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마왕군 설립 편

 

19화. 마왕, 증오스런 태양에 도전하다



 항성을 배경으로 미려한 하얀 도색을 한 날카로운 실루엣의 배와 재색의 거대함이 대치하여, 그 사이에는 보석을 흩뿌린 듯한, 그러나 파멸적인 위력의 만화경 같은 만색의 빛이 흐트러지고 있다―――

 

 “…라는 표현을 해봤는데, 조금 멋있지 않아?”

 

 “오빠. 아무리 멋있어도 현 상태는 변하지 않는 거에요.”

 

 돌입 포드를 찔러놓고 에너지 플랜트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와중, 플랜트 측에서 구난신호라도 받은 거겠지. 특수해적항모가 돌아왔다.

 당연히 돌려보내면 성가신 일이 생기므로 와이번으로 요격해 봤지만.

 

 특수해적항모는 탑재하고 있는 화기의 숫자 자체는 많아도 대부분은 방어와 대공용.

 실수로라도 경순양함용의 실드 제너레이터를 탑재하고 있는 와이번을 향해 쏠 법한 사이즈의 병기가 아니다.

 게다가 빔이나 레이저라고 불리는, 에너지만 있으면 탄약비가 절약되는 에너지 병기지만, 이만큼 항성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선박에 열이나 에너지 병기가 그렇게 들을 리도 없고.

 그야말로 탄막이라는 농밀한 불길은 화속성과 화속성 부여를 한 실드를 상처조차 입히지 못하고.

 특수해적항모의 주력인 함재기는 이런 극한 상황에서 발진할 수 있을 리도 없어서.

 아니, 실제로는 2~3기 정도 발진했지만, 항성의 열기로 이미 오래 전에 녹아서 폭발했다.

 

 나머진 실드 출력에 모든 걸 맡기고 선체를 부딪치는 충격전술 정도밖에 수단이 없지만.

 발이 느린 특수해적항모로 고기동인 와이번에 접근할 수 있을 리도 없어서.

 자포자기하고 에너지 병기를 마구 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와이번 쪽도 주포를 몇 번인가 쐈지만, 역시 전함급의 실드 제너레이터다.

 주포로 실드가 깎이는 속도보다 수복되는 속도 쪽이 명백히 빠르다.

 주포의 부품이 마모되는 게 아까우므로 고정 레이저포로 바꿔 쏘고 있지만, 뭐어…재미있을 정도로 쏘는 족족 명중이고 예쁘기도 하지만, 특수해적항모의 실드가 깎이는 일도 없어서.

 이쪽도 불꽃놀이 성황에 공헌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와이번 대 특수해적항모의 전투는 “일견 성대하게 서로 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피해를 주지 못하는 볼거리” 상태에 빠져 있었다.

 

 「비김수구만유.」

 와이번의 코멘트가 너무 적확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마왕으로서 이런 애들 싸움같은 함대전은 재미가 없겠지?

 

 “미제, 특수해적항모의 구조해석은 끝났나?”

 

 “98% 해석 완료한 거에요. 하지만 뭐에 쓰는 건가요? 사용처를 잘 모르겠어요.”

 

 “시험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단 말이지.

 리젤, 하부 포탑을 움직여라. 목표는……아, 대량으로 있는 추진기 중 하나를 적당히, 그리고 함재기용 격납고 중 하나를 적당히 노려둬.

 리액터 근처만은 피하라고.”

 

 “네에, 마이 마스터.

 조준 완료했습니다만, 어딜 어떻게 봐도 방어가 가장 두터운 곳 중에서도 가장 두터운 곳인데요오?”

 

 “상관 없어. 사격준비 상태가 되면 발사권을 이쪽으로 넘겨라.”

 

 “라져인 거에요오.”



 전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거다.

 어째서 라이무가 타면 클래스5의 액트레스라도 평범하게 수송선을 증발시킬 수 있는 위력을 낼 수 있는가.

 아니, 실제로는 판타지적인 라이무의 능력 + 빔포의 위력 = 증발 레벨의 빔이 되었다는 건 알겠지만.

 

 내가 타고 있는데다가 소유품인 와이번이 조금 너무 평범한 점이 신경 쓰였던 거다.

 마왕이 무기를 휘두르면 무척이나 높은 공격력이 될 터인데, 주포의 충격포도 스펙 그대로의 위력밖에 나지 않는다.

 거기서 한 가지 가설을 세워봤다.



 마왕은 용사에 비해 무기의 허용도가 낮은 게 아닐까?



 잘 생각해 보면 평범한 RPG라도 용사는 갖가지 무기를 바꿔가며 성장해간다.

 반면 마왕은 휙휙 무기를 바꾸는 일이 적지 않은가?

 

 나는 마법 메인의 두뇌파 마왕이고, 디폴트 무기는 지팡이거나 의장검이든가 지휘봉이라든가 그 쯤이 될 것 같다.

 다시 말해 와이번의 주포라든가는 「이 무기는 장비할 수 없습니다」상태인 게 아닐까?

 음, 실로 판타지적으로는 틈이 없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RPG나 판타지는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유연해졌다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나와 라이무를 소환한 시스템은 클래식한 느낌이 든단 말이지.

 

 그런 고로, 딱 좋은 기회도 왔기에 실험해보려고 생각한다.

 

 “오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에요?”

 한가해졌는지 또 내 무릎 위에 올라오는 미제.

 음, 애완동물이자 사역마로서 좋은 행동이다.

 ……연령적으로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나이인 것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뭐, 보고 있어. 예상대로 되면 비상식적인 광경을 볼 수 있을 테니까.

 리젤, 사선상에 다른 스테이션이나 유인행성이 겹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비상식적인 광경은 이미 충분히 본 거에요.”

 

 “네에, 마이 마스터.

 주의는 하겠지만, 이런 우주공간에서 다른 것이 맞을 확률따위, 생각하는 것조차 바보스러울 정도라구요오?”

 그것도 그런가. 뭐, 만일을 위해서다.

 

 “그럼, 우선 준비다.”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고 마법을 발동시킨다.

 

 『기도마법 발동 : 무기적응Ⅹ』

 『개념마법 발동 : 무기마력부여Ⅶ』

 

 『무기적응』은 자신이 쓰지 못하는 무기나 처음 보는 형태의 무기를 쓸 수 있게 하는, 초급 보조마법이다.

 우선 이걸 내게 건다.

 그리고 『무기마력부여』는 평범한 무기를 일시적으로 마력으로 감싸 마법의 무기로서 강화하는 마법이다.

 제대로 발동한 증거로서, 와이번의 주포 앞에 마법문자 같은 것이 회전하며 빛의 링크가 몇 개나 포 주변에 전개됐다.

 

 그리고 저건 자신의 무기라고 손에 잡는 듯한 마음이 되어 본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무기 : [E]와이번 주포」라는 느낌인가.

 

 “그럼 발사 해볼까.”

 손 안에 보이는 가상 트리거.

 실체화는 하고 있지 않지만, 투영 화상으로 된 방아쇠를 당긴다.

 

 부앙! 하고 연장주포가 와이번이 만든 효과음과는 수준이 다른 대음량과 중저음을 울리며 주포에서 순백의 빛의 다발을 쏟아냈다.

 ……어라? 어째서 빛나는 거지? 저거 충격포 아니던가?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비약하는 충격포의 탄체 같은 것이 특수해적항모로 날아가서.

 

 종이짝처럼 실드를 찢고 명중한 곳에서 수십 미터에 걸쳐 원형으로 소멸시키고, 그대로 함체를 관통하여 반대측으로 날아갔다.

 

 ““““………에에―””””

 함교에 있던 나 외의 함교 요원이 탈력한 듯한 소리를 낸다.

 

 라이무의 스테이터스에 용사 보정으로, 전투기가 증발할 정도니까.

 내 스테이터스에 마왕 보정이라면 좀 더 위력이 나오지 않을까―라든가 생각했지만.

 명중한 곳 자체가 소멸되었구만…위력이 높아서인지 깔끔하게 관통하고 있다.

 

 한 박자 뒤에 와장창하고 유리 같은 파열음을 내며 특수해적항모의 피탄 부분이 대폭발을 일으켰다.

 실드가 사라진 영향으로 계속 쏘고 있던 와이번의 고정 레이저가 착탄하여 특수개조항모의 표면 이곳저곳에서 소폭발도 일어나고 있다.

 아, 함교 같은 곳에도 착탄해서 폭발했다.

 실드 전제의 배는 실드가 부서지면 약하단 말이지…….

 

 “리젤, 공격 중지. 덧붙여 항복 권고.”

 

 “네에, 마이 마스터.

 고정 레이저포 가동 중지, 항복 권고를……으응.

 어, 그러니까. 「우리 주인님은 무서운 사람이니까, 이 이상 저항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진심으로 권고드립니다아」…라고.”

 

 “기다려, 리젤. 항복 권고를 하더라도 조금 더 말하는 법이란 게 있잖아?”

 뭐냐 그 항복 권고는, 아름답지 않다든가 그 이전 문제다.

 

 “네? 하지만 바로 대답이 왔는데요.

 어, 그러니까. 「두목도 죽었고 항복합니다. 진짜 봐주세요」라는 내용이에요오?”

 하아―……하고 깊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미래 세계의 놈들은 정서나 로망의 문자를 쇠퇴시키고 만 걸까.

 

 “미제, 리젤의 예의범절…교육을 제대로 부탁해. 아르테, 항복을 수락하고 와줘.”

 

 “리젤 언니의 이걸 수정하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에요.”

 

 “옛서. 항복을 수락, 긴급소화 및 응급수리, 인명구조 행위만을 허가. 그 외 컨트롤권은 와이번에 이양하지 말입니다.”

 

 “함재기를 전부 잠금, 발진용 해치도 전부 폐쇄.

 발신기에 항복신호 섞어서 먼저 『바루나』 스테이션을 향해 이동시켜둬.”

 

 “아이 서, 함재기 메인 시스템 잠금, 함재기 발진용 해치 전부 폐쇄, 발신기에 항복신호를 혼합, 자동항행장치 온라인, 바루나 스테이션 근처를 향해 이동 개시해두지 말입니다.”



 이렇게 특수해적항모는 「마왕의 공격」 한 발로 대파, 나포되었다.



 아니, 그게 말이지. 나도 주포로 실드를 서로 깎는다든가, 제너레이터에 세공을 한다든가, 두꺼운 실드를 어떻게든 하기 위해 적의 메인프레임을 해킹한다든지 이것저것 생각해뒀다고?

 아슬아슬 두근두근하는 SF함 전투를 기대하고 있던 녀석이 있었다면 솔직히 미안하다.

 설마 한 방에 침몰할 줄이야…….



 우리들이 알 리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 날 『배의 묘지 성계』에서 더욱 변경에서 아드람 제국의 군대의 일부 급진파가 이것저것 조약을 무시하고 비밀리에 건조하고 있던 행성규모, 무인초대형 기동요새 『쌍두독수리의 성』이 수수께끼의 발광체에 관통되어 초거대한 리액터가 유폭하여 붕괴했다고 한다.

 나쁜 짓은 하면 안 되구만.



―――



 슬슬 태양열형 에너지 플랜트에서의 전투가 종료됐겠지, 라며 라이무를 마중하기 위해 다가가는데 근처에서 통신이 들어왔다.

 

 「이구사! …겨우 연결 됐다. 대체로 제압은 끝났지만, 실수했어. 도와줘!」

 처음 봤다. 울 정도로 긴급한 라이무의 표정.

 

 “무슨 일이야? 침착하게 말해.”

 그 표정에 마음이 차가워진다. 긴장감을 가지려고 할수록 냉정하게 되고 마는 나쁜 버릇이다.

 

 「이걸 쫓아줘!」

 라이무가 보낸 건 간략화된 항로 정보.

 그 이동 경로는 에너지 플랜트에서 일직선으로 항성을 향해 가고 있다.

 

 “와이번 전속력 리미터 해제, 추진기 전력 운전 준비다.

 아르테, 함장 명령. 이 좌펴를 향해 함수 회전, 그 뒤에 전력 가속.”

 

 「네이야, 노골에 채찍질을 해유.」

 “옛서, 지 말입니다!”

 

 “추적을 시작했다. 라이무, 사정을 설명해주지 않겠어?”

 아직 무릎 위에 있던 미제가 미처 자리에 돌아가지 못해 내 다리 사이에 끼어 있던 채로 가속으로 짜부러져 므규우…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다.

 

 「플랜트는 거의 제압했다. 지금은 해적 보스가 있던 최후 블록을 공략중.

 해적 보스는 유괴해온 사람을 전용 항구에 있던 소형 수송선에 태워서 태양을 향해 내보냈다.

 ‘저것들도 길동무다’라며 자포자기 해서.」

 

 “삼류다운 행동이군. 그 소형 수송선 데이터를 보내줘.”

 

 「응. 나도 설마했다. 방심했다.

 하지만 나 때문에 구하고 싶은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이구사. 구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모니터를 향해 매달리듯 말하는 라이무. 그 어조에는 희미하게 울음소리가 섞여 있었다.

 방심하고 있었던 건, 삼류의 자포자기가 어떤 것인지 짐작하지 못했다는 거로군.

 미학이 없는 악이 궁지에 몰리면 무슨 짓을 할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단 거겠지.

 

 “기특한 라이무를 보는 것도 일흥이지만 아무래도 자리가 불편하군.

 넌 평소대로 있는 편이 안심 된다………맡겨라.”

 도중부터 함내 방송으로 바꿔뒀던 걸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한 라이무와의 통신을 끊는다.

 

 “자, 사원들. 지금 이야기를 들었지?

 추가 작업은 마치 동화처럼 무구한 소녀의 부탁이다.

 나는 악역이지만 너희들은 히로나 히로인이 될 찬스가 찾아왔다.

 조금 목숨이 위험하긴 하지만, 해보지 않겠냐? 응?”

 선내에서 기합과 환성이 들린다. 기운 좋은 녀석들이다.

 이거야말로 마왕군의 부하로서 어울린다.

 함내 방송을 끊고 함교의 상황을 어느 단말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설정해둔다.

 

 “리젤, 목표 소형 수송선의 데이터를 보내줘.”

 

 “특수환경용 연락용 수송선, 항성 근처에서 활동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지만, 스테이션 사이의 이동이나 보수 공사의 이동용으로 그렇게 튼튼한 물건은 아니에요오.

 스테이션보다도 더욱 선외 온도가 올라가는 항성 환경이라면 곧바로 실드가 소실되어 부서지고 말 거에요.”

 

 “항로 계산 종료했습니다. 직선은 아닙니다만 항성 표면으로 낙하 코스지 말입니다.”

 

 “소형 수송선이 붕괴하기까지의 예상 시간을 표시, 와이번이 쫓아간 뒤 상부 함재기용 고정판에 고정할 수 있는 시간도 동시에 표시해줘.”

 

 “네에, 마이 마스터. 붕괴 예상 시간과 도착 및 작업예상 시간을 표시하는 거에요.”

 한 장의 투영 모니터에 표시된 것은 『【-3:30】 붕괴 6:20 도착시간 9:30』

 이 페이스로는 확실하게 늦는구만.

 

 “와이번, 주포, 부포를 장갑 안으로 수납.

 동력을 낮춰라. 남은 부분은 이너셜 캔슬러로 돌리고 전력 가동시켜.

 추진기 전 리미터 해제.”

 

 「알겠구만유. 주포, 부포에서 에너지 바이패스, 이너셜 캔슬러 과가동 운전 개시, 추진기 리미터 올 릴리즈.

 ……마왕님, 이거 끝나면 이너셜 캔슬러 신품 교환 부탁드려유.」

 

 “중고나 고철품이라면 검토해도 좋겠지.”

 

 “이, 이구사님. 가속도 표시가 표시한계를 넘었지 말입니다!”

 

 “아르테, 네게 맡긴다. 이 가속도와 속도는 자칫 잘못하면 선체가 찢어질 거야.”

 

 “예, 옛서! 불초 아르테, 전력으로 노력하지 말입니다!”

 착! 하고 경례를 하는 아르테지만, 약간 눈물이 고여 있다.

 곧장 가속하고 있을 뿐인데 아다만타이트 결정으로 만든 용골이나 외각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 시대의 배로서는 이상한 속도겠지.

 

 다른 함교 요원에게 기관부에서 일하고 있는 선원들이 울며 메달리고 있지만……어느 쪽이든 힘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모니터에 표시된 남은 시간으로 시선을 향하자 『【00:35】 붕괴 3:50 도착시간 3:05』

 

 속도가 극적으로 상승했을 텐데, 붕괴시간이 짧아지지 않았어?

 

 “이구사 님, 항성 표면의 활동이 활발화, 선외 온도가 상승하고 있어요오!”

 타이밍 나쁘구만!

 이미 주변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온도가 되고 있다.

 

 “츠바이, 냉각 젤을 넣은 포드와 응급처치 키트를 가진 구조대를 편성해라.

 인선은 맡기겠지만 목숨을 건 작업이다. 확실하게 골라!”

 

 “옛. 신뢰에 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르테 부하 중에, 서브리더격인 츠바이에게 맡긴다.

 붕괴 전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소형 수송선의 선내는 굉장한 온도가 되어 있겠지.

 츠바이는 함교에서 조수를 하고 있던 메이드대에서 3명, 선원 중에 18명을 골라 구조대를 편성한 듯하다.

 

 “이구사 님, 목표 수송선에 도착. 역분사를 하면서 접근하지 말입니다.”

 아르테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

 시계를 보니 『【00:42】 붕괴 0:42 도착시간 0:00』

 

 “와이번, 상부 도킹베이를 써서 강제 연결, 다소 무리가 있어도 상관 없어.

 연결 된다면 바로 실드로 감싸라!”

 

 「알겠어유! 상부 갑판 도킹베이, 강제연결 개시.

 앵커와이어 사출, 강제 고정.

 실드 파장…에이잇, 실드 출력을 높여서 감싸버릴 거에유.

 잠깐 저쪽씨의 실드 제너레이터가 날아가버릴 테지만,

 어차피 이제 절반도 없잖아유!」

 쿠쿵, 하고 선내에 울리는 소리가 들리고 와이번의 절반보다 작은 정도의 수송선이 상부 갑판에 억지로 고정되었다.

 

 “아르테, 탈출 궤도에 들어가라!”

 젠장, 시간에 여유가 너무 없어서 로망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어!

 

 “아이 서! 반전을 했다간 수송선 사람들이 압사합니다. 방향을 변경해서 항성표면을 플라이패스 코스로, 이구사 님, 이 배는 항성표면을 스쳐도 괜찮을까 묻고 싶지 말입니다!”

 

 “어떻게든 한다. 궤도는 맡겼어!

 와이번, 함체 자세 제어, 상부 갑판을 항성 반대편으로 향해라!”

 

 「그럼유. 자세 제어 노즐 조정, 하부 갑판을 항성 방면으로 향해유!」

 

 “실드 강도 저하 중, 현재 64%, 아직도 줄어들고 있어요오!”

 항성 표면에 대응할 수 있을 법한 마법을 지력 스테이터스에 맡기고 고속 검색한다.

 

 『결계마법 발동 : 운동반사결계Ⅹ』

 『법리마법 발동 : 지속냉각Ⅸ/제한:10도 이상』

 

 함체를 감싸듯이 각진 결계가 발동되고, 함체 내부의 냉각 마법이 분출되어 꽤나 괜찮게 됐다.

 외부표시 모니터에 비춘 외부 동영상은, 아래쪽이 전면 항성표면으로 채워지고 표면활동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거리다.

 표면활동까지 보이는 레벨인 것은, 장대하고 대단한 박력이구만……아니, 스케일이 너무 커서 실감이 옅기 때문인지 공포도 느껴지지 않는다.

 

 “전방 항성표면에 활동반응, 소규모 플레어에요오!?”

 

 “회피 불가, 돌파할 수밖에 없지 말입니다!”

 외부 광경을 오렌지 색으로 물들이고, 모니터 몇 개가 시커멓게 변했다.

 

 으응. 위화감이 있단 말이지. 나는 용사도 신진기예의 함장도 아니라 마왕이잖아?

 뭔가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비가 오는 날에 고양이가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걷고 있는 걸 보는 듯한 위화감이라고 해야 할까.

 

 “장갑판 8% 용해, 실드 13% 다운,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려요오!?”

 함교가 어두워지고 비상등과 같은 것으로 바뀌었다.

 위험할 때일수록 밝게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뿐인가?

 

 “벡터 수정 완료. 탈출 코스에 들어가지 말입니다!”

 

 “긴급동력을 실드 제너레이터로 이행하지 말입니다!”

 

 “기관실에서는 이제 비명과 기관장의 호통소리밖에 들리지 않지 말입니다!”



 헌데, 진정된 타이밍도 아니지만.

 위화감의 원인이 뭔지 겨우 알아차렸다.

 이것저것 마법은 쓰고 있지만, SF세계의 격식에 너무 맞춰주고 있다는 거다.

 아까처럼 「마왕의 공격」으로 배를 침몰시키는 짓을 하는 게.

 나나 라이무 같은 판타지의 존재겠지?



 “오빠, 뭐하고 있는 거에요?”

 아직 무릎 위에 앉아 있는 미제가 이상하다는 듯이 보고 있다.

 배짱 두둑한 아이라고 생각했더니,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아아, 움직일 수 없는 건가.

 

 “뭘, 마왕다운 마법이라도 하나 써볼까 생각해서.”

 

 “이번엔 어떤 동화를 볼 수 있는 건가요?”

 그 허세 가득한 큰소리가 사랑스럽다.

 역시 미제를 애완동물로서 입수한 건 정답이었군.

 

 “뭐, 보고 있어라.”

 씨익, 하고 마왕스런 웃음을 미제에게 보낸다.

 다른 일행은 자기 일로 바빠서 이쪽을 볼 여유도 없는 듯하다.

 그럼 유일한 관객에게 있는 힘껏 매료시켜야 하지 않겠나.

 

 「나는 마왕이며, 마왕 이구사의 이름으로 팔천세계의 이치에 간섭하니.」

 이제부터 쓰는 마법은 본래 긴 세월에 걸쳐 써야하는 마법이다.

 그걸 즉흥으로 쓰려고 한다면 영창 정도는 해야만 한다.

 

 「나는 세계의 이치에 간섭하는 자, 세계의 이치를 파괴하는 자니.」

 내 입이 엮는 말은 영창언어라는 수수께끼의 언어.

 습득은 극히 곤란하지만, 듣는 자는 의미도 내용도 이해하게 되는 수수께끼의 언어다.

 

 「마왕의 자리가 명하노니 세계의 지천이여, 어둠으로 닫히거라!」

 주변에 마법진이 전개되어 실내가 새파란 마법광으로 가득찬다.

 함교 요원도 몇 사람인가 눈치를 채지만 자신의 작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 같다.



 『마왕마법 발동 : 세계를 감싸는 어둠의 지천Ⅷ』



 마음 속에서 와작, 하고 뭔가가 깎여가는 상실감.

 이렇게나 마력을 소비한 건 라이무의 목줄에 억제명령을 덧붙였을 때 이후로 처음이다.



 “더욱 항성 표면에 소규모 반응, 이제 틀렸을지도 몰라요오오오오!”

 리젤의 비명이 함교에 울리는 와중, 모니터에 가득 찬 항성의 빛이 훅하고 꺼졌다.

 

 “항성반응……사라졌습니다. 선내온도 급속히 저하중이지 말입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당황스런 목소리의 메이드 부하.

 

 “항성에…뭔가 검은 막 같은 것이 생겼지 말입니다.

 열과 빛, 저게 막고 있는 게, 거짓말이죠…….”

 본래 어투가 반쯤 나오고 있는 메이드 부하 그 2.

 뭐 메이드대 전부가 평소에도 있지 말입니다 어조라든가 보통 있을 수 없겠지.

 

 “그럼, 빨리 이탈해라. 이 상황은 길게 유지할 수 없어.”

 

 “아이 서. 급속 이탈, 가속률 일정이지 말입니다!”

 목소리를 듣고 튀는 듯이 움직이는 아르테.

 

 와이번이 항성의 중력권을 이탈하고 에너지 플랜트 근처까지 도착했을 때, 쨍강, 하고 높은 파열음이 우주인데도 모두의 귀에 들린다.

 소리가 들린 방향을 보면, 거기에는 본래대로 할동을 하고 있는 항성의 모습이 있었다.

 

 “대단해……정말로 마법이네요.”

 나에게 달라붙은 채로 멍하니 말하는 미제.



 모두가 오버 리액션을 해준 바람에, 말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굉장히 마음이 거북하다.



 아니, 그게 말이지. 그 정도로 대단한 마법은 아닌데 말이지?

 마왕밖에 쓸 수 없는 『마왕마법』의 계통이긴 하지만.

 확실히 세계에 간섭하는 마법이긴 하지만!

 

 이거 그거라고?

 “와하하하하하, 세계를 어둠 속에 빠뜨리겠다아아아”라든가 말하는 마왕이 쓰는 마법이니까.

 수많은 의식과 수많은 산제물을 써서, 하나의 별을 확실하게 어둠으로 감싼다고 해야 할까.

 태양의 영향을 없애는 마법이긴 하지만 말이야.

 

 ……근데, 그것 뿐이란 말이지?

 

 아니, 농민에겐 심각한 일일 거라고 생각해. 태양빛이 없으면 농작물도 자라기 어려워지고.

 어두워지면 야행성 동물이나 마물도 활발해지고 말이지.

 하지만 그래서 그게 뭐 어떻냐는 거야.

 

 ……그치?

 

 이 마법을 개발한 마왕에게 말하고 싶다.

 어째서 좀 더 수수한 영창으로 하지 않았냐고.

 어째서 이런, 정체도 모를 마법인데 명칭만이 이렇게 멋있는 거야.



 항성 표면에 있었을 때 눈치 챘단 거지.

 지금 이 태양의 영향을 셧다운하는 「세계를 어둠으로 감싸는 마법」을 쓰면 어쩌면 안전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야.

 성공했을 때는 꽤나 자신만만한 마음이 되었었지만.

 모두의 오버 리액션을 보면서 조금씩 면목 없다는 마음이 되어서 말이지.

 그 오버 리액션은, 내가 굉장한 악을 성공했을 때 해줬으면 하는데…….



 와이번 선내가 활기로 가득찬 와중, 불편하고 거북한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 태우고, 와이번은 리빙아머들이 집결하여 마중하는 에너지 플랜트의 도크로 들어가는 거였다.

 

Posted by 추리닝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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