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력 489년 7월 5일. 오딘, 신무우궁. 안톤 페르너.
“꽤나 애먹었다고 들었습니다만.”
루게 백작의 말에 에리히가 끄덕였다.
“지구는 본거지니까요. ……오딘에서 있었던 지구교단 지부를 강제조사했을 때도 꽤나 저항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엔 그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무거운 공기가 방 안에 가득 찼다.
신무우궁 남원에 있는 한 일실. 저번에 썼을 때도 어둡고 음침한 방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더욱 음울함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높으신 분이 쓰는 방인 것 같지만, 독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구만. 이 방에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네 명의 남자가 모여있다. 나와 안스바흐 준장, 내 정면에 사법상서 루게 백작과 우주함대 사령장관 에리히 발렌슈타인 원수…….
“변함없이 자살행위와도 같은 몸을 사리지 않는 저항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이옥신 마약을 사용한 세뇌입니까. 성가시군요.”
루게 백작의 탄식에 에리히가 “네”하고 끄덕였다.
“당초 장갑척탄병은 근접전을 행했습니다만, 바로 거리를 취하는 싸움으로 바꿨습니다. 최루탄, 섬광탄, 장거리음향장치……. 교단측에서도 방독 마스크, 차광 마스크를 쓴 신도가 있었기에 최루탄, 섬광탄의 효과는 한정적이었습니다만, 장거리음향장치는 꽤나 유효했다고 합니다.”
루게 백작이 “호오”하고 소리를 냈다.
“단지 그건 꽤나 많은 전력을 소비합니다. 그렇기에 장기간 운용할 수 없습니다. 몇 번이나 배터리를 교환하며 충전하면서 사용했다든가. 그 부분은 개량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게다가 기재가 너무 커서 수송이 쉽지 않다는 결점도 있습니다.”
에리히가 조금 얼굴을 찡그렸다.
“과연. 효과는 있지만 운용에는 난점이 있다. 그런 거로군요.”
루게 백작이 끄덕이고 있다.
“예. 개량 여지는 있겠죠. 바렌 제독이 그 점을 전투보고에 기재하였기에 개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군무성 경유로 병기개발부문, 민간업자에게 개량하라는 명령이 내려가겠지. 지구교 대책만이 아니다. 폭도 대책에도 유효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두 사람, 너무 담담하구만. 흘깃 보면 냉담하다고 해야 할지 무관심하다고 해야 할지. 사이가 나쁜 건 아닌지 착각할 녀석이 나오는 건 아닐지 모를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지구교의 총대주교 말입니다만, 마지막엔 스스로 폭사했다고 합니다.”
“……그걸로 끝났다고 생각합니까? 발렌슈타인 원수.”
에리히가 고개를 저었다.
“좀처럼. ……천년 가까이 내려온 원념입니다. 그렇게 간단하겐 끝나지 않겠죠.”
“과연. 그렇다면 문제는 후계자로군요. 대체 누가 그 뒤를 이을지…….”
“글쎄요. 누가 이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디로 갈지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페잔, 이로군요.”
에리히가 끄덕였다.
“자유행성동맹에서도 지구교는 탄압받고 있습니다. 도망칠 장소는 페잔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페잔은 원래 지구가 만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연결점도 있겠지요. 어떠한 편의를 봐줄 사람도 있겠고.”
“헌병대가 페잔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저희들이 도울 일은 없겠습니까?”
“토벌군이 지구에서 갖가지 물건을 가지고 돌아올 것입니다. 그걸 분석해 주셨으면 합니다.”
“갖가지 물건, 이라 하시면?”
“서류, 컴퓨터 기기, 무기, 포로 등입니다. 그들이 자폭했기에 파손되거나 땅속에 파묻혔던 물건도 있습니다.”
“그건 좀 벅찬 일이군요.”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정말로 벅찬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확실히 나도 꽤 힘든 일일 거라 생각하긴 하지만.
“확실히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들은 그들에 대한 걸 거의 모릅니다. 그들의 조직이 어디까지 뻗혀 있는가. 그걸 지지한 재정기반은 무엇인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만, 조사하고 싶습니다.”
“과연. 본거지를 친 이상 다음은 그쪽이라는 거로군요.”
루게 백작이 끄덕이고 있다.
“지구는 자원이 고갈된 별입니다. 그들이 지구에서 수익, 대부분이 관광, 순례에 의한 수익일 텝니다만, 그것만을 의지했다곤 생각하기 힘듭니다. 나머진 신자에게서 거둔 헌금일 텝니다만, 그것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대체 어디에서 활동자금을 구할 것인지…….”
루게 백작과 에리히가 서로를 돌아봤다.
“흥미가 생기는군요.”
루게 백작의 말에 에리히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군요. 흥미가 생깁니다. 대체 어디에 연결되어 있을지…….”
“말도 안 되는 곳에 도달할 것 같군요.”
“네.”
어이어이, 두 사람 모두 웃을 일이 아니라고.
“알겠습니다. 이쪽에서 조사하도록 하지요.”
루게 백작이 나와 안스바흐 준장을 봤다. 물론 거부하지 않는다. 에리히가 “잘 부탁드립니다.”하고 말했다.
“그 외에 뭔가 있습니까?”
“아뇨. 이쪽에선 아무 것도. 그쪽은 있습니까?”
“딱히 없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돌아봤다. 그리고 끄덕인다. “그럼 이걸로.”하고 말하며 에리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서서 경례하려고 했지만 에리히가 필요 없다는 듯이 손으로 제지했다. 그리고 그대로 방을 나갔다. 그것을 배웅하고 나서 루게 백작이 입을 열었다. 변함없이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눈이다.
“들은 대로다. 받아들일 준비를 해두게.”
“예.”
“그리고 페잔으로 사람을 보내고 싶네.”
“페잔에 사람을? 괜찮겠습니까?”
안스바흐 준장이 말로는 하지 않았지만 반대하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루게 백작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만일을 위해서다. 헌병대가 인원부족이 되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 어느 정도 보내면 좋겠습니까?”
내가 묻자 루게 백작은 “그렇군.”하고 조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5인 단위로 10조. 보내도록 할까.”
50명인가. 많다곤 할 수 없지만 적다고도 할 수 없다.
“그리고 여성만으로 구성된 조를 2개 준비하게. 그리고 임무 중 다른 조와의 연락은 취하지 못하도록 주의하게.”
묘한 말을 한다. 안스바흐 준장을 봤지만 준장도 의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서로의 존재를 알리지 마라. 단독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라는 겁니까?”
루게 백작이 희미하게 웃고 있다. 드문 일이다.
“그 말대로다. 페르너 과장보좌. 페잔은 적의 영역이니까 말이야. 만일의 경우 손해를 될 수 있는 한 작게 만들고 싶네.”
안스바흐 준장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고 답하자 백작은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
제국력 489년 7월 5일. 오딘, 신무우궁. 에리히 발렌슈타인.
루게 백작들과 헤어진 뒤, 국무상서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다행하게도 리히텐라데 후작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보다도 한 숨 쉬기 위해 사람을 내쫓은 것 같다. 미안한 짓을 했나하고 생각했지만, 사양하지 말라며 환영을 받았다. 뭔가 기분이 좋아 보인다. 홍차를 대접 받았다. 둘이서 소파에 앉아 티타임이다.
“무슨 일 있었는가?”
“네. 묻고 싶은 일이 있어서.”
“흠. 어차피 또 성가신 일일 테지.”
“뭐, 다소는.”
입이 나쁘네. 하기야 리히텐라데 후작의 표정은 밝다. 짓궂은 말, 이라는 거겠지.
“지구 말입니다만,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떻게라면?”
“아, 실례했습니다. 지구라는 행성을 어떻게 하시겠냐는 의미입니다.”
“과연. 그쪽인가…….”
리히텐라데 후작이 응응하는 듯이 끄덕였다.
“지구교단이 괴멸하여 통치자가 사라졌습니다만.”
“생각해두지 않았네. 그렇군……. 방치해 둘 순 없겠지.”
리히텐라데 후작이 내 얼굴을 살핀다.
“그럴 순 없겠지. 그렇게 해서 한 번 실패했습니다. 제2의 지구교단이 생길지도 모르고, 지구 그 자체를 이용하려 드는 자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뭐라 해도 인류발상의 땅입니다. 혈통서는 좋죠.”
리히텐라데 후작이 쓴웃음을 띠고 있다.
“그렇다면 제국의 직할령쯤이 적당한가.”
“그렇게 되겠군요.”
리히텐라데 후작이 턱에 손을 댔다. 생각에 잠길 때의 포즈로군.
“인구는 어느 정도 있을꼬.”
“1천만 명 정도입니다.”
“1천만! 그렇게나 있는가.”
“예.”
노인이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베스타란트조차 300만 명이었다. 1천만 명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제국의 변경성역으로선 많은 편이다.
“거기엔 이미 자원도 고갈되고 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들었네만…….”
“900년 전의 무차별공격으로 괴멸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 이래 대지가 오염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주민들의 평균수명도 짧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1천만 명이 살고 있는가……. 자업자득이라곤 하지만 너무한 이야기로고.”
리히텐라데 후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업자득인가. ……확실히 그렇다. 지구는 그런 말을 들어도 별 수 없는 짓을 했다.
“그 1천만 명이네만, 전부 지구교도인가?”
“아마도 그렇겠죠. 지구에 살고 자들이니까요. 하기야 지구교단의 지배자처럼 광신자인가 하면 의문이 남습니다. 그야 선민사상은 있겠지만.”
“과연.”
홍차를 한 모금 마신다. 응. 나쁘지 않다. 노인도 홍차를 턱 밑에 가져가고 있다. 마시는 것처럼 보였지만 향기를 즐기고 있다. 의외로 순수하군.
“지구에게서 떨어뜨릴까. 그리고 지구를 무인행성으로 한다. 자원도 산업도 없지. 그런 행성에 1천만 명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 이상한 게야. 폐기는 이상한 생각이 아니겠지.”
“…….”
“사람이 살지 않으면 문제도 생기지 않아. 주민에게 있어서도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편이 장래성이 밝지. 어떨까?”
뭐, 그렇지. 확실히 맞는 말이다. 폐기는 이상한 생각은 아니다. 그리고 지구에서 사람을 없애버리면 된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한 번 했었다.
“무인행성으로 이주라면 괜찮겠습니다만, 유인행성이 된다면 틀림없이 선주민들이 싫어하겠지요. 반대가 심할 것입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구교도 따윈 사이옥신 마약을 쓰는 광신도, 범죄자입니다. 틀림없이 배척운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상해사건으로 발전하겠지요.”
리히텐라데 후작이 얼굴을 찡그렸다. 다시 말해 이 노인도 그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기야 치명적인 결점은 아니다. 개발을 방폐한 무인행성 따위 얼마든지 있다. 거기로 이주하게 만들면 괜찮을 뿐이다. 단지 하나부터 시작하는 일이기에 돈은 들겠지. 문제는 다른데에 있다.
“그리고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은 이주 그 자체를 싫어할지도 모릅니다.”
“왜인가.”
“아까 전에도 말했습니다만, 광신자는 아니더라도 선민의식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구에서 떨어지면 그걸 잃게 되는 일이 됩니다. 얌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없을지……. 특히 나이가 든 자들은 그런 마음이 강하겠지요. 그걸 마음의 지지로 삼아 살아왔을 테니까요. 이쪽도 폭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성가시군.”
리히텐라데 후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은 알겠다. 나도 한숨을 내뱉고 싶은 기분이다. 지구에 사는 사람은 다들 그 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일단 폭동이 일어나면 단숨에 폭발하겠지. 1천만 명이 폭동을 일으키는 일이 된다. 그걸 진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할지. ……악몽이군.
“경. 무슨 생각 없는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여기에 왔으리라 생각하기 힘드네만.”
교활한 영감이군. 그런 기대에 찬 눈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말이지. 내게도 그렇게 좋은 수는 없어.
“강제가 아니라 이주를 희망하는 자를 모집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물론 전제로서 지구교를 버려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고.”
“흠. 강제가 아니라 희망자인가…….”
리히텐라데 후작이 생각에 잠기며 홍차를 마셨다.
“이주하는 자는 어떤 형태로서 우대하도록 하지요. 이주하기 쉽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주 후, 어느 일정 기간에 걸쳐 직접세 면제, 그리고 이주에 드는 비용 지원, 대충 그런 것들입니다. 그렇게 하면 노인들은 어쨌든 젊은 사람 중에선 이주를 희망하는 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앞날은 깁니다. 누구라도 미래에 희망을 가지고 싶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흘깃하고 날 봤다.
“과연. 경, 무서운 생각을 하는군. 단숨에 안락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지구를 늙어 죽게 만들겠단 겐가.”
“…….”
“수십 년 뒤에는 지구는 노인들만의 별이 될지도 모르겠지. 마치 지구 그 자체 같구먼.”
노인이 희미한 미소를 띠운다. 냉소, 조소일까.
“죽음이 결정된 건 아닙니다.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 지구에 사는 사람에게 정하게 만드는 것은 어떨까하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궤변이군. 아마도 지구는 쇠락하게 된다. 왜냐하면 리히텐라데 후작은 지구를 폐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우대책이 발표되겠지. 나도 지구는 폐기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에 있어 지구라는 별은 인류로서 짐덩이에 불과하다. 인류발상의 땅, 지구. 그 자체가 인류에게 있어 어둠의 유산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유산이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다. 리히텐라데 후작도 궤변이라고 생각했겠지. “뭐, 그런 걸로 해둘까.”하고 말했다.
이야기는 끝났다. 이주할 무인행성을 여기서 정할 필요는 없다. 공부상서 질버베르히에게 맡겨두면 되겠지. 그가 적당히 골라줄 것이다. 나는 리히텐라데 후작과 차를 마신다. 하찮은 이야기를 하면서 지구에 대한 걸 생각했다. 어째서 지구는 인류에게서 버려졌는가…….
900년 전, 지구는 인류사회의 맹주였다. 하지만 좋은 맹주였다곤 할 수 없다. 오만하고 타 행성을 착취하여 그것을 지구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는 말도 안 되는 맹주였다. 권리의 근거는 지구가 인류발상의 별이니까, 단지 그것뿐이었다. 지구에는 리더십도 숭고한 이념도 없었다. 단지 의미 없는 선민사상과 오만과 탐욕뿐이었다.
결국 그것이 원인이 되어 몰락했다. 그것도 완벽할 정도로 붕괴했다. 당시 인류, 지구에 사는 인류를 빼고 대다수가 그것을 원한 것이다. 그렇게나 미움을 받았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자업자득이라고 한 말이 그걸 의미하고 있다. 몰락한 뒤에도 인류의 지구에 대한 증오는 사라지지 않았다. 지구 몰락 후의 인류가 목표로 한 것은 탈지구적인 우주질서에 의한 은하연방의 성립이다. 철저한 지구부정이라고 해도 좋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은하연방이 지구를 무시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연방에게 있어서 지구 구제 따위 처음부터 있을 수 없는 선택지였다. 당연하지만 무시를 당한 지구는 연방을 원망했겠지. 증오했을 것이 틀림없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지구를 부정하는가. 지구야말로 인류발상의 땅이 아닌가, 하고.
무시당하는 것만큼 상처 입는 일도 없다. 자신의 존재의의조차 잃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구 이외의 별이라면 그렇게 되었겠지. 아마도 무인행성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에는 지구야말로 인류발상의 땅이라는 정신적 지주가 있었다. 아니 지주가 아니지. 주박이다. 지구에 사는 인간은 그것에 달라붙었다. 그것이 지구교도의 성립으로 이어졌다. 1천만 명의 인간이 자원도 산업도 고갈된 지구에 남은 것은 그 주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은하연방 정부에게 있어서 지구교단의 성립은 어떻게 보였을까? 지구는 과거의 번영에 달라붙으려고 하고 있다. 아무것도 반성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이진 않았을까? 지구를 바라보는 연방의 눈은 꽤나 싸늘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시선이 차가우면 차가울수록 지구는 과거의 번영에 달라붙어 연방을 원망했다……. 악순환이다.
악순환은 은하연방에서 은하제국으로 변해도 계속되었다. 900년에 걸쳐 계속된 것이다. 이제 와서 지구에 온정을 베풀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염을 제거하고 경제원조를 해도 쓸모없다. 지구가 가진 인류에 대한 적의는 그런 일로 사라지지 않는다. 900년간 걸쳐 계속된 주박의 원한은 그렇게 가볍지 않다.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에는 다음 두 가지를 경시해선 안 된다고 써 있다. 첫째는 인내와 관용은 타인과의 적대관계를 풀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 둘째는 보수나 원조를 줘도 적대관계를 호전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 원래 세계의 일을 생각해 보면 그 말대로 라고 납득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수상 체임벌린은 독일과 뮌헨 협정을 맺었지만 돌아온 것은 반년만의 협정 파기와 체코슬로바키아 점령이었다. 또한 소련과 미국은 독일이라는 공통의 적을 상대로 동맹을 맺었고, 미국은 소련에게 막대한 지원을 해줬지만 독일이 사라지자 두 나라는 냉전 상태에 들어갔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지구에 대하여 온정이 아닌 폐기를 생각한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유감이지만 제국에는 지구에 대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그리고 지구교단이 생각한 건 지구의 주박 그 자체였다. 인류는 이제 지구의 주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류를 우주로 내보낸다는 역할을 끝냈으니까…….
...
ps.
번역가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판단하여 일부분 도려내어 창작한 부분이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