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토정의 폐점은 9시다. 하지만 폐점 후에 가게 청소가 9시 30분까지 걸린다.

  내가 담당하는 곳은 손님이 쓰는 구역 전반. 가게 안을 쓸고 테이블이나 의자를 닦고, 테이블 위의 조미료나 젓가락을 보충하거나, 앉는 자리의 방석을 모아서 쌓거나 바닥을 닦거나 꽤나 바쁘다.


  “겨, 겨우 끝났다……!”


  겨우 끝냈을 쯤에는, 나는 완전히 지쳐 있었다.


  “오우, 수고했어. 꽤나 일 잘 하잖아. 자, 가게에서 남은 거다. 가지고 가렴.”

  아주버님이 보관용기를 카운터 위에 올렸다.

  용기 안에는, 주먹밥 다섯 개와 꼬치 고기! 거기에 감자 샐러드까지 들어있다!

  이 가게는 식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들어와서 바로 보이는 쇼 케이스에 주먹밥이나 샐러드, 생선 따위를 낱개로 사서 가져갈 수도 있다.

  몇 개인가 남았기에 버리는 걸까? 하고 걱정했지만, 설마 받을 줄이야!


  “이!? 이렇게나!? 받아도 괜찮나요!?”

  “오우. 될 수 있으면 빨리 먹으렴.”

  “감사합니다……!”


  “사쿠라코, 이거, 오늘 알바비야. 열심히 했으니까 조금 더 넣어뒀어.”


  “에에에!? 그, 그런……! 밥까지 받았는데.”

  “사양하지 말고. 야마토! 사쿠라코 데려다 주렴!”

  “오우.”


  계단에서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야마토쨩이 내려왔다.

  “데려다 주지 않아도 괜찮아. 나,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야마토쨩의 자택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면서 말하는 내 머리에, 야마토쨩이 푹 하고 무거운 모자를 씌웠다.


  응? 모자가 아니야. 헬멧이다.


  “오토바이입니다. 오우사키라면, 뒷길 통하면 바로 가니까.”

  “오토바이!?”


  가방을 가슴에 품고 서둘러 야마토쨩의 뒤를 따라간다.


  “우와아아아아, 대단해! 강해 보여! 멋있네!”


  오토바이는 크고 단단해 보여서 굉장히 멋있었다.


  “강해 보인다는 건 뭐야.”

  “야마토쨩, 오토바이 탈 줄 알다니 대단하네. 나 따윈 자전거 밖에 탈 줄 모르는데…….”


  “이제 적당히, 야마토‘군’으로 돌아 왔으면 좋겠는데.”

  “에? 어째서? 여자애에게 군을 붙이다니 그럴 순 없어.”

  “아직도 그 설정 고집하는 중입니까. ……뭐 됐나……. 저기, 나. 여자라는 거 다른 사람이 아는 거 싫으니까.”


  설정?

  하지만 그것도 그런가.

  여자애가 남자애 몸에 들어가면 누구나 남이 아는 건 싫겠지. 좋아. 조심하자.


  “오토바이, 타본 적 없으니까……. 꼭 달라 붙고 싶은데, 야마토군. 남자인 내가 몸을 만자도 괜찮아?”


  폭주족 만화에선,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앞 사람을 잡는 게 아니라 앉은 자리를 잡고 몸을 지탱하기도 한다.

  나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섭고.


  “좋아요. 그보다, 제대로 붙잡지 않으면, 반대로 제가 무섭습니다.”

  “고마워!”


  뒤에 앉아 야마토쨩――아쿠쿠, 야마토군의 몸에 팔을 두른다.

  여자애 몸을 만지다니 처음이니까 긴장하게 되네.


  …….


  내 몸, 야마토군의 어깨까지밖에 가지 않는다……. 으응, 역시 작네…….


  음. 뭔가 다리가 싸해……, 그러고 보니 짧은 스커트에 허벅지까지 보이니 바람도 통할만한가.

  어라, 이거. 스커트 말릴까나?

  말려도 앞에선 보이지 않도록, 야마토쨩에게 잘 붙어두자. 야마토군의 허리를 허벅지로 꽉 붙잡는다.


  야마토군의 집에서 우리집까지 전철로 3정거장이나 떨어져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니 순식간이었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는 건 처음이었지만, 이야기로 듣는 것보다 훨씬 타기 편했다. 차종에 따라서 다른 걸까?

  꽉 붙잡고 있었는데, “정말, 가슴 없네요.”라는 말을 들은 건 분했지만.


  “데려다 줘서 고마워.”

  “감사할 필요 없어요. 알바도 해줘서 살았고. 다음엔 주말에 부탁합니다.”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해!”


  집에 돌아가자 아버지가 지루하다는 듯이 뉴스를 보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버지, 어제부터 한끼도 먹지 않은 거 아닐까?


  “――――――!”

  컵을 가진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숨을 삼킨다.


  좋아. 야마토군 가게에서 받은 밥을 내놓자.

  주먹밥 두 개와 고기 꼬치, 감자 샐러드.

  내가 만든 당근 글라세와 달리 가난해 보이는 밥이 아니니까, 이거라면 아버지도 먹겠지.


  “아버지, 이거 저녁밥.”


  접시에 올려 아버지가 앉은 밥상 위에 올렸다.

  알바를 시작한 것을 말하려고 하는 내 앞에서, 아버지는 접시를 식탁 위에서 던져버리려고 했다. 발라당 뒤집힐뻔한 접시를 아슬아슬하게 받아낸다.


  “뭐냐 이 쓰레기는!”

  “뭐, 뭐하는 거야! 쓰레기가 아니라 저녁밥! 레스토랑에서 파는 주먹밥과 고기니까 제대로 먹으라고! 술만 먹으면 몸을 망치잖아!”

  나는 다시 접시를 테이블 위에 돌리면서, 고함 친 아버지에게 고함으로 대답했다.


  “자식이 부모가 하는 일에 대답하지 마!”

  “자식이니까 말하는 거야! 타인이었으면 내버려 뒀다고!”


  “시끄러워!!”


  퍽, 하고 뺨을 맞아서 가볍게 머리가 흔들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주먹밥은 사수했다.


  “으――술만 마시지 말고 밥도 제대로 먹어!”


  “내가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으면 나가!! 당장 집에서 나가!!”

  “그럼 그쪽도 술만 마시지 마!! 아버지가 술만 마시고 있는 동안엔 절대로 나가지 않아!! 밥 먹어!!”


  “시끄럽다――!”


  아버지가 술병을 휘둘러서, 장난이 아니기에 나는 방을 빠져나와 2층으로 도망쳤다.

  파탁! 아버지가 장지문을 닫는 소리가 2층까지 들려왔다.


  그런가. 아버지는 술병으로 공격하는 사람이었다. 너무 화나게 하면 위험하네. 주로 내 목숨이.


  정말이지. 모모카씨를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큰일인데, 생활비도 벌고, 알코올중독자 아버지의 밥걱정에서 집안싸움까지 해야하다니, 소녀 만화의 악역이란 바쁜 거구나…….


  다음날 아침.


  주먹밥을 올려 뒀던 접시가 부엌에 있길래, 먹었다고 생각하고 기뻐했지만――――.

  쓰레기통 안에 주먹밥과 고기와 감자 샐러드를 발견하고, 나는 진심으로 격노했다.


  아아아아아버지, 이 썩어빠질 아저씨!! 고기까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내가 먹을 걸 그랬어…….

  씻고 불에 구우면 먹을 수 있을까……. 쉽게 단념하지 못하고 쓰레기통에 손을 넣어 꼬치를 꺼내자, 고기에서 털털거리며 잿빛 가루가 떨어졌다. 다, 담뱃재 위에 버렸어……! 우으으으, 아까워……!! 고기――――!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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