1기씩 2기가 될 예정이다.

 

 “하지만 괜찮은 거냐? 나야 취미 만빵으로 개조할 수 있으니 됐지만.

 이 녀석을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선 베테랑 선원과 메카닉이 4다스씩은 필요할 거다. 특히 리액터나 추진기 부분은 쓰기 어렵거나 섬세한 부품이 많아.

 뭐, 그렇기에 싼값이긴 하지만.”

 

 “아아, 유지나 운용은 방법이 있으니까 괜찮아.”

 와이번에게 있어 함체는 몸이나 마찬가지고, 특별히 섬세한 부품을 사용한 곳은 회복마법을 쓸 수 있는 곳이니까.

 

 아저씨가 꺼내준 전자계약서에 사인하고 IC를 꽂았다.

 

 “그렇지. 도색은 서비스로 해주마. 재고품이라도 좋다면 말이지만.”

 아저씨가 휴대단말을 꺼내 리스트를 보여준다.

 역시 흑색이나 청색이라는 우주에서 잘 안 보이는 색은 모두 팔렸다.

 우주에서 채색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러운 물방울 무늬까지 팔렸는데 뭐야 이거……?

 

 “응? 이거 새로운 물건이고 전파흡수라든가 성능도 나쁘지 않잖아.”

 리스트 끝에 있었던 건, 아드람 제국 해군의 제식채용 타입.

 지금도 현역으로 쓰이고 있는 선체 도색제였다.

 

 “아아, 그거 말이지. 해군 놈들이 도료는 세트로만 판다고 지껄여서 말이야. 사긴 샀지만 역시 남아서 말이다.”

 

 “이게 좋군. 성능도 충분하고. 무엇보다 겉모습이 좋아.”

 

 “뭐, 겉모습이 좋아진다는 건 알겠지만―――이거, 순백(Pure White)라고? 눈에 띄는 건 당연히고 맨눈으로도 뚜렷하게 보일 건데?”

 

 “그러니까 좋은 거 아냐. 로망이지?”

 씨익 웃음을 보여준다.

 

 “쳇, 젊은 놈이 잘 아는군. 로망이고 말고!”

 아저씨도 씨익 웃는다. 남자끼리는 때로 마음으로 통하는 바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 도색은 됐고 형식번호와 함명, 나머진 소속은 뭐라고 적을 거냐?”

 

 “이걸로 부탁해. 멋지게 그려달라고.”

 휴대단말을 조작하여 데이터를 아저씨의 단말에 보낸다.

 

 “어디……고대어인가? 범용어로 토를 달아놓지 않으면 누구도 읽을 수 없는 취미의 세계로군.”

 

 아저씨의 휴대단말에는 이럭헤 표시되어 있을 거다.

 『민간군수기업 마왕군(Private Military Company DLA[Dark Lord Army])』



 그렇다. 우리들은 해적이 되는 길을 포기하고.

 해적들을 쓰러뜨려 현상금을 버는 길을 택하였다.




 …응? 라임은 뭐하고 있냐고?

 배에 대한 건 잘 모르니까 맡긴다, 라고 말하고 모습을 감추었지만.

 내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태양이 중천일 때부터 우아하게 낮잠을 자고 있는 걸 나중에 발견했다.

 최초의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등을 밀어준 건 확실히 나였지만.

 이 용사님도 점점 더 프리덤이 되어가는구만…….



―――――――――――――――――――――――――――

번외편 「8화 : 마왕, 신민을 위로하다」 직후의 리젤 시점

―――――――――――――――――――――――――――

 

 리젤, 리젤리트라는 긴 이름을 가진 아가씨의 아침은 늦다.

 그렇지 않아도 아침과 일찍 일어나는 건 잘 하지 못하는데.

 최근엔 이러저러한 이유로 잠자리가 뒤숭숭한 거다.

 

 “뉴후후우……쿠우……스아―”

 으냠……으응. 아침 인 것 같네요오. 졸려라.

 요즘 들어 푹 잠들질 못했……쿠우……니까.

 이렇게 푹 잠들 수 있었던 날은 귀중합니다…….

 이것도 어제 저녁, 실컷 이구사님과 스킨십을 한…덕분……?

 

 “……에엑!?”

 단숨에 잠기운이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고, 저도 모르게 벌떡하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아, 아하하. 요즘 들어 잠자리가 뒤숭숭했으니까……부, 부부분명 이상한 꿈을 본 거에요오.”

 입에서 메마른 웃음이 저절로 흘러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요즘 들어……그러니까. 이유에 대해선 묵비하겠습니다만, 잠자리가 나쁜 거에요오.

 자면서 식은땀…그렇지, 식은땀이 심해서 파자마를 몇 번이나 교환하게 되었던 겁니다.

 

 “하, 하지만 말이죠오. 역시나 그런 꿈은, 뭔가 조금 격렬하게 이상하단 거에요오.”

 두근두근두근하고, 미심쩍은 박동소리가 심합니다. 그럴 게 그런 꿈을…….

 

 “후, 후냐아아아아아아앗!!”

 너무나 심한 창피함에, 침대 위에서 데굴데굴데굴데굴! 하고 구르고 맙니다.

 

 “뭘까요. 나는, 그렇게나 욕구불만이었던 건가요!

 그렇다고 해도, 그 꿈은 아니겠죠. 아니겠죠!?

 뭔가요. 판타지가 심한 꿈이에요!

 이것도 이구사 님이나 라이무 씨가 판타지스런 짓만 저지르는 영향인 건가요오!”

 열 때문에 새빨개진 얼굴을 배게에 묻고, 팔다리를 퍼덕퍼덕 휘두르고.

 머릿속은 새하얀 주제에 부끄러운 사실이 계속해서 튀어나오고 있어요오!!?

 

 “진정해. 진정하는 거에요.

 환자도 아니고 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격렬한 박동은 필요 없어요!”

 침대 위에서 팔딱팔딱 발버둥 친 나였지만, 30분 정도 있으면…….

 진정할 때까지 30분이나 걸렸습니다만, 어떻게든 겨우 침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창피한 꿈을 봤다간 몸이 못 버텨요오.”

 침대에 앉아,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나쁜 버릇입니다만.

 이런 때에 꼬리 끝을 입에 물고, 우물우물하는 버릇은 고치지 못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런 부끄러운 꿈을 또 보고 말 것 같습니다.

 

 “침착해. 침착해. 리젤, 쿨하게 되는 거에요오.”

 자신에게 들려주는 듯이 심호흡을 계속합니다.

 꼬리 끝을 입에 무는 건 멈추지 않았지만, 점점 진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니, 파자마가 아니라 평상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어라? 저는 언제 갈아입은 건가요?”

 분명 어제는 파자마를 입고…역시 전전긍긍하며 전전 잠들지 못해서.

 꿈 속에서 이구사 님과 만나러 가기 위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아하…아하하, 설마, 설마인 거에요오.”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 손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면서.

 괜찮을 거라는 증거를.

 아까 전까지 얼굴이라든가 머리에 누르고 있던 베개를 손에 쥐었습니다.

 

 “혹시, 혹시나의 이야기에요오? 그 꿈처럼 부비부비 냄새를 뭍혔다면.

 절대로 이구사 님의 냄새가 뭍었을 거고, 베개라든가에도 뭍었을 거에요오.”

 네, 저는 누구를 향해 설명하고 있는 걸까요.

 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으면 무서워서 행동할 수 없었던 겁니다.

 

 “가, 각오를 하는 거에요오――――――스읍.”

 침착하게 베개에 코를 대고, 확실하게 냄새를 맡습니다.

 나 자신의 냄새에 더해, 무척이나 짙은 이구사 님의 냄새가.

 이건 더 이상 스쳐 지나갔다든가, 같은 방에 있다든가의 레벨이 아니라.

 마치 꿈속에서처럼, 몇 번이나 달라붙어 부비부비를 하지 않으면…

 뭍지 않을 정도의……짙은 냄새입니ㄷ…….

 

 “후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꿈이 아니었던 거에요오오오오오!!!”




 그 날, 겨우 침착해질 수 있었던 건 점심이 지나서였습니다.

 늦잠을 자서, 두 사람에게 꾸벅꾸벅 사과를 했습니다만.

 이구사 님은 “뭐, 지쳤을 테니까”라고 묘하게 상냥했습니다.

 

 …………상자가 있다면 들어가서 둥글게 몸을 말고 싶은 마음으로 한가득입니다.



――――――――――――――――――

이하는 판타지색이 강한 오마케입니다.

――――――――――――――――――

 

이름 : 이구사 (사나다 이구사)

종족 : 지구인   성별 : 남성

연령 : 21세      직업 : 마왕

Lv : 3      EXP : 410/500

 

<스테이터스>

스테이터스 포인트 : 777

근력 (STR) = 100  (+860%)

체력 (VIT) = 100  (+938%)

민첩 (AGI) = 100  (+678%)

지력 (INT) = 500  (+1528%)

정신 (MND) = 600  (+1238%)

매력 (CHA) = 500  (+981%)

생명 (LFE) = 200  (+1002%)

마력 (MGI) = 600  (+5642%)

 

<스킬>

스킬 포인트 : 133945

  <이것저것 생략>

[오염내성] : Lv10

[아드람 제국 범용어] : Lv1(MAX)

[기계조작(공통규격)] : Lv10

[기계부정조작(공통규격)] : Lv10

[소프트웨어조작(공통규격)] : Lv10

[소프트웨어부정조작(공통규격)] : Lv10

[구조지식(우주선)] : Lv5

   <표기하기 어려운 특수 전투 스킬> : 합계 Lv1287

 

<그 외>

· 신장/체중 : 183cm/68kg

· 악에 대한 동경

· 입 다물고 있으면 지적인 외모

· 내용물은 에로 마왕

· 가짜 안경

· BL 재료 피해 583건

· 마왕의 특권 : 원통하게 죽은 자의 숫자 만큼 스테이터스 강화

· ○○피해자로서 가해자




이름 : 라이무 (무코지 라이무)

종족 : 지구인   성별 : 여성

연령 : 17세      직업 : 용사

Lv : 4      EXP : 978/1000

 

<스테이터스>

스테이터스 포인트 : 14

근력 (STR) = 20  (+138%)

체력 (VIT) = 15  (+86%)

민첩 (AGI) = 10  (+228%)

지력 (INT) = 10  (+120%)

정신 (MND) = 24  (+860%)

매력 (CHA) = 11  (+88%)

생명 (LFE) = 20  (+368%)

마력 (MGI) = 14  (+175%)

 

<스킬>

스킬 포인트 : 34

 

[무기숙련(검)] : Lv5

[무기숙련(창)] : Lv3

[무기숙련(활)] : Lv3

[강타] : Lv4

[저격] : Lv2

[방어구숙련(중갑)] : Lv4

[회피] :Lv4

[기승] : Lv2

[대형기승] : Lv2

[기승:비행] : Lv4

[물리마법] : Lv2

[기도마법] : Lv2

[개념마법] : Lv2

[공간마법] : Lv2

[교섭술] : Lv2

[감정] : Lv3

[치료] : Lv1

[마물지식] : Lv3

[불굴] : Lv2

[아드람 제국 범용어] : Lv1(MAX)

 

<그 외>

· 신장/체중 : 142cm/39kg

· 쿼터에 의한 격세유전. 은발녹안

· 외견 연령은 12세 정도

· 오보 횟수 115회

· 담백 냉담

· 내용물은 의외로 열혈

· 용사특권 : 전장에서 쓰러진 영령들의 숫자 만큼 스테이터스 강화

· 입고 있지 않(참격음)

· 약점을 쥐어주는 일 다수

· 무표정 데레 의혹




이름 : 리젤리트 폰 카르미라스

종족 : 사역마/아드람인   성별 : 여성

연령 : 16세                      직업 : 우주선 기술자

Lv : 3              EXP : 448/500

사역마Lv : 4   EXP : 1813/2000

 

<스테이터스>

스테이터스 포인트 : 14

근력 (STR) = 8  (+14)

체력 (VIT) = 9  (+14)

민첩 (AGI) = 7  (+14)

지력 (INT) = 13  (+14)

정신 (MND) = 5  (+14)

매력 (CHA) = 14  (+14)

생명 (LFE) = 12  (+14)

마력 (MGI) = 1  (+14)

 

<스킬>

스킬 포인트 : 2

 

[기계지식(공통규격)] : Lv1

[기계수리(공통규격)] : Lv1

[기계조작(공통규격)] : Lv1

[무중력운동] : Lv1

[소프트웨어조작(공통규격)] : Lv1

[소프트웨어작성(공통규격)] : Lv1

[구조지식(우주선)] : Lv1

 

<그 외>

· 신장/체중 : 158cm/58kg

· 고양이 귀, 고양이 꼬리. 흑모

· 본래 아가씨

· 천연

· 또한 복흑

· 판타지의 세계에 어서오세요!

· → 판타지 적응 (약)

· 마왕의 사역마가 되어 스테이터스 보정

· 에로 고양이 (칭호)

· 매드 매카닉

· 패시브 어빌리티 : 헌상Lv3

Posted by 추리닝백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