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학생회실에서.

  각 부활에 배포할 서류를 봉투에 넣고 있는데, 풍기위원인 야자키 선배가 곤란하단 표정으로 들어왔다.


  “학교 건물 뒤편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학생과, 주의를 줘도 쓰레기를 불법 투기를 그만두지 않는 여학생이 있으니까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학생은 신 선배, 야마토군, 소라군이 향하고,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여학생을 설득하는 일엔 나와 모모카씨와 키리오군이 맡기로 했다.


  천재일우의 찬스다.

  여기서 내가 없어지면 키리오군과 모모카씨의 둘만의 시간!

  초청 받은 라이브에 대한 거라든가, 학생회에 대한 거라든가, 공통 화제도 잔뜩 있고 분명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저기, 키리오군, 모모카씨. 여자에게 주의 주는 일 정도 혼자서 괜찮으니까 둘이서 쉬고 있어! 봐봐. 저기 자판기에서 주스라도 마시면서.”

  두 사람의 등을 민다.

  “상대는 풍기위원의 말도 듣지 않는 여자야. 혼자서 괜찮겠어?”

  “응. 맡겨줘!”

  나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탕치며 답한다.


  그럼, 그 말을 받아 들어서, 라며 자동판매기로 향한 두 사람을 배웅하며 나는 호쾌하게 문제의 여학생이 있는 장소로 발을 옮겼다.

  있다있다.

  통로 근처 벤치에 세 사람, 그리고 그 앞 통로 정원석에 앉아 있는 것이 네 사람. 도합 일곱명의 여자 그룹.

  즐겁게 담소하면서도 스낵 과자나 단 빵 봉지를 정원 위에 버리고 있다.

  음.

  쓰레기 불법 투기도 그렇지만 실내화 그대로 밖에 나와 있잖아. 신발 색깔로 봤을 때 3학년이다.

  나는 목에 걸고 있던 호루라기를 삐리리, 하고 불면서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지적했다.


  “스레기는 제대로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하?”

  “또 왔어. 귀찮게끔.”

  선배들은 풍기위원 사람들이 주의해도 듣지 않은 것 답게 내 모습을 봐도 동요하지 않는다.

  나를 힐끔 보면서도 바로 무시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떻게 끼어들어야 하나 수단을 찾고 있자 쓰레기 불법 투기나 실내화 따윈 아무 일도 아닌 무시무시한 문제를 눈치 채고 말았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선배, 있는 대로 발을 벌리고 있어 팬티가 완전 다 보인다.

  이, 이거, 알려주는 쪽이 좋겠지?

  지금의 나는 여자아이니까 알려줘도 성희롱이 아니지!?


  은근슬쩍 다가가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저, 저기, 팬티 보여요?”


  선배는 볼 모양의 초콜렛 과자를 먹으면서 반쯤 뜬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그래서?”


  에? 팬티 보이고 있으니까 알려준 건데, 그래서라고 되물어도 곤란하다. 우물쭈물하고 있자 선배는 더욱 날 밀어붙인다.

  “그래서 뭐? 팬티가 뭐 어쨌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알려준 내 배려도 무심하게 선배는 큰 목소리로 팬티라고 입으로 내뱉는다.

  “팬티?”

  옆에 앉아 있단 선배가 되묻는다.

  “내 팬티가 보이고 있대.”

  “더러우니까 보이지 말라는 거 아냐?”

  옆의 선배가 아하핫하고 웃는다.

  “아, 아니에요!”

  당황하며 부정하자 통로 근처의 정원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앉은 채로 말을 걸어왔다. 우와, 이 사람들도 다리를 벌리고 있으니까 팬티가 다 보여!

  “그보다 너, 입학식에서 쓰러졌던 아이지? 가까이에서 보니까 되게 귀엽잖아.”

  팬티를 보지 않으려고 눈을 우왕좌왕하면서 나도 입을 연다.

  “선배들도 예뻐요. 하지만, 저기, 팬”

  “우와, 아부하기 시작했어. 1학년에 아부 말할 수 있다니 대단하지 않아? 나는 1학년 때 엄청 바보였다고. 누나 여동생 할래?”

  팬티에 대해서 말을 꺼내려고 해도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으며 선배는 내 머리를 엉망진창으로 스다듬었다.

  “너 여동생 있잖아.”

  “그년 귀엽지 않다고. 멋대로 남의 가방 가져가고 진짜 죽여버리고 싶고.”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지 말아주세요. 밖에 나올 때엔 실내화를 갈아 신어주세요. 팬티 보이고 있어요.

  단지 이것만 말하고 싶은데, 내가 입을 열 틈도 없이 말이 오간다.

  “히익.”

  갑자기 다리를 쓰다듬는 터에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백스텝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우와, 다리 매끈매끈. 부럽다. 젊다는 거 좋네.”

  “뭐야 그거. 우리들도 아직 젊다고. 쭉쭉빵빵이니까.”

  쭉쭉빵빵이라는 말이 재밌었는지 일제히 웃는다.

  “나도 만질거야. 아, 시원해서 기분 좋아.”

  또 끈적하게 다리를 만지는 턱에 머리카락이 곤드설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긴 머리카락도 예뻐서 부럽네에. 찰랑찰랑하잖아.”

  허벅지를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빗기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경직되어 있자.


  “학생회 보좌부입니다.”


  커다란 목소리가 아닌데도 사람의 귀를 때리는 존재감 있는 달콤한 목소리가 울렸다.


  키리오군이다.


  깊이를 모르는 지저호수와도 같은, 사람이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빛을 숨긴 푸른 눈동자로 선배들을 일별하자 숨도 쉴 수 없을 정도의 공포와도 닮은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부드러운 웃음을 짓는다.

  그 순간에 긴장감이 거짓말인 것처럼 분위기가 풀린다.


  “쓰레기는 주변에 흐트러뜨리지 말고, 소지하고 있는 봉투에 넣어주세요.”


  벤치에서 다리를 벌리고 있던 선배도, 정원석에 앉아서 늘어지고 있던 선배도 당황하며 다리를 닫는다.


  주변에 흩어진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키리오군의 손에서 “저희가 할 테니까!”라며 쓰레기를 뺏으려던 선배가 키리오군의 손가락 끝에 닿아서 “아…….”라며 두근거리는 소녀만화 전개가 있거나 해서, “괜찮아요.” “아니, 정말로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는 주울 생각이었어요.”라며 말하면서 편의점 보우에 쓰레기를 넣어줬다.

  눈 깜짝한 사이에 깨끗해져서 아까 전까지의 포학함이 거짓말인 것처럼, 빌려온 고양이처럼 예절 바르게 배회한다.


  “실내화도, 밖에 나올 때엔 갈아 신어주세요. 더욱 좋은 학교 만들기에 협력 부탁드립니다.”

  반짝반짝 눈부신 웃음을 보이면서 머리를 숙인 키리오군에게 선배들이 높은 목소리로 “네에.”하고 대답한다.


  무사히 불법 투기하는 선배들에게 주의할 수 있었지만…….

  키리오군과 모모카씨가 둘만 있던 시간 따위 3분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거, 대화가 가능한 시간이 아니지.


  대화는커녕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다고 말한 것 때문에 모모카씨가 키리오군을 때리는 최악의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


  이건 극히 좋지 않다.

  점심이 끝나고 우리들 1학년조는 모여 교실로 돌아간다.

  1학년 2반 교실에 야마토군이 들어가고, 키리오군이 들어가고, 뒤를 이어 들어가려고 하는 모모카씨를 잡아 복도 창가 앞으로 끌고 온다.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네?”

  답하는 모모카씨는 무척이나 상냥한 표정이다.

  풍성한 흑발. 긴 속눈썹으로 치장된 눈꼬리가 내려간 눈은 소녀만화 히로인으로서 어울리는 품위 있는 풍모.


  나는 벤치에 앉아 있던 선배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까치발을 들어 입의 옆을 손가락으로 가리고 모모카씨에게 소곤하고 속삭였다.


  “신 선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연애담따위 부끄러워서 하기 힘들지만, 그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니다.

  그게 그럴 것이, 아무리 그래도 모모카씨의 태도가 너무 신랄하다.

  일단은 역하렘군들에 대한 모모카씨의 평가를 확인해둬야!!


  “신? 여자만 밝히는 성희롱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소꿉친구로서 부끄러울 뿐이야. 사쿠라코를 처음 만났을 때 다짜고짜 안아 올린 것도 믿을 수 없어. 다음에 또 그러면 싸대기를 날려줄 테니까 안심해.”


…….

  예상 이상으로 엄격한 대답에 나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에, 그럼. 소라군은?”

  같은 나이의 남자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거니까, 조금은 신경 쓰이거나 하겠지?

  모모카씨는 주먹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뿌드득하고 관절을 풀었다.

  “오만하며 무례한 의붓동생. 돼지라고 불렀던 일, 뼛속깊이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


  “야, 야마토군은!?”

  “내숭쟁이 양아치. 눈에 띄고 싶지 않으니 경어를 쓴다는 거 이상하지. 오히려 반대로 눈에 띈다고.”


  “그럼, 키리오군은……!?”


  “키리오군이 누구였지?”


  모모카씨의 대답에, 내 눈앞이 컴컴해졌습니다.


  이, 이상해……!

  여기까지 전방위로 흥미가 없다니!


  너무 심한 충격에 복도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다리에 힘을 주고 힘이 빠진 몸을 일으킨다.


  “타카나시 키리오군 말이야…….”

  “아아, 아이돌군, 키리오라는 이름이었구나.”


  “멋있어, 라든가. 좋아, 라든가 그런 거 없어!?”

  “전혀 없어.”


  즉답하는 모모카씨의 표정은, 실로 멋진 웃음이었습니다.


  “서, 설마 사쿠라코. 그 중에 신경 쓰이는 남자가 있는 거야!? 안돼, 안돼! 사쿠라코에겐 좀 더 제대로 된 멋있는 남자가 어울리니까! 성희롱남과 여남과 폭력남과 공기남이라니, 절대로 인정할 수 없으니까!”


  무너지고 주저앉은 내 얼굴을 모모카씨가 훔쳐보며 어깨를 흔든다.

  미래의 서방님들에게 이 무슨 폭언을…….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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