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시작해서 죄송합니다. 학생회 서기, 모부야마 우스시라고 합니다.

  2학년 2반에 재적하고 있습니다.


  이름 대로, 평범(모부)하면서도 그림자가 옅은(우스) 인간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반 전체를 둘러봤을 때,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을 타입의 그림자 캐릭터입니다.


  이 세상 속에는, 1학년 시절 6월에 반에서 가장 귀여운 여학생과 이름으로 서로 부르는 사이가 되고 축구부 주전 선수인 주제에, 자신을 평범하다는 사람도 있는 듯합니다만, 제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런 것은 절대로 평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본인, 모부야마 우스시야말로 킹 오브 평범. 누구나 평범하다고 납득하는, 누구의 인상에도 남지 않는 정진정명 스텔스 평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증거로 여기, 다다미 교실, 학생회 담화실에 모여 있는 하츠키 모모카씨, 레이센인 사쿠라코씨, 니노마에 소라군, 타카나시 키리오군, 이오리 야마토군. 그들 전원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습니다만, 누구 한 사람 제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신군 만이 “언제나 고마워.”라고 답해서, 조금 놀라고 말았습니다.


  병원에 가면 순번 넘어가 버리고,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순번 지나가 버린다. 말해도 “에? 누구 뭐라고 말했어?”라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

  그런 저인데도 어째선지 신군만이 언제, 어떠한 상황이든 신경 써주는 것이 수수께끼입니다.


  전임 학생회장은 무섭도록 엄격한 사람이었습니다.


  학생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은 아무리 작은 것도 용서하지 못하고, 필요하다면 학생의 가방 속까지 확인하려고 하는, 군율과도 같은 압정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 반동으로 이번 학생회장은 온화한 인상을 주는 이 칸자키 신군이 당선된 것입니다.


  하지만 신군은 온화하긴 해도 결정할 때엔 제대로 결정하고, 나와 같은 존재감 옅은 사람까지 신경 쓰며 배려해 주는 무척이나 이상적인 학생회장이었습니다.


  헌데, 어째서 제가 하급생들이 모여 있는 이 부실에 있는가 하면,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저는 원래부터 이 방에서 점식식사를 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보좌부 멤버와 회장 보좌가 되는 부회장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라며, 테이블을 비워주고 다다미 끝에서 도시락을 펼치고 있습니다.

  테이블이 없는 건 불편하긴 합니다만, 벽을 등지고 먹는 것도 편한 감이 없잖아 있군요.


  헌데, 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도록 하지요.


  보좌부라는 건 학생회의 잡무 전반을 책임지는, 뭐, 말하자면 잡무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잘한 일이 많은데다가 수수하고, 그런 주제에 내신에 어떠한 반영도 없고, 학생회 임원과는 달리 수업료 면제 같은 메리트도 없기에 기피되는 자리입니다.

  그렇기에 대체로, 아무 것도 모르는 1학년에게 떠맡겨지는 것이 통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입후보가 있었다든가 하는 이유로, 학생회 일원으로선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의욕이 있는 분이 담당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좋으니까요.


  하지만 긴 흑발을 포니테일로 묶은 소녀, 하츠키 모모카씨의 아름다움에는 감탄하고 맙니다.

  동양 미인을 그림으로 그린 듯한 기품 있고 아름다운 얼굴 생김새, 커다란 가슴, 곡선이 아름다운 다리, 허리에서 엉덩이까지 이어지는 에로한 라인, 고등학생 1학년이면서 이 정도의 색기라니 두려움마저 느껴집니다.


  거기에 비하면 레이센인 사쿠라코씨는 조금 부족함이 있군요.


  귀여운 얼굴이긴 합니다만, 스커트가 팬티 봐달라고 하는 듯이 짧은 터에 남자에게 철없어 보이는 인상을 줍니다.

  신장이 너무 작은 것도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150은커녕 145 정도 될까 말까 의심스러운 정도. 신장이 너무 작은 탓도 있겠습니다만, 팔도 다리도 모두가 얇고 작아서, 섣불리 난폭하게 취급했다간 부서질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덧붙여 그 평평한 가슴은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아이입니까. 발육부진이라는 레벨이 아니에요.


  애초에 이런 종류의 여자는 저와 같은 그림자 평범 캐릭터에 대해서 신랄합니다.

  가능하면 얽히지 않도록 하지요.


  “어라? 차?”


  차를 눈치 챈 사쿠라코씨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합니다.

  신군이 날 가리키며 말하자 사쿠라코씨는 포근하고 상냥한 웃음으로 감사합니다 모부야마 선배! 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놀랐습니다!


  설마 이런, 제대로 된 감사를 표할 수 있는 아이일 줄이야. “나 차는 쓰니까 싫어. 오렌지 쥬스 사와.”정도는 말할 거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신군이 만들었다는 도시락을 먹는 모습도……, 굉장히 행복하게, 싱글벙글 웃으면서 먹고 있어서 이쪽까지 표정이 풀릴 것 같습니다.

  이거이거, 맛있게 밥을 먹는 여자아이의 모습은 대단히 좋은 것이군요. 이쪽까지 식욕이 돋을 것 같습니다.


  “오. 우리 집 할망구도 그런 도시락 만들지 않아입니다.”

  “너 말이야. 야채도 좀 먹으라고. 그런 식생활 하니까 가슴만 커지는 거야.”

  “성희롱 반대애.”


  어이쿠, 갑자기 가슴 이야기입니까.

  신군은 학생회장으로서 존경할 수 있는 동급생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자아이에게 경박한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지요. 조금 귀여운 아이가 있다면 금방 꼬시려고 하고. 차여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강한 멘탈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대체로 성공하는 것이 또 화가 납니다. 분명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다고 같은 반 여학생이 말하고 있었지요.


  “가슴이……! 커져……!”

  갑자기 사쿠라코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며, 볼륨을 확인할 수 없는 장소 위에서 손을 쓱쓱 문질렀습니다.


  “큭.”

  절 포함한 그 장소에 있는 모두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쓱쓱 문질러도 없는 건 없습니다. 예,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모카씨가 웃음을 참으면서 사쿠라코씨의 앞에 젓가락으로 미트볼을 건냈습니다.

  사쿠라코씨는 기쁘게 앙하며 입을 열며 먹으려고 하는 것을.


  휙.


  직전에 미트볼이 도망치고 맙니다

  모모카씨가 진심으로 즐거워 하듯이 사쿠라코씨의 눈앞에서 미트볼을 이쪽저쪽으로, 먹으려고 하는 것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열심히 쫓아도 미트볼을 먹지 못하고, 사쿠라코씨는 입을 연 채로 울 것 같은 눈으로 모모카씨를 보면서――, 겨우 미트볼이 입 안에 들어와서 기쁜 웃음을 모모카씨에게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굉장히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레이센인 사쿠라코씨.

  그녀에 대한 첫인상은 버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밥을 좋아하고 없는 가슴을 구하는 소동물이었습니다.


  저는 즉답할 수 있을 정도의 거유파입니다만, 작은 것도 꽤나 좋은 것이군요.


  헌데, 그렇게 맛있게 밥을 먹고 있는 사쿠라코씨를 니노마에 소라군이 삐졌다는 듯이 노려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니, 잘 보니 그가 노려보고 있는 건 사쿠라코씨가 아니라 도시락인 것 같습니다.


  “신 선배. 이 햄버그도 맛있어요……!!”

  “다행이야. 그렇게까지 기뻐해 주다니, 오빠도 만든 보람이 있네.”


  아아, 과연.

  소라군은 아무래도, 사쿠라코씨를 기쁘게 하고 있는 “신 선배가 만든 도시락”에 질투하고 있는 것 같군요.


  소라군은 사쿠라코씨를 좋아하는 거겠죠.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다른 남자가 만든 도시락에 기뻐한다면 그야 재밌지 않겠죠.


  그렇게 보고 있으니 돌연, 소라군이 사쿠라코씨의 도시락에서 고기를 뺏어 먹고 말았습니다.


  거기다가 그것만이 아니라.


  “사쿠라, 싫어.”


  그렇게 사쿠라코를 향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아이의 아집이라고 할 수 있을 까요.

  삐진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싫다는 말은 좀 허용하기 힘듭니다.


  질투심에 좋아하는 아이에게 심술을 부린다.

  이것도 일종의 츤데레 행동인 걸까요?


  보세요. 사쿠라코도 상처를 받지 않았―― “저, 소라군에게 말 걸지 않을 테니까! 소라군도 날 무시해도 돼!”다니,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네요.


  반대로 소라군이 쇼크를 받고 침묵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꽤나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여자아이에게 무시 당한 경험이 없는 거겠죠. 꼴 좋습니다.


  하지만 미움을 받고서 이렇게까지 기뻐하다니, 사쿠라코씨, 소라군이 무척이나 짜증났던 것일까요……?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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