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러면. 스텔스계 엑스트라, 모부야마 우스시입니다.

  오늘은 1년에 한 번 있는 소풍날입니다.


  저는 지금, 화창한 푸른 하늘 아래, 1학년 보좌부 부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온화한 산길을 걸어 목적지인 앵화산 정상을 향하고 있습니다.


  2학년인 제가 어째서 1학년과 함께 걷고 있는가 하면, 저의 기본 스킬인 스텔스 기능 때문입니다.

  반을 정할 때, 어디의 반이든 들어갈 수 있도록 분투했습니다만, 결국 어디의 반에도 들어갈 수 없었던 겁니다.

  그건 고사하고 선생님까지 잊어버려 자신의 반의 바비큐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솔직히 예상 범위 내의 일이었습니다.


  바비큐는 무시하고 도시락을 싸가자. 그리고 나무그늘 아래에서 느긋하게 먹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반 분류의 자료를 보고 있던 신군이 제가 혼자라는 걸 눈치 채고 보좌부 1학년들 반에 섞어준 것입니다.


  “너희들만 있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말이야. 오빠 대신 우스시에게 감시역을 맡길 테니까, 예절 바르게 행동 하라고. 특히 야마토하고 모모카하고 소라. 사쿠라코도 혼자서 우왕좌왕 행동하지 않도록. 무슨 일을 할 때든 우스시하고 함께 해.”

  ““““네에.””””


  반에서 잊혀졌을 뿐인데. 그런 말로 나의 체면을 세워준 신군에게는 머리가 오르지 않습니다.


  “바비큐, 바비큐, 바비큐.”


  내 옆을 걸으며 싱글벙글 웃고 있는 건 사쿠라코입니다. 무척이나 바비큐가 기대되는 거겠죠.

  보폭 때문인지 제가 한 발자국 걷는 옆에서 두 발자국 걷는 모습이 열심히라 무척이나 귀엽습니다.


  앞을 걷고 있는 건 학생회 부회장인 야마토군.

  그의 등에는 커다란 가방이 있는데, 손에는 세 개나 가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오리, 내 것도 들어 달라고.”

  “네. 좋아요.”


  남자가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야마토군에게 건냅니다.

  야마토군은 싫은 표정 하나 없이 받습니다.


  “내숭쟁이군. 언제까지 내숭 부리지 말고 적당히 거절하라고.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네 개나 들다간 쓰러져. 우리들 반의 짐도 지고 있는데.”

  모모카씨가 걱정스럽단 듯이 야마토군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괜찮습니다. 저, 이런 거 동경하고 있었어요.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고, 그러기는커녕 꼬붕 같은 취급을 받는 평범하고 얌전한 반 친구 포지션에……!”

  “………………뭐, 내숭쟁이군이 그걸로 만족하고 있다면 더 말하지 않을게…….”

  마음 깊이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말하는 듯이 모모카씨가 고개를 저었다. 저도 솔직히 이해할 수 없어요.


  뒤에서 끼릭끼릭끼릭, 하고 소리가 들리고, 사쿠라코가 부앙하고 스피드를 올려 앞의 두 사람을 쫓아갔습니다.


  소리의 정체는 커터칼입니다.

  조심조심 뒤를 돌아보니 굉장한 고양이등을 한 여자가 “후후후후후.”하고 지옥 깊은 곳에서 울리는 듯한 웃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야쿠오지씨입니다. 아까 전에 사쿠라코에게서 소개받았습니다. 저도 자기소개를 했습니다만, 이쪽을 보지도 않았습니다.


  어깨까지 늘어진 흑발은 노파처럼 흐트러지고, 핏발이 설 정도로 부릅 뜬 눈은 동공과 흰자위가 극명하게 갈려 삼백안은커녕 사백안. 신장은 160을 넘는데도 체중은 아마 30킬로 정도겠죠. 하프팬츠에서 뻗은 다리에는 뼈가 보일 정도입니다.

  볼이 홀쭉하고 눈동자가 튀어나올 정도로 여윈 여자가, 사쿠라코와 같은 리본을 묶은 사쿠라코와 같은 머리 형태에, 가방도 스니커도 사쿠라코와 같은 걸 쓰고 커터칼을 울리며 웃고 있는 겁니다.


  무섭습니다.


  리얼 호러입니다.


  갑자기 속도를 올려 지친 건지 사쿠라코의 속도가 느려져서 뒤에 걷는 사백안 여자와의 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또 여자는 커터칼을 끼릭끼릭 울리고 다시 사쿠라코가 속도를 올립니다. 사쿠라코는 완전히 울 것 같은 표정입니다.


  “소풍에 커터칼은 필요 없지. 이거 내가 맡을게.”


  여자의 손에서 키리오군이 커터칼을 빼앗습니다.

  여자는 “커터칼, 돌려줘…….”하고 키리오군을 보지 않은 채 항의하지만, 돌려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서 “저주할거야저주할거야저주할거야저주할거야”라고 반복하며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이거 기분나빠.” “키리오군, 상관하면 안 돼.”

  키리오군의 곁을 지키고 있던 여자들이 질려하며 키리오군에게 팔짱을 낍니다.

  아이돌이니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키리오군의 곁에 있는 여자들의 수가 대단하네요. 두 자리는 가볍게 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좁은 산길에서 수고할 따름입니다.


  “……라코…….”


  응?

  야쿠오지씨가 또 뭔가 말하기 시작하네요.


  “사쿠라코오오! 그거, 어디서 산 거야아아!?”

  “히이이익!?” “우와아아!?” “꺄아아악!?” “뭐뭐뭐뭐야!?”

  야쿠오지씨가 가느다란 몸에서 나왔다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쨍쨍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공기조차 떨릴 것 같은 성량에 하늘을 가리던 나무에서 이파리와 곤충이 대량으로 떨어집니다!


  깜짝 놀란 사쿠라코가 도망치고, 모모카씨가 사쿠라코를 등뒤에 숨기고 주변에 있던 여자들이나 저까지도 비명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아비규환의 도가니를 만든 본인은 핏발이 선 눈을 더욱 붉히며 귀기가 돌 정도의 표정으로 사쿠라코에게 달려듭니다!


  “사쿠라코……그 햄스터 마스코트. 하고 올 거라는 말, 없었잖아……!! 어디서 산 거야!?”

  “헤, 아, 에, 아.”


  사쿠라코는 갈팡질팡하면서도 어떻게든 진정하고 “이건,”하고 목소리를 짜냈습니다.


  “사, 산 게, 아니야. 사, 사요코씨가 양모 펠트로 만들어 준 거야. 오늘 아침, 완성됐다고, 받아서…….”

  야쿠오지씨가 말한 건 사쿠라코의 가방에 붙은 너무나도 귀여운 햄스터 마스코트입니다.


  설명 도중에 야쿠오지씨가 햄스터를 떼어내려고 하여 사쿠라코가 필사적으로 저항합니다.

  모모카씨도 야쿠오지씨를 떨쳐내려고 하지만, 야쿠오지씨는 찰거머리처럼 집요하게 사쿠라코에게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쿠라를 만지지 마.”


  야쿠오지씨를 사쿠라코에게서 떨어뜨리니 건 소라군이었습니다.

  소라군은 반이 다른데 어느새 여기까지 온 걸까요?

  야쿠오지씨의 머리의 리본 중 하나를 빼앗아, 바보바보라며 어린애처럼 악담을 남기고 산길을 올라갑니다.


  그야말로 지옥의 망자가 이럴까 싶을 정도의 박력으로 야쿠오지씨는 소라군을 쫓아갔습니다. 그녀의 무시무시한 노성이 꼬리를 물고 숲을 울립니다.

  소라군은 괜찮을까요. 만일에 잡혔다간 야쿠오지씨에게 잡아먹힐 것 같습니다만.


  여담입니다만, 이 소동은 사요코씨라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야쿠오지씨에게 줄 햄스터를 만드는 것으로 진정되었습니다.


  이러저러 소동은 있었습니다만, 무사히 산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화앵산 정상은 예상 이상으로 설비가 갖춰져서, 바비큐 설비만이 아니라 트레이닝 설비나 긴 롤러식 미끄럼틀 같은 것도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놀이기구는 뒤로 미루죠. 일단 바비큐 준비에 착수합니다!


  남자 팀이 철판을, 여자 팀이 식재료 준비를 합니다.

  식재료는 집이 식당이라는 점도 있어서 야마토군이 준비해왔습니다.


  시설 스탭에게서 식칼과 도마를 빌려 지정된 장소에서 조리를 시작합니다.


  “피망, 양파, 감자, 비엔나, 옥수수랑, 버섯, 고기에……어라?”

  “우와아아아!”

  “굉장해. 좋은 고기잖아! 분발했네. 야마토군.”

  모모카씨와 사쿠라코가 동시에 환성을 올립니다.

  야마토군이 꺼낸 고기는 지방이 희긋희긋하게 붙은 고급 고기였던 겁니다! 이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사쿠라코는 눈 안에 하트마크가 뜰 정도로 크게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평범한 고기를 가져올 생각이었지만……. 뭐, 됐나. 저는 판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밑 준비 부탁합니다.”

  “응! 맡겨줘! 일단은 식초를―”

  모모카씨가 가방에서 꺼낸 식초를 고기에 뿌리려고 하고, 야마토군이 꽉하고 팔을 잡아 멈춥니다.

  “잠깐 기다려요. 어째서 식초를?”


  “모모카, 요리, 못해.”


  답한 것은 은색 머리카락의 소라군입니다.

  모모카씨의 가방에서 귀여운 토끼모양의 밀폐용기를 꺼냅니다.

  꺼낸 용기 안에서 야마토군은 컬러풀한 꼬치에 꿰여 있는 미트볼을 손에 쥡니다.


  보기엔 맛있어 보이는 평범한 미트볼입니다. 뭐가 문제인 걸까요?


  야마토군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하나를 입에 넣고――――. 쿨럭, 하고 기침하며 당황하여 입을 막았습니다.

  진지해 보이는 검은 프레임의 안경으로도 감출 수 없을 정도의 흉악한 얼굴로 미트볼을 씹어 넘깁니다.

  그리고 사람이라도 죽이고 온 것 같은 박력으로 내뱉었습니다.


  “설탕과자고기맛……!!”

  …………….

  좀 상상하고 싶지 않네요…….

  무척이나 달았던 걸까요?


  “그러니까, 나, 모모카의 요리, 못 먹어.”


  듣고 보니 모모카씨는 언제나 도시락이었지만 소라군은 빵을 가져왔었지요.


  “모모카씨는 요리 못하는 게 아니야! 이 미트볼도 굉장히 맛있는걸!”

  마찬가지로 먹은 사쿠라코는 정말로 행복하다는 듯이 뺨을 누르며 야마토군에게 말합니다.

  야마토군은 실망했다는 듯이 답합니다.

  “사쿠라코씨가 우리 집 요리를 칭찬해줬을 땐 기뻤습니다만……. 그냥 미각치였던 거군요.”

  “미각치가 아니야! 모모카씨의 요리도 야마토군 집의 요리도 굉장히 맛있어! 모모카씨. 미트볼 더 하나 먹어도 괜찮을까?”

  “응! 먹어먹어. 사쿠라코를 위해서 만들어 온 거니까.”

  “먹으면 안 됩니다. 독입니다!”

  “실례네.”


  결국 식재료 밑 준비는 야마토군이, 바비큐 판 설치는 모모카씨가 하게 되었습니다.


  “우와, 철판 꽤 무거워!” “불, 붙지 않는다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주변 남학생들도 망설이는 와중, 모모카씨는 재빨리 숯에 불을 붙이고 호잇하고 판 준비를 끝냈습니다. 도울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덧붙여 키리오군은 소라군 반의 여학생들에게 끌려가 그쪽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라군은 혼자서 땡땡이입니다. 게임하고 있습니다. 멍하게 보고 있는 저도 땡땡이와 다름없습니다만. 야마토군의 친구라고 하는 작은 남학생과 함께 어쩔 줄 모르고 서있고 말았습니다. 덧붙여 같은 반인 야쿠오지씨는 소라군의 옆에 서서 “죽어……죽어……”하고 주문을 걸고 있는 와중입니다.


  “신씨, 늦네요.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까요?”

  야마토군이 산처럼 식재료가 쌓인 쟁반을 테이블에 두었습니다.

  “20분 정도 걸릴 것 같다는데. 먼저 먹어도 된다고 연락 왔어.”

  “고기!”

  역시 정식집 아들이네요. 야채와 고기 처리가 능숙하지 않습니까…….

  요즘은 남자도 요리를 할 수 없으면 안 되는 시대인 걸까요? 신군도 그렇고 야마토군도 그렇고, 겉보기와 다르게 능숙합니다.


  바로 각자 좋아하는 식재료를 늘어놓고 굽기 시작합니다.


  “고기 맛있어……! 행복해. 바비큐로 하길 잘했어. 고마워 야마토군……!”

  “별말씀을.”

  “아차……. 밥 먹고 싶어졌네. 가져올 걸 그랬어.”

  모모카씨가 유감스럽단 듯이 눈썹을 내립니다. 확실히 고기가 맛있는 것도 있어서 밥이 먹고 싶어져 참을 수 없습니다. 유감입니다.


  사쿠라코씨가 후헤헤헤, 하고 이상한 웃음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뭔가 주섬주섬하며 가방에서 2단 도시락을 꺼냈습니다.


  “주먹밥 가져왔어! 내용물은 명란젓하고, 연어하고, 가다랑어포하고, 갓하고, 매실하고, 다시마! 구워 먹자!”

  오오오오오오!!

  일제히 환성을 지르고 맙니다.


  “이렇게 많이, 무거웠었지? 말했으면 들어줬을 텐데.”

  키리오군이 면목 없다는 듯이 사쿠라코씨에게 수고의 말을 전합니다.

  “밥의 무게는 행복의 무게니까 괜찮아. 그보다 키리오군은 뭐 먹을 거야?”

  “……연어 부탁합니다.”

  “나는 매실.”

  소라군까지 나타나 주먹밥을 철판에 올립니다. 저도 가다랑어포를 얻어서 간장을 조금만 뿌려서 철판에 올립니다.


  아아, 이렇게 즐겁고 맛있는 소풍은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반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자신의 스텔스 스킬에 처음으로 감사하고 맙니다.


  그런 저의 마음에 물을 끼얹는 듯이, 옆 테이블에서 좋지 않은 웃음소리가 울립니다.


  “어이, 이거 네 몫이야. 모처럼 가져왔으니까 전부 먹으라고.”

  “이것도~”


  …………불쾌한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옆 테이블을 이용하고 있는 2학년 남학생이 얌전해 보이는 남학생 상대로 새카맣게 탄 고기나 야채, 파의 껍질을 올린 접시를 건내고 있던 겁니다.

  세 명이 모여 검게 탄 식재료를 접시에 모아 넘기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곳에까지 와서 괴롭히지 않아도.

  얌전해 보이는 남학생은 주변의 재촉에 못이겨 시커멓게 탄 무언가에 젓가락을 댔습니다.


  그 때.


  “한심한 짓거리를 하고 있네요.”


  야마토군이 일어서서 얌전해 보이는 남학생에게서 접시를 빼앗아 내용물을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앙? 뭐야 너. 짜증나네 1학년이냐?”

  “농담도 이해 못하는 거야?”

  히이이익.

  젓가락을 판에 내려치며 2학년 두 사람이 일어섭니다.

  나 따위는 그것만으로도 쫄아서 도망칠 것 같습니다만, 야마토군은 그대로 노려보며 말을 내뱉었습니다.


  “깝치지 말라고. 밥으로 사람 괴롭히는 거 아냐.”

  “아앙? 진짜 짜증나네 이 자식.”


  이, 일촉즉발의 분위기입니다!

  크, 큰일입니다. 선생님을 불러와야!


  선생님을 부르러 가려고 제가 일어서는 것과 거의 동시에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또 한 명의 2학년이 야마토군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빠직, 하고 아플 것 같은 소리가 울리고 안경이 날아가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안경알이 부서집니다.


  “뭐――안경 변상해! 병신새끼가!”

  야마토군이 단숨에 격노하여 주먹을 내지른 2학년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잠깐 딴지 걸게 해주세요! 맞은 아픔보다 안경입니까!? 화낼 거라면 맞은 거에 대해서 화내자구요. 어째서 안경!?

  하지만 역시나 대량파괴병기. 일격에 2학년생을 날려버리는 굉장한 공격력입니다. 아니 잠깐, 싸움은 진짜 안 된다구요. 학생회 부회장님!


  “너, 너 이자식.”

  2학년생이 동요하고 있어도 야마토군의 폭주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보다도 2학년 제군들. 동요하고 있는 주제에 맞서 싸우려는 것도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마토군의 강함에 깜짝 놀랐기에 동요한 거겠죠? 이런 때 정도는 솔직해 지자구요. 도망치자구요! 본능의 경고에 따라야 할 때입니다!


  야마토군은 한 사람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려 있는 힘껏 지면에 내팽개치고, 남은 한 사람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으려고 하며――――.


  “네네. 거기! 싸우면 안 되지!”


  달려온 신군이 야마토군의 팔을 잡아 배후에서 들어 올렸습니다.


  “뭐! 아파! 놓으라고 씨바!”

  “자자, 진정하자―. 싸우면 안 된다고.”

  “아프다고 했잖아!! 어째서 날 억누르는 거야! 먼저 싸움을 건 건 저쪽이라고!!”

  “일방적인 싸움이 되었기 때문이야. 머리 좀 식히라고.”


  야마토군은 뿌리치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맹수처럼 울음소리를 올리고 배후에서 잡고 있는 신군에게 발차기를 넣으려고 했습니다.

  “적당히 하지 않으면 지면에 꽂아 버린다. 야마토.”

  신군은 가볍게 피하면서 한 손으로 야마토군의 양 손을 잡아 올려 견갑골 사이, 목의 뿌리 부근을 손등으로 때렸습니다. 야마토군은 충격에 컥, 하고 숨을 삼킵니다.

  “……! 역시 싸움 약하다는 거 거짓말이었잖아! 제길……!”

  “오빠는 오빠니까 말이야. 역시 후배에게 져선 안 되는 거지.”


  야마토군은 분하다는 듯이 지면을 걷어 찹니다. 콘크리트 바닥과 스니커인데 쿵하고 무거운 타격음이 울립니다. 우와, 저 각력으로 차였다간 간단하게 기절할 것 같습니다.


  “야마토군. 이제 그 쯤에서.”

  더욱 난리를 치려는 야마토군의 팔을 퐁하고 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쿠라코입니다.


  “――――야, 야마토……군……?”

  야마토군의 친구라는 몸집이 작은 남학생, 우노군이 신음하듯이 야마토군의 이름을 속삭였습니다.


  두려움에 새파랗게 질린 우노군을 보고 야마토군도 싸악하고 소리가 날 기세로 새파래졌습니다.

  겨우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정신을 차린 거겠죠.


  야마토군이 동경하고 있다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기는커녕 조금 꼬붕 취급을 할 정도로 평범하고 얌전한 반 친구 포지션”은, 빠르게도 반납 확정인 것 같습니다.


  “말리지 않아서 미안. 하지만 야마토군이 틀린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무심코 지켜보고 말았어.”

  한 손에 고기가 쌓인 접시를 확실하게 잡고 있습니다만, 사쿠라코의 표정은 무척이나 침울합니다.


  “아니……, 나야말로. 난리 쳐서 죄송합니다. 머리가 식었습니다. 소동을 피웠습니다…….”


  꾸벅하고 고개를 숙이며 야마토군은 광장으로 발을 옮겨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신, 내숭쟁이 양아치군을 말릴 필요 없었는데. 이놈들이 그쪽 학생에게 숯을 먹이려고 했기에 말렸던 거야. 먼저 때린 것도 그쪽이었고.”

  “아, 그랬군. 그럼 너희들, 소풍 끝난 뒤엔 학생지도실 가라고. 먼저 때렸으니까 안경도 변상해야 하니까. 정말이지. 소풍에서까지 일 벌이지 말라고.”


  우노군은 새파랗게 된 채로 굳어있습니다. 야마토군은 안경을 쓰고 있으면 평범하게 얌전해 보이는 남학생으로 보였으니, 저런 변모에 놀라는 것도 당연하겠죠. 오히려 평소부터 어느 정도 양아치스러움을 보이고 있던 편이 충격이 적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서툴게 좋은 아이처럼 굴었던 탓에 오히려 갭이 극심해진 게 아니었을까요.


  “우노군. 야마토군은 저렇긴 하지만……. 멀리하지 말고 지금처럼 친구로 있어주지 않을래? 약한 사람에게 손을 드는 사람이 아니야. 지금도 타인을 감싸고 싸운 거였고.”

  사쿠라코가 우노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이면서 웃는 얼굴로 말을 겁니다.


  “윽…….”


  “야마토군은 우노군 같은 상냥하고 평범한 친구를 만들고 싶어했으니까.”

  우노군은 잠시 주저하고 있었지만――――

  “응.”

  하고 사쿠라코에게 미소를 보이며 끄덕였습니다.


  우노군은 몸집이 작습니다만, 사쿠라코는 우노군보다 훨씬 훨씬 몸집이 작습니다.

  그런 그녀조차 야마토군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거겠죠.


  신군이 옆자리에서 괴롭힘 당하고 있던 남학생과 한 사람 분량의 식재료를 가져와 우리들 테이블에 찾아왔습니다.


  “소동을 피워서 미안하네. 이제 끝났으니까 괜찮아.”

  주목하고 있던 주변 학생들에게 신군이 말하자 겨우 안심한 것처럼 팽팽했던 분위기가 풀어졌습니다.


  잠시 담소하면서 식사를 진행하고 있자 사쿠라코가 일어났습니다.


  “야마토군 찾아올게.”

  “내버려 두면 되지 않아?”

  “그다지 먹지 않았으니까……. 이대로 두면 배가 고파서 돌아가는 길에 쓰러질지도 모르고.”


  사쿠라코는 고기가 잔뜩 든 쟁반과 접시를 한 손에 들고 광장을 잰걸음으로 나아갑니다.

  나도 또한 그런 그녀의 등 뒤를 따릅니다. 신군에게서 말을 들었으니까요. 사쿠라코가 혼자가 될 때엔 붙어 있으라고. 이 정도의 임무는 다해야지.


  사쿠라코는 벤치를 찾지 않고 풀을 헤치며 숲 속을 들여다 봅니다.

  어째서 그런 장소를……? 그렇게 의문스럽게 생각한 동시에, 푹 숙인 고개를 발견했습니다.


  “아, 여기 있네. 야마토군. 슬슬 돌아와.”


  야마토군은 사쿠라코의 키 정도 되는 나무 그늘에 무릎을 끌어안고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아직 밥 먹던 도중이었는데.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플 거야.”

  “잠시 혼자 있게 해주세요…….”


  사쿠라코는 접시와 젓가락을 야마토군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럴 거라 생각하고, 고기 가져왔어.”

  오오! 야마토군을 위한 고기였던 거군요. 무심코 찾는 도중에도 고기를 놓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야마토군은 맛있게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접시를 받아 책상다리로 자세를 고친 다음 마음 깊이 후회스럽단 목소리를 쥐어짰습니다.

  “제길, 나 어째서 거기서 끊어져버린 걸까요……! …………우노군, 뭔가 말했었나요?”

  머뭇머뭇하며 받은 질문에 사쿠라코는 웃음으로 답했습니다.

  “깜짝 놀란 것 같지만 설명해 뒀으니까. 불은 꺼두지 않을 테니까, 진정 되면 돌아와.”


  사쿠라코는 가볍게 물러나 발걸음을 돌리려고 합니다.


  “――됐어요. 돌아갑니다.”

  “그래?”


 야마토군은 단념했다는 듯이 일어서 모두가 있는 장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야마토군을, 모두, 우노군도, 웃음으로 마중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


  “짐, 들어줄게요.”

  오는 길에 야마토군에게 짐을 넘겼던 반 친구들에게 야마토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안경이 없는 것뿐인데도 흉악함이 8할 이상 증가했습니다. 웃어도 커버할 수 없는 흉흉함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반 친구들은 딱하고 발걸음을 멈추고서 머뭇머뭇 돌아보고, 양손을 저었습니다.


  “아아아냐, 괜찮아! 스스로 들 테니까!”

  “아, 아침엔 미안!! 저, 정말로 미안했어.”


  갈팡질팡 떠나가는 그들은, 완전히 쫄고 있었습니다.


  야마토군은 또 구석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말았습니다만.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어떻게든 위로하려 힘쓰는 사쿠라코에게 맡기고, 우리들은 먼저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버스 시간에 늦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두 사람.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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