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90년 4월 14일. 잠시드 성역, 제국군 총기함 로키. 발레리 린 피츠시몬즈
"반란군, 추격을 멈췄습니다."
발트하임 참모장의 목소리에 발렌슈타인 사령장관이 전 함대에 정지명령을 내렸다. 전술 컴퓨터의 모니터에는 분명하게 후퇴하는 동맹군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동맹군의 후퇴를 인정한 사령장관은 전 함대에 동맹군을 쫓도록 지시를 내렸다.
붙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고, 벌써 8시간 정도 제국군과 동맹군은 술래잡기와도 같은 전투를 벌이고 있다. 단 양군이 실제로 포화를 나눈 건 한 번도 없다.
공격이 적에게 명중하기 위해선 앞으로 3시간 정도 서로를 향해 접근할 필요가 있겠지. 거리가 떨어져 있기에 단좌식 전투정에 의한 공격도 불가능하다. 공격대를 발진시켜도 적진에 도착하기 전에 그 대부분이 적의 단좌식 공격정에 요격될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사실은 동맹군은 무척이나 제국군을 쫓고 싶을 터,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동맹군이 쫓아오면 제국군은 잠시드에서 시바 성역 방향으로 후퇴한다. 하지만 동맹군은 메르카츠 부사령장관이 이끌고 있는 별동대에 대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바라트 성역 근처에서 싸우고 싶다. 그렇기에 도중에서 추격을 멈추고 후퇴한다.
그리고 제국군은 그런 동맹군을 쫓는다. 이건 메르카츠 부사령장관 쪽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동맹군은 후퇴하면서 제국군이 깊게 쫓아오기를 기다린다. 한 순간의 틈을 찔러 교전하여 제국군을 격파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거다.
지금까지는 그 노림수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 동맹군이 이대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는 힘들다.
사령장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각하는 전투식을 먹으면서 전술 컴퓨터의 모니터와 전면 화면을 보고 있다. 때때로 인상을 찌푸리지만 원인은 전황이 아니라 전투식이 맛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에 불안을 느끼게 만들만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각하, 이 상태가 계속될 거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만, 이 뒤의 전개는 어떻게 될까요? "
사령장관 각하가 나를 힐끔 봤다. 그리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각하가 전투식에 불평을 흘린 적은 내가 알기로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맛에 까다로운 건 알고 있다. 제국의 전투식은 동맹의 것보다 확실히 맛에 있어 뒤처진다.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뤼네부르크 대장도 같은 의견이다. 대장도 사령장관 곁에서 무뚝뚝한 얼굴로 전투식을 먹고 있다.
"하이네센 방면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전군이 하이네센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됩니다. 단 이 경우 우리들의 추격을 받을 테니까 꽤나 손해가 나올 것을 각오할 필요가 있겠죠. 게다가 자칫 잘못하면 후퇴가 아니라 패주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사령장관이 전투식을 한입 먹고 얼굴을 찡그렸다. 피망, 간, 전투식, 이 중에 뭘 가장 싫어할까. 언젠가 한 번 셋 중에 하나를 고르게 해보고 싶다.
"그걸 피하기 위해 몇 개 함대를 남겨 우리들의 발목을 잡게 하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뭐, 본대는 일시적으로 도망칠 수 있겠습니다만, 의미는 없겠군요. 본대도 그다지 시간은 벌 수 없을 겁니다."
다시 말해 그 경우 발을 잡는 부대를 철저하게 두들긴다는 건가. 단시간에 무너뜨리고 본대를 추격한다.
"메르카츠 제독과 협공이라는 방법도 있겠군요."
"물론입니다."
"전투는 피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
뤼네부르크 대장이 질문하자 사령장관이 끄덕였다.
"무의미한 전투는 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입니다. 동맹군에게 행동의 자유를 허락할 순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이쪽의 통제 하에 둡니다. 그 안에서 전투를 피하는 겁니다. 통제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그걸 저지합니다."
쿨하네. 뷰코크 사령장관이나 그린힐 총참모장, 양 제독이 이 사람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한숨을 내쉬지는 않을까.
"동맹군은 처음부터 하이네센에서 이쪽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길 수는 없었겠지만, 싸울 수는 있었겠죠."
"동맹군이 이길 가능성은 있었을까요? "
내가 묻자 사령장관이 나를 지긋이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없네요. 저는 반드시 이기도록 준비했습니다. 정략, 전략에 있어 압도적인 우위를 구축하여 동맹군의 2배 이상의 전력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지탱할 수 있을만한 보급체제와 경제력도 갖췄습니다. 그러기 위해 문벌귀족을 쳐부수고 로엔그람 백작을 배제한 겁니다. 동맹군에 이길 가능성은 없습니다."
"……."
이만큼의 대가를 지불한 거다. 이기는 건 당연하다. 라고 사령장관은 말하고 있다.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뒤에 싸운다. 승패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승배를 인정하게 만들기 위해 싸운다. 이번 전투는 그런 전투입니다. 동맹군도 자신들이 패배했다는 건 알고 있겠죠. 단지 그걸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점점 자신들이 졌다는 걸 인정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전투 중의 군인이라기 보다도 실험결과를 지켜보는 과학자 같은 어조였다.
우주력 799년 4월 14일. 제13함대 기함 히페리온. 양 웬리
"안 되겠군요. 제국군은 우리와의 전투를 피하고 있습니다."
무라이 참모자이 한숨 섞인 말로 상황을 평가했다. 어조에는 울분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
사령부 모두가 같은 마음이겠지. 안색도 좋지 않고 분위기도 좋지 않다. 마음 속에는 지금 상황에 대한 불만, 분노, 안타까움, 무력감으로 가득할 것이 틀림없다.
제국군은 동맹군과 싸우려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꽤나 거리가 떨어져 있다. 우리들을 견제하며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사이에 별동대로 하이네센을 공략하려는 거겠지. 그리고 우리들은 그걸 알면서 어쩔 수 없이 제국군의 술수에 빠져 있다.
……졌다, 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다들 그렇게 느끼고 있겠지. 입 밖으로 내보내고 있지 않을 뿐이다.
"각하, 뭔가 좋은 방법이 없습니까? 이대로 가면 하이네센이……."
그린힐 대위의 질문에 "글쎄"라고 애매하게 답했다. 2개 함대 정도 남겨 제국군의 진격을 막은 뒤 하이네센으로 향한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각개격파 당하는 걸로 끝나겠지. 그렇다면 지금 이대로 가는 편이 무익한 사상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라리 낫다.
졌구만, 이라고 생각했다. 이번만이 아니다. 샨타우 성역, 아니 이제르론 요새 공략, 그게 실패였다. 거기서 로엔그람 백작을 쓰러뜨리고 발렌슈타인 사령장관을 실각하게 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르론 요새가 이쪽에 있다면 방어에 전념할 수 있다.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발렌슈타인 사령장관의 책략에 빠졌다고는 하지만, 동맹시민은 제국령 침공을 선택하여 원정군은 샨타우 성역 회전에서 대패했다. 그걸로 동맹의 명운은 결정되고 말았다.
역사상 이겨선 안 될 전투에서 이겨버려 국가가 멸망한 경우가 있다. 남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한 짓이 그거였다. 동맹을 멸망으로 이끈 건 제국이 아니다. 나다.
혹시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지 않았다면 그 바보 같은 제국령 침공은 없었을 거다. 그렇다면 동맹군은 큰 손해를 입지 않고 끝났겠지. 동맹군이 건재하다면 제국의 내란도 없었을 거다. 문벌귀족도 건재했을 거다. 다시 말해 제국은 이 정도 규모의 군사작전을 일으킬만한 여유는 없었을 거다.
"각하, 총사령부에서 통신이."
그린힐 대위의 표정이 밝다. 전국의 타개에 기대하고 있는 거겠지.
"알았다. 화면에 비춰줘."
화면에 뷰코크 사령장관과 그린힐 총참모장의 모습이 비춰졌다. 두 사람 모두 표정이 심각하다. 그린힐 대위, 기대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서로 경례를 나누고 뷰코크 사령장관이 말문을 열었다.
「통합작전본부에서 명령이 내려왔다. 시급히 하이네센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함교가 술렁거려 정숙하라고 주의했다. 조용해지기를 기다리고 그린힐 총참모장이 뒤를 이었다.
「제국군의 별동대가 하이네센으로 접근하고 있다. 상선이 버밀리온 성역 근처에서 제국군의 별동대와 조우했다.」
다시 함교가 술렁거렸다. 올 것이 왔다. 알고 있었던 일이지만 그래도 충격이 있었다.
「하이네센에선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대규모의 시위도 일어났다는 것 같다. 하이네센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되돌리라고 시민들은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어.」
총참모장의 말에 이곳저곳에서 한숨이 들려왔다. 울분이 섞여 있다. 제멋대로 말해주고 있다. 그렇게 생각한 거겠지. 여기에서 철수라니,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걸 허락할 상대도 아니다.
"정부의 대응은? "
질문하자 뷰코크 사령장관이 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어쩌지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들은 제국군과 싸우지도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철수 요구에는 그것도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
다시 한숨이 들려왔다. 이번 한숨에는 힘이 없었다.
「하이네센으로 철수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게 되겠지.」
"……."
「양 제독은 우란푸 제독과 함께 최후미를 부탁하네.」
"……알겠습니다."
어려운 임무다. 잘 될 가능성은 낮다. 제국군의 별동대와 본대에 협공 당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다. 이 사태를 일으킨 건 다름 아닌 나니까.
제국군 490년 4월 14일. 오딘, 통수본부. 슈타인호프
"그럼 반란군은 하이네센을 향해 후퇴하고 있는 거로군? "
「예.」
"함정일 가능성은 없나? 경의 함대를 유인하려는 거란 가능성도 있겠지."
내가 묻자 발렌슈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동맹군은 전력 후퇴하고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군."
흠, 화면에 비춘 발렌슈타인에게 망설임은 없다. 믿어도 좋겠지. 평소에도 그렇지만 귀여움이 없구만. 조금은 전공을 탐낸다든가 치기를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반란군은 메르카츠가 이끄는 별동대가 하이네센으로 접근하고 있기에 황급히 돌아가고 있다. 그런 건가."
「아마도.」
"어떻게 할 건가? 메르카츠에겐 그대로 하이네센을 공략하게 할 건가? 아니면 반란군의 함대를 협공할 건가? "
「양쪽 다 가능하겠지요.」
내게 선택하게 만들 셈인 것 같다. 아니면 시험하고 있는 건가?
"안전책을 취한다면 함대를 무력화하는 거겠지."
「소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부하들도 기뻐하겠죠. 이제야 겨우 전투를 할 수 있을 테니.」
희미하게 웃음을 띄우고 있다. 쓴웃음일까? 아무래도 부하들을 통제하는 데에 꽤나 고생한 것 같다. 다소는 인간미가 보이는군.
"그렇군. 확실히 제대로 된 전투가 없었구만."
「예.」
"좋겠지. 일단 반란군의 함대전력을 무력화한다. 메르카츠에겐 내가 전하도록 하지. 경은 반란군을 따라잡아라. 놓치지 말도록."
「예.」
서로 경례를 나누고 통신이 끝났다. 본대 6개 함대와 별동대 7개 함대에 의한 협공인가. 반란군의 명운을 정하는 전투다. 그에 걸맞는 큰 전투가 되겠지.
제국력 490년 4월 14일. 제국군 총기함 로키. 발레리 린 피츠시몬즈
슈타인호프 통수본부총장과 통신이 끝나자 함교 분위기는 단숨에 열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제야 겨우 동맹군을 공격할 수 있다. 협공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거겠지.
전술 컴퓨터에 보이는 동맹군은 후퇴하고 있다. 그걸 쫓도록 발렌슈타인 사령장관은 함대의 속도를 올리도록 명령했다.
"추격하면서 함대의 배치를 재편합니다. 전방에 3개 함대, 후방에 3개 함대. 전방 3개 함대는 중앙에 본함대, 좌익에 렌넨캄프, 우익에 아이제나흐 함대. 후방 3개 함대는 중앙에 뮐러, 우익에 비텐펠트, 좌익에 켐프 함대. 서두르도록! "
명령이 이어진다.
"스스로 선두에 선다는 겁니까? "
발트하임 참모장이 놀라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사령장관은 개의치 않았다.
"지시는 어떻게 됐습니까? "
"예."
참모장이 서둘러 오퍼레이터에게 지시를 내렸다. 뤼네부르크 대장이 씨익 웃는 게 보였다.
동맹군과는 아직 꽤나 거리가 떨어져 있다. 함대 배치를 재편하면서 추격해도 문제는 없다. 동맹군에게 역습을 받는 일은 없겠지.
하지만 선두에 선다? 혹시 서두르고 있나? 사령장관의 표정에 흥분은 보이지 않는다. 의심쩍게 보고 있자 사령장관이 날 봤다. 그리고 쓴웃음을 띄웠다. 아무래도 내 의문을 눈치 챈 것 같다.
"추격전이라는 건 무질서하게 되기 쉽지요. 그리고 무질서하게 되면 역습을 받기 쉬워집니다. 특히 이번엔 충분한 전투가 없었으니까 다들 불만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만큼 위험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선두에 선다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뒷마무리에 실수가 있어선 안 됩니다. 우리들은 질서를 갖추고 추격합니다. 목적은 동맹군의 후미를 잡는 것. 적 전력을 깎아내는 건 부산물이군요."
하아, 한숨이 나올 것 같다. 뤼네부르크 대장은 웃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령장관 각하가 나와 대장을 보고 조금 불만스런 표정을 보였다.
우주력 799년 4월 16일. 동맹군 총기함 리오 그랑데. 드와이트 그린힐
총기함 리오 그랑데의 함교는 무거운 분위기에 싸여 있다. 다들 표정이 심각하다. 뷰코크 사령장관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후퇴를 결단하고 이미 이틀이 지나려 하고 있다. 동맹군은 철수하고, 제국군이 그걸 뒤쫓는다. 그런 전개가 40시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양측의 거리는 조금씩이긴 하지만 줄어들고 있다.
최후미를 맡고 있는 제10함대의 우란푸 제독과 제13함대의 양 제독이 세 번 제국군의 발목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제국군은 두 함대를 격파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면에서 동맹군을 견제하며 한 부대를 우회하여 후방을 차단하려 했다. 제10함대, 제13함대는 협공을 두려워하여 제국군의 발을 잡지 못했다. 지금은 후퇴에 전념하고 있다.
제10함대, 제13함대에 큰 손해는 없다. 두 함대 모두 1,000척에도 미치지 않는 손해를 받았을 뿐이다. 제국군은 동맹군을 격파하는 것보다도 뒤를 잡아 추격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적과 아군 13개 함대가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겠지…….
제국군의 목적은 알고 있다. 별동대와의 협공이다. 그렇기에 2개 함대의 격파보다도 동맹군 전체의 추격을 우선하고 있다. 아마도 제국군의 별동대는 이쪽을 향하고 있을 것이 틀림 없다.
뷰코크 사령장관과 몇 차례 논의했다. 이대로 가면 협공 당할 가능성이 높다. 뒤돌아 제국군으로 향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별동대도 이쪽으로 향하고 있는 거다. 잘 하면 각개격파도 가능하다.
하지만 추격하고 있는 제국군은 신중하다. 허를 찔러 반전해도 잡을 수 있을지 어떨지…….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웠다. 결국 별동대의 진로를 예측하고 그를 피하는 항로를 취한다고 결론이 났지만…….
"슬슬 좋을까."
뷰코크 사령장관이 중얼거리고 나를 봤다. 표정에는 웃음이 있다.
"총참모장, 제국군에게 반격을 시작하지."
"반격입니까? 하지만……."
잘 될 거라 생각하기 힘들다. 우물거리자 뷰코크 사령장관이 알고 있다는 듯이 끄덕였다.
"양 제독과 우란푸 제독에게 발을 잡도록 만든다."
"……."
"제국군은 한 부대를 우회시켜 후방을 찌르려 하겠지. 그렇게 하는 걸로 그 두 사람을 철수시켰다. 이번에는 그걸 노린다."
"……제국군의 한 부대를 끌어들여 어쩔 수 없이 전투를 벌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거군요."
내가 확인하자 뷰코크 사령장관이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목적은 알겠다. 하지만 그게 잘 될까? 제국군도 거기에는 경계하고 있을 거다. 게다가 정부의 명령을 거역하게 된다. 그에 대해 묻자 사령장관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미 40시간 가까이 도망치고 있어. 제국군이 우리들의 철수가 확실하다고 생각해 준다면……."
"그렇군요. 찌를 구석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령장관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제국군의 방심을 찌르자는 건가. 지금이라면 잘 될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은 결코 작지 않겠지.
"게다가 이대로 가면 제국군에게 협공 당하길 기다릴 뿐이다. 하이네센에 돌아갈 수도 없어져. 정부의 명령에 응하지 못하게 된다."
"확실히 그렇겠군요. ……잘 되면 제국군을 각개격파할 수 있겠죠. 그게 무리라도 여기서 제국군에게 일격을 가해두면 협공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음. 하이네센에 돌아가 최후의 일전을 기대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예."
"무엇보다도 이대로 당하기만 해선 병사의 사기도 오르지 않아. 게다가 나에게도 오기라는 게 있어서 말이야. 급료 도둑이라느니 허수아비 사령장관이라느니 불리는 건 사양이다."
사령장관이 표정을 찡그리고, 그리고 웃었다.
"소관도 같은 마음입니다. 이 쯤에서 급료만큼의 일을 하도록 할까요."
"음."
기회는 한 순간이다. 두 번이나 같은 수가 통할 상대가 아니다. 작전을 적에게 감청되어선 안 되기에 연락정으로 지시를 내리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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