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하라, 남바라, 히가시하라, 여자 세 사람은 교실에서 도망치듯이 나간 사쿠라코의 뒷모습을 배웅하며 곤란한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봤다.

  레이센인 사쿠라코가 머리카락을 뽐낼 예정이었던, 붙임머리를 화두에 올렸던 여자들이다.


  이 세 사람은 중학교가 같았고,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된 운도 좋고 사이도 좋은 그룹이다.


  레이센인 사쿠라코는 이 세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서 서서히 교실에서 있을 곳을 잃는다는 전개가 되었을 터였지만.

  사쿠라코가 공복 때문에 전혀 다른 접근을 취하고 만 것이다. 또 다시, 서서히 이야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당근 밖에 먹지 않았다니…… 좀 심하지 않아?”

  난바라가 걱정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아이, 굉장히 몸집도 작은데……. 혹시 영양부족이라든가 그런 거?”

  “우와. 있을 법해!”


  히가시하라가 손바닥에 들어올 듯한 작은 도시락통에 젓가락을 내리면서 말했다.

  다이어트 중이기에 야채만이 눈에 띄는 도시락이다.


  먹고 싶지만 참는 일은 있어도, 먹을 것이 없었던 적은 태어나서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배고픔을 호소한 사쿠라코의 목소리는, 마치 사라진 엄마 고양이를 부르다가 지친 아기 고양이 같은, 힘없이 나약한 목소리였다.

  눈꼬리를 내리고 입술을 떨면서, 큰 눈동자를 떨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저 아이, 이대로 가다가 쓰러지는 거 아니야……? 나, 내일 도시락 만들어 와야지.”

  키타하라가 결심을 한 듯이 끄덕인다.


  “그럼, 나도 만들어 올래!”

  “나도. 세 사람이서 순서 정할까?”

  “나, 나도 참가해도 괜찮을까?”

  즐겁게 대화하는 세 사람에게, 옆자리 남자가 손을 들어 참가했다.

  “나, 도시락 내 손으로 만드니까. 한 사람 분 만드는 것도 두 사람 분 만드는 것도 다를 바 없고.”

  그 곁에 있던 남자도 또, 이야기에 참가하려고 몸을 내민다.

  “나도 나도! 모처럼이니 레이센인을 초대해서 다 함게 먹지 않을래?”

  “좋네.”


  사쿠라코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주려고 활기차게 이야기 하던 차에,


  “필요 없어요.”

  “필요 없어.”


  여자 목소리와 남자 목소리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하츠키 모모카와, 타카나시 키리오다.


  쨍할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에, 대화 하던 남자와 여자가 얼어붙은 웃는 얼굴로 조심스레 돌아본다.


  “도시락은 내가 만들어 올 테니까, 필요 없어요.”

  “도시락은 내가 준비할 테니까, 필요 없어.”


  마치 사전에 약속이라도 했냐고 딴지를 걸고 싶을 정도의 호흡으로 두 사람이 동시에 답했다.

  목소리는 차갑지만, 두 사람 모두 사람 좋아 보이는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마도, 겉모습만은 관리하고 있는 거겠지만, 내심 두 사람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사쿠라코에게 괜한 짓하지 마.”라고――.


  “타카나시군도 만들어 오지 않아도 돼요. 내게 맡겨. 나, 사쿠라코의 친구니까.”

  “사쿠라코는 내 형제를 구해준 소중한 은인이야. 내게 맡겨줬으면 좋겠네.”


  딱하고 선언하는 키리오에게 모모카는 불쾌하다는 듯이 답했다.


  “타카나시군…….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자각은 있어? 타카나시군 같은 사람이 특별취급을 하면, 사쿠라코가 여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거야.”

  “괜찮아! 절대로 그런 일은 없도록 이 학교에 있는 팬클럽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테니까.”

  “구두약속 따위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 계약서라도 쓰게 한다면 다르지만.”

  “계약서……? 예를 들자면 어떤 거?”

  “으음. 혹시 사쿠라코를 괴롭히면, 정수리에서 목덜미 근처까지 종으로 찢는다……든가.”

  “무셔!!”


  ‘아, 진짜. 시끄럽구만…….’


  책상 앞에서 소란이 일고 있어서, 이오리 야마토는 도시락을 챙기고 교실을 나왔다.

  창문 밖 하늘은 쾌청하다. 이런 날엔 옥상에서 먹는 것도 좋을까. 하고 야마토는 계단으로 발을 향하는 것이었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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